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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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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문 - 만과도화원의 아침 댓글:  조회:266  추천:0  2022-05-11
산문 만과도화원의 아침 리광학 새벽4시가 되면 어김없이 고요한 새벽의 적막을 깨뜨리며 쟁그랑, 쟁하고 쇠붙이가 뒹구는 소리가 뒤창문을 두드린다. 아파트 동북쪽 모퉁이의 대형마트를 건설하고 있는 공사장에서 농민공들이 새날을 잡아 아침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아침 5섯시가 되면 만과도화원(万科桃花源)의 아침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다. 따라서 내 하루의 삶의 려행도 시작 된다. 나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차려 입고 엘리벨트를 타고 아래층으로 행했다. 엘리벨트가 1층에 뭠춰 서자 문이 좌우로 활짝 열리며 한걸음 현관에 나서는데 안경을 건 청소공아줌마가 먼저 반기며 알은체를 한다. 그러자 나도 머리를 끄덕이며 ‘쎄이쎄이, 싱쿠라’(谢谢,辛苦了!)하고 맞인사를 건넸다. 청소공아줌마와 그저 간단한 인사말을 주고 받았음에도 웬지 아침기분이 좋고 마음이 즐거워지는 걸 금할 수 없다.    청도에 와서 엘리벨트나 복도에서 입주민들이 서로 만나면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꼭 인사를 주고 받으며 지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아 왔다. 처음은 서로 모르는 사이에서 그렇게 주고 받는 인사가 좀 부담스럽기까지 느껴지다가 시간이 지나가며 점차 버릇처럼 습관이 되여 갔다. 몇일전의 일이다. 누군가 아파트의 출입문을 똑똑똑 노크하기에 열어주었더니 2층집 주인이 자기집의 하수도배관이 고장이생겨 수리해야기에 웃집들에서 한시간만 물사용을 금지해 달란다. 그리고 나서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가? 또 누군가 출입문을 똑똑똑하고 노크를 했다. 문을 열고 보니 7,8세가 돼보이는 낯모를 어린애가 바구니에서 손바닥크기와 비슷한 땅콩 두 봉지를 내밀며 감사하다고 연신 허리를 굽힌다. 2층집 주인은 하수도관 수리가 끝났으니 그런대로 가만 있어도 무방하 겠지만 애를 시켜 웃층의 집집에 들려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다. 주인은 작은 땅콩 두 봉지로 이웃들간의 상호 리해와 협조 그리고 친분을 키우는데 좋은 본보기를 보여 주었다. 어찌 그뿐이랴, 땅콩 두봉지로 어린애들 문명교육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를 제시해 주고 있지않는가. 고향 연길에서30년 가깝게 아파트 생활을 해왔지만 땅콩 두 봉지로 마음을 전해가는 이런 경우를 이곳에서 처음 격어 보았다. 작은 일에서부터 문명한 행위를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이곳 사람들을 감복하지 않을 수 없다. 명불허전이라고 공자의 례의 고장이 다르긴 다르구나 하고 가슴으로부터 찐한 감탄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다. 아파트 1층 현관을 지나 출입문을 열고 밖에 나오니 9월의 시원한 아침공기와 더불어 어제낮 벌초를 마친 잔디밭의 싱그러운 풀냄새를 더해 류별라게 코를 자극하며 기분이 한결 상쾌해진다. 아파트내 다양한 나무들은 아직도 진록색을 잃지 않고 있다. 복숭아나무와 귤나무의 열매들은 이제사 희미한 누런색으로 변해 가고 있다. 거기에 이름모를 나무 몇그루는 때 아니게 가을 꽃을 피우며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우리 고장 연길에서 봄에 꽃을 피우는 나무는 보았지만 주책없이 백로가 지난9월에 꽃을 피우는 나무들은 거이 보지 못했다. 일년 사계절 겨울 한철을 제외한 계절에 내내 꽃을 피우는 나무들이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그래서 이곳 아파트구역을 거기에 걸맞게 도화원이라고 이름 지은게 아닌가 싶다. 아파트단지의 아스팔트길에 나서면 제일 눈에 확 띄우게 보이는 것은 자가용차들이다. 어제 낮동안 띠염띠염 차가 보이던 주차장은 밤을 자고 나니 빈자리가 없이 꽉 차있다. 아파트단지의 가로세로 뻗은 아스팔트길옆 주차장의 마지막 번호 645호에 지하 주차장의 차들을 더하면 아파트단지의 자가용은 천여대가 훨씬 넘을 것 같다. 아마 입주민들 가가호호에서 한두대의 자가용차를 갖추고 사는것 같다. 개혁개방을 맞아 시민들의 자가용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것을 이곳에서 다시 한번 눈으로 실감 할 수 있다. 자가용차 시대가 열려 시민들의 생활수준이 전례없이 제고 된 것은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는 건 사실이다. 차가 많으면 에너지 공급이 뒤따라야 할 것이고 거기에 또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 문제가 뒤따르지 않는가, 그러지 않아도 아침이 다 되였는데 늦게 귀가한 주차장의 적지 않은 차들에서 남아있는 열기가 계속 뿜어 나오고 있다. 아침이면 자가용차들 다음으로 맞띠우게 되는게 생활 쓰레기통이다. 아파트단지의 물업관리부분에서는 단원마다 출입문어구에 큰 플라스틱쓰레기통을 놓아 입주민들에게 생활 쓰레기 버리는 편리를 제공하여 주고 있다. 입주민들이 하루에 버리는 생활쓰레기가 어찌나 많은지 밤을 자고나면 큰 플라스틱쓰레기통 마다 차고 넘친다. 버려지는 쓰레기들 가운데 크고 작은 종이박스가 류별라게 많은걸 보면 젊은 층들이 온라인으로 여러가지 물건을 직접구입하는것과 련관이 있는 것 같다. 매일 아침 5시반이 되면 환경미화원들이 어김없이 쓰레기수거차로 쓰레기를 실어 지정된 곳에 가져다 처리한다. 헌데 항상 이들보다 한발 먼저 플라스틱쓰레기통을 뒤지며 넝마주의를 하는 입주민 몇분이있다. 그들은 생활 쓰레기통에 버린 페트병이나 종이박스, 그리고 기타 팔아 돈이 될만한 물건들은 죄다 찾아 낸다. 날씨가 찬 아침이면 괜찮지만 무더운 여름날에는 쓰레기통에서 더러운 악취가 풍겨나와 숨막힐텐데 그들은 노다지를 캐느라 여념이 없다. 어느 날 아침 쓰레기를 버리려고 아래층 문어귀에 내려갔다 마침 넝마주이를 하고 있는 안로인 한분과 마주쳤다. 나는 쥐고 있던 종이박스를 로인에게 건네주며 이런걸 팔면 한달에 얼마나 벌 수 있는가고 물었다. 로인은 쑥스러워 하며 한달에 3,4백원씩 은 쉽게 벌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말 뒤끝에 묻지도 않는 말로 자식들은 줏지 말라고 말리지만 심심풀이로 하고 있는데 이래 보여도 이돈이면 아파트의 전기와 물세 그리고 가스비가 넉넉하단다. 참말로, 이런 분들이야 말로 돌무지에 올려 놓아도 살아 남을 사람들이다. 옛날부터 아끼고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산동인들이 아닌가. 안로인은 앞의 쓰레기통을 뒤지고는 또 서쪽 쓰레기통을 향해 급히 발걸음을 옮긴다. 멀어져가는 안로인의 뒤모습을 바라보며 허구한 날 허파에 바람찬것처럼 큰것만 바라고 웬간한 것은 거들떠 보지않는 우리 “량반”들을 생각하니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는걸 어쩔 수 없다. 우리들은 쓸데없는 자존심들을 쓰레기통에 과감히 버리고 겸허하게 이분들을 따라 배워야 할 것 같다.    나는 걸음을 빨리하며 도화원 아파트단지의 아스팔트길을 지나 외각 인행도에 들어 섰다. 내가 아침 걷기운동을 하며 도화원아파트단지 외각 인행도를 선택한 것은 인행도 량옆에 여러가지 푸른 가로수들이 있어 기분이 상쾌한 데다 걸으면서 거리의 이런저런 풍경과 길옆 상가들의 아침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행도를 한바퀴 에돌면 30분 정도 소요되여 아침운동에 알맞춤하기 때문이다.    인행도에는 벌써 많은 주민들이 아침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나의 앞 멀지않은 거리를 사이두고 한로인이 반려견을 앞세우고 걷고 있었다. 한참을 가다 불시에 반려견이 걷지를 않고 주저 앉는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얼굴이 굵은 주름투성이고 잔등이 빨래판처럼 넓은데다 꼬리가 뭉텅 잘리운 것처럼 몽통한 녀석이 헉헉 거리며 걷지 않고 떼를 부리고 있다. 사람으로 치면 꽤나 나이든 로인이 틀림없었다. 주인이 호주머니에서 무엇인가 꺼내여 생떼를 부리는 반려견의 입가에 가져다 대자 녀석은 텁텁하고 요란스레 먹어댄다. 그리고는 언제 그랜냐 싶을 정도로 자리를 차고 다시 일어나 비뚱거리며 걷기를 시작한다. 참, 요상한 놈이다. 이런걸 두고 개팔자가 상팔자가 아닌가 싶다.      아침 나절 인행도를 걷다보면 반려견을 앞세우고 걷기 운동을 하거나 산책하는 주민들과 많이 맞띠운다. 반려견 관리규제에 따라 하나같이 반려견의 목줄은 잡고 있지만 문제는 반려견의 배설물은 관계치 않고 그대로 버려 인행도를 더럽히는 것이다. 좋은 아침에 좋은 인행도를 좋은 기분으로 걷다 반려견의 배설물을 피해 에돌아 걷노라면 기분이 잡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래서 항간에서는 반려견을 기르려면 우선 사람이 공중도덕 수양을 갗추고 기르라는 말이나온 것 같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나 개인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사는 세상이 아닌가.    인행도를 따라 10여분거리를 걸어 동남쪽 모퉁이에 이르면 천여평방메터 실히 되는 공간에 놀이터가 있다. 바닥에 대리석 바닥재를 깔아 놓아 주민들이 아침 운동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이다. 놀이터 복판에는 아름드리의 뽕나무 한그루가 서있고 그 옆에는 돌로 쌓은 대형기린 모형이 보기좋게 우뚝 솟아 있다. 아침이면 세부류의 로인들이 이곳을 찾아 둔각삼각형을 이루고 아침 운동을 즐긴다. 둔각삼각형 북쪽 교차점에는 60대 로인이 좌우와 머리우로 죽절편 (竹节鞭)을 휘두르며 무예를 련마하고 있다. 죽절편을 휘두를 때마다 제법 쉭쉭하는 거칠은 소리가 난다. 휘두르고 있는 죽절편 맨끝머리에 달아맨 예리한 철붙이가 나무잎사귀에 닿는 순간 나무잎사귀가 여지없이 쪼개 지며 한들한들 땅바닥에 떨어진다. 사람이 맞으면 당금 머리통이 터져 묵사발이 될 것만 같다. 둔각삼각형 남쪽 교차점에는 70대후반 로인이 양걸춤의 전승인이라고 자처하며 자리를 잡고 있다. 로인은 맨날 록음기를 틀어 놓고 여러가지 색갈의 부채와 열십자로 만들어진 채색나무 막대기 그리고 긴 천오리로 만들어진 소도구를 빙빙 돌리며 멜로디에 맞추어 리듬을 타며 같은 동작으로 춤을 춘다. 양걸춤을 잘 모르는 나지만 웬지 보기에 너무 어설푸게만 보인다. 둔각삼각형 서쪽 교차점에는 다섯 로인들이 록음기의 멜로디에 맞추어 열심히 태극권을 수련한다. 로인들이 어찌나 가볍고 민첩하게 밀고 당기고 돌리는 동작을 거듭하며 수련에 열중하는지 지나가던 길손들의 발목을 그대로 잡고 있다. 하얀 운동화를 신은 두발은 땅이 꺼질세라 살며시 땅에 대이고는 살짝 들어 올린다. 그 동작이 어찌나 자연스럽고 우아한지 70대초반의 로인들이라 믿기질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세부류의 로인들이 누가 먼저 발기했는지 뽕나무가지에 빨간 리봉을 매여 놓고 높이차기 경기을 벌리였다. 그러지 않아도 로인들에게 궁굼한것이 많던차라 이김에 잘 됐다 싶어 걷던 걸음을 뭠추고 구경하기로 했다. 내 눈짐작으로는 뽕나무에 달아맨 빨간 리봉의 높이는 1.70메터가량은 실이 되는상 싶었다. 먼저 죽절편을 휘두르던 60대의 로인이 두다리를 걷어 올리고 자신있게 빨간 리봉을 겨냥하고 오른 발길질로 걷어 찼다. 그런데 웬걸 쉽게 발끝이 빨간리봉에 터치 못했다. 너무 쉽게 생각했던지 60대 로인은 몇번 같은 동작을 거듭하다 아쉬운 대로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뒤로 물러섰다. 이번에는 태극권을 돋보이며 가벼운 움직임으로 내 부러움을 자아내던70대초반의 로인들이 하나둘 나섰다. 내 짐작으로는 이분들은 쉽게 성공할 것 같았다. 평시 로인들이 두다리를 곧게 편 상태에서 허리를 굽히고 손바닥을 지면에 쉽게 대이는 동작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헌데 내 예상은 빗나갔다. 로인 한분도 발끝이 빨간 리봉에 터치 못하고 너무 싱겁게 물러났다. 기대가 컷었는데 이럴수가? 아, 이래서 나이란 속일 수 없다는 전인들이 말이 실감이 났다. 마지막으로 맨날 아침이면 멜로디에 맞추어 양걸춤을 추던 로인이 슬슬 몸을 움직이며 앞에 나섰다. 나는 로인에게 별기대를 걸지 않았다. 태극권을 수련하던 로인들이 안되는데 양걸춤을 추는 로인이 되겠는가? 헌데 내 예상은 또 빗 나갔다.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양걸춤을 추던 로인이 단발차기로 빨간 리봉을 차는데야, 그리고는 두 다리를 한일자로 벌리고 보기좋게 다리찢기를 한다. 맙시사, 고수가 따로 있었구나! 기간 로인을 너무 우습게 보아 왔었다. 나는 저도 모르게 두손을 마주치고 로인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구경하던 모든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한편 눈에 보이는것 만으로 쉽게 판단한 나의 결과가 너무 초라하고 무색한 지라 나는 인차 그 자리를 떠났다. 아파트단지의 동쪽과 서쪽에 입주민과 차량들이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가 있다. 아파트단지 물업관리에서는 보안인원들을 배치하여 24시간 구역내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동쪽출입구와 잇달아 있는 북쪽건물1층에 40대자매가 어느때부터인가 아침 편의음식가게를 경영했다. 아침운동을 즐기는 분들이나 기타 입주민들이 아침을 에때우는 좋은 곳이다. 늘 아침때가 되면 사람들이 즐겨 찾는걸 보면 장사도 비교적 온당하게 잘 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지난3월 입구로 들어오는 남쪽모퉁이에 50대부부가 네바퀴가 달린 이동식편의음식차를 대기하고 아침장사를 벌렸다. 비록 밖이라고는 하지만 차안에서 음식을 만들고 팔고 하는걸 보면 위생적으로도 별문제가 없을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입구건물에서 장사를 벌리던 두자매가 같은 업종의 경쟁자를 만난 것이다. 아무래두 제한된 영업액을 빵으로 비유한다면 빵하나를 두집에서 나누어 먹어야 될 판국이 벌어졌다.      그런대로 시간은 흘러 4월이 되였다. 어느 날 길북쪽 모퉁이에 30대부부가 또 이동식편이차를 대기하고 아침장사를 벌렸다. 인젠 빵하나를 세집에서 나누어 먹게 되였다. 그런데 놀라운것은 30대부부가 돐이지나 갓 걸음마를 타기 시작한 어린애를 동반하고 경쟁에 뛰여든 것이다. 아빠, 엄마가 차안에서 음식을 손님들에게 팔고 있는 와중에 어린애는 땅바닥에 편 담요에서 놀이감을 가지고 제멋대로 놀고 있다. 손님들도 이광경을 보고 측은했던지 발길을 북쪽으로 향한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젊은이들이 취업난에 모대기며 힘들어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지만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되니 오죽 생계가 힘들었으면 저러기까지하랴 싶으며 마음이 절로 쓰려났다. 그런대로 시간은 흘러 한달가량시간이 또 흘렀다. 세집의 영업경쟁에서 결국 출입구 문어귀건물1층에서 가게를 벌렸던 두자매가 “백기”를 들고 영업방출입문에 하얀 종이로 영업정지 라는 계시판을 붙혔다. 굴러온 남, 북쪽의 돌들이 백힌돌을 뽑은 것이다. 그후 6월초 나는 일이있어 고향 연길로 가 일들을 처리하고 8월중순에 다시 청도 만과도화원으로 돌아 오게 되였다. 이튿날 아침운동하는 걸음에 동쪽출입쪽문에 들렸다. 그런데 웬걸, 길 남, 북쪽에서 장사를 하던 두집 가운데서 남쪽 50대부부가 보이지 않고 30대 부부가 길남쪽 모퉁이에서 버젓이 아침 장사를 하고 있지 않는가, 두집 영업경쟁에서 50대 부부가 “백기”를 들고 투항한 것이다. 30대 부부는 분주히 손을 놀려 손님들에게 여러가지 음식을 팔고 있었다. 몇달전과 다르다면 땅바닥에서 제멋대로 놀던 어린애가 보이지 않았다. 어린애는 어쩌고 너희들만 장사를 하느냐고 묻자 애엄마는 친정의 엄마가 애를 봐주고 있단다. 동병상련이라고 외손자를 돌보러 이곳 타지에 온 처지가 같아서 그런지 참, 어린애가 고생을 면하게 되여 다행이로구나 하고 시름이 놓였다. 시장경제의 큰 그림에서 보면 굴러온 돌이 백힌돌을 뽐는 일은 비일비재로 일어나겠건만 한편 굴러간 돌이 돼버린 40대자매와 50대부부를 생각하니 별로 마음이 개운치가 않았다. 따지고 보면 그들 모두가 먹고 살기 위해 이 아침, 영업경쟁에 뛰여 들지 않았던가. 아침걷기운동을 마치고 아파트단지출입구에 들어서며 시간이 퍼그나 지난것 같아 시계를 보니 6시반을 넘기고 있었다. 이때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하얀 교복에 책가방을 메고는 떼를 지어 출입구를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뭐니뭐니 해도 사람사는 곳에 애들이 많아 생기가 더 차고 넘친다. 거기에 아침 일찍 출근하는 출근족들의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출입구를 향하여 미끄러져 나가고 있다. 9월의 가을 아침, 아파트단지의 고층건물 사이로 붉은 태양이 서서히 올라 오고 있다. 그 눈부신 해살은 도화원의 이곳저곳을 어루만지고 있다. 그 와중에 입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로 넘치던 아침은 뉘엿이 지나가고 또 다른 삶의 현장은 계속하여 이어 지고 있다. 202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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