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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못을 길러 그 죄를 묻다(현청화) 댓글:  조회:1379  추천:0  2018-06-01
춘추시기 정백(鄭伯)의 한 사람 가운데 정장공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정장공의 이름은 오생(寤生)으로서, 그 어머니 인강씨가 잠결에 낳았다고 지은 이름이였다.   강씨는 잠결에 아기를 낳은 것이 불길하다고 느껴져 줄곧 오생을 꺼렸다. 오생의 동생으로 태숙단이 있었는데 어려서부터 강씨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다.   강씨는 총명한 태숙단으로 하여금 정백의 뒤를 있게 하고 싶었으나 그의 제의는 장유질서를 깊이 알고 있는 정무공에게 건납되지 않았다.   정무공의 뒤를 이어 즉위한 정장공은 주평왕(周平王)의 좌경사(左卿士)가 되여 조정을 장악했다. 일찌기 왕명을 빌어 송(宋)나라를 정벌했고 제나라, 로나라와 련합해서 송나라, 위나라와 전쟁을 치르면서 세력확장에 주력했다.   한편, 강씨는 그런 정장공으로 하여금 태숙단에게 두번째로 큰 경성을 떼주게 했다. 정장공이 어머니의 뜻을 받들자 대신들은 의논이 분분했다.   “태숙은 주공의 동생이십니다. 주공이 위를 이으면 태숙은 멀리 떨어진 작은 도읍을 떼여주어 살아가게 하는 것이 도리입니다. 태숙에게 나라에서 경성을 떼준다는 것은 화를 불러오는 일입니다.”   “어머님이 그리 분부하셨는데 어떻게 어긴단 말이요.”   정장공은 대신들의 말을 듣지 않았고 경성을 받은 태숙단은 비밀리에 강씨의 명을 받들어 사냥을 핑게로 군사훈련에 열중했다. 그리고는 주변의 이웃마을들을 무력으로 쳐서 빼앗아 땅을 넓혔다. 땅을 빼앗긴 관장들이 이를 고하자 정장공은 잠잠히 아무 말도 없었다.   공자여가 정장공을 찾아가자 정장공은 이렇게 말했다.   “과인은 이미 대책을 세웠으나 아무런 증거가 없다. 지금 군사를 일으킨즉 모친이 반대하려니와 모든 사람들의 입에도 오를 것이다. 차라리 단의 잘못을 길러 그가 반역하기를 기다려 그 죄를 묻는다면 모친의 입도 막고 다른 사람들이 내 뜻을 알 것이다.”   결국 태숙단은 시기를 엿보아 강씨와 내응하기로 하고 군사를 일으켰으나 미리 준비가 있은 정장공의 방비로 크게 실패하고 낡은 공성으로 쫓겨갔다가 정장공이 공성을 함락해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자 제손으로 목을 찔러 자결하고 말았다.   이 이야기에서 파생된 전고(典故)는 여러가지가 있다.   바로 ‘불의를 저질러 화를 자처하다’, ‘잘못을 길러 그 죄를 묻다’, ‘황천에 가기 전에는 만나지 않는다.’ 등이다.   정장공에 대한 후세의 평가는 상당히 엇갈린 것으로 알고 있다.   우선 정장공은 정치적으로는 큰 업적을 이루었으나 태숙단의 내란을 키워 진압하는 과정에 국력소비가 엄청나서 패권을 잡는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 제일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그 어머니 강씨에게 한 “황천에 가기 전에는 만나지 않겠다.”는 맹세는 대신 영고숙의 지혜를 채택하여 후세 사람들의 질책과 비난을 다소나마 줄이긴 했지만 ‘잘못을 길러 그 죄를 묻다.’라는 것은 정치적으로 자기의 통치를 강화하기 위해서 형제간의 우애와 부모에 대한 효성에까지 허위와 가식의 수단을 아끼지 않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부정적인 평가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고금중외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주위를 둘러봐도 ‘잘못을 길러 그 죄를 묻는’ 것은 과연 정장공 한 사람 뿐이였을가.   돈을 빌리기 좋아하는 지인이 있었다. 그 지인은 처음엔 소액으로 돈을 빌리다가 후에는 점점 그 액수가 커졌다. 소액으로 돈을 빌릴 때는 친구 사이 그 정도 돈도 안 빌려주겠냐 싶어서 거절을 하지 못했다. 후에 금액이 커졌을 때에는 줄곧 빌려주다가 갑자기 끊어낼 수 없어서 역시 거절을 하지 못했다.   결국 그 지인은 마지막 한번 적지 않은 금액의 돈을 빌려간 후 련락을 두절했다. 일년 후 다시 어렵사리 련락이 되였지만 그는 그 일을 기억해내지 못했다. 련락이 두절된 일에 대해서는 다만 개인사정으로 외부와의 련락을 단절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더 이상 그에게 련락을 하지 않았다.   만일 내가 처음부터 돈을 빌려주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였을가. 혹은 돈을 빌려가는 차수가 잦아졌을 때 따끔하게 충고를 주었더라면 친구를 잃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을가. 물론 그 친구와는 다른 일로 버성길 수도 있는 일이지만 적어도 내가 친구의 잘못을 키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나는 깨달았다.   비슷한 례로 번역을 가끔 부탁하는 학교 선배가 있었다. 처음엔 간단한 단어를 물어보는 정도였는데 후에는 문구, 단락, 지어는 꽤 긴 문장에 이르렀다. 나중에 몇페지나 되는 문서파일을 보내오면서 언제까지 번역해서 넘겨달라는 부탁까지 곁들였을 때에는 이미 그 빈번함이 도를 넘어서 내 생활에 퍼그나 영향을 주는 정도였다.   나는 몇번이나 거절하려고 했으나 딱히 거절의 리유를 찾지 못하여 한번, 또 한번 선배를 대신해 번역을 해야 했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부탁해온 사람에 대하여 내가 더 이상 그 재간이 없다라는 말이 차마 입 밖에 나오지 않은 경험이였다. 후에 나는 기한을 미루는 것으로 완곡하게 거절의 태도를 표했으나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득달같이 재촉을 당하고 끝내는 짜증을 내버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선배가 나와 련락을 중단했다.   나는 두번의 경험에서 거절에 약한 내 성격이 쉽게 타인에게 뭔가를 권하거나 부탁하는 사람들의 잘못을 길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권유나 부탁을 거절하면 그 사람의 마음을 거절하는 걸로 오해받을가 념려했지만 결국 나중엔 감당하지 못할 청을 무리하게 들어주어 관계가 불편해지거나 그에 관한 인간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명료한 립장을 취해주는편이 더 나은 거라고 뒤늦게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잘못을 길러 그 죄를 묻지 않고 잘못이 커지기 전에 그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방법에는 주로 어떤 것들이 있을가.   첫번째는 거절을 자주 련습해야 한다. 거절은 나쁜 것이라는 편협한 사고방식을 버리고 우선은 사소한 부탁이라도 사양하고 금지시키는 방법을 쓰는 것이 우선이다.   둘째로는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타인에게 자잘한 부탁을 자주 하는 사람중에는 리기적이고 배려심이 없는 부류의 사람들이 많다. 그런 인간관계는 내 삶의 긍정적 에너지와 시간적 여유를 갉아먹는 인간관계일 수도 있기 때문에 과감히 버릴 수도 있으며 그 관계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는 정작 마음을 넓게 포용해야 하는 때에 이르러 감정적인 기질을 발휘하는 모순적인 성격을 버려야 한다. 상대방이 부탁을 해올 때 그것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 일이라면 제때에 불편한 감수를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련민이 지나쳐 도와줌으로써 상대방에 대해 호의적이라는 착각을 주면서 속으로 그 상대방에 대해 불만이 생긴다면 애초에 돕지 않는편이 낫다. 평소에는 심성이 너그러운 척 습관적으로 수용하다가 한계에 이르러 갑자기 화를 내면 상대방의 립장에서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돌발상황이라 분명 억울한 느낌도 없지 않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내가 상대방에 대해 진심으로 관심하고 상대방과의 인간관계를 소중히 생각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한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첫 이야기에서 정장공은 태숙단에 대해 진정 혈육의 정으로 대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돈을 빌려간 지인, 번역을 부탁한 선배와의 관계를 진정한 우정으로 대했던 걸가. 그리고 그 우정에 걸맞게 최선을 다한 충고를 건넨 적이 있던가.   춘추의 오패에서 유감으로 사라진 정장공의 진심이 무엇이였든간에, 그가 남긴 ‘잘못을 길러 그 죄를 묻는’방법이 후세에 이렇게 화자되여 인간관계의 시금석으로 쓰일 줄은 아마 정장공 본인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동생의 존재가 불안해지자 제거할 명분을 얻기 위해 계략을 써서 천하를 속이고 후세에 골육상잔의 례를 남긴 정장공의 졸렬함이 결국 그를 춘추 오패의 자리에서 밀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든다.   생각해보면 나 또한 졸렬하게도 항상 좋은 말만 해주는 친구를 가까이 하고 쓴소리를 하는 친구를 멀리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친구의 잘못에 대해 함구하다가 그 잘못이 서로의 관계를 불편하게 하면 우정마저 버리지 않았던가.   ‘잘못을 길러 그 죄를 묻다’, 진정한 우정은 어떤 방식으로 영위해가야 하는지 그리고 대인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진솔함, 성실함 뿐만 아니라 옳바른 처세술도 한몫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말이다. 살면서 나는 누구의 잘못을 길러준 사람이였을가, 아니면 누군가에게 잘못이 길러져있는 사람일가… 많은 사색을 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연변일보 201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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