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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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날짜 : 2019/12/31

전체 [ 6 ]

6    서예작품(22) 자작시 <예 술> 댓글:  조회:687  추천:0  2019-12-31
  예 술     구겨진 발자국에도 바위의 신뢰 쌓으며 돌내음의 속살 조심스레 펼쳐본다   천년 묵은 소나무 갈지자로 비뚤어도 룡의 상 곧은 대 속은 비여도 우주의 소리 퉁기노라     2020년 새해를 맞으며 시, 글 초암 문히 쓰다
5    회오리바람 댓글:  조회:500  추천:0  2019-12-31
회오리바람 우리 동네에 회오리가 한 줄금 휘젓고 지나갔다.   김 첨지가 창립한 독채의 이층 양옥 박 도감이 기록한 불멸의 ‘10대 기적’ 남산더기에 깔아 놓은 ‘세기의 낙원’   개발포 오 포장 님 간밤에 바람 맞고 반신불수로 편치 않지만 그래도 정신은 살아 개잡은 포수   휘젓고 간 돌개바람 꽁지에서 새털 한 대 낙하산 타며 매체에 전한다. “오 포장 씨 회오리 타고 미지의 낙원으로 출장 중……”   깃털이 전한 기별에 그만 눈 까집고 혼절했는데 무의식만 살아남아 이렇게 놀고 있다. 
4    등 산 댓글:  조회:511  추천:0  2019-12-31
등 산 전설 닮은 탑 허리에 칠색비단 휘휘 두르고 짚신감발의 출발 꿈꾼다. 고즈넉한 수풀 만고의 벼랑 가 거기서 경건히 마른 낚시를 한다. 팔딱거리는 잉어 한 마리 낚아 올린다.   별안간 위챗이 영각을 한다. 침묵이 강변(強辯)을 경청한다. 안개 자욱한 허공의 발치에 옛말처럼 생겨난 작은 폭포 새우가 재롱 떠는 물줄기 숨결 퐁퐁 솟는 박동 눈부시다.   
3    생 명 댓글:  조회:355  추천:0  2019-12-31
생 명 남산 너머 꽃동네 고추 달린 초립동 하나 달개비 한 포기 뽑아 반석 위에 알몸 채로 눕혀 놓는다. 머리 위에선 땡볕이 지진다.   별안간 북녘 하늘에 한가롭던 하얀 구름떼 먹장구름으로 돌변하여 우르르릉 합창하며 달려온다. 불 태양 한입에 꿀꺽 삼킨다.   대로한 불덩이 시커먼 우물 속에 천둥으로 터지자 반석 위에서 재 되어 가던 뿌연 달개비 새파랗게 살아나며 해쭉 웃는다. 
2    아득한 편지 댓글:  조회:519  추천:0  2019-12-31
제1부 풍구의 바퀴가 서면 수펄은 죽는다  아득한 편지 허공을 정처 없이 맴도는 왕잠자리 까맣게 탄 기다림에 날갯짓 짙붉다.   팔매질에 수면을 뛰어가는 조약돌 한 마리 새가 되어 날아간다.   이제 바람의 등에 실려 온 낙엽 창턱에 살포시 쪽잠이 든다.   발밑으로 맨발 밑으로 보랏빛 그리움이 한길 반 높이로 쌓였는데 왜가리 유리병 깡마른 꽃가지 초리 끝에 가녀린 상념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린다. 
1    자서(自序) 댓글:  조회:313  추천:1  2019-12-31
자서(自序)        정년 후 서예라든가 다른 뭔가는 할 생각이 있었으나 시를 쓴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한데 작년 이맘때 우연이랄까 우리 문단의 하이퍼시 주창자 최룡관 시인과 나 사이엔 시와 관련 두 차례의 진지한 토론 기회가 있었는데 처음 토론은 자연적으로 흘러나온 것이었고 두번째 토론은 나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바이지만 토론 끝에 나의 시흥은 유발되었고 종당에는 시 창작을 시작하여 첫 시집을 내기에 이른 것이다. 돌이켜 보면 시초 시에 대한 나의 이른바의 견해(시를 배운 적도 없는 나지만 여러 면으로 받은 기성관념의 영향은 퍽이나 심각했던 모양이다.)는 최 시인과 상당히 어긋났던 고로 근 네 시간 지속되었던 첫번째 토론은 가끔 치열한 논쟁 양상을 띠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나는 상대방 견해에 대한 깊은 이해도 없이 기존의 이론을 무기 삼아 대방의 이론을 쉽게 혹은 무작정 부정해 버리는 그런 우는 범하지 않았다는 점, 그 결과로 시의 본질 나아가 시 창작의 본연에 어느 정도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음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한다. 잘못된 것이 가득 들어찬 속을 다소나마 비워냄이 없이 현자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버리고 딴에는 뭔가 안다고 착각하면서 자신의 어설픈 생각을 고집했더라면 나는 오늘까지 시 창작은커녕 시의 진실이 뭔지도 몰랐을 게 뻔하다. 그 이상 남을 웃기는 일이 또 있을까 싶다. 아무튼 지난 일 년 간 시 공부를 하면서 시어의 자유결합, 작품 속 사물의 자유전이, 나아가 시 형식의 중요성 등 주요 관심 사항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가질 수 있었음에 안도한다.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 시를 시작한다니 내 머리에 열이 심한 것 같다며 이마를 짚어 보는 친구가 있었다. 그랬거나 어쨌거나 나는 늦깎이임에 틀림없는 바에야 더 이상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 현재를 시점으로 시 인생을 한번 살아보는 것도 살맛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시심을 깨워 준 최룡관 시인에게 감사한다.   2017년 초봄 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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