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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문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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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봄(외9수)-변창렬 댓글:  조회:500  추천:0  2019-07-15
변창렬 봄(외9수)     풀냄새 밟고 싶지 않다   곧 태여날 야릇한 착각이 꽃봉오리로 숨어있을 것 같다   우아한 풀잎으로 여미고 있는 속살 코끝에서 끓고 있는 그런 맛 세상에 단 하나뿐인 숨결     밤상   오른손에는 고추 왼손에는 가지 오른발에는 상추 왼발에는 오이   터밭의 고랑마다 차곡차곡 채우신 밥상   무드른 호미는 숟가락이요 반들한 곡괭이는 저가락이라   삼시세끼 때마다 휘여진 엄마 등허리에 차려놓은 밥상 눈물어린 국물이여       말뚝   매여진 고삐 풀도 같이 뜯고 밭도 같이 갈고 새끼도 같이 키우는   새김질도 함께 해야 정든다고 한 고삐에 묶어놓았다   옷고름과 신발끈으로 세상만사 한 매듭으로 조여진 말뚝 한생을 코꿰여도 즐거운 소     립동   첫눈은 왔어도 살얼음만은 허리가 약해 설익은 겨울이 다가온다   들에는 발가벗은 허수아비만 먼발치의 과부를 찾고 있다 이 날이 되면 팔짱 끼고 논두렁 둘러보며 속구구 해보는 재미에 허리가 펴지는 순간이다   따뜻한 온돌방에서 꼬부라진 마누라 안고 실컷 뒹굴고 싶은 꿈도 차분히 꾸고 싶겠지   아무튼 해방된 노예니까 꽁꽁 얼어도 좋을시구     비   오는 소리에 한생을 걸었다   참고 참던 설음을 터치는 순간 번개로 후려치고 싶지만 포근한 가랑비로 촉촉히 적셔주는 그 맘씨   부뚜막 구석에 숨겨 둔 누룽지 맛으로 살풋이 녹아내리는 기분 부드러운 숨결로 거친 숨결 보듬을 적에 나의 피는 소나기로 쏟아진다   비가 오면 엄마 생각 난다고 하신 어머님 말씀 차분한 가랑비로 다가온다         말복   고린내가 짜증 쓰는 순간이다 짜증이 땀나서 허덕이는 순간이다   풀들도 나른해져 멋대로 주저앉는 대낮 병아리 강아지들 눈치 무디게 낮잠 잔다만   보신탕 후후 불며 흘리는 땀에도 고린내 난다   저 멀리 산아래 나무잎들이 드문드문 누렇게 짜증스런 고린내 말리고 있다     추분   백로의 등과 한로의 가슴 사이에서 오르가즘 하는 일교차 새벽마다 헤죽 웃던 나팔꽃 한낮이면 눈 감고 한쉼 돌리는 짓뭉게 지도록 차가운 일교차를 끄당긴다   저 멀리 풀기 죽은 나무들 푸른 저고리 슬슬 벗고 누르스름한 속곳이 보여주니 빨간 몸살이 눈에 띄인다   산도 들의 허기증에 취해 스스로 말라드는 먼 길 찬서리는 오늘인가 래일인가 한다   나도 더위의 어지름증 털어버리고 설익은 열매로 꿈틀거리고 싶은 설레임 이슬방울에 어리광치고 싶다     잎   나무잎 돋을 때가 내가 젖을 빨 때일 것이다 잎은 가지에 매달려 재롱 부리고 내가 엄마 젖꼭지 빨며 고집부릴 때는 같은 시간이였다   잎들은 모여서 함께 흔들어도 나는 혼자 엄마 젖꼭지 독차지 한 놈이라   잎은 밝은 빛으로 웃어주지만 개구쟁이 난 젖맛이 쓰겁다고 때질 쓴 자식 잎은 떨어져도 뿌리 찾건만 난 혼자 달아나 구석에 숨었다   잎은 해빛을 빌어 뿌리에 갚음의 옷 입혀주지만 난 불쌍한 엄마 등어리에 잔주름만 새겨 둔 놈   때가 되여 소리 없이 사라질 때 바람은 피줄을 알고 아끼지 않는다 타고난 흔적은 빛을 돋는다 엄마 등어리에는 잎과 같은 주름살이 가냘프게 숨쉬고 있었다 출처: 2017년 제2기 목록  
2    <<도라지>>2017년 제2기 목록 댓글:  조회:760  추천:0  2019-07-15
특별초대인 -홍예화 홍예화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중편소설) 상처의 터전에 희망을 심어(창작후기)  삼인초대석  금 희 이원혼 (단편소설) 남영도 책의 향기에 취했더이다(수필) 변창렬 봄(외9수)(시)   수필마당 - 김경희편  김경희 내두산의 단풍 (수필) 외로움의 빛 니가 날 부르는 소리   시조명 - 윤청남편 윤청남 현재 아리랑(외5수) (시) 김해응 현실인식과과 삶에 대한 성찰(비평) 단편소설  조원  잃어버린 순간들의 모자이크 (단편소설) 현춘산 당첨 계렬칼럼 리여천  욕 속에서 자라다 길림지구 특집 김향화 귀소(수필) 리정철 꿀에서 얻은 사색(수필) 김해숙 매미(수필) 김숙자 사랑으로 가는 길에 나도 한몫 하고 싶다(수필) 김설연 깨달음의 길목에서(수필) 김경애 로천 무도장(수필) 김형권 어린애 웃음(외2수)(시) 리영남 아침 다섯시(외1수)(시) 지미란 암매미(외1수)(시) 리   흠  어둠 속의 빛 (외1수)(시) >출판기념식 특집 전경업 리호원 김응룡 허두남 축사  최룡관 시 지평을 새롭게 연 새 사유의 결정 (비평) 장편소설 막  언   개구리(련재16) 시인과 시 엉겅퀴꽃   김동진 
1    [수필] 내두산의 단풍-김경희 댓글:  조회:430  추천:0  2019-07-15
 김경희   내두산의 단풍     국경절 연휴시간 이틀을 점해서 우린 단풍구경을 떠났다. 화룡 로려가호 마주편에 있는 암하에서 준비해간 점심을 차려먹고 대문앞에서 사진을 남기고서 우린 인차 내두산을 향해 달렸었다. 장백산에 거의 다달을 무렵, 왼쪽으로 꺾어들어 열두키로메터를 가면 장백산풍경구 북문이고 오른쪽으로 꺾어들어 팔키로메터로 가면 내두산 풍경구다. 녀인의 젖가슴을 닮아 내두산이라 불리우는 산은 시월의 첫날, 정말 첫날 신부처럼 수줍게 우릴 반겨주었다. 노랗고 빨갛고 파랗게 눈부신 빛이 한데 어우러져 해빛 아래 어찌도 화사한지 우린 련이어 탄성을 질렀다. 우린 아름다운 나무잎을 만져보고 사진을 찍고 웃고 떠들며 맥없는 줄도 모르고 산정에 올랐다. 산정에 올라서니 멀리 장백산이 바라보이고 폭포가 눈에 들어왔다. 신기하기도 내두산은 하필이면 장백산밑에 위치해있다. 내두산에 올라서니 갑자기 애에게 젖을 먹이던 조카딸애의 모습이 떠오른다. 몬나리자의 미소를 떠올리는 달콤한 웃음을 머금고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조카딸의 가슴은 실로 이쁘다. 동그랗고 큰 그 생명의 줄기, 젖꼭지가 커서 금방 세상에 나온 아기는 물지를 못해서 울음을 터뜨릴가 한다. 첫 한달은 아기 키우는게 참 힘이 들어요. 조카딸애가 말한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평소 그렇게 다이어트해도 무게가 줄지 않던 동생네 부부는 한사람은 다섯근 한사람은 여덟근이 내렸다. 아름다운 이십대 산모의 크고 탄성 있는 젖가슴을 보면서 눈을 떼지 못하는 한편, 문뜩 조금 처진 나의 가슴이 생각나서 쓸쓸해지려 한다. 하기사, 조카딸애가 시집가서 엄마가 되였는데, 우리 할머니 세대들이 탄성 같은 거 가당키나 할가. 그 생각은 지나가는 비처럼 빠르게 스쳐지나쳤을 뿐이다. 내두산의 단풍잎은 물기가 총총해서 해빛에 반짝반짝 빛났는데, 우리들 세사람 역시 파랗고 빨갛고 노란 옷차림이라 사진발이 엄청 좋았다. 사진을 찍는데, 사진이 사람보다 이쁘게 나오고 배경이 하도나 예쁘고 해서 우린 미칠 듯이 사진을 찍었다. 사실, 로려가호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린 내두산에 올 계획이 없었었는데, 로려가호나 암하에 아직 단풍이 깃들지 않아서 내두산으로 향했고, 우연한 계획이 이렇게 맞아떨어질줄 몰랐던 것이다. 려행이란 코스를 정하고 해야지만, 이렇게 때와 장소에 맞춰 급변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처음에 떠날 때도 그랬었다. 선경대 갈가, 훈춘쪽으로 갈가, 그러다가 로려가호로 결정한 것인데 오다보니 내두산까지 온 것이다. 길이란 이런 것이다. 남동생은 피곤기가 어렸으면서도 아기를 행복하게 바라보면서, 누나, 김화도 빨리 아기를 낳아라 하오. 어느땐데 서른인데 아직도 공부를 한다오. 하고 나에게 말한다. 근데 딸애는 공부를 끝내야 애도 낳을 수 있다면서, 급할게 있나요? 서른 다섯에 애를 가져도 돼요. 안 낳음 뭐라나요? 하고 느긋하게 말한다. 참말이지, 아기 하나 낳아기르는게 그렇게 힘들면서, 왜 누구나 다 낳아키우는 것일가. 그래서인지 요즘 세월엔 결혼은 하고 아기를 낳지 않는 젊은 부부들이 늘어간다. 아기는 젖을 빨면서 잠기가 몰려오는지 눈을 감고 잠간 입놀림을 멈춘다. 얘가 자나보다 하고 내가 말하는데, 아기가 또 젖을 맛나게 빤다. 그 모습이 너무 탐스럽다. 그리고 아주 찰나였지만, 나는 엄마의 밋밋한 젖가슴을 떠올렸다. 얼마나 크고 고왔던 가슴이였던가! 막내남동생이 여덟살 먹도록 나오지도 않는 젖가슴에 매달려 젖을 물고 있었으니 우리는 엄마 젖가슴을 실컷 보았었다. 엄마도 우리 사형제를 저렇게 키웠을 생각을 하니 갑자기 가슴이 뭉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서 난 엄마가 그렇게 불편한지 모르겠다. 엄만 의심이 많고 말을 할라치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곧잘한다. 보건품 같은 거 드시고 싶으면 직접 말씀하면 듣는 사람의 속 긁지 않으련만, 엄마는 딸인 내 앞에서 이렇게 말씀한다. 우야, 미월이 엄만 어쩜 딸을 그렇게 잘뒀니, 한달에 한통씩 사드린단다. 그게 드시고 싶어요? 그럼 나도 한달 한통씩 사드릴게요, 하고 난 말한다. 하지만 기분은 억망이다. 남은 딸을 잘 두고 엄만 딸을 못 뒀다는 말이니깐. 엄마 말씀의 동기는 그게 아니지만 분명 말은 그렇게 나간다. 엄만 행동도 그렇게 하신다. 남동생네 부부가 오면 문을 열고 왔소? 하고 밝게 웃으며 대문께로 달려나온다. 하지만 내가 가면 열린 문으로 내다보면서, 왔니? 한마디 할뿐이다. 리유는 아주 간단하다. 잘 사는 동생네 부부는 엄마에게 큰돈 푹푹 내밀고 난 크게 놀지 못하니깐. 난 그냥 자잘하게 노니깐 엄만 날 맘대로 무시한다. 난 엄마가 보고 싶어 엄마집에 가는데, 갔다가는 늘 마음에 상처를 입고 오기가 일쑤다. 날 그렇게 상처 주고도 엄마는 엄마대로 당신이 날 상처 준 줄 모른다. 속이 내려가지 않아 한참 안 가면 왜 안 오니? 하고 전화온다. 그래서 가면 또 가슴을 톡 찌르는 말씀을 한다. 엄마가 세상 보는 시선이 어둔 것은 가히 리해할 만하다. 엄마가 살아온 환경이 엄마 심신을 어둡게 하기에 충분했으니까. 엄마 나이 아홉살 때, 나의 외할머닌 잔밥을 초롱초롱 넷이나 남겨놓고 돌아가셨으니까. 맏이인 엄마는 가사를 떠메고 동생 셋을 돌보며 아버지의 한팔이 되였고 고중에 붙었는데 가지 못했다고 한다. 시집을 가서는 맏며느리로 시어머니 모시고 손아래 시누이 셋이였으니 맘 썩였을 만도 하다. 시누이들이 다 시집가니 인젠 자기 자식들이 넷이 줄쳐 생기고…암튼 엄마의 한생은 피곤했었다. 인제 살 만하니, 아픈 녀동생과 홀아비로 있는 막내남동생 때문에 맘을 얼마나 썩일지 상상이 간다. 녀동생이 신경질환으로 금방 진단 나왔을 때, 엄마가 오죽하면 일기까지 썼을가. 그래서 가슴에 멍든 것이리라. 그 화를 만만한 이 딸에게 푸는 것이리라. 그런걸 알면서도 난 그런 엄마 때문에 자주 상처를 받는다. 엄마가 날 어찌 대해도 상처를 받지 않아야 정상인데, 그것이 난 아직도 안된다. 엄만 아래 두 동생을 챙기려는 것일 것이다. 우에 둘은 먹고살 만하니까 제노릇 못할 것 같은 아래 두 자식을 배려하는 것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욕심 많는 엄마 때문에, 날 힘들게 하고 상처 주는 엄마 때문에 자꾸 기분이 엉망이 된다. 아름다운 내두산에 와서, 내두산의 단풍을 보며 왜 갑자기 엄마 앞에 부끄러워지는 걸가? 왜 조카딸의 가슴을 보며 처진 내 가슴이 쓸쓸해나고 가냘픈 엄마 모습이 뭉클하도록 눈물이 나는걸가. 뭐니뭐니해도 엄만 나를 세상에 낳아주시고 젖을 먹여 키워주시고 무탈하고 건강한 몸을 주셨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심혈을 얼마나 기울였을가. 참, 그러고보니 소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내가 개살구를 먹고 탈이 났을 때 엄마가 날 둘쳐업고 의사집 문을 두드리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런 엄마한테 원망만 가득하다니 가당키나 한가. 이 시각의 내 얼굴은 단풍보다 더 붉어졌을 것이다. 내두산의 아름다움은 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 깃들어있었다. 장백산 천지물이 장백의 젖줄기이 듯이, 내두산의 단풍이야말로 사람을 철들게 하는 젖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처: 제2기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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