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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홍철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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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눈꽃 댓글:  조회:85  추천:0  2018-01-19
눈꽃 리홍철 눈꽃 1 꽃이   차거움에 몸을 떠네 고사리 시린 손 빨갛게 익어 하얀 꽃송이 보듬어주네 빠금히 여린 가슴사이로 눈꽃향이 눈 시리게 아련하네 엉성한 나무가지에 지금 봄이 한창이네.   눈 꽃 2   꽃술이 없이 래일을 기약할 수 없겠네 무향의 슬픔은 눈물이 되였네     품을 수 없는 어여쁨은 차겁기만 하네 처진 어깨 도닥여주는 그 여린 손 끝에서 따뜻함에 느껴지네.   2018.1.18. 연변일보  
38    닭(외4수) 댓글:  조회:161  추천:1  2017-05-24
닭(외4수) 리홍철   언제는 봉이였을지 모를 족보를 잃어 버린 닭이 무너져가는 돼지 우리 지붕위서 목청껏 부르고 있다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를 …   퇴색해가는 왕관의 부담스러움을 곤욕으로 멍에를 지고 여위여버린 마지막 자존 그 울대뼈를 지키고 싶다   허옇게 퇴색한 왕관은 굳어져 버린 발꿈처럼 떨어지는 비듬으로 죽고 싶도록 목마르고   부르면 찾을것 같은 족보의 꿈이  쪽빛의 새벽 푸름처럼 때맞춰 오기나 할지…   닭은 그래서 매일 아침 울대뼈를 만진다…   벌레   노곳이 풀린 동공이 잃어버린 초점을 찾아 어느 좁은 틈서리에 멈춰 버리면 있어야 할 작은 벌레가 길게 하품을 한다   죽이고 싶도록 편한 작은 벌레의 평화를 뭉개버리기엔 아직 그대로 작아진 심장   잠들수 없는 번거로움이 때묻은 손톱을 치켜 세우면 작아지는 내모습에 손가락은 움츠러든다   벌레를 잡아야 하나 그대로 나는 잠들어야 하나 빛이 없는 구석의 작은 틈서리에 내 작은 숨결이 숨어 있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깨닫지 못한채 나는 어느덧  잠이 들었다     망상   모가나고 못난 돌덩어리 하나 던지고 싶다 우수수- 떨어질것같은 저 별무리 속에 내가 던진 돌덩어리 혹시 별이 되어 빛날가 …   비상하다 떨어 지는 돌덩어리 찾을 생각 없다 나한테는 빛나는 황금의 유혹은 없어도 못난 돌은 많으니깐 …   하나 하나 던지고 텅빈 주머니 속에 뻘건 손가락 너불거려도 나는- 또 다시 던질것을 찾고 싶을게다   던지다 던지고 지치다 힘들면 내 몸 하나 그대로 굳어 돌덩이가 될가부다   누가 던져주길 기다리며 망부석은 못돼도 바위되다 흙으로 그대로 부서져도 좋을것을…   저 하늘의 가장 어렴풋한 별이 못내 부럽다…       모순   활짝 핀 꽃을 보고 노래하고 저물어 가는 석양보고 감동하고 구불어든 로송보고 시를 읊으며 그렇게 내 스스로 낙을 만들며 헐레벌떡 할때   피었던 꽃은 죽어 가고 황홀하던 석양은  저물어 가고 구불어 든 로송은 벌레먹는 줄 모르고   나는- 그리고 우리는 – 죽어가는 모든것을 향해 웃을 수 있는 너그러움이 필요 했던가…           고양이 똥 자리   흔적도 없다 다녀간 자리가 향기로워서   음달의 구석진 곳 음흉하니 징그러운 눈길이 더럽다   거기- 똥 있소 고양이 똥싼자리요   엉거주춤 서다말고 삿대질에 흥이 붙었다 설치는 파리들의 군무가 흔적이 더러운 주위에 아우성이다   고양이는 지금 세수를 하고 있다    연변문학 2017.5기
37    초가(외1수) 댓글:  조회:223  추천:0  2017-05-09
초가(외1수) 리홍철 무너진 초가 사이로 추억이 빛납니다     무너져간 이영새 및 땅과 맞붙은 마루의 틈사이로 어느해 초봄 새로이 이사왔던 구제비의 꿈이 너무나 뻘죽하다   맞붙은 이영밑으로 빗자루를 휘젓는 할아버지 음성이 노곳하다 휘여~휘여~   서까래 대들보에 함께하는 둥우리 노오란 입술이 부르는 노래가   새벽잠을 설친다    추억이 슬픈 하루   자기야- 오늘이 뭔 날인지 알어?   자꾸 말 시키지 말어 나, 출근해야해…   자기야- 한번만 생각해봐 오늘이 뭔 날인지…   말 시키지 말라니깐 생각할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차! 잊었네! 서랍안의 생리대 갖다 줘!   그거 아니잖아 ! 너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약속한 3650일이잖아…   올해도 지나 버렸다 생리같이 흘려버린 내 약속을, 그리고 니 믿음을   갈라터진 손등에 크림이라도 발라주려 했것만…   자기야- 우리- 결혼 십몇주년이던가?   문화시대 2017.2기   
36    아픈 새 비명을 감추고 댓글:  조회:194  추천:0  2017-04-25
아픈 새 비명을 감추고 (외7수) 리홍철     어떤 새가 있다 둥지에서 밀려 떨어지는 새 …   그래서 태여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누군가 말한다   떨어지는것은 날개가 없다고 했던가 명인같은 명인이…   죽지 않았기에 퍼득일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누구도 받들어 둥지에 올려 주지 않는다 그저 땅벌레로 생각하는것 같다   살아 있는 두다리가 고깃점 한점 붙지 않은 여윈 다리로 힘에 붇친 세상  받들여 들면 -   기적이 별거 없다고 한다 죽지 않았기에 살았다고한다 그것이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거란다   그래서 - 원래는 - 나무에서 날았어야 할 내가 - 지금은 - 지렁이처럼 - 땅속을 누비며 그저 땅위를 천국으로 생각하는거다   날개가 없어 떨어져도 그렇게 자연스러울수가 없다   그저 아플뿐이다 멍든 자욱 추억으로 남는 아름다운 엽서가 되는것을…   손톱을 깍다가   손톱을 깍다가 버리는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골, 우골, 그리고 갈피탕- 모두가 뼈인데 쓸모없이 버리는 손톱에 칼숨 한점 없다니…   깍고도 모자라 문질러 버린다 죽어도 나오지 말라고 저주를 퍼부으며 세상 잡은 주름으로 흔적없이 밀어 버린다   우황, 구보 모두 담당에서 나오는데 돋구는 열때문에 쓴맛은 배가 되거만 그게- 바로- 효과좋은 약이란다   어느날 – 결석이라는 진단서를 경매에 부쳤다 어쩜- 아프게 키운 돌멩이가 개나, 소의  뱃속의 잡질보다 못할가…   버리란다- 쓸모없는 것이란다 씁지도 않을 약같지 않은 그것을 내 인보로 품어온 얇은 양심에 나까지 덮어서 버릴가보다...     함께 할 수 없는것들   태양은 꼭 정수리만 비춘다 정수리의 저 반대편은 늘 그늘이다 시루속의 콩나물도 정수리만 파랗다 정수리 반대편은 늘 노랗다   우리는 그래서 정수리만 바라고 발톱을 세우는가 파래지고 싶어서 때론 노란것들을 짓밟고 억지로 오르는가   노란것과 파란것은 함께 할수 없는 것을 오직 한점의 실수만이 하나로 만드는것을…   그렇게 실수를 기다리다 노란것도 아닌 파란것도 아닌  그렇게 그대로 썩고만 마는가     별 찾기   별이 보이냐 밤은 어둡다고 그래서 가로등은 눈을 밝히고 별을 잃어 버린 누군가의 꺼먼 동공엔 빛이 바랜 부연 그림자 죽음처럼 초라하다   별이 보이냐 별을 찾지 말어 눈까지 어두워야 별이 빛남을 아는데 초롱한 너의 눈때문에 별은 잠자고 있는거다 ….   잃어 버린 별은 눈을감고 찾아야 하는것을 눈감고 손 뻗치면 별은 어느덧 네 손위에…   꿈   허여케 서리 어린 칼이 살기위해 펄떡이는 내 목 동맥위에 위태롭게 춤춘다   벌써부터 꺽이는 관절에 힘을주자! 힘을 주자! 주문을 외우면 더 깊숙히 파고드는 날의 서늘함이 죽음을 부르고있다   용기를 부르는 주문이 – 수십수백 반복돼도 살기위해 퍼득이는  날개같이 꺽이지 않는 관절   문득 머리 허연 할아버지가 말씀하신다 살기위해 관절은 굽혀도 영웅이 되려거든 낯낯이 고하라   그것이 거짓 없는 진실일때 너는 불세의 영웅이 되리 무릎 꺽인 영웅은 있어도 무릎 꺽을줄 아는 영웅은 아직 없단다   관절의 비대한 육즙이 이유를 만들어도 진실이 만든 영웅은 무릎을 꺽는다   내가 참- 많은것을 잘못했소 어제도 그제도…             어둠이 비추인 벌거벗은 진실에 나는 울다   절반쯤 걷혀진 커텐 사이로 그렇게 절반쯤 익은 쪼각달 하나가 기우뚱하니 위태롭다   멀거니 창밖으로 머리를 비껴 들면 달은 그대로 수집음을 비추고 새장같던 층층의 불빛들이 주검을 불태운 음색으로 밤에 밤을 더 어둡게 한다   회색빛 추억의 연기가 새로운 꿈을 꾸는 동안 무르익은 설태의 축복이 부끄러워 - 그리고 부끄러워 –   거짓말에 덧옷을 잎힌 추한 흑백사진 한장이 진실을 증명하며 긴 밤을 두려워 한다   어둠의 뒤안쪽에 아직 알지 못한 많은 비밀들이 수근대고 있다   부부   못난 발이 - 발보다 작은 신발 한컬레 주워 신고 시뚝하니 거리를 헤매다 까만신발, 빨강신발, 하얀신발이 난무하는 속에 주눅든 흰 고무신이 너무나 초라하다   껄떡이는 신발속에 오무린 발가락들 세상에 앞서 수줍음으로 빈 공간을 채운다   상처난 발도 때가낀 허물도 작은 신발 하나로 감추고 골도, 봉도 무수히 넘다들며 어느덧 빨강 신발, 까만신발앞에 당당해지도록 신과 발은 그리도 아름다워진다   발은 신에 맞추는것이 아닌 신도 발에 맞추는것이 아닌 서로를 맞추며 꿈꾸듯 가야할 먼길을 우리는 함께 한다     손굼   길게 뻗을것 처럼 깊게 패였다가 멀리 갈것 처럼 가늘게 시작 되였다가 활짝 필것처럼 찬란하게 시작되다가   명(命)선과 재물선과 갖가지 선들이 낡아빠진 라지오 복잡한 회로도 같이 삐꺽이며 소리를 낸다   곧 붕괴될것같은 많은 명들이 저마끔 내는 소리가 생(生)이라고 하면 망가질것을 예견하고 소실될것을 읽어보고 그러다 불현듯 칼날에 긁혀 새롭게 난 선도   이렇게 모든것이 운이라 하겠지                           주먹만 움켜지면 더 멀리 가고 더 깊어지고 더 찬란 해지는 내 안의 손금   내 생과 명은 내 스르로 만드는것이 되겠지    2017.4. 연변문학  
35    꽃은 꽃이기를 기다려 댓글:  조회:180  추천:0  2017-04-18
꽃은  꽃이기를 기다려  리홍철                 1 꽃은 아직 입을 열지 않는다 그렇듯 많이 소근대도 그렇듯 많은 노래를 불러줘도 수줍은듯 연분홍 입술만 방긋거린다 할말이 많을것 같은 꽃은 꽃이기전에 그저 하나의 풀잎으로 조용히 불러주기만 기다린다 긴 시간을 기다렸듯이… 내가 아닌것 같다 꽃의 입을 열기엔 내 사랑이 부족했던가 얇은 입술이 부르는 노래를 그러듯 듣고싶다 건드리면 터질것 같은 그- 입술의 노래- 꽃은 아직 입을 열지 않는다 꽃은 아직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아직은 꽃의 마음을 움직일 누구도 없다 꽃은 아직 꽃이 아닌 풀잎으로 누군가를 기다린다.                       2 불러보고싶었다 언젠가는 메아리처럼 그리고 부메랑처럼 돌아올것 같아서 꽃이라 부를 때면 웃어줄것 같았다 품어줄듯이 소담히 쓰다듬으면 꽃은 귀엽에 캐득일것 같다 그래서- 아직은– 잠자는 꽃을 깨우기 싫다 고운 꿈 하나- 내 욕심 하나로 꽃의 꿈을 마스고싶진 않다                         3 톡- 건드리고싶다 기다림에 지쳐 빨갛게 물든 내 손끝이 주저없이 펼쳐질가 두렵다 아직은 수줍은듯 벌릴듯말듯 고개숙인 망울의 마지막 방선을 허물기엔 내가 너무 잔혹한가 기다림에 슬픈 목이 긴 나는 부르다 지쳐 파아란 피 흘리며 잠들고싶다 언덕이 아롱히 고운 꿈의 궁전에…   2017.4.14일 연변일보   
34    춰모지 후르강을 건너다 댓글:  조회:280  추천:0  2016-09-27
소설 춰모지 후르강을 건느다 리홍철   무리대초원의 한복판을 가로질러 흐르는 작은 실개천-후르강 대초원에 걸맞지 않게 종아리를 조금 넘는 깊이에 열둬살 사내애도 쉬이 건너 뛸 수 있을만큼 좁은강, 그 강변 파란잔디를 방석마냥 깔고 뼈속까지 찡한 개울물에 춰모지는 하얀 발을 담갔다. 그리고 그대로 뒤로 벌렁 누워버렸다. 손만뻗치면 잡을듯이 가까이에 떠있는 하얀 구름덩어리와 뻥 뚤린것 같은 파란 하늘, 그러나 춰모지의 마음은 그대로 그냥 답답하기만 했다. 자꾸만 귓전에서 들려 오는 앙쓔의 울음소리가 아프게 가슴을 허빈다. 흐르는 젓샘때문에 흥건히 젖은 앞가슴은 오늘따라 유난히 통증이 심해짐을 느꼈다. 스르르 감기는 춰모지의 눈가로 눈물이 흐른다. 아니 춰모지는 그것을 눈물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피라고 생각했다. 새끼를 잃은 들짐승의 상처에서 흐르는 고통의 피물이라고 생각했다. -앙쓔! 갑작스레 뭔가 생각난듯 벌떡 일어나 앉은 춰모지는 급급히 호주머니를 들추더니 핸드폰을 꺼내들고 부랴부랴 버튼을 눌른다. 그러나 인츰 단념한듯 스르르 핸드폰을 떨어 뜨련다. 5천여미터의 높은 해발때문에 신호가 없었던 것이다. 춰모지는 조심스레 어깨를 쓸었다. 뜨금한 고통이 전신에 절률을 타고 흐르며 아버지의 높이든 말총채짹이 눈에 얼른거렸다. -너 후르강을 한발짝이만이라도 건너봐!내 어디 가만놔두나… 세상에 태여나서 엄마란 말 한마디 불러 못보고 19살 어린 엄마의 품을 떠난 8개월어린 아들이 너무 눈에 밟혔다. 못본지가 이제 겨우 한달 푼한데 춰모지는 몇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듯이 생각되었다. 남편이 서녕시내로 돌아간다 했을때 춰모지는 따라갔어야 했다. 만약 따라갔더면 남편과의 이혼이나 아들과의 생리별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 호통 한마디와 남편의 만류로 결국 목장에 발이 묶이게 되었다. -춰모지! 시내에 가면 안돼. 이제 금방 양들이 새끼 낳을 철인데 너 가면 나혼자 어떻게 30여마리나 되는 양새끼들을 보살필 수 있어? -그래 아버지 말이 맞아. 내가 한달에 한번씩 휴가때 올테니. 그때까지 기다려 그리고 양새끼들이 좀 크면 그때 너 데릴러 올게. 일단 내가 먼저 가서 너 취직자리도 찾아볼테니… 그렇게 떠난 남편은 석달 지나도 소식 한장 없더니 어느날엔가 문득 찾아와서 아무런 이유없이 앙쓔를 안고 떠나버렸다. -앙쓔는 내 핏줄이니 내가 데려갈게. 그리고 너 다른 남자 찾아봐… 아버지가 장막을 비운 사이 남편은 찾아왔고, 무엇때문에 떠난다는 이유도 없이 그저 무심히 떠나버렸다. 갑작스레 닥친 일이라 춰모지는 이유조차 묻지 못한채 멍하니 떠나는 남편만 멀거니쳐다보았다.   소똥이나 양똥으로 덥히는 천막답지 않게 화로는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양고기 삶는 냄새가 천막에 차 넘칠 무렵 벌컥 천막이 젖혀 지면서 커쿨진 사내의 모습이 서늘한 한기와 함께 천막안으로 전해졌다. 아버지 라띵어싸이의 뒤를 따라 목장에서 흔히 보아오던 검붉은 얼굴의 사내가 말총채찍을 들고 들어섰다. 어데서 얼핏 본 느낌의 사내였지만 어데서 보았던지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았고 또한 그렇게 깊이 생각할 의미가 없다고 춰모지는 생각했다. -어, 이웃 목장집 조카야. 양 한마리 잃어 버려서 혹시 우리 양무리에 섞였나 보러왔던거구… 춰모지가 건네는 쑤유차를 받아들며 건성으로 머리를 끄덕이는 그를 바라보며 춰모지는 이상하게 그의 몸에서 풍기는 냄새에 신경을 세웠다. 목민들의 몸에서 의례 풍기는 야크젖 냄새나, 소똥 양똥 냄새가 아닌 꽃냄새가 나는듯도 하고 휘발유냄새가  나는듯도 했다. 암튼 나와는 다른 냄새라는데서 어짢은 기분이 조금씩 들었다. -서녕시내에서 자동차정비공으로 일하고 있단다. 오랫만에 이웃목장 친척집에 놀러 왔다는구나. 묻지도 않은 설명을 말수 적은 아버지로서는 꽤 길게 늘여놓았다. -한달 월급도 삼천원씩 받는다네…ㅎㅎㅎ 아버지는 자기가 받는 월급도 아닌데 꽤 기분좋게 말했다. 몇십년을 사용했는지 알수 없는 손가락 길이만큼 이나 길고 좁은 칼날이 어스름이 깃들기 시작한 장막안에서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하고 양기름이 번지르한 총각의 입에서 또 다른 세상의 천방야담같은 이야기들이 봇물 터지듯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거 머쟈제라는 곳에 가게되면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이 무리대초원의 두더지를 몽땅 합쳐놓아도 그보단 적을겁니다.  그리고 층집들은 얼마나 높은지 머리를 쳐들고 보느라면 막 어지름증이 날 지경이구요… 아마 30층은 될듯합니다… 30층? 그럼 깡차진 정부청사보다 여섯배도 넘게 높다는 말인가? 사람들이 여기 초원의 두더지보다 더 많다고? 그게 말이나 돼? 여지껏 목장과 깡차현성밖으로 벗어나본적 없는 춰모지로서는 도저히 믿어 지지 않는 말들이였다. 깡차는 한개 현성에 인구가 1만명좌우밖에 안된다는데…그럼 그쪽 사람들은 집안에앉아있는 사람들 없이 전부 밖으로 나와 다닌단 말인가? -KTV라고 들어봤어요? 술도 마시고 노래도 하는 곳인데  전문 장족들을 대상으로한 곳도 있습니다. 가격은 얼마나 비싼지 네댓명 가서 맥주 조금 마시고 과일안주 조금 먹으면 8백에서 천원이 금방 나온다니깐요… 양고기를 뜯기에 분주하던 아버지의 칼은 어느때부터인가 멈춰버리고 그 총각의 번지르한 입술에 초첨이 멈춰져버렸다.. -뭐가 그리 비싸? 밥 한끼에 양두마리 값이군…ㅉㅉㅉ 그렇게 비싼데 먹는 사람 있어? -있다마다요…그곳 복무원들도 모두 장족인데 원래는 여기 목장 처녀들처럼 얼굴이벌겋고 검실검실했는데 하참! 도시물을 몇달 먹더니만 얼굴이 완전 야크젖색갈로 변햇다구요… 그러면서 총각은 흘깃 춰모지를 건너다 본다. 총각의 도시야담은 자정넘어까지 끊기지 않았다. 춰모지는 피곤기를 느끼여 조심스레 장막을 나섰다. 그러나 쉬이 잠들 수가 없었다. 어스름한 촛불속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춰모지 등뒤로 유령같은 검은그림자가 미동없이 함께 한다. 작은 장막- 이젠 이 장막에 입주해 산지도 벌써 3개월째 된다. 6월초 목장에 올라 오자 바람으로 아버지가 지은 춰모지만의 또 다른 공간이며 어쩌면 춰모지의 인생의 전환점으로 될수도 있는 그런 신비한 저택이다. -에익~ 올해에나 뭐하나 걸려 들지…ㅉㅉㅉ… 언제까지 …에익-퉤! 신경질적으로 내뱉는 아버지의 구시렁 소리에 어쩐지 춰모지는 죄지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올해까지 아버지는 삼년째 춰모지의 장막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춰모지가 목장으로 올라올 때 한동네의 쥬메이, 산지 등 또래 친구들은 서녕시내로 구직하러 간다고 했다. 언제부터인가 목장밖을 벗어나지 않던 초원의 처녀총각들이 초원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후싸이가 야반도주를 감행했고, 그 뒤를 따라 펑모줘마, 화칭추어 모두가 서녕시내로 일자리 찾아 떠나갔다. 그러나 금의환향한듯 가락지에 목걸이에 검정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나타난 그들을 탐탁지 않게 보는 이들이 많았다… -제길, 저건 뭔 꼴이야?  빨갛게 물든 손톱이랑, 치렁치렁하던 머리를 뭉텅 잘라버린 단발머리랑 이 모든게목민들의 눈에는 너무 어설프게 보였던 것이다. 술만 같이 마시고 돈 받는다는 것이그들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고, 어렴풋하게나마 들은 몸팔아 돈 버는 곳이 시내에는 부지기수로 많다고 들어왔던 그들임에야… 아마도 가락지요, 목걸이며 이 모든 것이 몸팔아 산 것들이라 그들은 생각햇던 것이다. -너 시내 가서 잘된 놈 몇이나 봤어? 기껏 야크젖통이나 주무르고 양털이나 깍던 너가 시내가서 무슨일한다고 그래? 까딱 잘못하다간 사람도 버리고 이 애비 얼굴에 똥칠까지 한단 말이야… 다신 시내간다 어쩐다 말 하지 말어… 시내로 가려던 춰모지의 꿈은 이렇게 말살되고 대신 작은 천막에 언젠가 나타날 양 많고 야크 많은 부자 총각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근데 오늘 서녕시내에서 자동차 수리를 한다는 그 총각이 또 한번 잠자던 그의 도시진출 꿈에 서서히 불을 붙이게 될줄이야… 꿈결에 코끝을 간지럽히는 그 휘발유 냄새와 꽃냄새가 또 한번 그녀의 마음을 활랑이게 만들었다. -시내 가서 일할 생각 없어? 나 머쟈제에 한국분식집 사장님 잘 아는데 지금 복무원 구하고 있었어… 어느새 들어왔는지 꿈결같이 들려오는 소리 먼저 익숙하지 않는 냄새가 금방 풋잠이 든 춰모지의 코긑을 간지럽혔다. 그러나 춰모지는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미리 준비가 있었던듯이 담담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휘부연 촛불속에서 용케도 그 소리임자의 눈길을 주시할 수가 있었다… 촛불보다 더 밝은 빛을 보았고 점점 자신을 향해 세차게 타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오랫만에 찾아온 친구 화칭추어한테서 춰모지는 남편에 대해서 약간 듣게 되었다. 화칭추어 역시 목장을 벗어나 도시로 진출한 장족 처녀중 하나였다. 그가 일하는 가게가 바로 장족이 사장인 KTV였다. 화칭추어 말로는 그저 서빙이나 하지 절대 몸파는 곳이 아니라고 했다. 춰모지는 화칭추어를 믿었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란 가장 믿을만한 친구였기 때문이다. 거짓말 한번 해보지 않은 참으로 순진한 친구였다. 그런 화칭추어한테서 춰모지는 남편한테 새로 사귀는 여자가 있다는 것을 듣게 되었으며 앙쓔는 지금 서녕시내에 그 여자가 키우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분명 결훈후 딴 살림을 차린 것이 분명했다. 심한 배신감이 들었다. 분명히 날 데리러 온다고 했지 애만 데리러 온다고 하지 않았으며 내 직장도 구해준다고 했었다. 근데 결혼 몇달만에 새 살림이라니… 물론 결혼 등기도 없으니 말로 리혼이면 리혼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낳은 자식을 남의 손에서 키우고 싶지는 않았다. 시내로 가고 싶다… 앙쓔를 데려오고 싶다… 그런 춰모지를 화칭추어가 극구 말리고 나섰다. -너 시내에 취직간다면 내가 말리지 않아. 하지만 앙쓔를 찾겠다고 시내에 가면 난말릴 거야. 너 다시 시집가야 하잖아? 물론 애가 있다고 누가 널 꺼리는 건 아니지만그래도 애가 없는 것이 있는것 보다 다시 남자 찾긴 더 좋잖아… -너 직장 구하겠다면 내가 알아볼게. 우리 가게 맞은편에 한국분식집에서 복무원 찾는다고 했어… 맞다. 지난번에도 남편은 말했었지. 한국분식집에서 복무원 찾는다고. 정말 가고 싶었다. 시내로 가면 앙쓔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시내에 가서 출근하면 야크젖같은 피부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남편도 다시 돌아 올 지도모른다… 너무나 순진한 생각을 굴리는 춰모지는 화칭추어한테 단단히 부탁해 두었다. 이제시내에 가면 꼭 그 분식집사장과 말해서 복무원으로 일하게 해달라고. 화칭추어가 돌아간 다음부터 춰모지는 매일밤 황홀한 꿈만 꾸었다. 꿈속에서마저 남편과 앙쓔와 함께 그 맛있다는 우육면을 먹는 꿈도 꾸었으며 야크젖색으로 변한 자신의 하얀 얼굴도 보아왔다. 시도때도 없이 멍하니 얼이 빠진듯이 앉아 있는 춰모지의 변화된 심경때문에 아버지의 고함소리는 점점 그 차수가 잦아졌으며 젖 짜는 순번을 어긴 야크들의 음메소리때문에 아버지의 욕설은 매일 뒷통수에 달고 살았다. -화칭추어가 너한테 뭐라고 했어?  또 시내로 가자고 했어?  똑똑히 들어둬 다시한번 시내에 가겠다는 소릴 입밖에 내봐 가만두나봐! 그러면서 아버지는 허공에 쨩! 하고 말채찍을 날렸다. -세상에 수컷이 그놈 한놈뿐이냐? 내가 열번이라도 장막을 더 만들어줄테니 시집못갈 걱정은 하지도 마! 결혼하고 애가 있다는 것이 다시 시집가는데는 허물이 되지 않는다. 하물며 춰모지의 아버지 라띵어싸이도 친아버지인지 정확히 알수 없는 노릇임에야… 그러나 라띵어싸이는 춰모지한테 아버지로서의 위엄을 엄청 부렸다. 그만큼 아버지의 노릇도 착실히 하려고 한다. 어떻게 착실히 하는지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그저 엄청 관심한다는 것은 춰모지 역시 인정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춰모지가 도시에 가서 나쁘게 변할가 걱정스러웠던 것이고, 역시 자기의얼굴에 똥칠할가 두려워 했던 것이다. 그저 순수하게 목장에서 양새끼나 야크새끼나 많이 불리면서 열심히 일하는 춰모지를 아버지는 바랐던 것이다. 조상대대로 전해내려온 본업을 버리고 도시로 떠나는  동네 젊으니들을 그는 언제나눈꼴 사나워했었다. 근데 자신의 딸 역시 그들을 따라 도시로 가겠다고 나서다니… 사실 자동차정비업을 하는 사내한테는 아버지 역시 많이 끌렸던 것은 사실이다. 한달에 3천원 봉급받는다는 소리에 귀가 솔깃해졌던것이다.  한달에 3천원이면 매달 양새끼 15섯마리 정도 불어난다는 말이 되겠으니 말이다. 그런 남자에게 춰모지를 맡겨도 무난하다는 한순간의 짧은 생각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그것이 후에는 엄청난 후회로 돌아왔지만… 다시는 향수냄새나고 휘발유 냄새나는 남자를 쳐다보지도 않고 쑤유차 한잔 대접 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화칭추어는 이번에 돌아갈 때 한동네에 사는 다른 여자애 둘도 함께 데려갔다고한다. 춰모지는 멍하니 후르강 저편을 바라보았다. 어린 양 한마리가 쉬염쉬염 풀을 뜯으며 이편으로 오고 있었다. 그러다 서슴없이 껑충 강을 건너 뛰어왔다 다시 건너 뛰어간다. 어미인듯한 암양 한마리의 음메 소리에 장난치듯 새끼양은 갈지자로 뛰여간다. 그리고 저쪽 둔덕에서는 흘레를 원하는 숫야크 한마리가 암야크등에 사정없이 올라타고 있다… 문득 엊저녁 아버가 하던 말이 떠 올랐다. -제길 차라리 저 둔덕너머 외눈박이 더지한테 시집이나 보냈을걸. 그러면 양대가리수 2백개 불기나 하지…올해까지 장막 찾는 놈 없으면 차라리 그놈한테라도 시집 보내버려야지… 외눈박이 더지-흉폭하기로 승냥이와 맨손으로 싸워 이긴 사내다. 거칠기가 말이 아니다. 말 먼저 주먹부터 휘드르고 걸핏하면 옆구리에서 날이 시퍼런 은단검을 꺼내 휘두르곤 한다. 평생을 잇발 한번 닦지 않은듯 누런 잇발은 늘 제대로 닫히지 않은 입술 사이를 비집고 나와 있고 거먼때가 꽉 찬 긴 손톱역시 몇달은 깍지 않은듯 했다. 잃어 버린 한쪽 눈도 일년에 한번씩 치루어 지는 소수민족 운동회때 다른 지방 건달들과 시비가 붙어 싸우다 잃어 버린것이다.  소문이 믿을게 못되지만 외눈박이 더지도 원래는 아내가 있었는데 외눈박이한테 맞아서 죽었다는 풍설도 한때는 떠 돌았었다… 아버지는 그런 남자에게 그저 양과 야크가 많다는 이유때문에 주려 하는것 같았다… 느닷없이 정비공 남편의 냄새가 그리워졌다. 꽃냄새와 휘발유냄새가 어디에서 풍겨오기라도 하듯 길게 한번 들숨을 쉬었다.. 또다시 오는 미지근한 통증을 느끼며 마르지 않은 샘마냥 쉬임 없이 흐르는 젖을 닦기 시작했다. 문득 앙쓔의 울음소리가 간간히 들려 오는듯 했으며 앙쓔에게 넘쳐나는 젖을 물리고 자기는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우육면을 먹고 싶었다. 남편이랑 같이… -여~ 춰모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춰모지는 사색을 멈추고 장막쪽으로 머리를 돌렸다. 거기에서는 아버지가 한창 간밤 폭우에 이그러진 춰모지의 작은 장막을 손질 하고 있었고 외눈박이 더지가 그 옆에서 징그러운 누런 이를 들어내고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살랑살랑 불어 오는 미풍속에 더지한테서 풍기던 구역질 나는 냄새가 섞여 있는듯 했다.   춰모지는 큰 결심이라도 내리듯 지긋이 입술을 깨물고 후르강 저편을 바라 보았다…   에필로그   몇달후 서녕시 머쟈제의 한 우육면집, 익숙한 모습의 여자와 그리고 낯선 남자와 낯선 아이가 우육면을 먹고 있다. 여자는 분명 춰모지인데 남자는 자동차 정비공이 아니였으며 춰모지 품에 안겨 젖을 빠는 아이는 앙쓔가 아니였다. 이때 문득 요즘 한창 뜨고 있는 한국가요 곡이 춰모지의 핸드백 속에서 울려 나온다. 서두르지 않고 조용히 핸드폰을 꺼내드는 춰모지의 아롱다롱한 손톱이 유난이 어색하게 보여진다. -네, 아빠… 전화기 저쪽에서 투박한 라띵어싸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칭추어가 돈 가져 왔더구나. 너가 보낸 그 돈으로 양새끼 서른마리 더 사놨어...그리고 너 언제 시간내서 남편이랑 애들 데리고 한번 놀러 내려와. 어린 양으로 한놈잡아줄게… -네… 춰모지는 무표정하게 전화기 버튼을 눌러 꺼버렸다.   그리고는 몇 젓가락 집지 않은 우육면을 그대로 두고 자리를 털며 일어선다…   (송화강 9기 발표)  
33    참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댓글:  조회:440  추천:0  2016-08-27
참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리홍철  하늘이 너무 파랗다. 나뭇잎이 너무 파랗다. 공기마저 너무 파랗게 느껴지네…. 길가는 사람들마저 너무 아름답게 보이네…   느끼지 못했다. 43년 많지 않은 연륜이지만 지금껏 한번도 보지 못햇던 아름다운 세상을 보았다. 어제보다도 더 파란 세상이고, 어제보다도 더 활기찬 거리이고, 어제보다도 더 찬란한 해빛이다. 질투를 느낄 정도로 친구의 안부도 부드럽다… - 잘 지내고 있냐- 그렇게 맑은 세상의 공기를 한입에 삼키려듯 길게 심호흡하다 억- 숨이 먹히는 순간이다. 또 병이 발작하는가…. 파랗던 하늘이 부옇게 퇴색하고, 활기차던 거리가 저승길로 향하는 행열처럼 느릿하게 핏기없다…   몇일전부터 이상하게 명치끝 갈빗뼈 밑이 심한 통증을 느껏다. 지나친 흡연으로 수시로 숨쉬기가 가쁜것도 무심하게 지나치다 어느날 인터넷 검색으로 페암과 비슷한 증상이라는걸 알았다. 암이란 곳죽음을 의미하고 그 다음은 망연자실하다 점점 정신이 돌아 오면 살아 있을 날자를 계산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나면 살았을 날자에 대한 일정을 정리해 보며 걱정을 씹는다. 1. 내가 가면 보험료는 얼마가 나오는가? 2. 아무런 직업도 없는 마누라가 어떻게 아들놈 둘을 키울가? 3. 만약 마누라가 재혼한다면 마음약한 작은놈 눈치밥 어떻게 먹고…. 성깔 더러운 큰놈 맨날 구박받는건 아닐가… 4. 애비없는 놈이라고 혹시 밖에서 기시멸시 받지나 않을가… … … …  암을 느끼는 순간은 말기라고 한다. 그러면 그로부터 살아 있을 시간은 길어 봤자 두세달 정도란다. 근데 두세달 사이에 근심걱정없이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없을것 같다… 복권이나 당첨되면 몰라도… 물려줄 재산 하나 없는 내가 여지껏 부모라고, 남편이라고 자부하며 큰소리 치고 살았던 지난날들이너무 초라한 흑백사진처럼 안겨 온다. 들숨 날숨으로 심호흡하는 나에게 또 아내의 바가지 긁는 소리가 아츠럽다.. -당신 좀 운동해…뱃살봐~맨날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으니 몸이 다 망가지는거 아니야? (휴~망가졌어..인젠 다 망가지고 망가질것도 없어….) -아빠 어데 많이 아퍼? 성깔은 더러우나 그래도 인정미 있는 큰놈이 내 찌프려져 있는 얼굴을 응시하다 물어온다… 반가웠다. 그리고 고마웠다… 그렇게 물어보는 아들이 있다는것이 너무가 감사했다.. -응..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 바쁘고… 기실 이 대답은 아들애 한테 한것이 아니라 마누라가 들으라고 한것이였다… 아무리 아파도 나절로 병원에 가보겠소 하는 말은 어쩐지 이상하게 잘 나오지 않는다. 마누라가 병원에 가보라고 닥달을 쳐도 몇일 지나면 괜찮겠지 하고는 늘 귓등으로 들었던것이 조금 후회됐다… 한번만 더 병원에 가보라고 말을 하지… 그럼 못이기는척 하면서 가보겠는데… -아빠 그럼 병원에 가봐~ 계속 아프면 아빠 죽으면 어떻게 해~ 큰 아들놈의 울먹이는 소리가 가슴찡하게 안겨오면서 살고 싶다는 욕망이 엄청 강렬하게 느껴졌지만,그래도 병원가보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내일 한번 병원 가봐… 안가겠으면 아프다는 소리 말고.. - 당신 내일 시간 있어? 같이 갔으면 좋겠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하는 내 소리에 아내가 이상하다는 눈길로 나를 쳐다보더니 머리를 끄덕인다.   세상에 아픈 사람들 다 모인것 같다. 그래도 나만큼 아플가? 나는 페암에 걸린 환자인데… 살 날자도 몇일 안 남았을건데… 심장이 쿵쾅뛴다… 하늘이 샛노랗게 변해갈걸 미리 방지하고,  그리고 큰 병에 걸려도 대범하게 행동해야지 하고 마음을 단단히 잡았다… 페를 사진찍고, 의사의 간단한 진단을 받은후, 오후에 와야 결과를 알수 있단다… 오후 두시 또 마누라를 대동하여 병원에 갔다. -나 밖에 있을 테니깐 당신이 먼저 들어가봐… 자신이 없었다. 그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직접 들을 자신이 없었다. -페암 말기입니다… 이제 길어 봤자 남은 생은 2달입니다… 이런 소리가 자꾸 귀가에서 들려 오는것 같았다… 얼굴을 많이 찡그린 아내가 나한테 다가 오고 있다… … 그래 의사는 뭐라고 해? 무슨 병이래?? -휴~ 죽는 병이래… 뭔놈의 담배는 그렇게도 많이 피워? 맞구나.. 내 예감이 틀림없구나…. 병실복도에 놓인 걸상에 엉뎅이를 맥없이 떨어 뜨리며 나는 아내에게 물었다… -그… 그래 .. 얼마 남았대? -뭐가? - 이제… 살.. 살수 있는 날자가…. 아내는 째릴듯이 나를 노려보더니 허구픈 웃음만 내 뱉는다… - 이제 담배를 끊으면 80살까지 살수 있고, 계속 담배를 피우면 내일 모레 죽는대… -뭐? 뭐라고? 그… 그럼 페암이 아니란 말이야? -ㅉㅉㅉ 페암은 무슨.. 근데 담배는 제발 끊어… 이사진 좀 봐.. 담배를 얼마나 많이 피웠는지 삼년 씻지않은 재털이보다 더 더러워… 의사가 말하길 담배를 끊치 않으면 정말 위험하대… 애들 봐서라도 제발 인젠 그만 피워…. - 그… 그래 알았어… 내가..내가 죽지 않는다구? 내가… 내가 살수 있다구… 꿈같았다.. 40여년을 산것도 싫증 나지 않을 만큼 너무나 행복했다.. 더욱 오래 살수 있다는것이 고마웠고, 이렇게 아름다운 날들을 내가 더 오랫동안 만끽할수 있다는것이 행복했다… 병원문을 나서는 순간, 와~ 세상이 원래는 이렇게 아름다웠구나…금방 소나기가 그친 다음의 그 싱그러움과 생기, 모든것이 과분하도록 아름답게, 너무 뼈저리게 느꼈다… 꽉 움켜쥔 호주머니 주먹속에 암세포 덩어리가 쥐여온다~부서지도록 움켜 잡았다…. -어델 뛰어 가는데? 저만큼 멀어진 내 등뒤에서 아내의 아름다운 악청이 귓등을 따갑게 적신다.. -어..저기 누가 쓰레기 봉투 버렸네.. 참.. 이 아름다운 세상에 왜 쓰레기를 마구 버리지?ㅉㅉㅉ 나는 바람에 날려가는 쓰레기 비닐봉투를 따라가며 중얼 거렸다… 그리고- 누구나 한번씩 나처럼 이렇게 암에 아닌 암에 걸려봤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파란 하늘을 향하여 아름다운 윙크를 날렸다. 뿅뿅하고…  2016.8흑룡강 신문 
32    덤불(외5수) 댓글:  조회:395  추천:2  2016-04-11
덤불(외5수) 리홍철     지난  여름의  식어간  무덤이다 질서를  잃어 버린 군무의  아수라장이다   퍼렇게  살아 숨쉬던 녹색의  숨결들이 갈지자로  쓰러지고   묘비하나  없는  골고다의 음산한 바람소리가 쉑-쉑-회파람  분다   잔뜩  움츠린  수탉들이 잃어버린  성대를  찾아 덤불을 뚜지면   아스름한  연녹의 작은 빛이 고요히  잠들어  있다 꿈을 꾸고 있다   죽은것이  아닌줄  깨닫기 전에 무너진  질서속에서 시간을  알리는  파란  종이  울린다  다섯 손가락   굵고 강하게 그것이 좋다고 엄지를 쳐들면 처음이 좋은거라고 식지가  허리를 펴고 산위에 산이라고 중지가  발꿈치를 치켜든다   무명지에  굴레를 쓰고 스스로 속박이 무엇인지를 깨닫으면 그것을 느낄때 가냘픈 손가락은  두려움에  몸을  떤다   엄지가 배를 내밀고  머리를 쳐들때 식지부터 약한놈까지 하나같이 무릎꿇으면 중지는 다시 큰게 아니고 무명지는 눈치만 살핀다   엄지를 등에 업은 식지가 삿대질에 노를 저으면 엄지는 조용히  잠이 들고 중지와 무명지와 새끼 손가락은 – 되돌아서 침을 뱉는다     창속의 할매   -창문에 서 있는 장모님의 모습에서   손을 내밀어도 잡지 못할 저 구름과 저 하늘과   젊은 날의 꿈같이 흐드러진 저 개나리의 화려함과 눈앞에 아롱진 노란것과 파란것의 복잡한 군무와     앙상한 손이 허우적 거리는 네모난 틀안에 세월이 남긴 퇴색한 연륜   하늘이 네모난줄로 아는 창(窓)안의 할매여 –   뒤돌아 서면 꺼져버린 전등불 밑의 검은 그림자여....           거울   내가-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며 스스로 침 뱉을수 있을까...   내가-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며 스스로- 한번쯤 보듬어 볼수 있을까...   얼굴에 난 흉터를 거울 닦으면 없어질줄 아는 나를 내가 스스로 용서할수 있을까 …   그렇게 흉터 없는 얼굴을 꿈꾸며 손가락질에 구멍날 얼굴로도 저 두려움으로 두터운 문을  나설수 있을까…   번데기의 꿈   같이 꾸는 꿈이 그렇듯 이쁘다 번데기의 속에 이렇듯 고운 꿈이 있다는것이   탈피를 하고나면 가는 길은  제각이다   불속에 뛰어드는 꿈깨지 못한 나방과 꽃을  찾아 떠나는 나비의 부활이 같은 꿈이  만든 알지 못할 또 하나의 꿈의 연속이다     지장   나를 대신하는 골팽이 문신이 복제된 분신에 피처럼 바르면  무겁게  멍에를 지고 갈데까지 간다   하늘끝 땅끝까지 가도 버릴수  없는  저 뻘건  분신을 저주하고 버릴수도  없다   먼곳에서도  지지 누르는 그 엄청난  무거움때문에 가는길을 알지도 못한채 그저 허리만 굽어든다   모든것은  색바래도 천녀을 가도 바래지 않는 저 뻘건 핏자국은 내 죽을때까지  계속 뻘겋다  2016.연변문학 4기
31    제가사는 동네 3 댓글:  조회:909  추천:2  2016-02-01
30    제가사는 동네2 댓글:  조회:802  추천:0  2016-02-01
29    제가 사는 동네임다 댓글:  조회:726  추천:0  2016-01-31
해발 5300미터이 청해성 무리 대초원임다
28    불효막심 (외3수) 댓글:  조회:419  추천:3  2016-01-30
불효막심 (외3수 ) 엄마께 큰소리 한번 치고   깨지는 사발에 놀란것은 소리때문 아니다 흩날린 파편에 찔린 피 흐르는 상처다 여리인 살결에 베인 파흔의 흔적은 오래도록 간다 아물은 상처에 딱지로 앉은 서글픔은 더 오래간다 사발이 깨지는 소리는 품으로 안았던것을 흩날린 파흔에는 내가 아프게 찔렸을것을…   엄마   스스로 말할 때가 있습니다… 60이 청춘이라고 청춘이라는 그 알며 속는 거짓말때문에 엄마는 새벽닭 먼저 이부자리 갭니다 얼마 남지 않은 청춘을 먼동보다 빨리 시작합니다 한뼘 한뼘의 긴 추억을 뭉개버리고 엄마는 스스로 망각을 련습합니다 그저 청춘이 함께 한다는 아직도 청춘이라는 그 알며 속는 거짓말에 조금은 신이 난것 같습니다 분 바르고 연지 찍는 엄마가 왜 이리도 마음이 아픕니까…   아버지   산이라고만 하시던 아버지가 그만 산을 베고 누웠습니다 쪽지방 문턱 베고 눕듯이 잠든 아버지 머리맡엔 숫빠진 비강댕이 호기롭습니다 이놈- 호통이 들리기전 비강댕이 저 멀리 버리고 조용히 불러봅니다 아버지 그만 깨셔요 식사 드셔야죠… 말라버린 밥풀이 덕지한 사발에 아버지의 놋숫가락 너무 외롭습니다…   동네 돌절구   처마밑에 움퍽 패인 그 돌덩어리가 텅- 아프게 가슴 치면 퍼런 이끼 불편한 진실이 애써 비집으며 구멍 뚫린 가슴을 엽니다 고추도, 콩도, 쌀도 아픈 구멍 메우며 억지로 절구가 아닌척 하면 그로부터 절구통은 그저 돌덩어리가 됩니다… 아직도 퍼런 이끼 돌덩어리 그대로 비석된 동네에 비문 없는 비석만 덩그런합니다.
27    차만섭을 아십니까? 댓글:  조회:685  추천:0  2015-09-29
이미 세상을 하직한지도 근 20년 가까이 되고, 그분, 차만섭의 이야기는 동네에 살때부터 너무나 익숙히 들어 왔지만 종래로 그분의 입으로 하는 말은 들어 본적이 없었습니다. 모두 주위에서 말하는것만 주어 들었을 뿐이였습니다. 우리 아버지도 말씀하셨고, 우리 큰아버지, 아버지 친구, 큰아버지 친구 분들의 말을 귓동냥으로 들었을뿐입니다....  스스로 말하지 안아서인지 그분은 영웅칭호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분은 그저 동네 조무래기들을 앉혀 놓고 전쟁터에서 희생된 전우의 이야기만 하셨습니다... 그분은 종래로 자기의 영웅담은 이야기 한적이 없고 단지 친구의 영웅담만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분은 세상뜰때까지 정부에서 조달하는 30여원을 받았습니다. 그분은 종래로 자기가 영웅이라고 말한적이 없었지만 저희딀의 기억속에는 진짜 영웅이였습니다. 몇년도인지는 알수 없습니다..... 제가 태여나기도 전 십여년 전이였으니깐요.. 어느날 동네로 부고 한장이 날아 들었습니다. 차만섭 동지가 항미원조 전투에서 미제침락자와 영용히 싸우던 중 전사하였습니다... 동네에서는 우사마당에서 추도식을 거행하였습니다. 온 동네 모든 사람들이 모두  모이고, 촌정부에서 어느영도가 감명깊은 추도문을 읽고 있습니다.. 이때 제일 뒷줄에 선 누군가의 어깨를  툭툭 치는 이가 있었습니다. -누가 죽었어??? 너무 일찍 세상을 하직한 차만섭의 명이 아까워 눈물을 떨구며 느끼던 그 사람, 뒤를 돌아 보는 순간 자기 눈을 의심했습니다. 차...차만섭???? -차....차만섭?? 이..이게 뭔 일이야??? 귀신을 본듯 놀라던 그사람의 입에서 급기야 다급한 비명같은 소리가 터졌습니다. -차...차만섭이 살아 있다.... 차만섭은 어느한전쟁에서 큰 부상을 입고 혼절해 쓰러져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본 부대는 사라진 뒤였습니다. 그래서 조선 어느 두메산골 시골집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부대를 찾으려 하였으나 찾을 수가 없었고 그래서 별 수없이 고향으로 돌와 왔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장례식날 마을에 들어 섰던것입니다. 물론 장례식은 잔치날로 변햇구요... 근데 자신의 장레식에 두번씩이나 참가하게 될줄이야 누가 알앗겠습니까... 그후 고향에서 상처를 치료한후 완쾌하자 다시 부대를 찾아 조선으로 향했고 또 한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다시  어느한 두메산골 농부네 집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답니다. 치료를 받은후 부대를 찾아 복귀하려 햇지만 부대를 역시 찾기가 쉽지가 않았답니다. 그래서 고향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는데...도착한 날은 어쩌면 지난번 추도식과 똑 같을수가 있을가요... 또한번 자신의 장례식에 참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정부로부터 차만섭이 이번에는 정말 희생되었다고 부고를 받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촌정부 주도로 추도식을 거행하였고, 추도식 도중 차만섭이 돌아 왔던것입니다.... 죽음의 고비를 수없이 넘기고 자신의 장레식에 두번 참석한 차만섭 항미원조 영웅.... 그가 세상뜰때까지 이같은 이야기를 글로 남기려는 사람도 없었고, 그분 역시 전쟁이야기만 나오면 친구들의 이야기뿐이였습니다,,,,스스로의 무용담은 그분의 기억에 없었던것 같습니다.. 세상뜰때까지 정부에서 지원하는 몇십원의 무율금을 타는것이 그분으ㅣ 낙이였던것 같습니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진실이였습니다. 그저 진실이라고 증명하는 아무도 없을 뿐이였습니다.. 그의 이름은 차만섭이였습니다. 이것은 진실입니다...
26    먼곳 댓글:  조회:482  추천:0  2015-09-20
먼   곳  리홍철 돌고 돌아도 끝이 없을 것 같았던  게임의 연속은  누렇게 황이간  역사만 보풀이 일게 만든다    수십개의 올가미에 옥죄인  여린 몸뚱이는  비틀리며 걷고 달려도  결국엔 그냥 올가미 속인걸    뿌리칠 수 없는 거부감에   올가미는 흉한 흉터를 남기고  무마할 수 없는 그 흉터로  이제 쓰고  갈 수십 개의 올가미가  더욱 두려워 진다  
25    계란 댓글:  조회:365  추천:0  2015-09-20
계            란 리홍철 스스로 깨어  병아리가 되었어야 할  계란 하나가  꿈이 익어야 할 자리에  삭신이 익는 비명이 저승길로 멀어진다    영글지 못한 부리라도  0.001두께의 얇은 벽도 허물지 못하면 보이는 세상은  극과 극    스스로를 탓하며  누군가 깨어주기를 바라며 숨죽여 있다  때론 골기도 하고,  때론 씹히기도 하며  그렇게 뭍여야 한다    부리가 있고, 날개가 있어 무엇하랴  찔러도 못보고  퍼덕거려도 못보고  그저 그렇게 꿈은 꿈대로 끝나는가  스스로 깬 계란의  황홀한 병아리가  후라이팬에 익어가는  마사진 계란을 따갑게 바라본다
24    눈감고 웃을수가 있을가 댓글:  조회:375  추천:0  2015-09-18
눈감고 웃을수가 있을가 대략 9개월전부터 눈에 이상이 생겼다. 조금만 바람을 맞아도 눈물이 나오고, 새콤 거리고... 모든것은 나한테 있어서 시간이 약을 대처 하였던지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얼마전부터 아침에 눈을 뜨면 안개가 낀듯이 눈앞이 휘부옇게 형체조차 가늠할수 없게 되었다. 그래도 약방에서 파는 11원짜리 눈약 하나를 사들고 요것만 사용하면 모든것이 끝나겠는데 하고 안심이 양반다리를 틀고 앉아 있는데 급기야 눈에 심한 통증이 일어 나기 시작했고, 그래서 난생처음 스스로 전문적인 안과 병원을 찾았다... 40년동안 무너지지 않았던 태평한 마음이 병원문을 떼고 들어서는 순간 물먹은 토담마냥 여지 없이 무너져 내렸다... -혹시 실명의 위기에 처한건 아닐가? - 혹시 내가 눈을 뜨고 세상을 볼수 있는 시간이 지금 이순간 뿐은 아닐가... 병원문을 떼고 들어서다 말고 나는 계단 옆에 주저 앉았다... 눈앞에 펼쳐진 모든 풍경을  이순간에 기억의 창고에 터지도록 저장하여 이제 앞을 볼수 없을때 소 여물 몰이듯이 조금조금씩 음미하고 싶었던 것 같다... 미여질듯이 부풀은 공공뻐스가 숨가쁜 경적을 뽑으며 지나간다... 할일이 많은  사람들이 투정을 부리며  비좁은 버스에 찡기느라 일그러진 얼굴들이 차창안으로 얼핏얼핏 지나간다... 뒷축이 다슬은 슬레바를 신고 힘겨웁게 오르막길을 오르는 과일장사군의 땀에 번들거리는 얼굴에 언덕을 넘으면 나머지 과일 모두 팔수 있다는 희망의 찬란한 광채가 너무 아름답게 보여온다..... 놀랐다... 그리고 이상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희부옇게 눈앞분별을 못하던 내 안광에 모든것이 이렇듯 선명하게 보여올 줄이야... 마음에 방심의 끈을 늦추며 스스로 병원문을 떼고 들어서는 내 마음이 그렇듯 평온했다... 여지껏 보아오지 못했던것, 그리고 느끼지 못했던것을 오늘 하루 마음껏 느끼고 보아온것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감같은 이상한 것이 가슴을 쾅~ 치며 다가 오고 있었던 것이다... 내 스스로 내 자신에 게 묻는다... - 너 이제 앞을 볼수 없는 소경이 된다면 금방 본 모든것을 어둠속에서 찾아 볼수 있냐? -그것을 보면서 앞을 볼 수 없는 네 자신을 웃음으로 극복 할수 있냐??? 스스로 눈을 감고 벽에 부딛치면 웃음이 나오지만 앞을 볼수 없어 원하지 않게 웅뎅이에 빠졌다면 나는 정녕 웃을수가 있을가... .....          .....             .....               ..... - 老花眼이구먼...그리고 엄청난 염증이 있어.... 머??? 老花眼??? 먼 소리여? 난 금방 40이라구...내 피부와 내 마음과 그리고 흰머리카락도 몇대 없는 내 눈이 老花眼이라니??? -시력이 좋은 사람일수록 눈의 노화가 빨리 옵니다... 염증은 당신이 컴앞에 너무 장시간 앉아 있은 문제 때문인거 같구여... 불평이 쏟아져 나오는 순간이였다.... 감사하자... 내가 실명하지 않는것에 감사하자... 눈이 노화되어도, 그래서 이제 웅뎅이에 빠져도 스스로 웃을수 있는 원초의 내 자신으로 돌아가야겠다... 모든것을 감삼함으로 받아 드릴때, 앞을 못보는 소경으로 되어도 안과전문병원 문앞에서 기억의 주머니가 터지도록 담아 두었던 그 아름다운 그림들을 스스럼 없이 감상할수가 있는것이 아닐가 싶다.... 눈의 통증이 또 시작되고 있다... 두려움을 극복 할수 있는 내 자신의 비장의 무기를 들고 두려움 없는 동상처럼 저 앞의 암흑의 나라에 서슬의 칼끝을 겨눈다... .... .... .... 자기야~ 눈약 넣어야지... 나는 이제 눈을 감아야 한다... ....
23    술래잡이 (연작시) 댓글:  조회:392  추천:2  2015-09-17
술래잡이 1 너는 어드메 숨었니 거어먼 구석에서  조롱의 눈길을 빛내며  너를 찾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도   나는 너를 찾아  구석구석 헤집으며  불붙는 가슴에  저주의 욕설로 채우고  그래도 나는 네가 그리웠다    찾으면 죽이고 싶은 네가  찾으면 그래도 반가운 네가  칼을 갈며 너를 찾을 땐 꽁꽁 숨어라    무딘 칼 녹쓸때  내가 울며는 내손잡아 달래여 주렴  우리는 단지 숨박곡질뿐    인연의 하루는  네가 잡히는 날이다  술래잡이 2  찾고 찾아도 없던것이  그래서 버리고 싶던것들이  조금조금씩 소중함으로 느껴질 때    모든것들은 되러  으슥한 곳에 모여  계속...그리고 계속... 나를-  잡아먹을 궁리만 하고 있단다 나는 술래이기 때문이란다  술래잡이 3 때론  내가 되려 숨어버리고 싶다    술래가 아닌 너들이 되여  나 홀로 아닌  모든 너들이  우물가랑  헛간이랑  나- 술래를 부르며 찾게 하고 싶다  너들이 술래인것 처럼... 술래잡이 4  소중한 모든 것들이  음지의 찬곳에 모여  오구구-   저들만의 천국을 꿈꾸며  하나둘 한줌으로 모아진 심장을  주먹만큼 굳혀가고 있다    굶주린 매의  탐욕스러운 눈길을 피해  그래도 살아 있다는(?) 하나의 소중한 아낌으로  입가를 비집는  킥-킥- 빈 바람소리만  가슴 시리게 서러웁다  술래잡이 5 보이던 모든 것이  광년의 속도로 사라지고  너른 공간의 한 귀퉁이에  외로운 검둥이만 꼬리를 젓는다    혼자 가는 길이 실감이 안 오도록  휙-불고 간 싸늘한 바람은  건방진 누군가의 휘파람 같다    이제 내 것을 만들어야 할 순간이다  갖는 자가 영웅인줄 깨달을 순간이다 게임이 아닌 게임으로  두령워 하는 너들을  게임이 아닌 게임으로  두려워 하는 내가  야성의 눈길로 비굴한 눈 맞춤을 하며  너들이 걸었던 길을  나는 처음부터 다시 간다    저기 어둠의 구석에서  나를 잡아먹을 준비를 하는 너들과  여기 또 다른 어둠속에서  너들을 잡아먹을 내가 서로 칼을 갈고 있다  그러나 잡히는 순간과 잡는 순간  게임의 또 다른 시작인 줄을 누구도 모른다 죽는 날까지 끝이 없는 게임의 연속이다  술래잡이 6 두쪽으로 나뉘인 또 다른 세상에  외면에 녹 쓸던 모든 구석까지  까아만 아이들의  별같이 흰 이만  초롱이 빛나고  그것이 귀여워  허둥대는 거짓의 몸짓이  안타까이 가슴을 저민다  술래는 왕이다  술래는 범이다  그러나 술래는 약한 놈이다  술래잡이 7 잡아먹으려고 불을 켜는 자와  잡히지 않으려고 숨을 죽이는 자와  어둠속 구석에서 빛나는 음흉한 눈동자와  조금도 밝지 않는 넓은 들에서 번지는 광기가  하나도 어색함이 없이  그렇게도 잘 물려 돌아간다    잡히는 자와 잡는 자 하나가 없어도  성립 안되는 게임이라는 너무나 단순한 도리를  그저 하나가 죽어야만 풀어지는 수수께끼다  술래잡이 8    흔적없이 사라진 공간에  뻘쭉하니 혼자이기 싫어  아무곳이나 쑤셔보고 싶다     하나만 잡아도  혼자가 아닌 세상이  상처로 남아도 찌르고싶은 고약한 심보가 술래를 만드는 너들의 탓임을.. 술래잡이 9 나를 무서워하는 이유를 너들이 두렵잖은 이유를  게임이 만들어진 이유를  풀어야 할 이유가없다   잡아도 풀리지 않은 이유가  영원히란 이유가 없는 이유를  없는 이유속에서도 너들을 잡아야 한다면 그것이 이유라면 이유일가 술래잡이 10 찾는 나보다 숨은 너들이  더 숨가쁘겠지   어느 귀퉁이에  옹송그린  참새만큼한 심장이 그것을 찔러버릴만큼 내 비릿한 야욕이  오늘따라 더 서슬프르다   결코 술래가 아닌 사냥군이였던것을…  
22    이슬 댓글:  조회:345  추천:0  2015-09-17
이   슬 얄포름한 풀의 입술가에  새날이 남긴  마알간 키스    아끼고픈 마음으로  곧은대로 서있으며  영원히 그 자욱  남기려는 맘    봄바람의 향기론 유혹에  휘청 몸을 떤다    똘랑... 고웁던 키스는  눈물되어 떨어진다  심어도 돋지 않은  눈물의 사연...
21    이계절에 추락하는 나뭇잎에 댓글:  조회:364  추천:0  2015-09-11
이계절 추락하는 나뭇잎에   마른나뭇 가지에서 떨어지는 나뭇잎이 축복으로 내리는 나비인줄로 착각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훗날을 기약하는 계절의 마지막 유언인줄은 알지도 못한채 그저 즐거워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색갈이 이뻐 즐거워만 했던 때가 그것이 죽음을 불태우는 또 하나의 삶을 잉태하는 고통인줄은 정말 알지 못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죽어야만 부활할수 있는 한알의 씨앗처럼 추락해야만 열리는 또 하나의 세상이 꼭… 이뻐야 할텐데…   이세상 아름답게 죽어가는 모든것에 백날도 안되는 여튼 나이테에 손톱으로 더깊이 파고 팝니다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영광의 기억들을….
20    주먹 댓글:  조회:328  추천:0  2015-09-11
주먹   웅크려진 다섯개의 손가락이 욕망과 욕심과 불신과 그리고 분노와 질투로 하나의 굳은 돌이 되었다   하나에서 다섯까지 펼쳐봐야 아무것도 없는 텅빈것을 그 한복판에 얼레설레 그물같은 손굼만 어제와 오늘과 미래를 지도처럼 그렸다   순리로 살아야 할것들을 꽉 움켜쥐어 굳어버린 순한것들이 돌이 되었다.   이제- 하나에서 다섯까지만 펴버리자 하나에서 다섯까지만 부리워 보자 버거운 모든것중 다섯개만 버려보자   굳어진 모든것을 풀고 여유를 품은 고운 손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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