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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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정원의 찔레꽃 댓글:  조회:767  추천:21  2009-07-03
아빠트정원에 찔레꽃이 피였다. 시민들에게 아름답고 여유로운 주택환경을 마련해주려고 환경보호국 원림처에서 품을 들여 옮긴 백여그루의 찔레나무가 호함진 꽃망울을 터친것이다. 진붉은 꽃송이마다 새벽이슬 머금고  부활의 미소를 날리는것을 보노라면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흘러간 옛 노래의 가사가 꼼지락거린다.“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 언덕우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그와 함께 떠오르는것은 지나간 4월의 처참한 정경이다. 어느날 밤 갑자기 몰아친 강풍폭설때문에 금방 봄물이 오르기 시작한 꽃나무가 볼모양없이 쓰러지고말았다. 그때 나는 저 연약한 꽃나무가 저렇게 죽는구나 하였다. 그런데 해가 나고 눈이 녹은 다음 다시보니 쓰러진 꽃나무가 땅을 짚고 일어서고있었다. 주어진 생명과 그 생명의 꽃을 피우기 위해 안깐힘을 다하는 들장미의 의지는 그렇듯 강인한것이였다. 그렇게 넘어진 자리에서 스스로 일어나 잎을 가꾸고 꽃망울을 빚어 마침내 삼복의 무더운 가슴에 향긋한 미소를 안겨주고있으니 어찌 절로 피고지는 들꽃이라 하여 무심히 볼수 있겠는가? 험악한 환경에 굴함이 없이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 할줄 아는 모습은 아무때건 정녕 눈물겹도록 아름다운것이다.나는 지금 아빠트정원에 활짝 핀 찔레꽃향기를 맡으려고 창문을 연다. 찔레꽃향기를 맡으면서 살수 있는 이 여름에 감사하면서 내 마음의 창문도 활짝 열어놓는다.
37    들국화의 미소 댓글:  조회:688  추천:19  2009-07-03
추수가 막 끝난 전야의 질서는 축제가 끝난 마당처럼 어딘가 어수선하지만 저기 들녘에는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오롯이 피여나는 이 가을의 마지막 꽃---들국화가 있다.싱싱하고 예쁜것들이, 향기롭고 알찬것들이 서둘러 떠나간 길섶에서 가없이 높푸른 하늘의 숨결을 하얀 꽃수건에 담아들고 살며시 펼쳐보이는 들국화의 미소는 소슬바람에도 주눅들지 않는 오돌참으로 화안하다.그 누구의 살틀한 보살핌도 없이 서리발 날리는 겨울의 문앞에서 최선을 다해  터뜨린 순백의 꽃망울, 그것은 마치 이 땅에 내려온 저 하늘의 별꽃같기도 하다. 봄부터 가을까지 힘겹게 뽑아올린 눈물겨운 아홉마디, 그리하여 일명 구절초라 부르는 들국화. 들국화는 말 그대로 요란한 화장과 화려한 차림을 모르는 너무나 검소하고 순박한 꽃이다. 그래서 그 미소가 더구나 청순하고 결백한게 아닐가싶다.들국화의 미소는 시골의 미소이다.들국화의 미소는 추야(秋野)의 미소이다.계절의 막끝에 홀로 피였어도 공허와 고독의 서글픈 마음 한점 없이 천성의 향기를 말없이 날리며 미소하는 들국화앞에서 나는 오늘도 시골에서 들국화처럼 살고있는 누이동생의 얼굴을 그려본다.◎ 가을바람노을빛 산발과 황금의 전야를 거느리고 신나게 달려온 가을은 현란한 색조와 더불어 특이한 내음으로 하여 더구나 개방적이다.한여름의 열기를 말끔히 가셔주는 시원한 가을바람속에는 만산이 불타는 단풍내음과 산에 들에 주렁진 오곡백과의 싱그러움이 출렁이고있다. 가을남자와 가을녀자의 가슴을 한껏 부풀게 하는 건들바람! 이런 건들바람이야말로 가을만이 지닐수 있는 대범하고 호방한 매력이 아닌가싶다.수확의 무게를 가늠하는 풍차를 돌려 알맹이와 쭉정이를 가려내기에 분망한 가을바람앞에서 자연은 허영과 사치를 꾀하던 온갖 허울을 벗어던지지 않을수 없다. 말하자면 쭉정이를 날려보내고 알맹이를 남기는 작업을 착실하게 하는것이다.이러한 가을바람앞에서 인간도 자신의 허울에 대하여 한번쯤 곰곰히 생각해봄이 좋지 않을가? 육신에 붙어있는, 속세에 찌든 도덕과 품성의 쭉정이와 껍데기를 이 가을 저 바람에 아까울것 없이 날려보낸다면 나 또한 나름대로의 성숙된 자아를 보게 될것이다.가을바람은 성숙을 다그치고 허와 실을 갈무리하는 바람이다.나는 이 가을 저 바람앞에서 내 삶의 진실을 깨우칠수 있기를 원한다. 그것은 령혼을 정화한 거뜬하고 건강한 심신으로 이제 다가올 한겨울 눈보라를 헤치면서 또 하나의 눈부신 생명부활의 푸른 계절을 만나기 위함이다.2008.9    (연변일보 2008-10-23 19:08:42)
36    새해앞에서 댓글:  조회:710  추천:17  2009-07-03
새해의 눈부신 해돋이를 바라보며 생각이 깊어지는것은 이마의 주름과 함께 한살 더 늘어나는 부질없는 나이때문만이 아니다. 새해란 살아있는 사람에게 하사한 하늘의 선물이요, 은총이기때문이다. 새해라는것이 있어 인간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또 한번의 기회를 만나게 된다.어김없이 365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높은 고개… 이것이 새해이다. 비바람,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심장이 약동하는 생명은 이 계단을 오르지 않으면 안된다. 손으로 만질수도 없고 눈으로 볼수도 없는 이 미지의 층계는 결코 평탄할수가 없다. 가시밭도 있을것이고 비물이 고인 웅뎅이도 있을것이며 천둥과 번개도 만날것이다. 희비애락으로 반죽된 길우에서 누가 주먹으로 땅을 치며 삶의 고달픔을 하소연해도 눈물을 믿지 않는 세월은 동정의 손길을 내밀지 않을것이다. 한즉 새해의 해돋이앞에서 둥둥 뜨는 기분은 차분히 가라앉히고 마음의 탕개와 새 출발의 신들메를 바싹 조이는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포부가 있어야 하고 용기가 있어야 하며 신념이 있어야 하고 실천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선인들이 가르치기를,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지만 꿈이란 분투하는자를 외면하지 않는다고 하였다.365개의 층계를 오르면서 365개의 꿈으로 365송이 꽃을 피우고 365수의 노래를 부를수 있는 사람은 저 눈부신 새해의 해돋이앞에 부끄럽지 않으리라.
35    교정의 종소리 댓글:  조회:809  추천:24  2009-07-03
새학기의 종소리가 울린다. 3 월의 하늘에 메아리치는 교정의 종소리다.해동의 강산에 울려퍼지는 봄날의 웨침이다.저 종소리가 울리는 곳에 가르침에 게으름없는 선생님들의 자애로운 미소가 있고 저 종소리 울리는 곳에 배움에 지칠줄 모르는 학도들의 반짝이는 눈동자가 있다.눈보라 사나운 간도의 황량한 광야에 생존의 괭이를 박아 삶의 터전을 닦은 우리네 선조들의 간절한 소망이 바로 이 땅에 울려가는, 우리 말과 글을 꽃피우는 저 종소리가 아니였던가. 그리하여 자손들의 앞날이 밝게 열리기를 바라는 한 민족의 눈물 젖은 념원은 칼산도 불바다도 두려워하지 않는 비장한 력사를 수놓이하였다. 어제는 망국노의 설음속에서 얼과 넋을 지켜낸 종소리!오늘은 주인된 땅에서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는 종소리!“꿈많은 시절을 축복하는가/ 배움의 새날을 불러오는가 / 가슴을 울려주는 교정의 종소리 / 언제나 들을수록 정다웁구나 / 아, 교정의 종소리 / 희망찬 래일을 부르는 메아리” (유영호의 가사 “교정의 종소리” 1절)그렇다. 오늘도 새로운 세대를 지식의 봉우리로 이끄는 교정의 종소리는 나라와 민족의 희망찬 래일을 약속하는, 천년 들어도 싫지 않을 한수의 아름다운 노래이다.(연변일보 2009-3-5 19:21:46)
34    솔솔 봄바람 댓글:  조회:791  추천:22  2009-07-03
여우가 눈물을 흘린 꽃샘언덕을 넘어 비단결 같은 실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정녕 그것은 이 땅에 흐르는 새봄의 살가운 온기와 숨결이다. 소슬함이 없고 기승부림도 없이 귀방울을 살랑살랑 간지럽히는 산들바람!그것은 어제의 바람이 아니다. 이 봄에 내리는 비가 지난 봄의 그 비가 아닌것처럼 오늘 부는 바람도 어제 불던 그 바람이 아니란 말이다.저처럼 부드러운 바람이 아니라면 세상에 어찌 꽃이 피고 새가 우는 조화로움이 있을것인가? 이런 봄바람 한줌을 사랑의 손수건에 고이 싸서 겨울의 기인 턴넬을 지나온 가슴에 품는다면 그 가슴의 깊은 골짜기에도 종달새의 노래가 울려가리라.따스한 해살의 애무와 더불어 솔솔 봄바람이야말로 대자연의 조화천사이다. 솔솔 봄바람이 부는 곳에 물감처럼 번지는 불가항력의 연두빛희망이 있다. 파릇파릇 움트는 생명과 약동하는 젊음의 신비는 사람의 가슴을 울렁거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한즉 아무리 메마른 정에 말썽많은 인간동네라 해도 살아있는 가슴가슴에 저마다 저같이 부드럽고 훈훈한 봄바람 한자락씩 간직한다면 갈등과 불화의 빙하는 녹아내릴것이고 친선과 화애의 물결이 출렁일것이다. 조화로운 삶을 위하여 우리 모두 한오리 봄바람이 되였으면 좋겠다.
33    커피의 맛과 향 댓글:  조회:784  추천:17  2009-06-17
시골내기인 내가 커피라는 사치스러운 음료를 만난것은 문학친구들과 함께 다방출입을 하면서부터였다. 그렇게 점차 커피맛에 빠진것이 지금은 하루에 최소한 세번은 마셔야 하는 습관에 이르렀다. 모름지기 커피의 쓴맛, 신맛, 단맛, 떫은맛과 휘발성유기산이 풍기는 특이한 향에 심취된것이다.나는 남의 손이 아닌 내 손으로 직접 풀어먹는 인스턴트커피를 좋아한다. 인스턴트커피의 황금비률이 커피와 크림, 설탕의 비례를 1:1:1로 하는것이라 하니 다방용숟가락으로 각각 하나씩 놓고 즉석에서 끓는 물에 타서 마시면 되는거다.내가 커피를 즐겨 마시는것은 차문화에 령통한 박식가들처럼 다도(茶道)를 깨우치기 위함이 아니라 백팔번뇌라고 하는 세상근심에서 잠간이나마 해탈되여 차분한 마음으로 명상의 고요속에 잠겨보기 위함이다. 커피 한잔 손에 들고 창가에 서서 그 맛과 향에 잠기는 순간 나는 잡념을 털어버린 홀가분한 마음으로 창밖의 정원수와 그 너머로 높이 들린 하늘과 그 하늘에서 자유로이 날아예는 새들을 바라본다.이따금 컴퓨터앞에서 잔잔히 흐르는 음악이나 영상시를 들으면서 음미하는 커피의 맛과 향은 음악처럼 부드럽고 시처럼 감미롭다. 커피 한잔 마시는 시간이 길수는 없지만 나는 이 짧은 시간으로 나의 평범한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을 만들어본다.커피잔에서 몰몰 피여오르는 더운 김은 마치 향기로운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항상 나를 즐겁게 하고있다. (연변일보 2009-5-21 17:20:04)
32    할미꽃 댓글:  조회:749  추천:19  2009-06-17
청명날 산소에 가면 약속이나 한듯이 어김없이 만나는 꽃이 있다. 산기슭 양지바른 언덕 묵정검불사이로 호젓하게 피여난 꽃, 마냥 짙은 진홍색수줍음을 머금고 고개를 숙인 할미꽃이다.열매에 덮인 흰 털도 할머니의 은발머리를 닮았고 휘여든 허리도 할머니허리를 닮았다. 그래서인지 할미꽃을 보면 따스한 봄볕아래의 애잔한 그리움으로 할머니생각에 잠긴다. 한생을 초야에 묻혀 머리숙여 조용히 살다가신 할머니의 말씀이 들려온다.\"사람이 조밭의 가라지처럼, 물 건너가는 개대가리처럼 머리를 잔뜩  쳐들고 다니면 남들이 웃는다. 곡식은 영글수록 고개를 숙이네라.\"이것은 철부지 나에게 겸손의 미덕을 배워주신 시골할머니의 비유로서 후날 나더러 오만무례, 경거망동, 안하무인과 같은 나쁜 습관에 물젖지 않도록 하신 가르침이였다. 할머니는 이렇게 나의 어린 가슴에 머리를 숙이고 살줄 아는 삶의 도리를 심어주시였다.머리를 숙이는것을 꼭 부끄러움이거나 잘못을 저지른것으로만 해석할 일이 아니다. 할미꽃의 경우는 더구나 그러하다. 그것은 백발을 날려도 변함없이 지켜가는 겸손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일명 백두옹이라 하고 또 다른 이름으로 로고초라 하는 할머니꽃은 올해에도 새봄이 깃든 산기슭에서 자기를 낳아준 땅의 가슴에 머리를 깊이 숙여 끝없이 감사하는 모습으로 피여났다.     
31    잔디라는 이름 댓글:  조회:842  추천:17  2009-02-27
잔디라는 이름 (외4수) 보아라 가냘프도록 여리고 작은 이 몸을 살아오면서 남의 것은 검불 한오리 다치지 않았다밟히는 순간 많이 아팠지만그때문에 남을 밟아보려고생각해본적은 더구나 없다 그런대로 벗은자의 옷이 되고뛰여노는 융단이 되고엉덩이에 깔리는 방석이 되고간밤에도맑은 이슬 몇방울로때묻은 몸 씻었을뿐 정말이다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몸잔디라는 작은 이름 하나 가졌을뿐이다  오월이네는 아니 오고 오월이네는 아니 오고단오만 홀로 왔다단오는 약속대로 찾아왔건만오월이네는 한사코 오지 않았다오월이네가 없는 그네터에는오월이네를 그리워하는 산새들이그네줄이 없는 나무가지에 앉아알아듣지 못할 노래를 부르고오월이네가 없어 풀이 죽은앞내가 씨름장에는할 일 없는 모래알들이빛을 잃은 침묵으로 드러누워샅바의 추억을 더듬을뿐,아픈 다리를 굽히고농가집 퇴마루에 걸터앉아토초 한대 굵직히 말아문 단오는처마밑에 걸린 쑥타래를 보면서수리떡생각이 난다고 하였다. 봄날의 혁명 아폴로*의 장검이 가리키는금빛 찬란한 길로달려오는 저 산과 들을 보아라 푸른 갑옷 입은수천수만의 병정들이푸른 기발 추켜들고푸른 노래를 부르며푸른 피를 뿌리는걸 보아라 혁명이다흐릿한 눈동자와움추린 모가지와앙상한 가슴과가난한 마음에푸른 집을 짓고부활의 불을 지피는이것이야말로 혁명이다죽어가는 세포와썩고있는 령혼과말라버린 감각과눈물고인 상처에신록의 피 굽이치도록총돌격전을 벌리는이것이야말로우리가 원하는 진짜혁명이다 록색정권을 수립하고록색정치를 펼치는 혁명천자만홍의 아름다움과오곡백과의 향기를 약속하는저 지고무상의 혁명으로 하여우리는 죽음을 헤치고다시 살아나는 세상을 본다 혁명이다봄날의 혁명!신록의 혁명! 아폴로의 장검이 가리키는금빛 찬란한 길로달려오는 푸른 산과 푸른 들이것이야말로불가항력의 혁명이요목이 터지도록눈물이 나도록<<만세>>를 불러야 할진짜로 멋진 대자연의 혁명이다!   그곳에는세상과 많이 떨어져 살면궁핍으로 초라하기 마련인것을스스로 감내하는 세월이 오고그곳에는뿌리를 떠날수 없는나이만큼이나 허리굽은 나무와 기억만큼이나 작디작은 풀꽃들이서로를 보듬어 살고있다 옹이가 검버섯처럼 가득 돋은한 백년 묵은 땅나무는매일같이 동구밖으로 나와하루에 한번씩 오고가는푸른색 버스를 바라보고순박과 인고로노래에나 가끔 오르내리는평생 키낮은 풀꽃들이한적한 길섶에 모여앉아구름이 된 자식들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그곳에는뿌리를 떠날수 없는 고생만큼이나 허리굽은 나무와 이름만큼이나 작디작은 풀꽃들이된장에 풋고추 찍어먹는우리 말로 된 마을 하나를빈약한 가슴으로 지키고있다
30    하늘은 몰라도 댓글:  조회:839  추천:13  2009-02-24
눌러쓴 밀짚모자채갑수건 꽁무니에 차고밭머리에 허리굽히는 뜻을하늘은 몰라도 호미는 안다 풀내음 오곡내음 가려내며흙을 끌어당기고흙을 긁어모으고흙을 먹으면서 살아온 시골 보습날로 갈아번진 세월이밭고랑같은 주름살로 되였음을하늘은 몰라도 호미는 안다 한몸이 다 다슬어빠지고손가락마디만 잔뜩 굵어진초야에 묻혀사는 농군들이다름아닌 이땅의 호미였음을하늘은 몰라도 호미는 안다
29    김동진 프로필 댓글:  조회:717  추천:20  2009-02-24
김동진 간력: 1944년 중국 흑룡강성 녕안시 동경성진 출생. 1983년 연변대학통신학부조문전업(본과) 졸업. 시인,부연구관원. 길림성 훈춘시문체국창작실 창작원. 2004년 정년퇴직. 중국민족예술가협회 회원.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 회원. 중국 연변작가협회 회원. 중국 훈춘작가협회 고문.   주요저작: 시집 (공저, 1984년) 시집 (1990년) 시집 (1999년) 시조선집 (1999년) 시집 (2001년) 시집 (2002년) 시조선집 (2006년) 아동문학선집 (2006년) 실화집 (2006년) 수필집 (2006년) 가사집 (2006년) 시선집(1) (2006년) 시선집(2) (2006년) 문집(1) (2006년) 시집  (2007년)  
28    개혁시대 댓글:  조회:860  추천:22  2009-02-21
  궁색한 살림에도 꽃피는 봄은 있어초가집 한마당 날아드는 노랑나비람루를 벗겨버리는 바람이 따스하다심줄이 질기여 버텨온 풍진세상혀끝에서 맴돌던 치부라는 두글자탈피한 노래를 싣고 푸른 강은 흘러라비뚤어진 년대를 바로 세운 바지랑대구중천에 울려가는 개혁의 종소리목마른 가슴가슴을 적시는 단비여라2009/02/20 흑룡강신문
27    깨여라, 의식이여 댓글:  조회:800  추천:16  2009-02-21
새날은 금빛손으로 커튼을 열고잠내음 푹 배인 이불을 개여준다깨여라 가슴 밑바닥에 숨어있는 의식이여줄풀처럼 흔들리는 멍청한 자아를지나간 시간속에 깊숙히 묻어놓고탈피한 나를 찾으러떠나야 하겠다강앞에 서면 강에 부끄럽고산앞에 서면 산에 부끄러워살아서 떳떳한 존재가부러운 이 아침에…2009/02/20 흑룡강신문
26    달빛서정 댓글:  조회:847  추천:19  2009-02-20
정월 대보름의 밤하늘에 걸린 두리상 같은 둥근달이 미소가 넘치는 환한 얼굴로 이즈러졌다가 둥글어진 기인 사연을 이야기합니다. 우리 겨레의 하얀 넋이 살아있는 장백의 산하를 천년의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유정한 달빛! 유난히 밝고 부드러운 저 달빛의 애무를 받을수 있다는것 또한 행복인줄 알겠습니다. 어쩌면 계수나무아래에서 절구방아를 찧는 옥토끼네 부부의 변함없는 사랑노래도 저 달빛을 타고 내려올것 같습니다.저 달이 분명 천년전의 그 달이라면 달집을 지어놓고 한밤을 즐기던 신라의 천년고도---경주의 보름놀이를 보았을것이고 손에 손잡고 원을 지어 빙빙 돌면서 강강술래를 부르던 해안처녀들의 자주댕기와 하얀 치마저고리, 외씨보선도 기억하고있겠지요. 아마도 잊지 못할 그런 추억이 있어 해마다 이렇게 그 후손들이 살고있는 마을을 찾아와서 둥근 이야기를 들려주는가봅니다.달빛이 유난히 고운 정월 대보름날 밤에 이처럼 환상에 가까운 달빛서정에 함뿍 젖는것은 둥근달이 뿌리는 조화로운 빛이 우리의 소망처럼 아름답기때문이지요.  아무튼 이 밤의 저 달과 저 달빛을 저저마다 가슴의 하늘에 걸어둔다면 아무리 칠흑같이 어두운 밤길이라 해도 허우적거림이 없이 달처럼 둥그러질 그날을 향해 끝까지 걸어갈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25    귀밝이술 댓글:  조회:773  추천:16  2009-02-20
우리네 세시풍속에서 오곡밥과 함께 곁들이는 귀밝이술(耳明酒)은 정월 보름날의 지정음식이나 다를바 없다. 보름날 아침에 데우지 않은 술 한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년내에 즐거운 소식만 듣는다 하여 술에 약한 사람과 아이들까지도 마시게 하는걸 보면 전통의 뿌리는 인간의 순진하고 아름다운 소망으로 이루어졌음을 알겠다.그런데 문제는 귀가 먹먹하도록 소음이 많은 세월에 귀밝이술을 마시고 그 많은 잡음을 다 듣는다는것은 오히려 고통이라는거다. 그리고 귀밝이술을 마시여 밝아진 귀로 좋은 소리만 듣는다는것은 아무래도 불가능이다. 황차 들어야 할 소리와 듣지 말아야 할 소리가 마구 뒤엉킨 세상임에랴. 그러니 귀밝이술의 참뜻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지 않을가?귀밝이술을 마시고 밝아진 귀로 귀담아들어야 할것이 따로 있으니 그중에서도 중요한것은 가진것이 없거나 적은 이웃의 목소리가 아닌가싶다. 자식을 버리고 떠나간 사람들은 소년소녀가장들의 눈물젖은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하고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은 장애인들의 고충을 귀담아들어야 하며 부자들은 빈곤층의 한숨어린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하고 각급 공직자들은 정부를 믿고 사는 어진 백성들의 소망을 귀담아들어야 할것이다. 적어도 정월 보름날의 술은 이런 내용을 담아 마시면 좋겠다는 말이다.밝은 눈에 밝은 귀 그리고 열린 가슴으로 세상을 살자는것, 이것이야말로 귀밝이술이 가지는 가장 현실적인 <<제화초복>>(除禍招福)의 참뜻이 아닐가 한다.
24    [단상] 신발세례 (김동진) 댓글:  조회:921  추천:26  2009-01-08
신발세례김동진무자년이 막잎에 오른 지난 12월 14일은 미국대통령 조지 부시가 바그다드에서 특수한 대접—신발세례를 받은 영광스럽지 못한 날이다.신발이란 워낙 여기저기를 밟고다니는데다 발구린내가 배여 더럽기 마련인데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일국의 대통령이 이런 세례를 받았으니 망신치고는 특급망신이 아닐수 없다. 민간에서 외간남자와 사통한 녀인의 목에 신발을 걸고 조리돌림을 시키던 일만 봐도 신발세례는 수치를 의미함이 아니던가?신발사건의 주인공은 무탄다르 알자이디라고 하는 이라크 “알바그다디야”TV기자로서 그는 “전쟁으로 고아와 과부가 된 이들이 주는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신발 두짝을 벗어 회견중인 부시에게 던지였다. 이렇게 그는 신발로 전쟁도발자에 대한 지대한 분개와 모욕을 표시한것이다.알자이디는 당장에서 끌려나가 감금되였지만 이라크에서는 그의 신발이 반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부호는 부시에게 던진 그 신발 한짝을 1000만딸라에 사겠다고까지 했으니 아랍권내의 반미정서가 어느 정도인가를 알수 있겠다. 유감스럽게도 그 신발은 폭발물설치여부를 확인하는 당국의 엄밀한 조사에 의해 이미 완전 페기되였다고 한다.악명높은 부시로 말하면 천만다행이라 하겠다. 하지만 전쟁을 일으켜 타국인민을 도탄속에 빠뜨린 부시에게 어느날 신발세례가 아닌 작탄세례가 떨어질지 누가 알랴.연변일보 2009.1.8
23    [단상] 새해앞에서 (김동진) 댓글:  조회:838  추천:28  2009-01-08
새해앞에서김동진새해의 눈부신 해돋이를 바라보며 생각이 깊어지는것은 이마의 주름과 함께 한살 더 늘어나는 부질없는 나이때문만이 아니다. 새해란 살아있는 사람에게 하사한 하늘의 선물이요, 은총이기때문이다. 새해라는것이 있어 인간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또 한번의 기회를 만나게 된다.어김없이 365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높은 고개… 이것이 새해이다. 비바람,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심장이 약동하는 생명은 이 계단을 오르지 않으면 안된다. 손으로 만질수도 없고 눈으로 볼수도 없는 이 미지의 층계는 결코 평탄할수가 없다. 가시밭도 있을것이고 비물이 고인 웅뎅이도 있을것이며 천둥과 번개도 만날것이다. 희비애락으로 반죽된 길우에서 누가 주먹으로 땅을 치며 삶의 고달픔을 하소연해도 눈물을 믿지 않는 세월은 동정의 손길을 내밀지 않을것이다. 한즉 새해의 해돋이앞에서 둥둥 뜨는 기분은 차분히 가라앉히고 마음의 탕개와 새 출발의 신들메를 바싹 조이는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포부가 있어야 하고 용기가 있어야 하며 신념이 있어야 하고 실천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선인들이 가르치기를,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지만 꿈이란 분투하는자를 외면하지 않는다고 하였다.365개의 층계를 오르면서 365개의 꿈으로 365송이 꽃을 피우고 365수의 노래를 부를수 있는 사람은 저 눈부신 새해의 해돋이앞에 부끄럽지 않으리라.연변일보 2009.1.8
22    [수필]외로운 미나의 소망(김동진) 댓글:  조회:1010  추천:64  2008-09-04
외로운 미나의 소망김동진그 애의 이름은 미나, 정확히 말하면 xx소학교 4학년에 다니는 한미나이다. 내가 미나를 알게 된것은 지난 겨울방학때였다. 미나의 할머니가 과외작문지도교원을 물색하던중에 나를 찾아와 억지로 맡겨버린것이다.  미나는 깜찍하게 생긴데다 총명하였고 또 글짓기에 꽤나 흥취가 있어보였다. 그 애는 내가 제목을 주고 요구를 제기할 때면 두눈을 깜빡거리며 귀담아들었다. 그렇게 쓴 작문 “저금통”이 《중국조선족소년보》에 실렸다. 신문을 받은 날 미나는 곧추 우리 집으로 달려와 “선생님, 저의 글이 소년보에 실렸습니다.”라고 하면서 퐁퐁 뛰는것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미나의 새로 쓴 작문 “나의 동생”을 보고 흠칫 놀랐다. 진실한 이야기를 재치있게 써낸것이다. “나에게는 귀여운 동생이 하나 있다. 그 애는 머루알처럼 까만 눈에 양머리다. 코는 오똑하고 입은 앵두같다. 그리고 키는 거의 나만큼 크다.  나의 동생의 이름은 한미영이다. 그것은 나의 이름을 본따서 내가 지어준것이다.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공부를 한 다음 동생 미영이를 안고 논다. 엄마가 한국에서 사보낸 꽃리봉도 매주고 나의 옷중에서 색갈이 제일 고운 치마저고리를 입혀주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논다. 미영이는 우리 집에서 둘도 없는 나의 친구이다. 그래서 나는 밤에 잘 때도 미영이를 꼭 끌어안고 잔다. 그런데 나의 동생 미영이는 말할줄 모른다. 그것은  미영이가 정말동생이 아니라 지난 설에 장춘에 있는 이모가 선물로 사다준 인형아기이기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노래도 같이 부르고 춤도 같이 추는 정말동생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고 생각한다. 그런 동생이 있는 애들이 정말 부럽다. 나에게 만약 그런 동생이 있다면 나는 내가 먹지 못해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사탕과 과자를 사줄것이다. 나에게는 언제 그런 동생이 있을것인가?” 알고보니 미나도 아빠엄마가 리혼한후 엄마가 한국에 돈벌러 가고 할머니 손에서 자라는 외로우면서도 천진한 소녀였다.  민심을 천심이라고 하고 천심중에도 제일 깨끗한것을 동심이라고 한다. 아이들의 눈은 속이지 못한다. 보면 본대로 들으면 들은대로 느끼면 느낀대로 거짓을 모르는것이 아이들이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미나의 고독과 소망이 동시대의 처지가 같은또래들의 동질적인 고독과 소망임을 절감하였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조선족생활권내에 계획생육과 함께 “핵가족”이라는 젊은 세대들의 신식가정구조가 주입되면서 한집에 아빠와 엄마 그리고 아이 하나 이렇게 셋이서 사는것이 가장 리상적이라는 관념이 수립되였다. 그리하여 외동아들, 외동딸을 둔 집들이 부쩍 늘어났다. 그런데 이런 외자식들이 “황제”와 “공주”로 어느 정도 호황을 누리기도 하겠지만 그것마저 신통치 않게 리혼이요 출국이요 하는 바람에 눈 깜짝할 사이에 많은 아이들이 “미운 새끼오리”가 아니면 “외톨병아리”로 되고마는것이 요즘 현실풍경이다. 우리의 미나 역시 그런 상처를 입고 공부하는 결손가정의 딸이였다. 할머니의 품에서 외롭게 자라는 미나는 이모가 사준 인형을 동생이라고 한다. 동생이 있는 아이들이 부러운 나머지 인형아기에게 미영이라는 이름을 달아주고 애지중지한다는 이야기를 어찌 단순하게 철부지의 작문으로만 볼수 있을것인가? 지금의 젊은 부모들은 경제시대의 사유에 눈이 떠서 너무나 타산이 밝고 또 너무나 리기적이다. 그들은 정책이 허용함에도 “동생을 사주려 하지 않는다.” 자식 하나 더 낳으면 그만큼 더 고생한다는것이 그들의 절대적인 론리이다. 그들은 성인이지만 아이들의 고독과 소망을 리해할수 있는 지성을 상실하고있다. 우리의 아이들은 아빠엄마가 있고 형제자매가 있는 그런 가족환경을 원하고있다. 딱히 인구감소와 페교현상을 둘러싼 민족공동체의 미래에 관한 우환의식이 아니더라도 미나의 요구는 현실적으로 너무나 정당하고 절박한것이다. 사실은 이렇듯 불보듯한데도 우리의 젊은 부모들 대부분이 그냥 저들의 좋은 생각만 하고있으니 이 어찌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는가?! <<연변문학>> 2008년 8월호
21    [시]홀씨 민들레 (김동진) 댓글:  조회:969  추천:73  2008-06-19
홀씨 민들레김동진 혈맥을  이어받아 씨앗으로 남은 몸이 락하산에  실리여 떠나가는 천리길 가다가 내리는 곳에 집 한채 지으리라 자존과  자강으로 살아가는 한길에 살아도  민들레요 죽어도 민들레다 족보에  새겨진 이름  잊을수가 있으랴 <<연변문학>> 2008년 3월호
20    [시]엄마의 향기 (김동진) 댓글:  조회:1155  추천:65  2008-06-19
엄마의 향기 김동진콩으로 메주 쑤고 메주가 장이 될 때 질식보다 깊은 잠 항아리에 고이면 알뜰한 주부의 손맛 살아나는 장독대 아픈 세월 삭아내린 엄마의 내음처럼 묵으면 묵을수록 우러나는 향기로움 천년의 달빛 더불어 청산에 스미여라 <<연변문학>> 2008년 3월호
19    [시]3월 비 (김동진) 댓글:  조회:915  추천:65  2008-06-19
3월 비김동진 산야의 거친 가슴 보듬는 저 손길 심성이 고와서  행실도 고울시고 살폿이 그리고 차분히 속삭이는 새 희망 하늘도 뜻이 있어  사랑을 뿌리는가 속살을 파고드는 짜릿한 느낌이여 3월 비 스미는 곳에 잔디꿈이 파랗다 <<연변문학>> 200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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