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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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론문]중국조선족시조문학연구 (김경훈) 댓글:  조회:982  추천:98  2008-08-07
중국조선족시조문학연구김경훈1. 들어가는 말 시조는 고려시대에 발생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오래동안 그 맥을 면면히 이어오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형시이다. 비록 시조가 스스로 갖고있는 일정한 틀이라는 한계를 보이고있지만 우리의 체험과 정감을 시적으로 담아내기에는 무리가 없는 쟝르이다. 시조의 발전상황을 돌이켜볼 때 그러한 정형은 오히려 기타 시쟝르와 비교되는 특징적인 형식미가 되며 다양한 실험을 통해 오늘날 지속적으로 창작되고있는 시조문학은 현실의 복잡한 상황까지 적절히 표현해줄수 있는 우리 민족만의 고유한 시가형식이 되고있다.  중국조선족의 경우, 시조는 한때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현실을 제때에 반영할수 없는 낡은것으로 인정되여 소외된 쟝르였고 특히 “문화대혁명”이라는 폭풍속에서 여지없이 매몰되였던 안타까운 과거지사도 안고있다. 하지만 지금 시조문학은 연변시조시사를 주축으로 꾸준한 창작을 거쳐 적지 않은 시인들이 관심하고 애용하는 중요한 시형식의 하나로 자리잡고있다. 중국의 조선족시조시인들의 창작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져왔으나 특히 1993년 10월에 “연변시조시사”가 성립되고1) 1994년에 100여년의 이민사에서 처음으로 되는 시조선집인 《중국조선족시조선집》(민족출판사)이 출판되면서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게 된다. 몇몇 시조인들의 공동작품집은 물론 그동안 개인시조집도 많이 나온걸로 알고있으나2) 본 론문은 시간상의 리유로 그중 《중국조선족시조선집》(민족출판사, 1994. 5. 이하 시조선집으로 략칭함), 《에밀레종소리》(리상각시조집, 국학자료원, 2000. 7. 이하 종소리로 략칭함), 《다시 만나도 그리운 사람》(연변시조사 편, 료녕민족출판사, 2002. 5. 이하 사람으로 략칭함), 《시조마을》(연변시조시사 편, 도서출판 모리슨, 2004. 10.), 《유혹》(리상각시조집, 문학사계사, 2005. 10.) 등 새세기에 출판된 작품을 중심으로 한 텍스트만을 연구대상으로 한정한다.  2. 주제의식 조선족의 시조작품을 주제의식으로 고찰할 경우 대체로 교훈적인 내용과 현실비판의식, 자연친화와 사랑 등의 내용 으로 나눌수가 있다.  1) 교훈  가는 길 천리란들 산에 걸려 딩굴가만 돌차고 딩군이는 없지 아니하나니 아서라 작은 일 작다 말고 산과 같이 할것이다 ―김해룡, 길, 시조선집3) 오래전부터 시조의 중요한 주제였던 교훈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려오고있다. 머나먼 인생려로에 부지런한 노력만이 목적지에 다다를수 있는 유일한 힘임을 역설하고있는것이다.  흐린 날 개인 날을 먼저 아는 령물이요 작은 힘 합하여서 큰일하는 미물이라 칭찬이 하도 많으니 땅속으로 숨는다 ―리상각, 개미, 에밀레종소리 부지런한 천성에 칭찬마저 거절하니 그런 개미만도 못한 사람이 하도 많은 오늘이 민망할 지경이다. 동식물을 소재로 한 시조는 이처럼 대개의 경우 격언적이거나 교훈적인 주제를 다루면서 경험자 또는 앞세대로서 후세대에 대한 가르침이 주된 내용이 되고있다. 그런데 관습화된 세상의 리치를 뒤바꾸어놓음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시적인 관찰력을 선보인 작품이 눈에 뜨여서 이채로왔다.  뉘라서 모난 돌이 정 맞는다 하였느냐 끊고 찍고 째기 좋고 주추돌에 제격이다 모없이 둥근 돌이야 버릴수 밖에 있으랴. ―김해룡, 모난 돌, 사람 한편 다음 작품은 또 다른 이채로움을 갖고있었다.  인(人)자에 금 그으면 큰일 할 대(大)자인데 점 하나 잘못 치면 속이 빈 개 견(犬)자요 더구나  왕님이 개짓하면 미칠 광(狂)자 된다우 ―리창인, 글자풀이, 시조마을 작은 획 하나, 점 하나의 차이가 전혀 다른 뜻의 글자를 만들어내듯이 사람의 됨됨이도 작은 실수 하나로 기로에 빠질수 있음을 경계하고있다. 재치있는 글자풀이는 결국 인생풀이로 이어지고있고 특히 그것이 당국자의 덕성에 련결이 되고있음으로 해서 고전적인 교훈의 내용이면서 현실적으로 계시하는바가 크다 하겠다.  물론 그러한 삶의 실수 하나하나가 쌓여서 잘못이 아닌 습관으로 굳어질 경우 어떤 우를 빚어낼수도 있는데 아래의 작품은 바로 이 점을 사정없이 꼬집어내고있다. 바다로 쉬임없이 흐르는 시내물아 밑바닥 저 돌을 탓하지 말아라 돌돌돌 청아한 소리 그때문이 아니냐 교훈적인 주제는 조선족시조작품에서 주요한 갈래로 작용한다. 이것은 그 뿌리를 고대의 시조전통에 두고있을뿐더러 현대까지 이어져오는 시조에 대한 관념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즉 시조의 중요한 기능중 하나가 사회교화적인 공능에 있다고 판단하기때문이다. 하지만 교훈적인 주제일지라도 격언식의 고답적인 표현에서 벗어나 좀더 유연하고 상징적인 시적발언으로 되여야 할것이다. 2) 현실비판 현실에 대한 비판은 고향의식과 민족의식으로 다시 세분해 살펴볼수 있다.  오나가나 가난에 울고우는 추억은 자나깨나 못 버릴 못 박힌 버릇이라 버리고 떠난 고향 못 버릴건 추억인가 하노라 ―김철, 못 버릴 추억, 시조선집 작품을 지은이는 일찍 고향을 떠난 시인으로 시조에 고향에 대한 향수나 추억이 소재로 많이 등장하고있다. 고향을 떠나 찾아간 곳에 비해 고향은 항상 가난하기만 하고 그래서 죄스럽기까지 한(“익지 못한 자식의 떫은 그 효성/어머님 영상인가 휘여진 감나무/어허야 죄로운 내 마음에 그늘이 지는구려”―고향의 감나무, 시조선집) 그 마음은 뿌리에 대한 잎새의 아픈 추억의 속삭임일것이다. 고향의식은 과거 이주민의 아픈 추억의 력사가 점철됨으로써 더욱 짙은 력사적의미를 바탕으로 삼고있다.  사이섬 어스름밤 초막에 홀로 누워 씨다리끼 앞에 놓고 긴 한숨 쉬는적에 어디서 아리랑노래 나의 애를 끊는고 ―김태갑, 북간도 마음, 시조선집 사이섬 즉 지금의 연변지역에 들어와 농토를 개척하면서 고국을 그리는 초기 이주민들의 애환이 낡은 장농속의 색바랜 흑백사진처럼 가슴 저리게 전해오고있다.   어머님 등에 업혀 만리길 떠나서 파란 많은 인생의 가시덤불 헤쳤나니 가슴에 노상 울렸네 에밀레종소리 에밀레종소리 속시원히 들어볼가 조약돌 들었다가 슬그머니 놓았어라 불쌍한 어머님생각 눈물눈물 솟아라 ―리상각, 에밀레종소리, 시조선집 에밀레종의 슬픈 사연을 배경으로 고국을 떠나 이국타향에 정착하고 살면서 겪었을 온갖 고생을 작은 조약돌로조차도 차마 울리지 못하는 미세한 움직임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오래 되였지만 깊고깊은 상처의 곬을 이룬 아픈 과거에 대한 회억을 잘 살려내고있다. 환도산 옛성터를 설음겨워 돌아보니 깨여진 기와장이 통곡같이 널렸구나 저 길손 누구시길래 주저앉아 우시오? ―조룡남, 환도산성, 시조선집 조상의 옛터를 더듬으며 그들의 자취가 조각난 기와장처럼 여기저기에서 통곡의 파편으로 들려올 때 주저앉은 어느 길손의 울음이 범상하게 들릴리가 만무하다. 세월을 마주서서 코날 세운 오돌참이 치마폭 여며쥐고 용케도 달려왔소 동트는  새벽나루에 하아얀 쪽배 한쌍. ―김동진, 코신, 사람 자존과 자강을 잃지 않고 살아온 이곳의 조선족녀성들의 굳센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라 할수 있다. 코신에서 치마폭으로, 나아가 쪽배로 형태적인 륜곽이 커가면서 의미의 폭도 증폭되여 어느 개인의 소유물에서 민족의 중요한 구성원의 이미지로 탈바꿈하는데 이 시조의 상상력의 묘미가 깃들어있다. 한편, 코신 자체가 우리 민족 녀성의 전통적인 모습을 상징하기도 한다는 의미에서 그러한 상상은 출발점이자 종점이기도 한 원형의 구성을 보이기도 한다.                                                       치마폭                코신        녀성        쪽배                            새벽   표에서 볼수 있듯이 모진 수난을 겪으며 “용케도 달려온” 코신 즉 그 주인공은 “동트는/새벽나루”를 배경으로 하고있음으로 해서 희망찬 출발을 앞두고있는 쪽배로, 한층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있음이 드러난다. 고향의식은 결국 민족의식에로 이어지고 민족의식을 통해 고향에 대한 근원적인 감각은 더욱 고조가 될수 밖에 없다. 동강난 반도가 비에 젖어 우는고나 무참히 잘리운 네 아픔을 보느니 차라리 이 내 허리를 잘라냄이 어떠냐 ―김철, 동강난 지도앞에서, 시조선집 이 작품은 국토의 “허리”와 사람의 “허리”를 의미적으로 련결시킴으로써 민족의 분단이 피부뿐만아니라 뼈속까지 아픔으로 전해오고있음을 상징적이면서도 리얼하게 표현하고있다.  힘장수 낳아 키운 백두산 울 어매여 새 천년 세월에도 장수 많이 낳으시되 형제간 칼부림하는 장수만은 낳지 마소 ―최혜숙, 백두산 울 어매여, 시조마을  더 이상 동족상잔하지 않는, “개 잡은 포수처럼/ 으시대는” “살인자”(리상각, 옛말, 시조집 《유혹》)가 아니라 평화의 보호신으로서, 상징으로서의 장수만을 바라고있는 이 작품에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민족의 통일을 간절히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잘 드러나있다.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과 민족의식의 경우 좋은 작품들이 적지 않았으나 개혁개방이후, 조선족지역사회에서 민족공동체의 해체와 같은 심각한 위기상황이 시조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있음4)은 가장 민족적인 시가형식이라는 시조의 특성을 감안할 때 아쉬움을 자아내였다.  3) 자연친화 처마끝 고드름이 볕쪼임 하는 사이 창문가 종자접시 무늬진 애기벼싹 파아란 하늘 한끝을 몸에 살짝 감았네 봄물결 푸른 자취 어딘들 없으리오 민들레 하얀 꿈을 키우는 저 보슬비 촉촉히 젖은 새봄이 꽃대문을 열었네 ―김동진, 농가의 봄, 시조선집 이 시인의 시조는 대체로 농촌을 배경으로 토속적이면서도 순수한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담고있다. 사물에 생명을 부여하여 의인화함으로써 좀더 가까운 거리에서 자연에 대한 친근한 감각을 강조한다는 특징이 있다. 봄바람은 산에산에 초록빛을 물고 왔소 갈바람은 산에산에 단풍을 안아갔소 하지만 산은 끄떡없이 제 생각만 한다오 ―김응룡, 산, 시조선집 계절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산의 마음은 나름대로의 곬으로 흐르고있을뿐이라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엄숙한 자연의 섭리를 말해주면서 그러한 산을 닮고저 하는 화자의 바람을 드러내고있어서 다른 한편으로 자연친화적인 발상까지 내재하고있다.  노고지리 노래 맞춰 아지랑이 춤추는 들 어린 손녀 손목 잡고 들나물 캐러 왔네 겨울만 숨쉬던 가슴 봄을 씹고말고저 ―리해산, 봄, 시조선집 봄을 맞은 들에 겨우내 갑갑했던 가슴이 트인다. 새도 노래하고 어린 손녀가 등장하면서 생명의 시작 혹은 재생의 의미는 한층 시적인 분위기에 의해 아지랑이처럼 춤추며 안겨오는데 들나물을 맛보듯이 봄을 씹는다는 표현은 이 시조의 그러한 정취를 결미에 고도로 압축한 셈이 된다. 내 품에 안길듯이 소리치며 달려온다 저 혼자 돌따서서 살같이 물러간다 아쉽다 언제면 영원토록 너를 붙잡아둘가 ―리상각, 파도, 에밀레종소리 동적인 파도의 모습과 그 파도를 내재함으로써 일체감을 꾀하는 정적인 화자의 마음 또는 생각이 시적인 장력으로 탄성있는 주제적분위기를 연출하고있다. 벽계수 흐름소리 뭇새가 우짖는다 물밑의 조약돌이 소리내여 웃는가 돌돌돌 구울러가는 물빛으로 살고싶다 ―리상각, 벽계수, 에밀레종소리 앞의 경우와 달리 생의 힘찬 률동에 발맞추어 나아가려는 삶의 자세를 동적으로 잘 엿보이고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자연에로의 동참의식은 다른 한 작품 “꽃과 물과 더불어”에서 “춤추는 물”, “홀로 웃는 꽃”과 함께 하고저 하는 희망사항에서 또 나타나고있다. 문학 특히 시가가 자연을 통해 인간의 세계를 지속적으로 새롭게 인식해왔다면 우리 시조에서의 자연친화 또는 자연합일의 주제는 광의적인 의미의 생태문학의 범주에 속할것이고 그 발전을 위해 일정한 기여를 한 셈이다.  4) 사랑 그리고 기타 사랑은 조선족시조작품에서 많은 비중은 아니지만 진지하게 론의된 시적내용이였다. 이 부분에서는 이러한 사랑의 소재와 함께 시조창작의 기교적인 부분도 함께 살필것이다. 사랑한다 말 한마디 주고받진 않았지만 날따라 남다른 정 짙어가던 그 눈길 손 한번 못 잡아보고 놓쳐버린 아쉬움 ―정철, 첫사랑, 시조선집 “말 한마디 주고받지 않았다”는 점과 “손 한번 못 잡아보”았다는 점이 사랑에서 순수함의 상징이라고 할수 있는 첫사랑의 의미를 강조하고있는듯하다. 더불어 순진무구하다 못해 바보들의짓과 같은 첫사랑에 대해 아쉬움을 표함으로써 그러한 첫사랑에 대한 안타까움의 도를 더해주고있다.  상상력의 묘미는 단순하면서도 순간적인 시적상상에 의해 돋보일 때도 있었다. 더구나 그것이 이곳 풍토에 걸맞게 대륙적인 기세를 배경으로 했을 경우, 특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 충분한것이 된다. 직녀야 짜는 천이 아직도 모자라냐 칠월칠석 상봉마다 까치 은혜 미안타 은하에 천다리 놓는 날이면 생리별이 없겠지? ―리해산, 은하교, 사람 조용히 앉았으면 가슴이 설레여라 단둘이 마주서면 어찌할바 몰라라 눈으로 주고받는 정 더욱 할 말 많아라 ―리상각, 정, 유혹 말 없는 둘사이에 부끄러우면서도 눈으로 모든걸 말할수 있다는건 순수하면서도 진실한 마음가짐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더우기 서구적인 사랑의 제스츄어들이 람발하고있는 현실에서 그러한 고풍스런 정을 나누고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시인이 얼마나 더없이 순수한 애정을 추구하는지를 말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순수와 진실에 대한 추구는 애정뿐만아니라 인간성에 대한 추구에서도 잘 나타나고있다. 일견 남성적이면서도 의지 분명한 목소리는 시인나름의 삶에 대한 자세로 보아도 무방할것이다.5) 광풍이 몰아친다 가던 길 돌아설가 폭우가 쏟아진다 머리를 움츠릴가 사나이 한번 먹은 마음 벼락 쳐도 나간다 ―리상각, 사나이 마음, 유혹 가슴은 나의 하늘 해가 뜨면 푸르다 구름 끼면 어둡고 달이 뜨면 그립다 이따금 우뢰가 울고  소나기 쏟아진다 ―리상각, 가슴, 유혹 가슴이 하늘이라 함은 일단 거창하고 기세가 도도한 대륙적인 상상력에 힘입은 시적비약으로 보인다. 그 가슴이 하늘과 동일한것이 됨으로 인해 해와 달을 품어 희망과 그리움을 갖게 되고 우뢰와 소나기를 쏟아냄으로써 가슴깊이 묻었던 한과 설음들을 토해내기도 한다. 곧 하늘은 인간세상뿐만아니라 자연과 우주의 섭리를 비추고 전해주는 그릇이자 거울의 기능을 동시에 하는 력사적이고도 현실적인 복합물이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슴을 품고있는 적지 않은 시조시인들은 어떤 모습들을 하고있을가?   시조를 쓰는이면 다 늙었다 보지 말자 내 나라 반만년이 나이가 적지 않듯 오라서 늙었다 하면 해달별은 어쩔고 그릇이 옛것이되 음식이야 쉬였으랴 김치맛은 시원하고 숭늉맛은 구수한데 그릇이 다르기로서니 그 맛마저 다르랴 ―김동호, 낮과 밤, 시조마을 이곳 시조시인들이 시조라고 하는 민족고유의 쟝르에 대해 얼마나 깊은 애착을 갖고있는지를 소박한 비유로 잘 표현한 보기라고 하겠다. 민족의 과거가 소박하다 못해 가난하기까지 했던것을 되새긴다면 그리고 민족의 고유의 문화적인 전통을 남달리 사랑하고 있는 힘껏 보존하려고 애쓰고있는 이곳에서의 조선족시인들의 시조에 대한 사랑은 어쩌면 본연의 모습의 재현이기도 할것이다.  사랑을 주제로 한 시조의 경우, 앞의 부분적인 주제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적지 않게 격언이나 교훈적인 목소리로 포장되여있어서 따분해진 느낌의 작품들도 있었다. 또 시적형식미의 측면에서 시인마다의 개성이 엿보일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하겠다.  3. 나오는 말 우리 민족만의 시쟝르인 시조는 우리의 감정표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시이다. 거기에는 우리의 민족정서가 듬뿍 담겨있으며 우리만의 목소리가 울려나오고있다. 세계화의 급물살이 갈수록 더해가고있는 현실에서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것이여야 하는지를 우리는 시조 하나만 놓고서도 여러모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시조가 현대 자유시와 마찬가지의 대접을 받도록 관념이 갱신되여야 하며 시조를 쓰는 년령층이 가능한 한 평균적인 분포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할것이다. 시조를 쓰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일반독자들도 시조의 묘미를 제대로 알도록 방법을 강구해야 할것이다. 물론 이러자면 시조가 갖고있는 외형에서 내용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사항을 현대인의 정감에 맞추면서도 자체의 내적인 발전의 법칙을 따르는 전제를 시조인들은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  우리의 시조창작에서 주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더욱 날카로우면서도 예술적인 목소리를 잃지 않은 의식표현이 있어야 할것이다. 과거로부터 내려오던 관망적이고 도피적인 시각이 극복되고 보다 과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방법이 시도될 때 우리 시조창작은 괄목할만한 비약이 이루어질것이다. 주해: 1) 고문에 정판룡, 설인, 임효원, 류성규(한국), 명예사장에 리상각, 사장에 허룡구 등. 《별 많은 하늘 아래》, 리상각문집, 료녕민족출판사, 1996. 11. 36~37쪽 참고. 2) 최근의 통계로는 김동진, 윤태호, 리창인, 정철, 김경석, 김욱, 리상각, 김학송, 정호원, 리근영, 최혜숙, 김해룡, 허룡구, 김응준 등의 시조작품집이 나온걸로 알고있다. 3) 인용되는 례문은 원문의 표기원칙을 따랐다. 그리고 원문끝에 작자, 작품, 작품집의 순으로 출처를 밝혔다.  4) 이 점은 이 론문에서 연구대상으로 삼은 텍스트에만 한정된 관점이다. 5) 리상각시인의 시조는 구성상 비교적 간단한 형식을 취하고있는데 이는 그의 시조창작의 기본경향에서 비롯된것이다. 리상각 《문학은 꿈이다》, 한국학술정보, 2007. 2. 127쪽 참고. <<연변문학>> 2008년 7월호
1    김호웅교수와의 문학대담 (김경훈) 댓글:  조회:1034  추천:76  2008-08-07
김호웅교수와의 문학대담 김경훈장소: 연변대학교 아시아연구쎈터 주임실 시간: 2008. 6. 10. 오전 대담자: 김호웅(이하 호로 략칭), 김경훈(이하 경으로 략칭) 경: 안녕하십니까? 요즈음 참 바쁘시죠? 기말시험을 앞두고 여느때보다 분주한 학생들의 모습이 요즈음 캠퍼스를 가득 채우고있군요. 그런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입시위주의 방식이 아직도 우리 교육의 주요한 흐름으로 되고있는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자유로운 발상과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문학과 지식의 관계부터 이야기할가요? 호: 그럽시다. 우리 대학은 조선족의 문학과 예술의 산실입니다. 그리고 많은 중견교수들이 조선족 문학과 예술을 선도하고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교 일부 행정부서의 경영철학이나 관념이 고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주로 지식과 기능의 결합에서 그러한데 이를테면 대학교 교수가 창작하는것은 아무런 가치평가도 받지 못하고있고 학생들도 문학지에 글을 발표해도 표양이나 장려를 받기는 고사하고 되려 괴짜로 취급받기 일쑤입니다. 우리 문과의 학생들이라면 시험성적도 중요하겠지만 설사 시험성적이 좀 낮더라도 4년간 고금중외 명작 100권만 독파하면 우수졸업생이 될수 있다고봅니다.  옛날 사무라이의 무기가 칼이였다면 문과생의 칼은 글짓기능력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사범성격의 대학입니다. 그런즉 교사양성의 취지로 볼 때, 문학과 어학의 기본지식과 리론외에 글짓기기능을 키워주어야 합니다.  경: 그렇고말고요. 문인은 예술인이기전에 교육자라는 말이 있듯이 훌륭한 작가의 작품은 훌륭한 인생의 교과서로 됩니다. 지식은 전문적인 분야를 통해 전수될뿐만아니라 훌륭한 작품에 의해서 보다 효과적으로 전수되고 지속적으로 그 영향을 줄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문학작품이 우리 조선족문학의 경우에는 어떤 수준에 있는지 알아보고싶네요. 우선 우리 문단에서 소설문학은 어디까지 왔다고 생각하십니까?  호: 1980년대 이후 우리 연변도 세계와의 대화를 비로소 원활하게 하게 되였습니다. 한족문학과의 대화가 넓어지고 한국과의 대화가 소통되였습니다. 1990년대 이후 소설계에서는 신사실주의, 페미니즘, 생태주의, 몽환적사실주의 등 방법을 알게 되였고 민족의 정체성문제를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도 많습니다. 중국의 주류문학의 수준을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있고 빈부격차, 부정부패, 생태파괴 등 중대한 사회문제를 제대로 파헤치지 못하고있습니다. 사회비판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서민의 애환을 슬쩍 달래는 정도의, 말하자면 “새발의 피”격입니다. 우리 문학의 기본주제는 민족의 정체성문제인데 “격정시대” 같은 우수한 작품에도 사실 두 민족, 두 문화 사이에 갈등하고 고민하는 디아스포라적인 인물은 등장하지 않고있지요. 소설의 언어가 빈약하고 소설가들의 언어수양이 게으른것 또한 큰 문제입니다. 경: 생태문학의 경우, 시나 소설에서 약간 다룬적이 있습니다. 우리 소설에서 기성작가외에 후비력량이 박약한것도 하나의 중요한 문제라 볼수 있겠죠. 아무리 수필의 시대라고 해도 그릇의 크기나 거기에 담을수 있는 주제의 비중을 보아 소설가들이 가져야 할 자세가 좀더 진지하고 심각한 고민끝의것이였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됩니다. 한편, 우리 시문학의 경우에는 현대시리론의 문제에서 일대 혼란상을 거듭하고있습니다. 이는 창작방법의 혼란을 야기하고 결과적으로 독자들에게는 물론 비평가사이에서도 무분별한 혼전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봅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보고있는지요?  호: 중요한 물음이군요. 우리는 한국을 통해 현대시의 리론과 기법을 받아들였지만 수용주체가 자기의 옳바른 지식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의 수용과 실천이라는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개념, 범주, 체계가 제대로 서지 못하고 주관적인 느낌으로 억지다짐이 나온겁니다. 최룡관씨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습니다. 이미지즘의 리론에서 보면 원 관념에서 보조관념의 관계가 중요한데 우리 시의 경우에는 원 관념에서 보조관념으로의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있고 관념에서 감성으로의 이행도 제대로 되지 않고있죠. 원 관념과 보조관념의 동일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 언어의 폭력조합은 결코 낯설게 볼수 없습니다. 독자나 신인들을 미궁으로 몰아넣기 십상이지요. 이는 후학들을 오도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경: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운문시(韵文诗)에서 산문시(散文诗)방향으로 시가 변화를 하고있지만 시가의 기본적인 비유나 상징을 무시하거나 순수주관적인 감각만을 독자에게 강요하는 시는 의미가 없지요. 그리고 특별히 주문할것은 모더니즘 혹은 그 이후의 현대적인 시가의 발전은 도시적인 문학의 특성과 긴밀한 관계속에 있다는 점입니다. 도시적인 감각이나 상징을 외면한 현대적시가의 발전이란 공허한 발상에 불과하죠. 이번에는 수필?돌아볼가요? 수필은 시와 소설과는 달리 좀더 생활의 현장에 가까이 다가서있는 쟝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쟝르적우위성을 우리 수필가들은 제대로 살려내고있는지 궁금하군요.  호: 수필은 작가의 체험을 승화시켜 예술화한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대부분 수필가들의 작품은 체험기록에 머물고있고 수필의 깊은 내음이 없어 한계를 보입니다. 자기의 체험과 내면을 관조(关照)해서 유연한 언어로 표현해야 할것입니다. 이러자면 학문적지식과 체험을 결합시켜 본격적인 수필발전을 꾀해야 할것입니다. 경: 오늘과 같은 과학시대의 문학은 수필이라고도 할수 있습니다. 흔히 생각이 주가 될 때는 그것이 산문이 되고 감정이 주가 될 때는 시가 되기 십상이라고 하는데 사고와 감정이 모두 잘 전달될 때 글의 주제나 표현이 완벽에 가까와집니다. 그런데 이런 구실을 해낼수 있는 문학쟝르가 바로 수필이죠. 오늘 한국문단이나 세계문단의 추세를 보면 “수필전성시대”의 분위기인데 여기서도 그 분위기를 제대로 연출해내기 위해서는 거기에 걸맞는 노력들이 수필가들속에서 피땀으로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필 하면 녀성작가들도 최근에 많아졌는데 화제를 좀 돌려서 국외의 경우, 가까운 한국만 보더라도 녀성작가가 많이 배출이 되고있습니다. 우리의 경우에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실제로 그들처럼 남성과 견줄수 있는 녀성작가들이 있다고보시는지요.  호: 한국에 박경리, 박완서, 오정희 등 남성작가들에 필적하는 작가들이 있는것처럼 우리 조선족문단에도 “음성양쇠”현상이 일고있습니다. 특히 소설가중에 허련순은 주제의식과 표현력에 있어서 남성작가들을 앞지르고있죠. 서울대 우한용교수가 말했듯이 우리 민족 녀성들은 자고로 끈기와 위기극복능력에서 독특한 우세가 있습니다. 우리 녀성작가들도 바로 녀성의 이러한 강세를 발휘해 페미니즘, 생태주의문학 등에 더 공헌해야 할것입니다.  경: 우리의 녀성문학의 경우 시가문학에서는 좀더 노력을 경주해야 할듯합니다. 끝으로 조선족문학의 발전에 가장 의미있는 현실적작업이란 어떤것이여야 하는지 초점화해볼가요? 호: 한마디로 말하면 객관적, 주관적 요소가 결합돼야 한다고봅니다. 여기서 객관적요소란 당의 민족정책, 국내외동포사회의 성원 등을 들수 있는데 이 두가지를 적극 유치해야 합니다.  우리 문단에는 부분적으로 게으르고 례의가 없는 일군들이 보이는데 일부 문학상이 중단된것도 바로 그런 원인때문이죠. 그야말로 샘터에서 말라죽는 꼴이요, 굴러들어온 복을 차버리는 격입니다.  그리고 주관적요소로는 편집인들의 자질향상을 들수 있습니다. 공부를 더 해서 중국과 세계 문단의 새로운 흐름을 먼저 알고 소개해야 하며 신인을 옳바로 이끌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벨린스끼가 있어야 고골리가 나올게 아닙니까. 경: 물론이죠. 더구나 잡지개혁의 바람속에서 문학에 대한 관심을 한층 더 높이고 보다 진지한 자세로 림함으로써 우리 문학의 실질적인 발전에 성큼 다가설수 있는 자세가 편집인들뿐만아니라 작가 그리고 평론가 모두에게 시급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긴 시간동안 의미있는 대화를 해주신 로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연변문학>> 2008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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