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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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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77 ]

77    뭉치면 살고... 댓글:  조회:2246  추천:1  2015-09-25
 남북조(南北朝) 때, 서북지구 토곡혼국(吐谷渾國)이라는 나라 추장(酋長) 아시(阿豺)가 중병으로 드러누웠다. 그에게는 아들 20명이 있었는데 임종시에 아들들을 불러놓고 아이들의 삼촌 되는 모리연(慕利延) 보고 말했다. “화살을 하나 꺾어보게나.” 모리연이 손쉽게 화살을 꺾어버리자 아시가 다시 말했다. “이번엔 나머지 19개를 한번에 꺾어보게나.” 그런데 모리연이 아무리 힘을 주어도 그 화살들은 꺾어지지 않았다. 그제야 아시가 아들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내가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알 만하겠지? 화살 하나는 꺾기 쉬워도 뭉쳐진 화살은 꺾을 수가 없느니라. 너희들 모두가 합심하여야 이 나라를 굳건히 지킬 수 있느니라.”
76    그 정도의 대접 댓글:  조회:2112  추천:0  2015-07-08
   유명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쇼팽이 한번은 별로 친하지도 않은 어떤 집에 억지로 끌려가 저녁 대접을 받게 되었습니다.    음식도 변변치 않게 장만하고 쇼팽을 초청한 그 집 주인은 식사를 마치기가 무섭게 음악을 한곡 연주해달라고 청을 들었습니다.    쇼팽은 그들의 무례한 태도에 속으로 화를 삭이면서도 은근히 골탕 먹여줄 생각으로 피아노 앞에 앉았습니다. 그러고는 어느 곡의 맨 끝 한 구절만 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버렸습니다.     그 집 안주인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습니다.    “아니, 무슨 곡인데 그렇게 짧죠?”    그에 쇼팽이 자기 모자를 챙겨 들며 대답했습니다.    “미안합니다만, 전 오늘 이만큼밖에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75    고개를 숙이면 댓글:  조회:2054  추천:0  2015-03-09
 열아홉의 어린 나이에 장원 급제를 하여 스무 살에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가 무명선사를 찾아가 물었습니다. "스님이 생각하시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오?" 그러자 무명선사가 대답했습니다.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그런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먼 길을 찾아온 내게 해줄 말이 고작 그것뿐이란 말이오?"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습니다. 그러자 무명선사가 좋은 차가 있으니, 차나 한잔 하고 가라며 붙잡았습니다. 맹사성은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이윽고 차를 내온 선사는 찻물이 넘쳐나도록 그의 찻잔에 자꾸만 차를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에 질펀합니다." 맹사성이 몸을 펄쩍 일으키며 소리쳤지만 무명선사는 태연하게 계속 차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낯색 한번 변치 않고 잔뜩 화가 나 있는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 선사의 이 한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움으로 귓볼이 붉어졌고,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마음에 황급히 일어나 방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문 상방에 머리를 세게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무명선사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 허허허…"
74    합법적인 거짓말 댓글:  조회:2077  추천:0  2015-02-12
 하루는 몸집이 뚱뚱한 경찰이 유태인 식당을 찾아와서 공연한 트집을 잡았습니다. "유태인들 모두 머리가 좋다고 하던데, 무슨 비결이라도 있는지 알고 싶군 그려.” 식당 주인은 대꾸조차 하기 싫었지만 적당히 둘러댔습니다. “예, 우리 유태인은 날마다 잉어를 먹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난히 총명한 거랍니다.” 그 말을 딱 곧이들은 경찰은 매일 유태인 식당에 와서 잉어 요리를 시켜 먹었는데, 꼬박 다섯 달 동안 하루도 빼먹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찰이 아주 험상궂은 표정으로 식당 주인을 찾아 따졌습니다. “이 사기꾼 같으니! 여기 메뉴판에는 분명 500그램당 50센트라고 적혀 있건만, 그 동안 나한테는 꼬박꼬박 1달러씩 받아먹었군. 나를 바보 취급하는 거야?!” 그러자 식당 주인이 씩 웃으며 넉살좋게 대꾸했습니다. “그것 보세요. 잉어를 많이 드시더니 정말 효과가 있지 않습니까?”
73    장수 비결 댓글:  조회:1985  추천:0  2015-02-06
 뮬라 나스루딘이 백 살이 되었습니다. 신문기자들이  그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몰려왔습니다. 그가 그 도시에서는 처음으로 탄생 백 주년을 맞은 시민으로 알려졌던 것입니다.  기자들은 그에게 장수의 비결을 물었습니다.   그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고, 여자에게도 관심이 없습니다. 그것이 장수의 비결입니다."   그때 옆방에서 무언가가 쿵 하고 떨어지는 소리와 여자의 새된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신문기자들이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뮬라가 대답했습니다.   "우리 아버지일 겁니다. 아버지가 또 술에 취해서 하녀의 뒤를 쫓아다니고 있는 모양입니다."  *****************************************   뮬라의 아버지는 틀림없이 120세는 넘었을 것이다.  뮬라는 라고 장수의 비결을 말했다. 그러나 그때, 그의 아버지는 여전히 뛰어 다니며, 술에 취해 여자를 붙잡으려 하고 있었다.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성을 탐닉할 수도 있고 독신을 즐길 수도 있지만, 그것은 결코 아무런 차이도 초래하지 않는다.
72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줄 댓글:  조회:2027  추천:0  2015-02-03
   소년 시킴이 어머니와 함께 아랍 국가 시리아를 여행하고 있 었다.    두 모자가 어느 강가에 도착했을 때였다. 목동 하나가 수백 마 리의 양떼를 몰고 나타났다. 아마도 목동은 그 많은 양떼를 몰고 강을 건너려는 것 같았다.    물을 싫어하는 양들을 몰고 강을 건넌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한 일이었기에, 시킴이 이를 이상히 여겨 어머니에게 물었다.    "어머니, 저 목동은 많은 양떼를 몰고 어떻게 강을 건너려는 거죠?"    "글쎄다. 하지만 얘야, 저 목동의 얼굴은 너무나도 태평하지 않니?"    시킴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고는 호기심을 참다못해 목동 에게 다가가 물었다.    "아니, 이 많은 양떼를 몰고 어떻게 강을 건너려고 합니까?"    그러자 목동이 호탕하게 웃어 젖혔다.     "하하하! 그야 세상의 이치만 알면 간단한 일이지!"    시킴은 더욱 히해할 수 없었다.    강가에선 양떼들이 "매애, 매애" 하며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강물을 본 새끼 양들 역시 놀란 눈으로 어미 옆에 바싹 붙어있 었다.     바로 그때였다. 목동은 겁먹은 눈으로 서있는 양떼들 가운데 서 귀여운 새끼 양 한마리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어깨에 둘러메는 것이었다.     "아니, 대체 어쩌려고?!"     "곧 알게 될 테니 두고 보자꾸나."     어머니는 그제야 목동이 양떼를 거느리고 강물을 건너는 방법 을 알았다는 듯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새끼 양을 둘러멘 목동은 성큼성큼 강 한가운데를 향해 걸어 들어갔다. 강폭은 넓었지만 물은 그다지 깊지 않았다. 순간 새끼 를 빼앗긴 어미 양이 몇 번인가 "매애, 매애" 울더니 강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신호가 되어 수백 마리의 양들이 일제히 물 속으로 뛰어들어 강물을 건너는 것이었다.     ********************     그 목동은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튼튼한 줄이 무엇인지를 알 고 있었던 것이다.
71    맨손치기 댓글:  조회:2193  추천:0  2015-01-17
 미국의 한 시골마을에 혼기가 다 찬 외동아들을 둔 노인이 있었는데, 어느 날 낯선 사내가 불쑥 찾아와 말했습니다. “영감님, 아드님이 참 영특하고 잘 생겼군요. 아드님을 도시로 데려가서 크게 출세시킬까 합니다만.” 노인은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냐며 버럭 화를 냈습니다. “실없는 소리 그만하고 가보시게나!” “제가 좋은 며느릿감을 찾아드린다 해도 싫으십니까?” “안 돼! 대체 뭘 믿고?! 어림없는 소리!” “그 며느릿감이 록펠러의 딸이라 해도 마다하시겠습니까?” “엥? 뭐라? 아..,니, 석유왕 록펠러 말인가?” “네, 맞습니다. 석유왕 록펠러의 딸 말씀입니다.” 록펠러의 딸을 자기 집 며느리로 들일 수 있다는 말에 노인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 노인의 동의를 얻은 후, 그 사내는 다시 록펠러를 찾아갔습니다. “제가 회장님 따님한테 잘 어울리는 신랑감을 물색해왔습니다만…” 록펠러가 시답잖은 투로 남자를 올리보고 내리 훑고 하더니 딱 잘라 말했습니다. “허튼 수작 집어치우고 나가게!” “그 신랑감이, 회장님 사위가 될 사람이 세계은행의 부총재라고 해도 마다하시겠습니까?” “뭐라? 아니, 자네 그게 참말인가?!” 그렇게 결국 록펠러도 동의했습니다. …… 며칠 후, 그 남자는 다시 세계은행 총재를 찾아갔습니다. “총재님, 지금 당장 부총재 한명을 새로 임명하셔야겠습니다.” 총재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습니다. “그럴 일은 없소. 지금도 부총재가 남아도는 형편인데, 무엇 때문에 한명을 더 늘린다는 거요? 그것도 지금 당장이라니?!” 남자가 총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습니다. “그 부총재 후보가 록펠러의 사위 되는 사람이라 해도 마다하실 겁니까?” “엉? 무어?! 아니, 그게 정말인가?!!!”
70    마늘과 파 댓글:  조회:2249  추천:0  2015-01-14
    옛날 중국의 한 상인이 마늘 두 자루를 가지고 사막을 지나 아랍에미리트로 갔습니다.   난생 처음 마늘을 접한 아랍에미리트 주민들은 맵고 자극적인 그 맛에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 신비한 물건을 전해준 상인을 후하게 대접했고, 몇몇 추장들의 논의 끝에 그가 돌아갈 때에는 황금 두 자루를 선물로 주어 보냈습니다.       얼마 후, 이 소식을 전해들은 다른 한 상인이 아주 기발한 발상을 했습니다.    “마늘을 그 정도로 좋아한다면 아마 파도 엄청 좋아할 거야! 그래! 그거다!!”    상인은 그 즉시 나귀 등에 파를 잔뜩 싣고 사막을 지나 아랍에미리트로 갔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난생처음  파를 보는 아랍에미리트 사람들은 파를 마늘보다도 맛있고 귀한 물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상인을 전에 마늘을 가져온 상인보다 훨씬 더 환대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몇몇 추장들의  오랜 논의 결과, 그 고마운 마음을 황금으로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그 상인에게 마늘 두 자루를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    기동성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남의 뒤꽁무니나 쫓아다니며 흉내만 내다가는 고작 “마늘”이나 차례질 뿐입니다.  
69    고열치 반응 댓글:  조회:1928  추천:0  2015-01-05
 고열치는 어느 서방국가의 대통령이었다고 합니다.   하루는 대통령이 부인을 동반하고 어느 양계장을 참관하게 되었는데 영부인이 양계장 주인 보고 물었습니다.  “수탉은 얼마만에 한 번씩 암탉에게 남자의 직책을 수행하는 거죠?”   “에, 시시각각 직책을 다 합죠.아마 하루에 열 번 정도는 할 것입니다만...”   그에 영부인이 냉랭하게 말했습니다.   “그 말 그대로 각하한테 전해주세요.”    한편 양계장 주인으로부터 그 말을 전해들은 대통령이 양계장 주인 보고 물었습니다.    “그럼 번마다 한 암탉에게만 직책을 다 하는 겁니까?”    “물론 아니죠, 번마다 상대를 바꿔가면서 하죠.”   그에 대통령이 씩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 말 그대로 영부인한테 전하시오.”   *******************************************   훗날 심리학에서는 수컷이 새로운 이성을 보면 마음이 변하는 현상을 “고열치 반응”이라 이름하였습니다. 이 반응은 모든 포유동물들한테서 다 증실 되었는데, 고급동물이라 하는 인간도 불가피하게 이 반응의 흔적이 아직 잔존해있다 합니다.
68    8자소관이란... 댓글:  조회:2161  추천:0  2014-12-07
  옛날 한 임금이 있었는데, 어느 하루 잠결에 침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두  내관이 소근거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 중 한 내관이 말했다.   "내가 오늘날 이렇게 호의호식 근심걱정 없이 살고 있는 것은 모두 전하의 은혜 덕분이라 생각해."   그러자 다른 내관이 말을 받았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결국 다 각자 타고난 팔자에 따른 것이여."   이 말을 들은 임금은 왕의 은혜 덕분으로 산다는 내관에게 상을 내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왕후에게 사람을 보내 알렸다.   "내일 내관 한 사람을 보낼 테니, 그가 오면 금은보화와 좋은 옷을 주어 포상하도록 하시오."   이튿날 임금은 그 내관을 불러들여 함께 술을 마시다가 반쯤 남은 술잔을 건네며 왕후에게 갖다주라고 시켰다.    그런데 임금의 명을 받들고 왕후가 있는 곳으로 가던 내관은 갑자기 코피가 흘러 멈추지 않았다. 그때 마침 타고 난 팔자대로 산다고 말했던 그 내관이 지나가기에 자기 대신 그 술잔을 왕후에게 갖다 주라고 부탁했다.   한편 왕후는 한 내관이 술잔을 갖고 오자, 전날 왕의 전갈이 있었던지라 그 내관에게 후한 상을 내렸다.   아무 연고 없이 상을 받은 내관은 왕에게 그 사실을 보고했다.   그 말을 들은 임금이 깜짝 놀라며 원래 술잔을 맡겼던 내관을 불러 물었다.   "어찌된 일인가? 내가 그대를 왕후에게 가보라고 했거늘 왜 그대는 가지 않고 딴 사람을 보냈는가?"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분수에 넘치게 전하께옵서 따라주는 약주를 받아 마신 탓인지, 도중에 코피가 흘러 멈추지 않았습니다. 왕후께서 제 그런 꼴을 보면 놀라시기라도 할까 봐, 그래서 다른 내관에게 대신 술잔을 왕후에게 갖다 드리라고 부탁했습니다."   전후 사연을 알게 된 임금은 비로소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 스스로 짓고  스스로 받는 법이라더니... 역시 옛말 그른 데 없구나! 타고 난 8자라는 건 역시 뜯어 고칠 수 없는 법이거늘."
67    섬김 댓글:  조회:1986  추천:0  2014-07-04
   옛날 중국 하남성에 단하라는 선사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해 겨울 여행을 하던 중 혜림사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습니다.    그는 하루종일 눈을 맞으며  걸었기 때문에 매우 지쳐 있었고, 옷차림도 오랜 여행으로 인해 남루했습니다.    그런데 그 절 주지스님이 단하 선사에게 반찬도 없이 찬밥 한덩어리를 차려주고는, 그 추운 겨울인데도 꽁꽁 언 방으로 안내하고는 휭하니 돌아져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방에 들어가 방 안을 둘러보니 한쪽 구석에 나무를 깎아 만든 목불이 진열되어 있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절에서 목불을 만들어 내다 파는 모양이었는데 단하 선사는 코가 얼 정도로 추운 방에 앉아 한참을 생각하다가 도끼를 들고 부엌으로 나가 진열되어 있던 목불을 모조리 쪼개 불을 땠습니다.     단하 선사가 따뜻하게 잠을 자고 새벽 일찍 일어나 그 절을 떠난 뒤에 절 주지스님이 일어나 방 문을 열어보니 방 안이 따끈따끈했습니다. 목불을 모두 쪼개서 불을 땐 흔적을 본 주지는 기절초풍할 지경이었습니다.     화가 치밀어올라 씩씩거리며 그 길로 하산한 단하 선사를 바삐 뒤쫓아서 마침내 얼마 멀리 못 간 단하 선사를 따라잡았습니다.     주지가 단하에게 따졌습니다.    “명색이 당신도 스님이 아니시오! 그런데 어찌하여 섬겨야 할 목불을 죄다 쪼개 땔 수 있단 말이오?!”     단하가 대수롭잖은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여래를 화장하면 사리가  나온다기에 사리를 받으려고 그랬소.”      그러자 원주가 힐책하듯 말했습니다.      “당신 참으로 모자란 소리를 하는구려. 어찌 목불에서 사리가 나온단 말이오?!”       그러자 단하가 되받아쳤습니다.      “사리가 안 나올 바에야 나무토막이지 그게 무슨  부처란 말이요!>        원주는 그 말에 씩씩거리기만 할 뿐, 할 말을 찾지 못하고 단하를  노려보기만 할 뿐인데,  단하가 이어서 말했습니다.       “사람 섬길 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부처를 섬긴단 말이오. 사람이 바로 산 부처요!”                  ***************          사람 섬길 줄도 모르면서 나무토막을 깎아 만든 부처나 건물 꼭대기의 십자가를 섬긴다고 그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유신론, 무신론을 떠나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66    가는 곳을 모른다 댓글:  조회:2160  추천:0  2014-06-12
      국경 근처의 작은 마을에 아지즈라는 랍비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십여 년이 넘도록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마다 광장을 지나 회당으로 기도하러 다녔다. 그럴 때마다 그는 유독 유태인을 증오하는 한 경찰에 의해 감시의 눈초리를 받아야만 했다.      그날도 아침 기도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그 경찰이 다가와 시비를 걸었다.       "당신, 지금 어디로 가는 길이오?"      아지즈가 침착한 어조로 대답했다.      "잘 모르겠소."      그 말을 들은 경찰이 버럭 화를 냈다.      "모르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지? 당신이 지난 십여 년 동안 광장 너머 회당에 기도하러 가는 걸 내가 죽 지켜봐왔소. 그런데도 어딜 가는지 모른다고 시치미를 떼? 흥, 내 오늘은 따끔한 맛을 보여주지!"      경찰은 늙은 랍비의 수염을 거머쥐었고 저항할 힘조차 없었던 아지즈는 질질 끌려가기 시작했다.      경찰은 아지즈를 끌어다가 무자비하게 유치장 안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막 자물쇠를 잠그려는 순간, 말없이 자신을 올려다보는 아지즈의 눈과 마주쳤다.      아지즈가 눈동자를 반짝이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내가 모른다고 한 이유를 이젠 알겠소?"       ♥ ♥ ♥ ♥ ♥ ♥      순교자, 진정한 수행자란 시련 가득한 자신의 삶과 그 종말을 예감하면서도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다.
65    실감 댓글:  조회:2211  추천:1  2014-06-11
     기나긴 전쟁을 무사히 넘기고 난 어느 노부인이 오랜만에 이웃집 사람을 만나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하나님은 참 자비로우신 분이라는 걸 이번 전쟁을 통해 실감했어요."      "그래요?"       "네, 전쟁통에도 우린 기도만을 거듭했지요. 아 글쎄, 그랬더니 날아온 폭탄들이 모두 이웃 마을에 떨어지지 뭐예요."               ♥ ♥ ♥ ♥ ♥ ♥        쯔쯧, 내 이웃의 불행이 어찌 내 행운일 수 있단 말이!
64    나는 어디에 있는가 댓글:  조회:2074  추천:1  2014-06-09
     건망증이 지독한 바보가 있었다. 정도가 어찌나 심한지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어제 저녁에 벗어 놓은 자기 옷이 어디 있는지 찾는 일로 골머리를 앓곤 했다.      그러니 출근 시각을 지키기도 힘들었고, 밤에 돼서도 다음날 일어날 걱정에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바보의 머릿속으로도 문득 번쩍하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였다!      그는 먼저 종이와 펜을 준비한 다음 저녁이 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지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자 옷을 하나 하나를 벗으면서 그 옷가지 별로 이름과 놓아둔 장소를 메모해두었다.      다음날 아침잠에서 깬 그는 먼저 첫 번째 메모지를 찾아 읽었다. 거기에는 라고 쓰여 있었고, 바지는 마침 제자리에 놓여 있었다. 그는 얼른 바지를 입고 나서 다시 메모지를 읽었다. 다음은 였다. 셔츠 역시 제자리에 있었다. 그는 셔츠를 걸쳐 입고 다음 메모지를 찾았으며, 도 마찬가지로 제자리에 있었다.      그는 잽싸게 그것을 머리에 눌러썼다. 넥타이, 양말, 손수건도 모두 그런 식이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 바보는 자신이 고안해 낸 방법에 대해 무척 대견스러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뒤이어 매우 불길한 느낌이 엄습해 왔다.      "그러면, 나는 어디에 있는 거지……?"      옷가지를 비롯한 다른 모든 것들은 모두 찾을 수 있었지만 자기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그것을 적어놓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끝내 그 스스로를 찾지 못했다.       ♥ ♥ ♥ ♥ ♥ ♥       는 어디에 있는가? 수천 가지의 얼굴을 하고 있는 라는 관념을 전부 지워버리고 마음을 넘어선 존재, 개체라는 감각을 넘어서 스스로 빛을 발하는 존재, 그것이 바로 나다. 그대는 정녕 어디에 있는가?
63    철학자와 구두 수선공 댓글:  조회:2007  추천:0  2014-06-07
      워낙 가진 것이 없어 구두 한 켤레가 전재산인 철학자가 있었다.       그가 어느 날 문득 보니 자신의 그 구두가 당장 수선이 필요할 정도로 낡아 있었다. 그래서 구두 수선공을 찾아가 구두를 맡기면서, 수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테니 금방 수선해 줄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구두 수선공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드는 것이었다.        "미안합니다만 지금 고쳐 드릴 수가 없군요. 전 지금 저녁 예배를 보러 가야 하거든요. 내일 찾아가면 어떻겠습니까?"        철학자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한 켤레가 내 전 재산이오. 그 구두가 없으면 당장 신을 것이 없단 말이오."        "좋습니다. 그럼 제가 헌 구두 한 켤레를 빌려 드리도록 하지요."        수선공의 말에 철학자가 버럭 화를 냈다.        "뭐라구? 날더러 다른 사람이 신던 헌 구두를 신으라구? 당신 지금 나를 뭘로 보고 그따위 말을 하는 거요?"        거친 항의였지만 구두 수선공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보슈! 당신 같은 철학자들이란 결국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머릿속에 넣고 다니는 사람 아니오? 그런데 잠깐 다른 사람 신발 좀 신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오!"        “……!!”        ♥ ♥ ♥ ♥ ♥ ♥       과거의 낡은 사상에 얽매여 현재와 미래를 보지 못하는 철학자, 관념에 사로잡혀 닫힌 창 하나 열지 못하는 철학자를 대체 어디에 쓴단 말인가.
62    유령과 부적 댓글:  조회:1875  추천:0  2014-06-04
     어떤 어머니는 어린 아들이 바깥에 나가 노는 것은 좋았지만, 놀이에 정신이 팔려 날이 어두워지는 것도 모르고 싸돌아다니는 아이를 일찌감치 집으로 불러들일 재간이 없었다.      그렇다고 날이면 날마다 일일이 찾으러 다닐 수도 없는 일.      고민 끝에 어머니는 아이에게 해가 지면 바깥에 무서운 유령들이 돌아다닌다고 하여 잔뜩 겁을 집어먹게 했다.      그제서야 어머니는 저녁마다 성가시게 아들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그 소년은 자라서도 어머니의 그 거짓말을 진짜라고 믿고 있었다. 어둠과 유령을 어찌나 두려워하는지 밤이면 단 한 발짝도 집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어머니가 이번에는 아들에게 부적을 채워주며 안심을 시켰다. 그것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어떤 유령들도 헤치려고 달려들지 못한다고 하면서.      부적을 몸에 달고 나서야 소년은 비로소 어둠 속을 마음껏 나다닐 수 있게 되었다.       ♥ ♥ ♥ ♥ ♥ ♥      애초 종교란 나약하여 의지할 곳 없는 인간에게 흔들림 없는 어떤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차츰 변질되어 믿음은커녕 삶에 대한 두려움만 키워주고, 그 믿음이 아니면 혼자서는 살아갈 수조차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61    영리하지 못한 개 댓글:  조회:2134  추천:0  2014-06-03
      어느 날 저녁, 모처럼 친구 집에 놀러 간 한 남자는 눈앞의 광경에 깜짝 놀랐다.       친구가 자기 집에서 기르는 개와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남자가 감탄해 하며 입을 열었다.       "자넨 무척 영리한 개를 기르고 있군. 카드놀이도 할 줄 아니 말일세."       그러자 한창 카드놀이에 열중해 있던 그 친구는 고개를 저으면서 이렇게 대꾸했다.       "그렇게 감탄할 정도는 못되네."       "?"       "이 녀석, 자기 패가 좋게 들어오면 꼬리를 흔들어 보이거든."        ♥ ♥ ♥ ♥ ♥ ♥       낙타는 뿔을 갖고 싶어했기 때문에 귀를 잘리었으며,      욕심쟁이는 황금의 알을 낳는 닭을 죽이는 우를 범한다.      욕심은 끝이 없다.      만일 금덩어리를 물고 들어온 개가 있다면, 이제는 그 개가 다이아몬드를 물어오지 않았다고 내쫓을 것이다.
60    섹스 특강 댓글:  조회:2497  추천:0  2014-06-01
     하루는 아버지가 학교를 파하고 돌아온 중학생 아들에게 물어 보았다.      "얘야, 오늘은 학교에서 무얼 배웠니?"      "예, 오늘은 아주 재미있었어요. 섹스에 관한 특강이 있었거든요."      아들의 대답에 아버지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다시 물었다.      "섹스에 관한 특강이라고? 그래, 들어보니 어떤 내용이더냐?"      그러자 아들이 자기가 배운 내용을 조목조목 짚어 나갔다.      "음, 첫 번째 강사는 사제였는데, 우리에게 섹스를 해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해 말했어요. 그리고 두 번째 강사로 올라온 의사는 섹스를 하지 않는 방법을 강조했고, 마지막으로 교장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섹스를 하지 말아야 할 장소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 ♥ ♥ ♥ ♥ ♥        같은 종교, 똑같은 신을 섬기는 사람일지라도 신의 모습을 말할 때는 제각각 저마다의 본성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59    여관 댓글:  조회:2032  추천:0  2014-05-30
      어질고 현명하여 성자로 알려진 라쉬드 왕이 궁전에 머물고 있을 때 갑자기 예복을 갖춰 입지 않은 한 수피가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남루한 옷차림에 꾀죄죄한 얼굴이 여간 볼품없는 게 아니었지만 걸음새가 어찌나 당당하던지 왕 앞에 다가와 설 때까지 누구도 감히 나서서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옥좌에 앉아 있던 왕이 그 수피에게 물었다.       "그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수피가 당당한 어조로 말했다.       "이 여관에서 하룻밤 묵어가고자 합니다."       여관이라니, 도무지 어이가 없는 일이었지만 현명한 왕은 조금도 동요의 빛을 보이지 않았다.       "호오, 그래? 하지만 그대는 잘못 찾아왔다. 여긴 여관이 아니라 내 궁전이니라."       그 말에 수피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혹 옛날에는 누가 이 궁전의 주인이었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물론. 그분은 내 아버지로 이미 돌아가셨다."       "그렇다면 그 이전엔 누가 주인이셨습니까?"       "내 할아버지시다.“       "그 분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그 분 역시 돌아가셨지."       그러자 수피는 이런 결론을 내리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당신의 말대로 이곳은 다들 잠깐씩 머물렀다가 가는 곳이 맞군요. 그런데 당신은 왜 이곳이 여관이 아니라고 우기시는 겁니까?"        ♥ ♥ ♥ ♥ ♥ ♥        자기 집에, 자신의 세계 안에 영원토록 안주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핀 꽃이 때 되면 지듯이, 역(驛)에 들어온 기차가 떠나가듯이 우리는 떠나가기 위하여 지구라는 별에 아주 잠시 머물러 있을 뿐이다.
58    술꾼의 충고 댓글:  조회:2070  추천:0  2014-05-29
      하루는 어떤 스승이 길을 가고 있는데 술에 만취한 한 술꾼이 이성을 잃고 진창을 향해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스승이 그에게 소리쳤다.       "조심하시오! 거긴 진창이오!"       그러자 그 술꾼은 되려 이렇게 되받아 치는 것이었다.       "충고는 고맙소. 하지만 나는 오히려 당신이 걱정되는군."       "그게 무슨 소리요?"       "나야 빠져도 내 한 몸 버리면 그만이지만 당신은 어떻소? 당신이 빠져 버리면 덩달아 당신 제자들까지 똑같이 빠져버릴 게 아니겠소?"         ♥ ♥ ♥ ♥ ♥ ♥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조그만 실수도 용납되지 않으며, 또 몸소 실천해야 할 의무도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 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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