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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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서예작품(21)宋诗2首 댓글:  조회:2036  추천:1  2019-06-24
湖 上 【宋】徐元杰 花开红树乱莺啼,草长平湖白鹭飞。 风日晴和人意好,夕阳箫鼓几船归。 初夏游张园 【宋】戴复古 乳鸭池塘水浅深,熟梅天气半阴晴。 东园载酒西园醉,摘尽枇杷一树金。 《예술세계》2019.6 제3호  
156    맛있는 시 <기억이 나를 본다> 댓글:  조회:2049  추천:0  2019-05-17
맛있는 시                                                              박문희 201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시집 에서 란 시를 뽑아 여러번 읽어보았다. 읽을수록 맛이 나는것이 신기했다. 아래 독후의 감상을 적어본다.    유월의 어느 아침, 일어나기엔 너무 이르고  다시 잠들기엔 너무 늦은 때,     밖에 나가야겠다, 녹음이  기억으로 무성하다, 눈뜨고 나를 따라오는 기억,     보이지 않고, 완전히 배경 속으로  녹아드는, 완벽한 카멜레온     새소리가 귀먹게 할 지경이지만,  너무나 가까이 있는 기억의 숨소리가 들린다.                           --- 전문               짧은 시에 시간과 공간, 시각과 청각, 색깔과 소리,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을 동반한 여러 가지 이미지와 감각이 빈틈없이 짜여 녹음으로 새소리 숨소리로 흐른 흐름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제1련: 초여름 아침의 빛. 잠과 깨어남의 경계. “일어나기엔 너무 이르고 다시 잠들기엔 너무 늦은 때”, 어찌 보면 일상에 평범하게 쓰일수도 있는 언어인듯 싶지만 그러나 시 전체의 연계속에서 보나 첫련의 시맛으로 보나 잠과 깨어남의 경계에 대한 사색의 실머리를 던져주는 범상치 않은 시어로서 그속에는 철학적인 의미도 다분히 깔려있다.    제2련: 중심이미지의 하나에 속하는 “녹음(綠陰)”이 등장한다. “기억”은 관념어지만 여기서는 녹음을 무성하게 만들며 눈뜨고 따라오는 이미지로 체화되어있다. 말하자면 기억은 “나”의 머릿속에 묻혀있는 의식으로서가 아니라 “나”의 밖에서 “나”를 따라다니며 "나"를 지켜보는 행위의 주체로 되어 생생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제3련: “녹음”에 이어 “카멜레온”이란 또 하나의 새로운 이미지가 탄생한다. 여기서 녹음은 배경으로 되며 눈뜨고 따라오던 기억은 배경속에 녹아들어 완벽하게 변신을 한 카멜레온으로 탈바꿈한다.    이상의 제2련과 3련은 시각적 감각을 표현하고있다. 그중 2련에서 무성한 녹음으로 피어나 “눈뜨고 나를 따라오는 기억” 역시 시각적 이미지로 장치가 돼있다. 시각적 이미지에는 물론 녹음과 카멜레온을 통한 색깔의 감각도 포함된다.    제4련: 두가지 소리가 등장한다. 새소리와 기억의 숨소리. 의인화된 기억에 숨소리를 부여하고 그것을 귀로 듣게 한다. 새 우짖는 소리가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요란하게 울리지만 숨 쉬는 소리를 들을수 있을만큼 기억이 내 가까이에 다가와 있다, 이 련은 청각적 감각을 그려내고 있다.     요컨대 “내가 기억하는 과거”는 카멜레온처럼 자신의 모습을 완벽하게 숨기면서까지 시간과 상관없이 계속 고집스레 따라다니며 “나”를 지켜본다. 이렇게 되어 자연스레 튀어나온 시제목이 인 것이다.    이처럼 이 시는 시 전체의 시간과 공간, 시각과 청각, 정적(靜的)인 것과 동적(動的)인 것, 색깔과 소리가 어울어진 풍만한 입체적 광경을 통해 기억(추억이나 그리움 등을 포함해서)이란 사람의 일생에 관통되는 생명현상을 관념이나 추상어로서가 아니라 우리가 일상속에서 항상 접하는 사물과 직접 살아가는 삶 자체의 세부로 보여준다. 잠, 깨어남, 바깥출입, 녹음, 눈뜨고 따라오는 무성한 기억, 보임과 보이지 않음, 녹음속에 녹아드는 무성한 기억, 카멜레온, 귀먹게 할 지경의 새소리, 너무나 가까이 있기에 그 속에서도 들리는 기억의 숨소리. 아주 짧은 시속에 이 모든 생생한 이미지와 감각이 녹아든 풍성한 심상(心象)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무지 놀랍다.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의 시집 의 영문본을 한국어로 옮긴 이경수선생은 “무척이나 광대하고 무변”한 시적 공간에 있어서 “잠과 깨어남, 꿈과 현실, 혹은 무의식과 의식 간의 경계지역 탐구가 트란스트뢰메르 시의 주요 영역이 되고 있”으며 “그런 시의 지배적인 이미지 주변에는 또한 불의 이미지, 물의 이미지, 녹음의 이미지 등 수다한 군소(群小) 이미지들이 밀집되어 있다”면서 이런 이미지를 통해 우리는 “트란스트뢰메르가 이미지 구사의 귀재, 혹은 비유적 언어구사의 마술사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경수선생의 말에 전적으로 수긍이 간다. 시 를 통해서도 우리는 트란스트뢰메르가 “이미지 구사의 귀재, 혹은 비유적 언어구사의 마술사”임을 확실하게, 그리고 충분히 보아낼수 있지 않는가.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문고 (4) 2016.10  
155    《천개의 고원》학습필기-1 댓글:  조회:1763  추천:0  2019-05-02
근자들어 동북아회원들을 중심으로 시론이나 시평 발표시 철학경전을 인용하거나 철학경전속의 개념을 응용하여 시론이나 시평을 전개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학습을 꾸준히 견지하면 좋은 점이 많을 것이라 확신한다. 들뢰즈/가타리의 철학명저 《천개의 고원》을 읽다보면 그 속의 핵심개념 ‘리좀’ 을 중심으로 ‘접속과 단절’ ‘도주와 도주선’ ‘령토화’ ‘탈령토화’ ‘재령토화’ ‘매끈한 공간’ ‘홈패인 공간’ ‘지층’ ‘겉지층’ ‘곁지층’ ‘웃지층’ ‘생성-되기’ ‘다양체’ 등 수많은 신개념과 만나게 되는데, 처음 이런 개념들과 만나는 경우 어쩌면 머리가 때끔때끔 아파날 수도 혹은 무시로 튀여나오는 신개념들에 거부감이 들 수도 짜증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짜증이 나서 책을 덮어버리고 다시는 열어보지 않는다는 것은 이 책의 중요성과 의의를 전혀 모르고 있거나 혹은 필요한 공부에 대한 의욕을 잃은 지 오래 되여 무슨 취미 같은 것을 유발할 가능성이 전무할 때라야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독서가의 경우 이런 책이 있는 줄 알고 찾아 읽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일 것이며 이런 책이 있는 줄 몰라 못 읽는다는 것은 누가 뭐래도 십분 아쉬운 일일 것이다.   솔직히 우리에게 《천개의 고원》속의 허구 많은 신개념들은 모두가 생소한 것이며, 그것들은 하이퍼시를 배우면서 비로소 하나하나 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개념들은 결코 한두번 혹은 십수번 읽거나 들으면 제대로 그 내포를 알 수 있으리만치 리해하기 쉬운 개념들이 아니다. 어느 한 유명한 연구학자는 들뢰즈 가타리 연구에서 가장 큰 성과를 올린 전문적 권위학자도 그들의 사상에 대한 리해가 3분의 1 정도에 그친다고 했을 정도다. 들뢰즈의 리론을 가장 잘 아는 학자가 그 정도라고 하니 가히 들뢰즈리론의 난해도를 알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의욕을 가지고 그의 저작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적어도 나 개인의 각도에서는 우선 들뢰즈리론의 핵심개념 례컨대 리좀(根茎) 등에 대한 접촉, 연찬과 수락을 거쳐 하이퍼시에 대한 리해를 깊이 할 수 있었고 따라서 창작사유면에서 어느 정도 자유(아직은 아주 제한적인 것일 테지만)를 획득할 수 있었다는, 말하자면 그것이 고정관념에 얽매여있던 나의 관념 해방에서 상당한 작용을 했다는 강렬한 느낌 때문이였다. 보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천개의 고원》이란 이 철학저작의 강렬한 흡인력은 그것의 세계적 영향력 자체가 충분히 증명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소개에 따르면 20세기 중반 이후 철학적 사유에서 들뢰즈의 리론은 미술, 영화, 문학, 음악, 건축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한다. 넷 검색을 해보면 그 영향의 전반에 대해 금방 알 수 있다.  [百度검색: ‘千高原, 德勒兹’.《资本主义与精神分裂(卷2):千高原》(中文版).pdf_微盘下载.] 이딸리아 정치철학자 안토니오 네그리는 《천개의 고원》에 대하여 “우리 시대에 적합한 유물론의 부활”이며, “맑스의 에 필적한다”고 말한바 있고, 프랑스 철학자인 푸코도 “언젠가 21세기는 들뢰즈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부 15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마다 음악, 미술, 국가론, 문학론, 정신분석비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일관되게 저자들은 새로운 사유의 길을 여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아마 이 책의 서론으로 두 저자의 이론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1장의 리좀부터 읽기 시작하면 이들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전인미답의 사유의 길을 열어나가고 있는지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사유의 길을 열어주는 책! 생소한 신 개념으로 꽉 차 있고 그 개념들을 리해하는데 힘이 부치는 감이 들긴 하지만, 그러나 례컨대 핵심개념 리좀부분만 해도 수십번 읽었지만 싫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한 호기심이 유발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가? 확실히 들뢰즈와 카타리의 리론은 보기 드물게 웅숭깊은 리론임이 틀림없고 그것은 또 1000페지를 넘기는 방대한 분량의 리론저서이지만 여느 철학서와는 달리 생동한 비유 은유 환유와 상상력으로 충만된 지극히 볼거리 있고 재미있는 책이라는 것이 시종 기분 좋았다. 강한 흡인력이 책을 계속 파고들도록 유혹한다. 뜻 모르면서도 듣기 좋은 노래가 있듯이 의미가 몽롱하지만 재미나는 시가 분명 있다. 《천개의 고원》은 분명 그 이상으로 신비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154    박준희 감독의 아동영화 《아모의 약속》 가동식 댓글:  조회:1454  추천:0  2019-05-02
박준희 감독의 아동영화 《아모의 약속》 가동식 [길림신문 김정함] 2019-04-25     영화 《아모의 약속》 가동의식에서(오른쪽 다섯번째 사람이 박준희 감독) 박준희 감독의 극장체인(院线) 영화 《아모의 약속(阿毛的诺言)》 항목 가동식 및 꼬마배우 선발 기자회견이 4월 20일, 녕파시에서 거행되였다. 《아모의 약속》 (원작 〈아모의 태양〉) 은 제1회 중국 아동시나리오 경연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한 작품으로서 국가1급 감독인 박준희(朴俊熙)가 시나리오와 감독을 맡고 절강가씨영화업유한회사와 절강마환공원영화텔레비죤오락유한회사에서 출품한 것이다. 영화 《아모의 약속》 은 아홉살 어린이가 약속을 지키는 과정의 이야기를 엮고 있다.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이야기로 사람 됨됨이란 큰 도리를 다루고 있는데 모두가 홀시하고 있는 문제를 집중 확대해 전사회적인 주목과 중시를 불러일으킴으로써 효과적인 답을 얻고저 하는 것이 바로 본 영화의 의의이다.”고 박준희 감독은 밝힌다. 이런 아동영화 《아모의 약속》이 전국을 향해 꿈이 있고 실력이 있는 훌륭한 꼬마배우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조선족 어린이는 범위에 들지 않는가는 24일 기자의 전화에 상요에서 회의중이던 박준희 감독은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이번 《아모의 약속》은 남방지역을 배경으로 하기에 언어, 생활습관 등에서 지방특색을 살려야 하는 등 원인으로 본 지역에서 배우를 물색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모의 약속》은 3부작으로 예산하기에 이중의 한부는 우리 조선족 어린이들을 “념두에 두고 있다”고 속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아모의 약속》은 현재부터 배우 물색을 시작해 여름방학에 본격 촬영에 들어가게 된다고 했다. 박준희 감독은 또 《아모의 약속》은 《우리 선생님》, 《사랑의 종소리》에 이은 그의 세번째 아동영화 작품인데 여직껏 국내에서 아동영화가 특히 저조되던 상황에서 올해부터 아동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국가전략에 힘입어 극장체인(院线) 영화로 되여 추진되고 있는 등 더 힘이 실리게 되였다며 아동영화에 대한 더없는 애착을 드러냈다. 박준희 감독은 1987년에 상해영화학원을 졸업하고 연변텔레비죤방송국에서 사업하다가 현재 북경성치영화텔레비죤문화전파회사에서 예술총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 감독을 맡고 있다. 박준희 감독의 《우리 선생님》, 《초연 속의 수리개》는 국가급인 ‘준마’상 2등상을 수상했다. 정률성을 다룬 《태양을 향하여》, 첫 중조합작영화 《력도산의 비밀》 그리고 《철인 왕진희》 등 영화를 제작, 《철인 왕진희》는 제4회 오문국제영화제 ‘금련화’ 우수상과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바 있다.
153    [시평] <련결고리>와 련결고리 댓글:  조회:1302  추천:0  2019-03-04
⦁시 평⦁ 와 련결고리 --정두민의 하이퍼시 를 읽고나서 □박문희 1. 앞머리에 정두민 시인의 는 다질적인 변형, 이질적인 접속과 그것에 의해 련쇄적으로 탄생한 새롭고 다양한 이미지로 씌여진 하이퍼시다. 하이퍼시란 새로운 류형의 시가 탄생한 시간이 그리 오래지 않고 우리한테는 창작기법이나 감상, 평론에 아직 익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리론,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씌여진 시를 논평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하이퍼시를 배우는 일개인으로서 새 리론 공부는 피치 못할 사안이라 생각되여 결국 시험적으로나마 평론을 쓰기에 이르렀다. 논의의 방법상 들뢰즈와 가타리의 명저 에서 고원 전체를 아우르고 통솔하는 기본고리격인 리좀리론에 기대고자 한다. 왜냐하면 정두민 시인이 하이퍼시 를 창작함에 있어서 리좀리론의 련결접속의 원리, 다질성의 원리, 다양체의 원리 등 여러 가지 원리를 두루 적용하였다고 보기 때문이다. 리좀의 특성에 있어서 련결접속의 원리는 제1원리에 속하는 것으로서 다질성 원리, 다양체 원리 등 기타 원리를 거느리는 핵심원리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글의 제목을《〈련결고리〉와 련결고리》라고 달았다. 2. 심하게 충돌되는 시어들을 자유롭게 이어보기 형식상 이 시는 또 로 련을 나누지 않은 시다. 그러나 내적 측면에서 보면 6개 이미지단위로 나뉘여져 있다. 하여 논의의 편의상 시 전문을 6개 이미지단위로 나누어 토론코자 한다. 1. 려명의 피를 뽑은 안테나 맑은 날씨를 예보한다 2. 펌프로 길어 올린 흑토의 숨결로 움튼 라체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바람 3. 날짐승 깃소리 진렬대 세우려고 종달새목청을 대패질하던 계곡은 하프 튕기며 흐름의 선률을 편집한다 4. 꽃사슴에서 탈출한 흰점의 집합들 한쪼박 북극성꿈의 장기를 따먹고는 천수관음의 천궁을 유람한다 5. 미인계 왕관을 딴 진달래꽃 지키는 피뢰침에 줄행랑 놓는 말은 번개의 웨침 6. 변성수술을 거절한 마련화향기가 담벽을 허물어 하늘을 늘군다 이 시를 보면 매 이미지단위마다에 이미지주체를 하나씩, 도합 6개의 주체(안테나, 바람, 계곡, 흰점무리, 피뢰침, 마련화향기)를 등장시켰다. 그 매 하나의 주체는 또 적어도 2개 지어 그 이상(3개 혹은 4개)의 행위의 대상을 거느리고 있다. 안테나--행위대상은 ‘려명의 피’와 ‘맑은 날씨’ (2개) 바람---대상은 ‘펌프’, ‘움튼 라체의 기저귀’ (2개) 계곡--대상은 ‘날짐승 깃소리’, ‘종달새 목청’, ‘하프’, ‘흐름의 선률’ (4개) 흰점무리--대상은 ‘꽃사슴의 몸체’, ‘북극성꿈의 장기’와 ‘천수관음의 천궁’ (3개) 피뢰침--대상은 ‘진달래꽃’, ‘말(=번개의 웨침)’ (2개) 마련화향기--대상은 ‘변성수술’, ‘담벽’과 ‘하늘’ (3개) 여기서 6개의 행위주체는 서로 아무런 련관성도 없는 동떨어진 이미지들이다. 그리고 주체와 행위대상의 관계를 보면 매 하나의 주체가 가지는 행위대상 역시 동질적이 아닌 이질적인 것들이다. 례컨대 ‘흰점무리’의 행위대상은 ‘꽃사슴의 몸체’, ‘북극성꿈의 장기’와 ‘천수관음의 천궁’인데 돼지밭에 감자 뛰여다닌다는 식으로 아주 뚱딴지같은 사물들의 집합이다. 이 시를 시어자체의 본의에 따라 의미를 풀면, 행위대상과의 관계를 통해 표출된 주체들의 동작은 다음과 같다---- 1. 안테나가 려명의 피를 뽑아, 날씨를 예보하며 (2가지 동작), 2. 바람이 펌프로 흑토의 숨결을 (녹은 땅속에서) 길어 올린 다음, (그 숨결을 가지고) 움튼 라체의 기저귀를 갈아주며 (2가지 동작), 3. 계곡이 날짐승의 깃소리를 진렬대에 (진렬해)세우려 하며, (그러기 위해서) 계곡이 종달새의 목청을 대패질하며, (나아가) 계곡은 하프를 튕기면서, 흐름의 선률을 편집하며(4가지 동작), 4. 흰점무리들이 꽃사슴 몸에서 탈출하며, (탈출로 자유를 얻은 후에는) 북극성꿈 한 쪼박을 따먹으며, (따먹고 난 뒤) 천수관음의 천궁을 유람하며(3가지 동작), 5. 피뢰침이 미인계시합에서 왕관을 따낸 진달래꽃을 지켜주며, (그런 창날 같은 피뢰침이) 말(=번개의 웨침)을 위협해 줄행랑을 놓게 하며(2가지 동작) 6. 마련화의 향기가 변성수술을 거부하며, (거부 후에는) 담벽을 허물어, 하늘을 늘군다(3가지 동작). 이 의미풀이의 결과를 보면 6개 주체이미지의 동작은 행위대상의 개수와 맞먹는다. 한개 대상에 한가지 행위만을 취한 셈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한개 대상에 여러 가지 행위도 가능할 것이다. 례하면 “담벽을 허물어 하늘을 늘군” 동작은 “담벽을 허물어 짓밟아 뭉개고 하늘을 늘여서 물어뜯”는 행위로도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 엉뚱한 접속으로 새 이미지 창출하기 아래 6개 이미지단위를 하나하나 분석해보도록 하자. [제1 이미지단위] 려명의 피를 뽑은 안테나 맑은 날씨를 예보한다 “려명의 피”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이 아침노을이다. 왜냐하면 노을은 피처럼 빨갛기 때문이다. 또 피를 뽑는다 하면 련상되는 것이 주사바늘이다. 멀리서 보는 안테나는 주사바늘이나 수액관을 닮은 데가 있다. 주사바늘을 닮은 안테나가 주사로 피를 뽑듯 아침노을을 빨아들이는데, 참 근사한 상상이다. 여기서 안테나는 전파를 보내거나 받기 위하여 설치하는 도선으로 방송국 통신장비의 대명사로도 쓰일 수 있다. 주사침이나 수액관을 직유할 수 있을 뿐더러 천기예보를 하는 아나운서를 은유할 수도 있다. 안테나는 전파를 받거나 보낸다는 의미에서는 피를 뽑거나 수혈하는 주사바늘과 통하는 데가 있다. 한편 려명과 피와 안테나는 아주 이질적이며 서로 동떨어진 객관적 상관물들이다. 일반 론리에 따르면 “려명”은 “빛” 등과의 직접적인 접속이나 “지는 해 피와 같아라”는 식으로 “피”와의 간접적 접속은 가능하지만 “려명의 피”처럼 “피”와의 직접적 접속은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리좀리론에는 그 모든 것이 허용된다. 왜냐 하면 리좀의 “련결접속의 원리”나 “다질성의 원리”에 따르면 “리좀은 매우 잡다한 모든 양태들에 대해 새로운 접속가능성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 다양체의 원리와도 상통한다. 두 항이 등가적으로 만나서 제3의 것, 새로운 무언가를 생성한다. 려명과 피, 이질적인 두개 이미지의 접속. 그것은 “려명”도 아니고 “피”도 아닌 다른 무엇이다. 노을일 수도 있고 불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무엇일 수도 있다. 물의 까만 뼈, 구름의 쌍날개, 바위의 도끼눈, 번개의 새끼발가락. 오솔길의 긴 꼬리, 모두가 가능하다. 이 이미지단위의 “려명”, “안테나”, “맑은 날씨”, “예보” 등 시어는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계절, 날씨, 시간 등 개념을 나타내고 있다. [제2 이미지단위] 펌프로 길어 올린 흑토의 숨결로 움튼 라체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바람   합리적 론리사유로는 에너지를 리용해 액체를 끌어올리거나 압축하는 장치로서의 펌프는 샘물이나 기름 따위만 길어 올릴 수 있게 돼 있으므로 “흑토의 숨결”, “움튼 라체”와 같은 언어와의 결합은 불가능한 것이며 따라서 “펌프가 흑토의 숨결을 길어올리”는 행위와 “바람이 움튼 라체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행위는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리좀의 사유에서는 그것이 허용될 뿐만 아니라 그런 이질성 혹은 다질성 사물간의 상호접속은 필수적인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여기서 펌프가 흑토의 숨결을 길어올린다는 묘사는 해동을 의미하며, 바람이 움튼 라체의 기저귀를 갈아준다는 묘사는 움튼 라목의 신진대사를 암시한다. 요컨대 제2 이미지단위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해토무렵 검은 땅이 숨결을 가다듬을 때 땅을 깨우는 봄의 산들바람이 움튼 라목을 어루만지는 모습이다. 여기서는 바람이 주체다. 무슨 바람인가? 두말할 것 없이 봄바람이다. 봄바람이 모처럼 펌프로 길어올린 흑토의 숨결을 모셔다가 움튼 라체의 기저귀를 갈아주게 하는 것이다.   [제3 이미지단위] 날짐승 깃소리 진렬대 세우려고 종달새 목청을 대패질하던 계곡은 하프 튕기며 흐름의 선률을 편집한다 계곡 하면 떠올려지는 것이 항상 촐랑이는 산간 벽계수다. 종달새 지종 하면 역시 농사철이 시작되는 봄날을 련상시킨다. 화창한 봄날 가뜩이나 고운 종달새의 노래소리를 더 이쁘게 대패질해서 전하는 계곡은 오현금을 튕기며 벽계수의 촐랑이는 흐름의 선률을 편집한다. 이 제3 이미지단위에서 주체이미지인 계곡이 세가지 동작을 하는데 이 세가지 동작 간에는 아무런 련관성도 없다. 첫행에서는 “날짐승의 깃소리를 진렬대에 세우려 하”지만 다음 행들에서 하는 짓을 보면 생뚱맞게도 “종달새의 목청을 대패질하”지 않으면 “하프를 튕기”거나 무슨 “흐름의 선률” 같은 것을 “편집”한다. 어떤 합리성으로 주어진 선에서의 계곡, 산과 산 사이에 좁고 길게 움푹 패여들어간 곳으로서 골짜기라고도 불리는 계곡은 워낙 흐르는 물이나 계절이나 지역과 관련되는 언어와 련결되는 것이 상례다. 그리고 종달새의 목청은 맑고 구성진 노래 따위와 련결되여야 한다. 그러나 이 단위에 등장하는 모든 이미지는 전부 그런 주어진 선과 연을 끊고 그 선들에서 벗어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이미지들이 주어진 어떤 선과 연을 끊고 그 선들에서 벗어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질적인 새로운 이미지들과 접속하여 또 다른 무엇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제4 이미지단위] 꽃사슴에서 탈출한 흰점의 집합들 한쪼박 북극성꿈의 장기를 따먹고는 천수관음의 천궁을 유람한다 이 단위의 주체이미지는 꽃사슴도 아니고 꽃사슴의 몸에서 탈출한 흰점무리다. 흰점의 집합들이 꽃사슴의 몸에서 탈출하며 한쪼박 북극성꿈의 장기를 따먹는다. 참으로 근사한 상상력의 발현이다. “북극성의 꿈”은 “북극성”과 “꿈”이란 한쌍의 이질적 이미지의 접속이다. 이질적이미지의 접속으로 “북극성꿈”이란 새로운 사물이 탄생했다. 꿈이란 원래 생명현상인데, 여기서는 “북극성꿈”과 “장기”란 또 다른 한 쌍의 이질적 이미지의 새로운 접속을 통해 “북극성꿈”은 “장기(례컨대 심장)”를 가진 또 하나의 특이한 생명체 “북극성꿈의 장기”를 생성했다. 이는 리좀적 다양체원리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는 어떤 하나의 척도, 하나의 원리로 환원되지 않는 이질적인 것의 집합이고, 따라서 하나가 추가되는 것이 전체의 의미를 크게 다르게 만드는 그런 다양체이다. 흰점무리가 별꿈의 장기를 따먹고는 천수관음의 천궁을 유람하는데, 천수관음이라 하면 중국장애인예술단의 청각을 잃은 장애인들이 눈부신 무대를 배경으로 펼친 황홀한 무용 “천수관음(千手觀音)”을 떠올리게 한다. 꽃사슴의 몸에 난 흰점들이 나비 날듯 날아올라 천궁을 유람하는 상상속의 광경은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의 황홀경을 련상시키기에 족하다.   [제5 이미지단위] 미인계 왕관을 딴 진달래꽃 지키는 피뢰침에 줄행랑 놓는 말은 번개의 웨침 ▲진달래꽃이 미인계왕관을 따다. 피뢰침이 진달래꽃 지키다--역시 이질적 이미지의 접속으로 어떤 주어진 선과 연을 끊는 것이고, 그 선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하나의 이미지는 그 어떤 주어진 선과 연을 끊고 그 선에서 벗어나야 이질적인 다른 이미지와의 접속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말이 피뢰침(의 진공)에 (놀라) 줄행랑 놓다. (피뢰침에 줄행랑 놓는) 말은 (번개의) 웨침--말을 혼비백산케 한 피뢰침은 창이나 칼과 같은 존재다. 피뢰침은 높은 건축물 등을 벼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설치한 장치로서 피뢰침의 돌침에 번개가 맞으면 번개의 전류를 도선으로 유도해서 접지전극을 통해 땅으로 흘려보내는데, 피뢰침과 번개의 겨룸에서 피뢰침은 자연 승자(勝者)이고 땅속으로 버려진(혹은 도망간) 번개는 당연히 패자(敗者)다. 피뢰침의 보호를 받는 진달래꽃은 두말할 것 없이 피뢰침과 더불어 승자가 된다. 그것은 또한 봄의 상징이기도 하다. “번개의 웨침”은 겨울의 잔영(殘影) 혹은 비명(悲鳴)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말은 네굽 날려 줄행랑 놓는 패자의 랑패상을 보여주기 위해 설정된 이미지다. 말하자면 “말의 줄행랑”과 “번개의 비명” 이란 두 항이 등가적으로 만나서 제3의 것 즉 “패자의 랑패상”을 생성한 것이다.   [제6 이미지단위] 변성수술을 거절한 마련화향기가 담벽을 허물어 하늘을 늘군다 ‘마련화향기’와 ‘변성수술’ 역시 접속의 원리에 의한 이질적인 언어의 결합이다. ○향기가 코를 찌른다(주체의 주동형). 향기가 봄바람에 실려 온다(주체의 피동형). 이런 것은 합리적 론리사유에 의한 묘사이다. 하지만 하이퍼시는 이런 묘사를 거부한다. ○마련화 향기가 손을 뻗어 담벽을 허물어 하늘을 늘군다. 향기가 지팽이를 휘둘러 꽃사슴을 쫓는다. 우주공간에 물길을 빼고 은하수를 에워 온다. 이런 것들은 합리적 론리를 깬 서술, 자유로운 상상력의 발현으로 하이퍼시가 지향하는 묘사기법이다. 이 련에서 마련화의 향기는 역시 봄과의 련관성을 내포하고 있다. 4. 창작기법 몇가지로 귀납해보기 이상에서 시의 각 련에 나타난 다양한 이미지와 그 다양한 이미지간의 다질성 접속 등 기본기법에 대해 초보적으로 살펴보았다. 초보적 분석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를 귀납해 낼 수 있을 것이다. (1) 구태로부터의 탈피와 불련속적 상상의 가지치기 하이퍼시는 기존의 인과적, 순차적, 론리적, 선형적 전개에서 탈피하여 비인과적, 비순차적, 비론리적, 비선형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불련속적 상상의 가지치기 또는 이미지의 집합으로 완성되는, 따라서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무한히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문학형태이다. 이 문학형태는 연결접속의 원리, 다질성의 원리, 다양체의 원리, 탈기표 작용적인 단절의 원리 등을 근간으로 하는 리좀이론과도 일맥상통한다. 정두민 시인의 시 는 하이퍼시가 갖추어야 할 기본요소를 두루 갖춘 시라고 생각되며 창작방법에 있어서는 들뢰즈, 가타리의 리좀리론에 많이 기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례컨대 내재적으로 나뉜 6개의 이미지단위는 그 주체이미지로 보나 그 주체이미지와 관련을 지으면서 뻗어나간 이미지들의 결합으로 보나 서로 간에 아무런 련관도 없이 단절되여 있으며 각 이미지단위 안에서도 기성의 론리를 깨는 이질적 련결접속이 교차적으로 전개되면서 시 때 없이 마찰의 불꽃을 튕긴다. 이처럼 펌프로 흑토의 숨결을 길어 올리고, 움튼 라체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종달새 목청을 대패질하고, 북극성꿈의 장기를 따 먹고, 담벽을 허물어 하늘을 늘구고 하는 이런 서로 동이 닿지 않는 이미지의 움직임들을 하나의 작품 속에 모두 배렬하고 전체적으로 계절의 어느 한 부분을 표현해내는 이런 특이한 구성은 아마 하이퍼시만의 작시기법이 아닐가 싶다. (2) 삶의 현실과 시적 상상력의 조화 하이퍼시 창작에 있어서 삶의 현실과 시적 상상력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자못 중요하다. 자유로운 상상과 현실의 조화로 태여난 시라야 싱싱한 감각을 발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시 의 시구를 례로 들어보자. “피를 뽑는다”는 삶의 현실이다. 그러나 “안테나가 려명의 피를 뽑는다” 하면 이것은 상상의 현실이며 삶의 현실과 시적 상상력의 조화인 것이다. “펌프로 흑토의 숨결을 길어올린다” , “바람이 움튼 라체의 기저귀를 갈아준다” , “계곡이 종달새목청을 대패질 한다” 등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상상력의 현실이며  삶의 현실과 시적상상력의 조화의 산물인 것이다. 이처럼 삶의 현실과 시적상상력이 조화를 이루면 의외의 명구생성도 가능해진다. 그리하여 이미지들이 허상으로 혹은 가상으로 시적 이미지의 새로움과 시인의 새로운 창조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꽃사슴에서 탈출한 흰점의 집합들” ‘보기 드문 명창’이라고 할 만한 구절이다. “꽃사슴에서 탈출한 흰점의 집합들”, 흰점배기 꽃사슴의 몸에서 흰나비 같은 흰점무리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날개를 파득이며 훨훨 무리쳐 날아오르는 모습, 그리고 흰점들이 떠나가 버려 조금은 이상해진 꽃사슴의 몸뚱이를 상상해 보라. 참으로 근사하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상상의 신선함, 다양함과 자유분방함이다. 순간적으로 자유분방하게 튀여나오는 새롭고 다양한 이미지들에서 우리는 모종 정서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데 그런 매력으로는 언어적 유희, 발랄한 상상, 재빠른 이미지의 전환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리좀은 출발점도 끝도 없는 시내물이며, 량쪽 둑을 갉아내고 중간에서 속도를 낸다”는 리좀리론의 명제처럼 하이퍼시는 첫 시어의 이미지와 뒤이어지는 이미지가 단절되어 있다. 하지만 그러한 단절은 다른 연결고리와 접속하면서 거기서 속도를 내는 그런 단절이다.   펌프로 길어 올린 흑토의 숨결로 움튼 라체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바람 이 례문을 보면 첫 이미지(펌프)와 뒤에 따라오는 이미지들(흑토의 숨결, 움튼 라체의 기저귀, 바람)이 의미적으로 단절되어 있다. 그러나 좌충우돌하는 듯한 생뚱같은 이미지들은 기실 단절된 것이 아니라 앞뒤와의 다른 연결고리를 통해 교차접속되면서 더욱 탄탄한 의미를 형성하고 있으며 또 다양한 이미지간의 충돌을 통해 첫 시행에서 출발한 사유가 새로 만나는 사물들은 제마끔 새로운 관념과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3) 내면 의식의 흐름 파악하기 일반적으로 '의식의 흐름'이라 하면 이것은 지금까지의 현대시 창작론에서 흔히 써온 말이다. 그러나 하이퍼시 창작론에서는 의식의 흐름을 강조하지 않고 '무의식의 흐름'이나 '무의식의 반복충동'을 강조한다. 하이퍼시 창작에서 중요한 것은 내면 무의식의 흐름에 대한 파악이다. 이런 무의식의 흐름을 ‘하이퍼시의 맥락’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시의 맥락은 하이퍼텍스트시의 구성에서 중심역할을 한다. 하이퍼시의 시어들은 시인의 무의식이 흐르는 대로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아 앉으면서도 하이퍼시가 지닌 정보의 수평적 결합처럼 내면적 질서를 갖추고 있다. 정두민의 시 전반을 보면 거의 모든 주체이미지와 그것의 움직임이 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려명의 피, 흑토의 숨결, 움튼 라체, 종달새 목청, 꽃사슴에서 탈출한 흰점들, 천궁 유람, 진달래꽃, 마련화향기 등 다양한 이미지와 안테나, 바람, 계곡, 천궁, 피뢰침, 담벽 등의 다각적인 시각으로 봄 기상의 면면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직설적이 아니라 철저히 암시적이며 은폐적이다. (4) 시어의 선택차원에서 문제점 꼬집기   ◎려명의 피를 뽑는 안테나 맑은 날씨를 예보한다 앞뒤구절의 련관속에서 바라볼 때 뒤구절인 “맑은 날씨를 예보한다”는 너무 직설적이며 새롭지 않고 평범하여 앞 구절에서 떠올린 상상력의 맛을 뒤구절에서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소지가 있다. 물론 그 어떤 경우나를 막론하고 새로운 이미지가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 아니다. 한개 이미지단위 내의 지나치게 많은 이미지 창출이 이 시의 매력과 가치를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시의 경우 두번째 행에 대한 수정은 가능해 보인다. 혹시 두번째 구절을 앞구절에 걸맞게 “동녁하늘에 잠자리떼 날린다” 이런 식으로 바꾼다면 어느 정도 직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펌프로 길어 올린 흑토의 숨결로 움튼 라체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바람 ▶여기서 “움튼 라체”는 도대체 무슨 라체인지 알 수 없다. 상상에 맡길 수도 있겠으나 밝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례컨대 ‘움튼 바위’ 혹은 ‘움튼 라목(裸木)’이라 하면 이미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   ◎종달새 목청을 대패질하던 계곡은 하프 튕기며 흐름의 선률을 편집한다. “흐름의 선률을 편집한다”도 전부 추상어로 구성이 되었는데 별로 신통치 않아 보인다.   ◎꽃사슴에서 탈출한 흰점의 집합들 ▶여기서 “꽃사슴에서 탈출”은 어페이다. “꽃사슴의 몸에서 탈출”로 돼야 한다. 5. 마치면서 이상에서 정두민 시인의 시 를 창작기법의 몇가지 측면에서 풀이해 보았다. 잘못된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하며 회원들의 기탄없는 지적을 바란다. 요컨대 정시인은 리좀리론을 하이퍼시 창작에 활용함에서 성과를 올렸으며 동인들에게 좋은 본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정시인이 계속 하이퍼시 창작에 정진하면서 보다 많은 훌륭한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펴내기를 기대한다. 2017.11.30 -----------------------------------------------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문고(7)《비비(飛飛)》2019.2  
152    [시] 이 슬 (외 2수) 댓글:  조회:1296  추천:0  2019-03-04
 이 슬 (외 2수) 거쿨진 탑위 홰치는 은쟁반 튀는 장대비 서슬에 깨어 껍질 부수고 기지개 켠다 일월 휘어잡아 조리돌림 시킨다. 촛불 몰고 가는 초침 그림자 시침위에서 재주 뽐낸다. 빨간 딸기 캐는 분침의 춤사위 분침에 다하는 초침의 충성! 문밖의 별꽃 이파리 모아 하늘에 새긴 축제의 깃발 영롱한 구슬 우거진 풀잎 위에 물 맑은 새벽 모셔 올린다. 석 양 빛의 포물선 익는 소리 부채살에 매달리고 풍화된 폭포의 화석 백발의 비단 잉태하네 노을을 등에 지고 곤두박질하는 저녁 해 신들린 빨간 꼬리로 까만 영상 구워내네 달빛에 찍힌 나뭇잎들 밀어 주고받는 사이 바람이 가라앉은 호수 영마루 넘어가네 소나기 빨간국화로 볶은 봉두난발 사방백리에 불꽃 튕길 때 삼바 추는 길가의 초병들 억만 팔 치켜들어 창공 찌른다 뜨락에 명멸하는 풍진조화 폭서 따돌리며 어우렁그네 뛴다 바위숲 거친 솔바람 먹고 맨살의 물보라로 쏟아진다 산자락병풍에 얼룩진 젊은 불씨 태풍의 등 너머로 휘청인다 노을 쓰고 방황하던 십년 꿈 깨니 흥건히 꽃핀 기억 한시도 마를 길 없어 -------------------------------------------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문고(7)《비비(飛飛)》2019.2
151    서예작품(20)모주석: 매화를 읊노라 댓글:  조회:2175  추천:0  2019-02-05
卜算子·咏 梅 毛泽东   风雨送春归,飞雪迎春到。 已是悬崖百丈冰,犹有花枝俏。 俏也不争春,只把春来报。 待到山花烂漫时,她在丛中笑。   [복산자] 매화를 읊노라   모택동 빗바람 봄을 바래고 눈보라 봄을 맞네 벼랑에 얼음백길이언만 꽃가지는 어여쁘구나  어여뻐도 봄빛 다투지 않고 봄소식만 알리네  산꽃이 난만할제 꽃서리속에서 웃는다네
150    서예작품(19) 延边第九届临帖(碑)暨创作书法展 댓글:  조회:1902  추천:0  2019-01-20
149    비가 내린다 댓글:  조회:1185  추천:0  2018-12-29
비가 내린다 □박문희 비가 내린다. 꽃나무 잎새에 스민 작은 놀이터 굵은 가지에 터진 따가운 새순 산새 몇 마리 정교한 날개 접으니 늙은 우물위에 옛말이 뜬다. 허물 벗는 마파람에 목을 축이고 물이끼 뒤집어쓴 개구리 꽈리를 불면 버들잎에 매달린 털보송충이 꽃배암의 포로가 된다. 비가 내린다. 모래, 자갈, 해란강반 솟대, 석탑, 천불지산 잿빛 뽀얀 머루덩굴 태무심한 안개 젖은 땅에 스미는 다복솔의 다발꿈 암장에 패인 된바람 발톱에 젊은 층암이 흔들리면 백두연봉 눈 시린 나신에 단김이 솟는다. 비가 내린다. 방울눈 부엉이 농익은 울음소리 보리저녁 깊은 꿈에서 깨어날 때 츠렁바위에 깃 내린 개암나무 잎과 뿌리 빨간 밀어를 주고받는다. 두 손을 오그려 복숭아 그리면 달그림자 줄기세포에 맥박이 뛰고 뚫려있는 고운 가슴에 불별이 앉는다. ------------------- 《연변문학》2018.12 ‘두만강여울소리’시탐구회 특집
148    서예작품(18) 李商隐《锦瑟》 댓글:  조회:2036  추천:0  2018-12-25
《예술세계》2018.12 제6호 锦 瑟 李商隐   锦瑟无端五十弦,一弦一柱思华年。 庄生晓梦迷蝴蝶,望帝春心托杜鹃。 沧海月明珠有泪,蓝田日暖玉生烟。 此情可待成追忆?只是当时已惘然。  
147    서예작품(17) 我临孙过庭(《书谱》之六至八即终 ) 댓글:  조회:1842  추천:0  2018-12-23
146    서예작품(16) 我临孙过庭(《书谱》一至五未完) 댓글:  조회:1898  추천:0  2018-12-07
145    서예작품(15) 宋诗2首 댓글:  조회:2072  추천:0  2018-12-03
《예술세계》2018년 10월 제5호 [宋]杜耒《寒夜》 寒夜客来茶当酒,竹炉汤沸火初红。 寻常一样窗前月,才有梅花便不同。 [宋]王淇《梅》 不受尘埃半点侵,竹篱茅舍自甘心。 只因误识林和靖,惹得诗人说到今。
144    자화상(외 4수) 댓글:  조회:1300  추천:0  2018-11-29
자화상(외 4수)   □박문희   귀염 물고 덮쳐오는 물결 하얀 줄낚시에 촘촘히 걸렸다 달빛에 살짝 터진 방울꽃 구름 우로 날아오른다   심심산천에 곱게 찢긴 청초한 바람 주어 담는다 흰구름 발치에서 재롱부리는 살인 애교 발버둥질 어르고 달래며   물밑으로 질정 없이 흔들리는 조각달 잔가지에 마파람 무성한데 저기 무지개다리 아래 령롱한 꿈만 턱없이 웃자라 있구나     예 술   구겨진 발자국에도 바위의 신뢰 쌓으며  돌내음의 속살 조심스레 펼쳐본다   천년 묵은 소나무 갈지자로 비뚤어도 룡의 상 곧은 대 속은 비여도 우주의 소리 퉁기노라     외로운 넋   밤별 비늘에 간신히 걸린   그리움의 작은 모서리 재가 된 발자국 소리 한웅큼 모아 마가을 여는 바람초리에 바른다   먼 산 긴 그림자 홀로 놀던 자리 발등 찍는 외로움 덮어버리고 가랑잎에 매달린 앞내의 긴 팔 얇다란 바위숨결에도 허우적거린다   석간수 비낀 부엉이 매서운 눈길 수풀 속에 불청객으로 잠깐 머물고 늙은 자갈밭 잠 못 드는 시절 괜시리 갈대숲만 지꿎게 설레인다     용우물   풀피리 소리 한무더기 잘라 초모자댕기에 삐뚜름히 꽂고 코노래 징겅징겅 밟으며 륙도하 여울 세벌 네벌 벗긴다   뿔비녀 새김질에 감질난 새벽녁 이슬밭 구슬 한되박 선바위 때린 고즈넉한 메아리 하얀 룡비늘 눈보라 날린다   청징한 거울에 얼굴 잠그고 샘줄기 밑굽으로 들어간다 까만 동자 눈 낚시 덥석 물고 아리숭한 옛말 속으로     우수(憂愁)   쥐여짜는 꿈자리 기름 없는 초롱불 털갈이하는 구름 우에 이른봄 꽃집 차린다   애환에 멍든 부나비 불타는 조약돌 감싸안으며 가슴벽에 문양 새긴다 날개에 잔물결 피워올린다   깊이 박힌 모기가시에 피맺힌 통증 흘리며 눈뜬 호수 십리바닥에 잔잔한 주름살 감춘다   (《연변문학》2018.11)
143    소나기 댓글:  조회:1224  추천:0  2018-11-20
소나기 ▢박문희      빨간 국화로 볶은 봉두난발 사방 백리에 불꽃 튕길 때 삼바 추는 길가의 초병들 억만 팔 치켜들어 창공 찌른다   뜨락에 명멸하는 풍진조화 폭서 따돌리며 어우렁그네 뛴다 바위숲 솔바람 먹고 맨살의 물보라로 쏟아진다   산자락 병풍에 얼룩진 젊은 불씨 태풍의 등 너머로 휘청인다 벙거지 쓰고 방황하던 십년 꿈 깨니 흥건히 꽃핀 기억 한시도 마를 길 없어       --잡지 2018년 제6기
142    서예작품(14)【唐】白居易《长恨歌》 댓글:  조회:2393  추천:0  2018-10-10
长恨歌   【唐】白居易   汉皇重色思倾国,御宇多年求不得。 杨家有女初长成,养在深闺人未识。 天生丽质难自弃,一朝选在君王侧。 回眸一笑百媚生,六宫粉黛无颜色。 春寒赐浴华清池,温泉水滑洗凝脂。 侍儿扶起娇无力,始是新承恩泽时。 云鬓花颜金步摇,芙蓉帐暖度春宵。 春宵苦短日高起,从此君王不早朝。 承欢侍宴无闲暇,春从春游夜专夜。 后宫佳丽三千人,三千宠爱在一身。 金屋妆成娇侍夜,玉楼宴罢醉和春。 姊妹弟兄皆列土,可怜光彩生门户。 遂令天下父母心,不重生男重生女。 骊宫高处入青云,仙乐风飘处处闻。 缓歌慢舞凝丝竹,尽日君王看不足。 渔阳鼙鼓动地来,惊破霓裳羽衣曲。 九重城阙烟尘生,千乘万骑西南行。 翠华摇摇行复止,西出都门百余里。 六军不发无奈何,宛转蛾眉马前死。 花钿委地无人收,翠翘金雀玉搔头。 君王掩面救不得,回看血泪相和流。 黄埃散漫风萧索,云栈萦纡登剑阁。 峨嵋山下少人行,旌旗无光日色薄。 蜀江水碧蜀山青,圣主朝朝暮暮情。 行宫见月伤心色,夜雨闻铃肠断声。 天旋地转回龙驭,到此踌躇不能去。 马嵬坡下泥土中,不见玉颜空死处。 君臣相顾尽沾衣,东望都门信马归。 归来池苑皆依旧,太液芙蓉未央柳。 芙蓉如面柳如眉,对此如何不泪垂。 春风桃李花开日,秋雨梧桐叶落时。 西宫南内多秋草,落叶满阶红不扫。 梨园弟子白发新,椒房阿监青娥老。 夕殿萤飞思悄然,孤灯挑尽未成眠。 迟迟钟鼓初长夜,耿耿星河欲曙天。 鸳鸯瓦冷霜华重,翡翠衾寒谁与共。 悠悠生死别经年,魂魄不曾来入梦。 临邛道士鸿都客,能以精诚致魂魄。 为感君王辗转思,遂教方士殷勤觅。 排空驭气奔如电,升天入地求之遍。 上穷碧落下黄泉,两处茫茫皆不见。 忽闻海上有仙山,山在虚无缥渺间。 楼阁玲珑五云起,其中绰约多仙子。 中有一人字太真,雪肤花貌参差是。 金阙西厢叩玉扃,转教小玉报双成。 闻道汉家天子使,九华帐里梦魂惊。 揽衣推枕起徘徊,珠箔银屏迤逦开。 云鬓半偏新睡觉,花冠不整下堂来。 风吹仙袂飘飖举,犹似霓裳羽衣舞。 玉容寂寞泪阑干,梨花一枝春带雨。 含情凝睇谢君王,一别音容两渺茫。 昭阳殿里恩爱绝,蓬莱宫中日月长。 回头下望人寰处,不见长安见尘雾。 惟将旧物表深情,钿合金钗寄将去。 钗留一股合一扇,钗擘黄金合分钿。 但教心似金钿坚,天上人间会相见。 临别殷勤重寄词,词中有誓两心知。 七月七日长生殿,夜半无人私语时。 在天愿作比翼鸟,在地愿为连理枝。 天长地久有时尽,此恨绵绵无绝期。  
141    서예작품(13)개혁개방 40주년 기념 중한서예전(8.11) 댓글:  조회:2254  추천:0  2018-08-21
寒 夜【宋】杜耒 寒夜客来茶当酒,竹炉汤沸火初红。 寻常一样窗前月,才有梅花便不同。   梅【宋】王淇 不受尘埃半点侵,竹篱茅舍自甘心。 只因误识林和靖,惹得诗人说到今。    
140    서예작품(12) <千家诗>中七绝部分 댓글:  조회:2421  추천:0  2018-07-14
千家诗中七言绝句[六尺三开(180 x 60)x11幅]   
139    서예작품(11) 临祝允明书法诗二首 댓글:  조회:2131  추천:0  2018-06-23
138    제4회 윤동주 문학상 대상 당선소감 댓글:  조회:1429  추천:0  2018-06-19
제4회 윤동주 문학상 대상 당선소감   우주의 방언   □박문희   상오 열한시가 넘었는데도 기어이 활시위를 당기는 것은 피후(皮候)의 정곡(正鵠)을 향해 돌진하는 화살 자체가 공중분해 된 바람의 뿌리를 스치는 순간 어지럼증을 느낀 까닭이다. 화살과 시위는 헤어지기 위해 만나는 빛의 뒷문이요 복제된 개기월식이다. 시위 떠난 화살이 되돌아올 수 없다고들 하지만 이미 길에 오른 화살에 대한 설득반송, 혹은 강제반송은 근자에 언론에도 꾸준히 회자되는 사건이다.   유령의 마구간에서 신기루와 혈투를 벌린 도리깨의 어깨 죽지는 호수위에 둥둥 떠도는 달의그림자다. 아울러 그것이 낳은 부드러운 능선은 다정다감하면서도 능갈친 우주의 방언이다. 바람개비의 뒤통수를 쥐어 당기는 안장형의 긴 하품은 잔디밭에 피어난 평면형의 짧은 잠꼬대와 더불어 운명의 동일선상에서 안으로 혹은 밖으로 열심히 튀는 방언속의 돌꽃이다.   염소를 몰고 블랙홀을 방문한 방울새의 발에는 장수(長壽)의 뼈와 살을 만드는 식수(食水)가 시계추로 매달렸다. 홀의 문턱과 한정거장 거리에서 시동을 멈추고 배꼽에 눈이 달린 블랙홀 홀장의 환영연에 초대된 방울새일행의 귀환보고서에 따르면 생명폭포의 질주속도는 제백석이 낳은 만추의 낙엽과 궤를 같이 한다. 불타는 단풍은 귀뚜라미를 베개 삼아 영원히 투명한 허공에 평화롭게 누워있다.     [당선소감]  솔직히 여태 살아오면서 저는 무슨 상을 받아본 기억이 없습니다. 상을 받은 적이 있기는 한데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확실히 무슨 상을 받은 적이 없었던 것인지 모호하지만 무슨 상을 받아본 그런 기억이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고 확실합니다.   소싯적부터 문학 지망생이었으나 본연의 문학영역에서 여타의 제반 여건상 진실한 의미에서의 창작을 실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시를 쓰겠다는 생각이나 시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더군다나 꼬물만큼도 해본 적이 없는 제가 불가사의하게도 시를 쓰게 되고 오늘 느닷없이 문학상수상대에까지 오르게 되었음은 저로 말하면 분명 인생의 첫 상을 누리는 영광입니다.   중국에서 하이퍼시란 거친 텃밭에 첫 보습 날을 박은 최룡관 선생이 있어서 하이퍼시에 매료됐고 짜장 하이퍼시가 있어서 결국은 내 인생도 바뀌게 된 셈입니다. 이 감각을 십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물론 앳된 종달새들처럼 짹짹거리며 날아다닐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시간마다 우주방언의 눈금을 새김칼로 깎아 지팡이로 삼아야겠다는 마음으로, 감각마비 일보직전인 뼈마디로나마 천천히 산책을 하면서, 전자 말이 질주하는 새빨간 광야의 저 거미줄매듭에서 꽤나 멀리 떨어져 있는 땅 밑의 리좀 건너 화산석과 공룡화석이 우거진 수풀 속에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어슬렁거릴 것입니다. 별똥그림자가 어슴푸레 비낀 곰 바위 아래, 저 꽃뱀처럼 머리 들린 사래 긴 오솔길을 겨울잠에서 깬 굼벵이처럼 조금은 부지런히 꿈틀거릴 것입니다. 그러노라면 혹시 나의 머리 위쪽에 삐쭉하니 내밴 흰털의 일부분이 언젠가는 블랙홀에 함몰하는 깜장염소의 파란 수염으로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이상하고 다욕한 생각이 갑자기 드는 건 또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가르쳐주신 선생이 고마웁고 나를 담아준 우리협회와 그리고 늘 함께 하는 따뜻한 문우들이 고맙습니다. 더욱이 석련화 회장님을 비롯한 윤동주문학상 제정위원회 선생님들에게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드리구요,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도 고개 숙여 다함없는 고마움을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09.14​ 감사의 말씀  ‘박문희 하이퍼시집 출간 세미나’에서 한 답사 □ 박문희   선배님들, 그리고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저의 시작에 격려, 편달과 조언의 말씀을 주신 여러 분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리며 우리 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와 회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 선배시인님들과 동인여러분에게도 깊은 사의를 표합니다. 연구회에서 늦깎이로 시를 시작한 저에게 모처럼 격려의 모임을 마련해준데 대해 매우 부끄럽지만 한편 벅찬 영광을 느끼며 큰 고무를 받았음을 고백합니다. 몇몇 분들께서 제가 시를 시작해서 일 년 만에 시집 한권을 낸데 대해서 극찬을 아끼지 않으셨는데, 물론 너무 고맙지만 그러나 그것이 자칫 큰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있다고 생각되어 몇 마디 피루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거의 평생을 신문보도사업에 종사해 왔지만 실상 애초에 꿈은 문학이었습니다. 신문을 하는 내내 이 꿈을 포기한 적이 없었고 해서 과외로 소설, 시, 평론 등 읽기를 멈추지 않았는데 읽을 때마다 창작과 연계를 시키면서 가끔 뭔가를 끄적거려 보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진정 문학도답게 시종 정열을 불사르며 끈질기게 창작에 달라붙지를 못했으며, 쓴다고 해도 감히 쓸 수 없는 것도 있었거니와 설령 썼다 해도 마음에 내키는 것조차 없어 결국 한생이 다하도록 발표한 작품 한편 없게 된 것입니다. 이건 누가 봐도 기막힌 일이 아니겠습니까. 너무나 한심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장기간에 걸쳐 ‘문학 꿈의 부스러기’가 무의식중 나의 몸속 어딘가에 축적이 될 수 있었고 결국 그것이 어떤 기회를 만나자 모종의 자극을 받고 튀어나와 이 늦깎이의 창작을 밀어준 것이지요. 말하자면 저의 시집이 짧은 시간에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지금 와서 천만 다행으로 생각되는 것은, 제 몸속에 웅크리고 있었던 그 ‘문학 꿈의 부스러기’들이 비록 유용한 것이었다 해도 만약 돌연히 찾아온 내적 혹은 외적인 자극의 깨움이 없었다면, 그것은 그냥 별 볼일 없는 무용지물에 불과했을 뿐, 저 자신은 그런 내막을 까맣게 모르고 허망하게 지나치고 말았을 거란 사실입니다. 나 자신으로 말하면 진짜 어처구니없는 일이죠. 하지만 그런 와중에 두 차례의 진지한 논쟁을 거쳐 저의 잠자던 시심을 두드려 깨워준 이가 바로 최룡관 선생입니다. 감사의 마음을 항상 간직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다 아시다시피 최룡관 선생은 시문학에 깊은 애정을 갖고 오랜 기간 탐구의 험로를 헤쳐 오면서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중국 땅에서 조선족 시단을 위해 하이퍼시란 참신한 꽃밭 한 뙈기를 일구어낸 분입니다. 최선생의 치열한 시인정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한편 지난 수십 년간 여러 시인님들 특히 선배시인님들과 기타 중견시인님들께서 보석 같은 작품으로 저의 문학 꿈에 자양분을 얹어주셨고 이런 은연중의 영향과 감화가 오늘 저의 시 창작을 가능케 했음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시를 쓰는 사람은 마음이 늙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시를 써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확실히 그럴 것이라고 믿으면서 소년의 마음으로 돌아가 조금씩이나마 부지런히 시 쓰기에 시간을 던져보겠습니다. 오늘 존경하는 여러분과 좋은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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