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68돐 명절휴가에 내놓는 미니소설 5편
손룡호
1
국경절 만세
국경절 날 6살난 아들 데리고 비행기타고 북경까지 날아왔다. 공항에서 어린 아들은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국경절이란 건 뭠까?"
"1949년도에 국민당을 몰아내고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날이다."
"국민당이란 건 또 뭠까?"
"백성을 압박하고 착취한 나쁜 놈들이였지."
"압박, 착취라는 건 뭠까?"
"사람들의 물건을 빼았고 죄없는 사람들을 붙잡고 때리고 죽이고..."
"야, 나쁨다. 땐스에서 나오던 일본놈이 아님까?"
"맞다. 일본놈이나 국민당이나 다 나쁜 놈들이다."
"정말 나쁨다...예."
"그런 놈들을 다 내쫓고 인민이 나라의 주인이 된 날이 바로 국경절이다. 그래서 우리 지예도 좋은 집에서 맛나는 밥먹고 유치원가고 비행기타고 북경까지 씽 날아오지 않았니?"
"야, 국경절이 좋슴다, 예! 만세, 국경절 만세!""
2
아이들은 대답을 못하였다
국경절이라 형제들이 큰 형님네 집에 모였다. 사람이 많으니 애들이 좋아 한다. 귀밑 머리가 허연 큰 형님은 돌아가신 두 부모가 생각 났다.
당년에 아버지가 이 땅을 해방하는 료심전역에서 국민당과 싸우다가 총에 맞아 피를 흘리지 않았던가? 간호원으로 있던 엄마가 피흘린 아버지에게 수혈해 주지 않았던가? 그런 아버지 어머니가 만났었기에 우리형제오남매가 있게 된것이 아닌가? 인젠 형제오남매도 다 손자손녀를 보았는데 죄꼬만 것들이 어른들 사이를 뱅뱅 돌아치며 저들끼리 좋아서 난시다.
"얘들아, 한가지 물어보자.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이 뭐지?"
큰 형이 애들에게 물었다.
"애들은 눈을 깜빡거리면서 대답을 못 했다.
둘째 남동생이 애들이 답할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얘들아 큰 마다바이 이름이 뭐지?"
그러자 큰 형의 손녀가 데꺽 대답했다.
"우리 할아버지 김봉호!"
"김봉호"
......
"내 먼저 밀했다."
"내 먼저 말했다."
아이들은 서로서로 양보하지 않았다.
이때 작은 고모가 끼여 들었다.
"그럼 너희들 아버지 아버지 이름은 뭐지?"
아이들은 손가락을 빨면서 대답을 못하였다. 자기 아버지, 어머니는 알지만 아버지 어머니를 낳고 키운 할아버지, 할머니의 혁명력사는 미내 모르고 있었다.
......
3
뚜뚜뚜 따발총
해살밝은 모아산 푸른 소나무숲속에 가족친구를 단위로 삼삼오오 모여온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한 집에 모여온 여러 아이들이 제가끔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감을 안고 놀아댔다. 기계사람을 쥐고 노는 아이, 우주로케트를 쥐고 노는 아이, 공룡을 쥐고 노는 아이...
어른들은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면서 자연히 자기들이 어릴 때 가지고 놀던 놀이감들이 생각났다.
뚜뚜뚜 따발총이였다......
4
돌은 나이가 있었다
국경절 날 리씨는 할아버지 아버지 고향 두메산골 깊은 골로 갔다. 건뜩 들린 푸른 하늘이 높고 깨끗하다.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가는 산은 많은 이야기를 련상시킨다. 맑은 물에서 강바닥의 조약돌이 거울처럼 말쑥하게 들여다 보인다.
리씨는 물속에서 사금이 밬혀 반짝거리는 돌을 하나 쥐여 들었다.
"이 돌의 나이가 얼마나 될까?...우리 할아버지, 아버지가 이 강에서 목욕하고 빨래하고...선인들은 이미 다 한줌의 흙으로 사라졌지만 그들의 삶의 한때를 동무한 돌은 그냥 그 자리에 있었다. 돌은 나이가 있었다.
리씨는 소중한 돌을 다시 물밑 그 자리에 내려놓았다.
5
꿈같은 세상
깊은 산골 작은 무덤앞에 "고 혁명렬사 손태관 묘" 라는 비석이 서 있다.
기념비앞에 하얗고 긴 수염의 허리구분 로인이 지팡이를 짚고 서 있다.
"태관이, 그때 자네 나이 18살이였지. 나보다 두살 어렸으니까. 사평전역에서 자넨 총에 배를 맞은 나를 구급하다가 곁에서 터지는 폭탄을 자기몸으로 막아 나는 살고 자넨 전사했잖아. 지금도 우리둘이 약속하던 말이 똑똑히 기억나이. 만약 누가 죽더라도 고향에 묻어 달라구. 해방된 고향과 함께 편히 살고 싶다구."
할아버지는 손등으로 눈굽을 닦았다.
"고향은 많이 많이 변했어. 내 목숨은 자네가 준거야. 자네도 살아서 가족을 일구고 함께 살았다면 아들 딸, 손자손녀...많이 번창하였을거야. 지금은 정말 꿈같이 좋은 세상이라구."
2017.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