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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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발가락에 든 가시 댓글:  조회:363  추천:2  2020-10-30
우화 발가락에 든 가시     꽃사슴은 뒤쪽 발가락 하나가 따끔따끔 아파서 고슴도치중의진료소에 찾아갔어요. 고슴도치의사는 명망이 아주 높은 중의로서 특히 침구술은 세상이 다 알아줄만큼 대단하답니다. 침구를 얼마만큼 사랑하는지는 그의 옷을 보면 알수 있어요. 길 갈 때도 식사할 때도 침구를 연구하기 위해서 침을 다닥다닥 엮어서 옷을 만들었답니다. 때마침 애호박에다 가시침을 다닥다닥 꽂으면서 침구술연구에 열중하던 고슴도치의사는 꽃사슴이 교태 부리는 녀인처럼 살짝살짝 다리를 절며 다가오자 코등의 안경을 밀어올리며 인자하게 물었어요.    “어디가 아파서 왔나?” “발가락이 좀 아파서요.” “발가락이? 어디 보세.” 딱따구리의사는  안경을 다시 쓰고 꽃사슴의 발가락을 자세히 진찰했어요. “별일 아니구만. 발가락에 가시 들었네.” 딱따구리의사는 침통을 열고 침 한대를 꺼내 들다가 도로 집어넣고 제 몸에서 가시털 한대를 뽑아들었어요. “이왕이면 새 침을 써야지. 자, 어서 가시를 빼세.” 꽃사슴은 침을 보자 아이들이 밤도깨비를 보았을 때처럼 몸을 오싹 움츠렸어요. “침으로 뚜져서 빼나요?” “그래. 금방 뺄수 있으니 념려말게”.”   “싫어요. 선생님, 전 무서워요.” 꽃사슴은 눈을 흡뜨며 한발작 물러섰어요. 고슴도치의사는 의자우에 일어서서  발꿈치를 들고 꽃사슴의 어깨를 다독이며 인자하게 말했어요. “헌헌대장부가 까짓 가시 하나 못 빼겠나? 그러지 말고 어서 이리 오게. 독이 있는 가시여서 제때  빼지 않으면 상처가 곪을수 있네.” “아니, 전 못 빼요. 침을 보기만 해도 닭살이 돼요.”   “하, 알만한 젊은이가 웬 고집인가? 그러지 말고 어서 빼세나.” 하지만 꽃사슴은 막무가내였어요 “.싫어요. 전 싫다구요.” 꽃사슴은 손사래치며 고집쓰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며칠뒤 꽃사슴은 발가락이 곪아 다시 고슴도치의사를 찾아갔어요. “우리 병원에서는 고칠수 없으니 딱따구리현대병원에 가보게.” 꽃사슴은 야구방망이에라도 맞은듯 정신이 뗑해났어요. 꽃사슴은 하는수없이 절뚝거리면서 딱따구리현대병원으로 찾아갔어요. 딱따구리의사는 이름난 서의인데 병진단과 병치료에서 조예가 깊었어요. 특히 마취약을 쓰지 않고 하는 그의 “딱딱수술”은 병자들의 병을 딱딱 떼여 모두가 엄지손가락을 내들지요. 딱따구리의사는 쓰고있던 버드나무병치료에 관한 론문을 밀어놓고 꽃사슴의 상처를 자세히 진찰했어요.. “이렇게 될 때까지 내버려두다니…인차 수술해야겠네.” 딱따구리의사는 혀를 끌끌 차면서 시퍼런 수술칼을 꺼내들었어요. 수술칼을 보자 꽃사슴은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떨었어요. “전 수술은 죽어도 못 하겠어요.” 딱따구리의사는 저으기 화가 났으나 꾹 참고 딱딱딱 일깨워줬어요. “심장수술도 아니고 발가락 하나를 수술하는데 뭘 그리 겁내나? 지금 수술하지 않았다간 때를 놓치게 되네. 전번날 도토리골 버덩이서방도 맹장수술을 제때 안 했다가 잘못 됐다네.” “선생님, 제발 불쌍히 여겨줘요. 수술하지 않고 약으로 치료해 주시면 제가 이 보배뿔을 드릴게요.” 꽃사슴은 산호처럼 생긴 멋쟁이뿔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딱따구리의사는 낯선이를 보듯 꽃사슴을 바라보더니 이렇게 내쏘았어 요. “그까짓 뿔이 몇푼 가나?” “이 뿔은 인삼, 담비가죽과 함께 장백산의 3대 보물이예요. 그리고…”   “그만 닥치지 못할가? “ 딱따구리의사는 꽃사슴의 말허리를 자르며 꽥 소리쳤어요. 어찌나 성이 났는지 진정하지 못하고 의자등받이에 포르릉 날아올랐다 내려앉았다 하면서 턱을 딱딱 맞쪼았어요 “자네 지금 그것도 말이라고 하는가, 엉? 내가 그래 뢰물을 탐내 환자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칠 의사 같은가? 그까짓 뿔이 그래 자네 생명보다 더 비싼가? 내 솔직이 말해주지. 이제 시간을 더 끌면 다리가 잘못 될수 있네.” 꽃사슴은 퀭한 눈으로 딱따구리의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맥없이 고개를 떨어뜨렸어요. 정말 다리가 잘못되면 어쩌나 생각하니 눈물이 뚤럴뚤렁 굴러떨어졌어요. 하지만 그는 종시 수술하겠단 말을 못하고 어깨가 축 쳐져서 절뚝절뚝 집으로 돌아갔어요. 상처는 날마다 점점 더해졌지만 꽃사슴은 다시는 병원을 찾아가지 않았어요. 수술이란 생각만 해도 시퍼런 수술칼이 눈앞에 떠올라 몸서리치며 이불을 뒤집어썼어요. 발목까지 곪아 걸을 수없게 된 때에야 꽃사슴은 후회했어요. (가시를 제때 빼지 않았다가 이 꼴이 되였구나! 인젠 걸을수도 없으니 어떻게 의사를 찾아가나?)                    
56    모르면서 아는척 댓글:  조회:433  추천:1  2020-10-01
우화     모르면서 아는척         허두남 허풍쟁이 아이 왕구는 외국어학원뒤길로 걸어가다가 노랑머리에 파랑눈을 가진 아이를 만났어요. 노랑머리아이는 왕구의 앞길을 척 막아서며 뭐라고 알아듣지 못할 말로 말을 걸었어요. (요즘은 영어가 추세이니 틀림없이 영어일테지!) 이렇게 짐작했지만 영어란 아는것이 “예쓰”와 “노” 두마디뿐인지라 대체 죽어라는지 살아라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모른다고 도리머리를 저을 왕구가 아니였습니다. 도리머리를 저으면 왕구가 아니지요. 왕구는 오른손 멋지게 척 쳐들면서 “예쓰!” 하고 영어로 대답했습니다.     헌데 이게 웬일입니까? 파랑눈아이의 두주먹이 리쇼룽의 주먹보다도 더 빠르게 왕구의 얼굴로 사정없이 날아들었습니다. 왕구가 얼얼한 얼굴을 감싸쥐고 얼떨떨해 서있는데 파랑눈아이가 또 알아들을수 없는  말로 뭐라고 했습니다.     그때라도 모른다고 도리머리를 저었더라면 좋았으련만 왕구는 어깨를 으쓱하고 두팔 쩍 벌려보이면서 나머지 영어 한마디를 마저 써보았어요. “노! 노!” 다시 얼굴에 무차별 쏟아지는 파랑눈아이의 두주먹, 딱따구리가 버드나무줄기 쫓듯 눈깜짝새 열주먹 넘게 날아들었어요.     영문도 모르고 두돌림이나 얻어맞은 왕구는 중국만두처럼 된 볼을 감싸쥐고  눈만 띠룩띠룩했습니다. 파랑눈아이가 다시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걸어갈 때까지도 자기가 왜 맞았는지 몰랐습니다. 왕구는 자기가 왜 맞았는지 모르고말았지만 난 안답니다. “너 어제 내 친구 철이를 때린 애니? 어디 나와 해볼래?” 파랑눈아이가 이렇게 물었는데 “예쓰!” 하고 대답했으니 얻어맞을수밖에 더 있나요? “그 수준으로 나의 친구를 때려? 어때, 이젠 그만할래? “ 파랑눈아이의 두번째 말에 “노! 노!” 그러니 다시 얻어맞을건 불보듯 뻔한 일이지요. 공매에 입술 터지고 눈두덩이 퍼렇게 “장식”되였으니 이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뭐라고 한단말입니까? 아이참, 허풍쟁이 왕구에게 방법이 없을라구요? 녀학생을 희롱하는 한무리의 건달패들과 싸우다가 다쳤다고 이 시리게 위훈담을 엮어대면 그만일텐데요 뭐!        
55    높이뛰기 댓글:  조회:400  추천:1  2020-09-03
      높이뛰기(우화)   체육시간입니다. 선생님은 한메터 높이의 가름대를 놓고 학생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불러서 뛰여넘게 합니다. 자기 차례가 가까와오자 욱기는 손바닥을 연신 바지춤에 문지릅니다. 시간종이 울리기 전에 화장실에 갔다 왔는데도 자꾸만 오줌이 마렵습니다. 노루도 사슴도 다리가 긴 만큼 껑충 잘 뛰는데 웬일인지 욱기는 남보다 더 긴 다리를 가지고도 높이뛰기를 죽어라고 못한답니다. 전번 시간에도 녀자애들까지 뛰여넘는 높이를 뛰여넘지 못하여 애들에게  “무골충”이라고 놀려댔어요. (다리야, 너 내 편이지? 제발 걸리지 말아다오!) 하지만 욱기의 긴 다리는 주인의 간절한 부탁을 들어주지 않고 가름대에 털썩 걸리고 말았어요. 운동장이 떠나갈 듯 웃음이 터졌어요. 얼굴이 확 달아오른 욱기는 녀자애들 켠을 힐끗 돌아봤습니다. 녀자애들도 손으로 입을 싸쥐고 웃습니다. “넌 정신상태가 문제야. 꼭 할 수 있다, 못하면 안된다-이런 마음가짐을 갖춰야 한단 말이다!”     번번이 꼴찌를 독차지하는 그를 두고 체육선생님은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어요.     (선생님 말씀이 맞아! 나의 귀바퀴까지 오는 애들이 다 사뿐이 건너 뛰는데 왜 나만 못 건너뛴담? 내 마음가짐이 문제인게야!) 하학하고 집에 돌아간 욱기는 집에 들어서자 책가방을 방구석에 아무렇게나 내던지고 창턱에 놓인 화분통들에로 다가갔습니다. 머리속에 묘한 아이디어가 반짝했던 것이지요. 그는 나란히 놓인 화분통 가운데서 축구공처럼 모양이 둥그스름하고 고슴도치털 같은 가시가 다닥다닥한 선인장을 안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다시 집에 들어가서 걸상을 내다가 마당에 높고 그우에 선인장을 올려놓았어요. 키를 대여보니 꼭 한메터높이였어요. 무릎을 굽혔다 폈다하고 발목을 이리저리 움직인 욱기는 후둘후둘 다리를 떠는 자신에게 속으로 말하였어요. (요까짓 건 얼마든지 뛸 수 있어! 못 건너 뛰면 저 무시무시한 가시에 엉덩이를 쿡 찔려!) 그리고는 손에 침을 퉤! 뱉고 선인장을 향해 달려갑니다. 투우사에게 달려드는 소처럼 눈을 부릅뜨고 달려가다가 젖먹던 힘을 다 모아 서 훌쩍 몸을 날렸어요. 다음 순간ㅡ 와당탕! 걸상이 넘어지고 걸상우에 놓았던 화분통 나뒹굴고 욱기는 욱기대로 마당에 나가 넉장거리로 넘어졌어요. 고슴도치털같은 가시에 수십침을 맞은 욱기는 엉덩이를 붙잡고 너무 아파 몸을 막 비틀었어요. (아이쿠! 이제보니 체육선생님도 허풍쟁이구나! 마음가짐이고 뭐고 다 새빨간 거짓말인 걸 가지고…) 이런 쯧쯧! 정말 꽉 막힌 애로구나! 그런 정신 갖고 련습하라는 말이지 재간을 키우지 않는다면 선인장이 아니라 범이 아가리를 벌리고 앉아있다 해도 건너뛸수 없는거야!      
54    조선족문단 우화시의 개척자-허두남 댓글:  조회:419  추천:1  2020-08-22
조선족문단 우화시의 개척자-허두남 원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시인 최룡관                                  세계적으로도 일생동안 심혈을 몰부어 우화와 우화시를 연구하는 작가는 아마 많지 않을것이다. 그런데 우리 연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일찍 이십대에 자신의 첫 우화시집이자 중국조선족문단의 첫 우화책을 펴내서부터 40년동안 우화와 우화시 창작에 몸을 담그어온 허두남이다.     1979년  첫 우화시집 “개미와 코끼리”로 우화책이 없던 우리 문단의 공백을 메꾼 허두남은 지금까지 8권의 우화책을 출판했는데 산문으로 쓴것이 2권, 시로 쓴것이 6권이다. 허두남은 산문으로 된 우화보다 우화시 창작에 더 많은 심혈을 쏟아붓고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허두남이 창작한 6권의 우화시집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고저 한다. 일찍 맏형님의 영양을 받아 소학교시절부터 우화시를 습작해오던 허두남은 1979년 처녀작 우화시집《개미와 코끼리》를 세상에 내놓았다. 우화시 25수가 수록되여있는 이 책은 정영석의 중편소설 “제2호순라선에서”와 더불어 문화대혁명후 제일 먼저 출판된 개인아동문학서적이다. 책장을 열면 집채만한 코끼리로부터 입쌀알만한 개미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동물들이 살아움직이는데 대뜸 아이들의 눈길을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작품집중의 “잣새의 계획”은 국경30돐창작상을 받아안는 영예를 지녔고  소학교교과서에도 번듯이 올랐다. 작품집에 호구를 올린 우화시들은 거개 이야기가 흥미롭고 주제가 뚜렷하다. “잣새의 계획”은 조건타령을 하며 일을 미루다간 랑패볼수 있다는 도리 ,”사슴의 후회”는 작은 흠집도 제때에 고치지 않으면 큰 흠집이 될수 있다는 도리, “고양이건축기사”는 일을 첫시작부터 착실히 하지 않다간 망쳐버릴수 있다는 도리, “알깔줄 모르는 소쩍새”는 부질없는 자존심을 부려서는 배울것도 못배우게 된다는 도리를 재미있는 이야기속에 재치있게 집어넣었다. 그밖에 우화시 “뽐내던 원숭이”, “퇴박맞은 담비”, “여우의 선물” 같은 작품들은  풍자성과 유머감이 아주 짙다. 책에는 많은 장점이 있는 반면 부족점도 적지 않다. 첫째: 산문화경향이 심한것이다. 우화시에선 산문화를 허용한다고는 하나 허용한다는 것은 좋다는 말과는 다르다. 이야기를 담자면 산문화를 피면하기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너무나 산문화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 작품집의 많은 우화시들은 시행을 붙여놓으면 산문이 된다. 둘째: 편폭이 너무 길다. 우화시라면 무조건 꼭 짧아야 한다는 도리는 없지만 어느 작품이나 다 기니 문제인것이다. 우화시 “민들레씨의 이사”는 주견 없는 민들레씨가 좋은 고장으로 이사가려다가 가지 못하는 이야기를 생동하게 그려낸 작품인데 내용은 매우 좋으나  산문화되고 편폭이 너무 길다. 무려 58행이나 된다. 주인공 민들레씨가 네 인물-동풍, 서풍, 남 풍,북풍과 대화를 주고받은것을  직접담화법의 수법으로 옮겼으니 그렇게 길어질수 밖에 없는것이다. 전반 시도 길고 시행도 늘차니 좀 숨이 찬감이 난다. 허두남의 우화시집《승냥이와 범》은 첫 작품집이 출판되여서부터 5년뒤인 1984 년에 료녕인민출판사에서 출판되였다. 이 책엔 31수의 신작이 수록되여있는데 책을 읽어보면 작자가 첫 작품집에서 나 타난 약점을 미봉하려고 모대긴 흔적을 “함축”이라는 두 글자로 함축할수 있다. 이 책에도 좋은 우화시들이 적잖게 있다. 첫 작품집에서 나타났던 시가 너무 긴  페단을 극복하고 완정한 이야기를 담으면서도 간결하게 쓴 우화시들이 여러편이다. “범나비”, “도마뱀의 재간”, “대충의 대화””후회만 하는 염소” 등은 아주 풍자적이고 재미 있다. 우화시 “범나비”를 살펴보기로 하자.   풀이슬에 날개 젖은 친 범나비/큰길에 앉아 볕쪼임하는데/ 꼬꼬수탉 한마리/모 이 찾아 기웃기웃 다가왔다// “거기 오는 수탉놈아/ 냉큼 제자리에 서지 못할가?/ 내가 누구라고 / 감히 내앞으로 지나가려하는거냐?/ 그 말 들었는지 말았는지/ 그냥 다가오는 꼬꼬수탉// 범나비는 가장 위엄있게/ 목청을 가다듬어 꾸짖었다./ “이 버릇 없는 수탉놈아/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하느냐?/ 내 이름을 들으면 넌 기절할게다./ 이 어른이 바로 범나비란말이다.// 여진히 못들은듯/ 기웃기웃 다가오는 꼬꼬수탉// 범 나비는 날개를 퍼덕이며/ 고래고래 욕설 퍼부었다./ “이 되지 못한 수탉놈아/ 하루강 아지 범 부서운줄 모른다더니/  내 이름 듣고도 그냥 다가와?/ 범나비란 나는 범이란 말이다./ 네놈이 뛰는 범 무서운줄 알면서/ 나는 범 무서운줄 모르다니…”// 그제야 범나비를 발견한 꼬꼬수탉/ 씽 달려가 뚝 찍어먹었다. 이 우화시를 보면 웃음을 금할수 없다. 범나비야말로 풍자의 대상이고 우습광스 러운 우화적 인물이다. 이름보다 실속이 중요하고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는것을 반면적으로 일러주고있다. 그런데 작품은 내용은 재미 있지만 표현수법은 별루인감이 든다. 전반 시는 29 행으로 첫번째 우화집에 실렸던 대다수의 우화시들보다 절반가량의 편폭이다. 그런데 도 여전히 함축미가 결여한 느낌이 드는것은 무엇때문인가? 그 원인은  작품구상이 산문적으로 되였기 때문이다. 이 우화시는 비록 편폭은 많이 줄어들었으나 첫번째 책 에 수록된 우화시들과 똑 같은 수법으로 창작되였다. 사건발전의 과정을 따라가면서 서술했는바 붙여놓으면 산문이 된다. 이 작품집에 실린 많은 우화시들이 이런 공통적인 단점을 갖고있다. 편폭은 줄이 려고 애썼으나 다양한 수법을 동원하여 재치 있게 예술적으로 표현하지 못했기에 단 조롭고 딱딱하며 매력이 모자란다. 우화시를 보다 짧고 감칠맛 있게 쓰려면 고운 시어를 고르고 조화롭게 다듬는것 도 중요하지만  구상할때 “시적”으로 구상하는것이 자못 중요하다. 줄글의 구성과 시 의 구성은 서로 다른 특점을 갖고있는것이다.  우화제재를 찾기가 그처럼 어려운데 마음 드는 제재를 손에 넣었다면 매 한편의 작품마다 제재를 찾는것만큼 그 형식에도 고심해야 할것이다. 1995년에 출판된 세번째우화시집 《춰주는 바람에》(우화시 64수)에서는 작자가 시도한 개혁이 보다 폭이 크다 앞의 두책에서는 이야기과정을 전개했지면 세번째책에서는 과정을 전개하지 않고있다. 따라서  산문적이던 구성도 시적으로 해결되였다    우화시 “떨어져버린 록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따스한 새 봄/ 꽃사슴 머리에 돋아났어요/ 솜털 보시시한 “록용나무”가// 귀한 보약이라/ 만나는 짐승마다/ 간청 했어요, 록용 팔라고// (어쩔가, 팔가?/ 안야/ 두고 두고 자랑거리 삼을테야!)// 꽃사슴 고개 건뜩/ 어깨를 으쓱/ ㅡ나의 보밴 한평생 안 판다 안 팔아// 가을 되니 보배 록용/ 뼈처럼 땅땅/ 이듬해 봄 되자 떨어져버렸어요   이왕에 쓴 우화시같으면 또 독자가 다 내다본 과정을 지루하게 서술했을것이다. 례컨대 곰할아버지가 록용을 팔라고 청들었지만 도리머리를 저으며 안 팔았다, 노루아저씨가 사정했지만 또 밀막아버렸다, 토끼아우가 간청했지만 그것도 외면해버렸다….그렇게 전개했더라면 그 편폭이 “민들레씨의 이사”와 거의 비슷하게 되였을것이다. 하지만 작자는 이 작품에서 과정을 일일이 기록하지 않고 내용을 집중,개괄하여 표현했기에 편폭이 절반나마 줄어들었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대다수의 우화시가 이 우화시처럼 이야기를 씀에 있어서  사건을 따라가며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한 시점에 서서 그려냈다.  역시 우화시 64수가 수록된 네번째 우화시집《세수해선 뭘해, 또 때가 낄텐데》 (동북3성교육출판사,2002년년)는 많은 새로운 특점이 있다. 첫째: 동식물을 쓰던데로부터 아이들을 쓰는것으로 개혁을 가져왔다.   64수가운데56편이 아이들을 쓰고있다. 이른바 “랑만주의우화시”로부터  “사실주의우 화시”로 바뀐것이다. 둘째: 시어가 한층 세련된 것이다  우화시 곤충채집은 다음과 같이 쓰고있다.   돌쇠하고 누나하고/ 곤충채집 간다야// 누나는야 맨손이지만/ 돌쇠에겐 포충망// 나풀나풀 꽃나비/ 또로록또로록 베짱이// 나무잎우에 앉아/ 그네뛰는 매미// 쑥초리끝에서 파르르/ 발레추는 잠자리// 누나는야 살금살금/ 발꿈치 살짝 매미 한놈// 돌쇠는야 우쭐우쭐/ 포충망 휙 잠자리 한놈// 누나는야 한나절에/ 열마리 잡았는데// 돌쇠는야 웬 일일가/ 살펴보면 빈 포충망// 포충망에 포충망에/ 구멍난줄 몰랐네.   이 우화시는 허두남에게서 늘 나타나는 산문화가 가장 잘 극복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주제를 볼 때 전혀 새롭지 않다 가능하게 “구멍난 독에 물 퍼붓기”란 속담에서부터 구상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시어가 아주 잘 짜였다.  “그네 뛰는 매미”,  “발레추는  잠자리” 등 구절들은 매우 생동하며 운률도 성공적이다.  전반 작품이 이른바 산문적으로가 아니라 시적으로 언어구사가 이루어졌다. 셋째: 유머감이 한층 진해졌다.  우화시 우화시 “약 먹을 때”를 살펴보자.   파리가 썰매 탈지경/ 윤기 반들 대머리 만지며/ 의사 선생님/ 한 눈 찡긋 일러준 말//ㅡ꼬마아가씨/ 이 약 먹을때/ 물 마시면 절대 안돼/ 물 마시는 날엔/ 이 할아버지처럼 대머리가 돼// 의사 선생님의 대머리/ 참기름이라도 칠했나/ 내 눈길도 미끄러져 떨어지는듯/ 몸이 오싹// (어마나! 롱구공 같네요/ 내 머리가 대머리 되면/ 작은 배구공 같을거야!)/ 머리가 대머리 될가봐/ 작은 배구공 될가봐/ 갈증이 나도/ 물 한모금 마시지 않았어요//해님이라도 삼킨듯/ 너무너무 목이 탈때면/ 한꺼번에/ 얼음과자 열대 먹었을뿐   이 작품은 풍자와 유머가 강할뿐 아니라 표현도 아주 훌륭하다. “파리가 썰매탈지경 윤기 반들 대머리”, “의사선생님의 대머리 참기름이라도 칠했나 내 눈길로 미끌어떨어지는듯”, “어마나! 롱구공 같네요. 내 머리가 대머리 되는 날엔 작은 배구공 같을거야!”. 해님이라도 삼킨듯 너무너무 목이 탈때면” 등 표현들은  극히 성공적이다. 이렇듯 작품의 언어가 갓난아기처럼 귀한 주요원인은 아이들의 시각으로 사물을 보고 천진란만한 동심에 비쳐진 사물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냈기때문이다.     춰주면 좋아하는 아이/ 코흘리개는/ 숱한 애들이 앞다투어/ 너 참 힘세다 춰주니/ 너무 좋아 코를 풀쩍풀쩍/ -그래 너희들 말이 맞다/ 나 진짜 힘장사야/ 얼마나 센지 보련?/ 커다란 돌 척 들고서/ 다들 보라는듯 우쭐우쭐/ 국수오리 같은 코물이/ 발등까지 드리운줄도 몰랐대요   이는 우화시 “코흘리개”의 전문이다. 이 글의 주제는 “칭찬받기 좋아하는 사람은 나쁜놈에게 쉽게 리용된다.”로 될것이다. 이 주제를 표현하자면 “큰 인물”의 “큰 사건”을 가지고 “큰소리”를 치는 페단이 생길수 있을것이다. 그런데 작자는 그와는 정반대로 코를 많이 흘리는 한 아이를 통해 그것을 생동한 만화처럼 잘 보여줬다. 자칫 꽛꽛하게 만들수 있는 문제를  작고 재미있는 해학으로 원만히 표현하였다   앞으로 이러루한 제재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작자는 이 책에서 학교생활과 공부에 대한 내용을 많이 취급했다.  흔히 아이들을 쓴 작품들에 학굫생활, 특히 공부에 대해 쓴것이 적다 그만큼 중요하고 가장 일반적인 것일수록 쓰기 힘들다는 말이 되겠다 그런데 이 책에는 학교생활, 공부를 두고 쓴 우화시가 상당한 수를 차지한다.  “성급한 아이”, “사내애가 그럼 못써”, “구멍난 책장”,   “”그런 로봇”, “락제생된 사연”, “두고보자”, “책을 많이 읽을테야”,  “빵점”,  “꾀보→“울보”,  “지각대장” 등이다  작자의 다섯번째 우화시집 《사탕을 좋아하는 애》(우화시 80수)는 2006년 한국에서 출판되였다. 이 책에는 네번째 책의 우화가 절반 넘게 들어있다 하지만 그대로 실은 우화는 기본상 없고 다시 손본것들이다 작자는 이 책에서 우화시의 언어를 많이 “미용”했을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식을 창조하려고 품을 넣었다. 우화시 “뚝쇠의 자존심”을 보기로 하자   아이참, 저 뚝쇠/ 머리는 뚝 막혀가지고/ 자존심은 쇠처럼 강해서/ 이름도/ 뚝/ 쇠// 저보세요/ 상우에 숙제책 펼쳐놓고/ 책장우에 연필장단 똑똑/ 귀불만 만지작만지작// 녀동생 꽃분이 들여다보더니/ 오빠, 내 알려줄가?// 힐끗 동생을 지릅떠본 뚝쇠/ 까불지 마/ 쥐방울같은게 뭘 알아서…// 연필장단에/ 애꿎은 책장은 벌집 되여도/ 뚝쇠와 숨바꼭질하는/ 답안// 시계소리 재깍재깍/ 텔레비죤아동프로 이제 곧 시작한다/ 뚝쇠를 재촉하며 재깍재깍’’ 바빠 난 뚝쇠/ 궁둥이 들썩들썩/ 솥뚜껑우의 개미인가/ 안절부절/ (이 뚝쇠를 구해줄 사람은 없나?)// 이제 다시 동생에게/ 묻지도 못하고/ 묻지도 못하고   이 작품도 인물에게 꼭 맞는 어휘를 사금 일듯 골라서 주인공의 행동을 잘 묘사했다. 하나도 능하게 없으면서 녀동생앞에서 으시대는 이웃집의 코흘리개와 비슷한 뚝쇠의 모습이 눈앞에 다가온다. “연필장단 똑쪽”, “귀불만 만지작만지작”, “힐끗 녀동생을 지릅떠본 뚝쇠”, “쥐방울같은게”, “”연필장단에 책장은 벌집 되여도”, “뚝쇠와 숨박곡질하는 답안”, “솥뚜껑우의 개미인가 안절부절”, 등 구절들은 머리는 뚝 막혀가지고 동생앞에서 오빠의 자존심을 세우려는 웃기는 아이의 성격을 표현하는데 아주 적격이다. 마지막 련에서 “묻지도 못하고”를 반복한것도 주제을 강조하는면에서도 좋거니와 문체론적효과도 충분히 나타냈다. 마지막련도 잘 처리했지만 이 작품이서 특히 훌륭하게 쓴 부분은 첫련이다. 첫행에서  “아이참, 저 뚝쇠”-이렇게 “문을 열자 산이 보이는” 수법으로 시작한것부터 좋다. 편폭이 짧은 우화시에서 “짧은 밤에 긴 노래 부를”것 없이 글줄을 아낀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첫 련에서도 가장 첱금싸게 잘된 점은 이름도 뚝 쇠 이렇게 세개행에다 갈라놓은 것이다. 이것은 형태이미지이다. 종이를 랑비하면서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어디에 있는가? 뚝쇠라는 이름이 바로 주제이기 때문에 강조한것이다. 서로 상반되는 모순의 성격을 이 두 글자로 잘 표현했지 않은가? 그러니 두 글자에게 당당하고 분명한 자리를 드린것이다. 다른 사람이 시행을 한글자씩 뜯어서 내리배렬하니 자기도 한번쯤 그렇게 해본 그런 언어장난과는 전혀 다른 좋은 착상이고 설정이다.  “뚝쇠의 자존심”이 이름 두글자를 두행에 나눠놓은것이 형식상 성공적이라면 전반 우화시를 새로운 형식으로 쓴것도 있다.  우화시 “착한 일”이 그렇게 씌여졌다.   일과에서 빠짐없는/ 일기 적기/ 착한 일 적기// 보배둥이 일기책에/ 또박또박/ 연필도 신이났나/ 미끄럼질 쭉쭉// ㅡ오늘은 뜻깊은 날/ 낯선 할머니 도와/ 짐 들어다 드린 날/ 착한 일 찾아하니/ 칭찬받은것보다 더 기쁘다// 귓가에 속삭이는/ 자애로운 목소리/ 일기란 진실하게 써야 해!//! 뒤머리 썩썩/ 덧붙이는 몇줄// 아래 학급 돌이/ 자기가 할머니 돕겠다/ 짐 붙잡고 놓지 않았다/ 달래여도 듣지 않아/ 겁을 줘도 듣지 않아/ 빵! 한주먹 먹이고/ 제꺽 짐 빼앗았지 헤헤   웃지도 울지도 못할 사연, 그러면서도 너무 진실하게 아이의 성격을 그려낸 성공작이다. 내용도 새롭고 형식도 새롭다. 작자는 천진란만한 아이의 성격을 잘 그려냈을뿐 만 아니라 그 그림을 일기라는 액틀에다 정히 넣어서 걸었는데 형식이 아주 맘에 쏙 든다     형식이 생신하고 독특한 우화시로는 또 “친구사귀기”가 있다. “친구사귀기는 인터넷사이트를 리용해서 친구를 사귀는 형식을 빌어 웃음거울에 비친듯 우습광스러운 주인공의 형상을 보여주고있다.   인터넷 사이트로/ 친구나 사귀여 볼가/ 아무렴!/ 나처럼 훌륭한 애에겐/ 친구도 많아야지// 제 자랑한다 말아/ 나하고 사귀고 싶은 애들은/ 검색 창에 내 간력 쳐보렴/ 내가 허풍 쳤나// 나는나는/ 장점은 하늘만큼/ 단점은 손톱눈만큼// 내 또래중 키도 껑충/ 학급에서 힘도 으뜸/ 성미 활달한 사내대장부// 밥은 아빠보다 더 먹고/ (애들은 잘 먹어야 잘 큰대)/ 잠은 하루 열시간/ (애들은 잘 자야 건강하대)/ 늘 토끼처럼 뛰놀지/ (애들은 잘 놀아야 밝게 자란대)// 장점은 무지무지/ 많고 많지만/ 단점은 딱 하나 공부싫어증   “친구사귀기”나 “착한 일”같은 형식은 아주 좋은 추구이다. 앞으로 이런 추구들이 많아져 허두남이 독자친구들을 더 많이 사귈수 있기를 바란다. 우화시집 “사탕을 좋아하는 애”도 생동성, 형상성면에서 약간 아쉬운 점을 남긴 다. 2015년에 출판된 여섯번째 우화시집 《빵순이 다이어트》(연변인민출판사)에는 보다 세련된 우화시가 무려137나 수록되여있다. 이 책에서 작자는 우화시를 보다 동시처럼 개조하는데 모를 박았고 많은 성과를 올리고있다. 작자는 아예 책의 쟝르를 우화동시집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이전의 책들보다 질이 한 차원 높아졌다. 우선 우화시들이 재미 있어졌다. 다음 편폭이 한층 짧아졌다. 편폭은 짧아졌지만 작품을 인위적으로 줄여놓은 느 낌이 들지 않고 생동한 세부와 형상적인 구절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간결하고 재 치로우며 깜찍하다. 많은 우화시들은 형식상 완전히 일반적인 동시의 모습을 갖추었다.     일반 동시처럼 쓰여진 몇편의 우화시를  살펴보자     내 가슴속에 피여난 꿈/  아롱다롱 칠색무지개/ 저 하늘의 무지개보다 더 고운 고운 꿈/ 목화송이 흰구름 말끔히 닦은/ 파란 저 하늘보다 더 고운 꽃꿈//나의 고운 꿈 멋진 꿈은/ 아롱다롱 칠색무지개 베여다가/ 색동저고리 지어 입고/ 파란 하늘 한 자락 살짝 베여다가/  파란 치마 곱게 지어 입는거야!// 너무 너무 소중한 꿈이기에/ 맘속으로만 고이 키우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아/ 다른 사람 내 꿈 훔쳐갈가봐//저 높은 곳에 있는 무지개를/  어떻게 베여올가?/ 누가 저 높은 곳에 올라가서/  파란 하늘을 베여온담?/ 그리 큰 가위는 또 어데서 구하나?        이는 우화시 “고운 꿈”이다. 이 작품은 이야기를 전개하는 기존의 우화들과 완전히 다르게 일반 동시처럼 썼 다. 아주 감칠맛 난다. 작자는 한 녀자애의 아롱다롱 고운 무지개꿈을 그리고있다. 파란하늘을 베여다가 치마를 지어입고 칠색무지개를 베여다가 색동저고리를 지어입 었으면 하는 천진란만한 어린아이의 꿈은 그야말로 “목화송이 흰 구름이 말끔히 닦은 파란 저 하늘보다 더 곱고 아롱다롱 칠색무지개보다도 더 고운 꽃꿈인것이다. 좋기는 파란 하늘을 베여올  때 해까지 함께 베여다가 옷을 지어입는다면 더 리상적이겠지. 하늘색 파란 바탕에 황금빛 해를 수놓은 옷,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옷이 아름다운걸 물론 해까지 있으니 겨울에 춥지도 않고 그처럼 좋은 옷이 더 없을것이다. 친구들이 모두 부러워서 눈이 비뚤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파란 하늘을 누가 베여오고 어떻게 베여오는가 하는 것이다.       이는 우화시는 이소프의 우화 “쥐들의 회의”와 비슷하다. 쥐들이 모여서 어떻게 고양이를 대처할가를 토론하는 회의에서 모두 고양이목에 방울을 달자고 한다. 어떤 방울을 달고 어떤 끈으로 달 것인지를 열렬하게 토론했지만 누가 가서 그 무서운 고 양이목에 방울을 달겠는가 하자 아무도 나서지 못한다. 고양이가 무서워서 방울을 못 달듯이 하늘은 너무 높아서 팔이 자라지 않으니 베여올수 없다. “분선이가 미워요”도 일반 동시처럼 쓴 우화시이다.   속눈섭 긴 쌍가풀눈도 미워요/ 오똑한 코도 미워요/ 볼우물 파며 생글생글/사과 같은 얼굴도 미워요// 선생님 물음에/ 남먼저 대답하는 입/ 남먼저 쳐드는 손도 미워 요/ 이름도 미워요// 남학생들 눈길 혼자 끌어가는/ 욕심쟁이 분선이/ 얄미운분선이// 미운 분선이/ 요즘 더 미운 짓 해요/ 밤마다 내 머리속에 찾아와/ 단잠 들지 못하게/  막 휘저어놓군 해요// 분선이를 미워하다가/잃어버린 잠       이렇게 써도 우화가 되는가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기 존의 우화형식에 길들어있는 사람들이다. 꼭 “토끼와 거부기”처럼 보자마자 그 뜻이 다 알리게 써야만 하는가? 일정한 심도를 심어주고 사색을 거쳐야 그 뜻이 알리게 쓰는것이 더 예술적효과가 있고 현대적 미감에 맞는다고 생각된다. 풍자속에 교훈을 담으면 우화시는 다양한 형식으로 쓸수 있다고 본다. 아니, 다양한 형식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싶다. 그럼 이 작품이 왜서 우화로 될수 있는가? 이 작품의 주제는 무엇인가? 이 작품 의 주제는 친구를 미워하고 미워하다가 밤잠까지 잃게 되였다는것이다. 남을 너무 미 워하다가 결국 자신을 해쳤다는 뜻이니 풍자가 성립되는것이며 풍자속에 분명한 따끔 한 교훈도 담긴것이다. 지금껏 그 누구도 우화시를 이런 형식으로 쓴적이 없는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써서는 안된다는 도리는 없다. 우화시를 “이야기→교훈” “교훈→이야기”의 낡은 도식으로 가두지 말고 다양한 새 형식으로 써서 작품의 매력을 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에는 우화시 “바람”을 살펴보자   살구나무가지끝에서 /바람이 앵앵 울고있어요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못된 장난 재미삼던 개구쟁이 바람 /빨래줄에 걸린 옷 팽개치고 /장독뚜껑 허공중에 날려버리더 니 /나무가지 부러뜨리려 심술 부리다가 /가지끝에 옷자락 걸렸나봐요/도와줘요!/도 와줘요 /애처롭게 구원 청하는데 /아무도 내다보지 않네요 /저러다 옷자락이 찢어지 면 어쩐담? /아이참, 그러게 /고약한 미운 짓 일삼지 말게지   얼핏 봐도 훌륭한 동시이다. 내용으로 보면 이는 또한 교훈과 풍자를 두루 갖춘 완미한 우화이기도 하다. 잘 짜인 동시안에 “남잡이 제잡이”라는 철리와 나쁜 일을 일삼는 자는 도와주는 이가 없다는 철리를 담고있다.     완전한 동시형태로 쓰여진 우화시로는 또 “파란 호수”를 들수 있다.       아빠 함께 뽀트 타던 날/파란 호수물 처음 보았다/노랑병아리빛 치마에 파란 물 튕길가/가슴에 두손 포개고 조심히 서있는데/심술쟁이 파도가 처절썩/치마자락에 물방 울 튕겨놓겠지/난 몰라/난 몰라/내 옷 어쩌나 발 동동 굴렀는데/참말 신기했다/옷에 한 점도 옮지 않은 파란 물감    이 작품을 보고 한수의 매력적인 동시라고 말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것이다. 파란 호수물을 눈에 보는듯이 그려낸 한폭의 수채화이다. 물방울이 튕기면 옷에 파란 물이 옮으리라고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은 진실하게 과장 없이 표현된것이다. 이 작품은 시어도 참 아름답게 씌여졌다. “노랑병아리빛 치마” “가슴에 두손 포개 고” “심술쟁이 파도”  “난 몰라! 난 몰라!” “발 동동 굴렀는데” 등 구절들은 말이 고우 면서도 어린 소녀의 성격을 잘 표현했다. 그럼 이처럼 아름다운 동시가 어떻게 우화시로 될수 있는가? 무엇을 풍자했고 어 떤 교훈을 던져주고있는가? 사물의 현상과 본질을 가려볼줄 모른다는 천진란만한 생 각에 가벼운 웃음이 생기는 풍자적인 요소가 살짝 깃들어있는것이다. 파란 물감을 풀 어놓아 파란 물과 해빛이 반사되여 파랗게 보이는 물은 얼핏 보면 비슷한 면이 있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물방울이 튕기면 옷에 파란 물이 옮으리라고 생각하는건 서 산마루에 물든 빨간 저녁노을을 보고 서산에 불이 났다고 소방대에다 전화를거는것과 같은것이라 하겠다. 우화시 “내 만약 미용마술사라면”도 일반 동시의 형태로 씌여졌다.   내 만약 미용마술사라면/ /엄마를 다시 젊어지게 하고싶다/더 예쁘게 만들고싶다 // 눈귀와 입귀 잔주름/  /다리미질한듯 곱게 펴드리고 세월의 그늘 비낀 볼도/싱싱한 사과처럼/ 반들반들 윤기 돌게 만들련다// 군데군데 나이살/  날씬한 곡선 잃어가는 엄마에게/ 그제날의 몸매 돌려드리고/ 날아갈듯 사뿐사뿐/ 예쁜 걸음걸이도 되찾아드 리련다// 하지만 하지만/ 너무 아름답게는 안 만들거야/  선녀처럼 변한 엄마/옷자락  이 날개로 변하여/ /훨훨 하늘로 날아가면 안되니깐!/ 옛말에 나오는 선녀처럼/아빠와 날 버리고 가버리면 안되니깐!    이 작품의 주제에 대해선 더 말하지 않겠다 이외에도 벨, 시계바늘 날 닮았어, 무지개, 세배 등 동시처럼 쓴 우화시들이 여 러편이다. 이 책에서 작자는 주인공들의 이름을 짓는데도 정성을 쏟아부었다. 하는 짓이 망태기인 개차반 망택이, 옹졸한 옹남이, 얼핏하면 앵돌아지는 앵나, 노래 잘 부르는 여울이, 큰소리 잘 치는 왕구, 남의 흠 잘 잡는 “짹짹2인방”, 그외에 도 꽃분이, 초롱이, 영재, 망칠이, 뚝쇠, 대식이, 미숙이, 울남이, 떼돌이, 빵순이, 달 인이, 으뜸이, 우승이, 진수, 보석이, 금이, 구슬이, 똘똘이, “배살공주” 등 이름들은 주인공의 성격을 보여주고 작품의 주제를 반영하는데 한몫 담당하고있다. 이상으로 우화작가 허두남이 40여년간 땀으로 가꾸어온 6권의 우화시집에 대해 살펴보았다. 모두어보면 허두남은 크릴로브우화시와 조선의 우화시 등 재래의 우화시로부터 양을 섭취하였으나 그의 우화시는 재래의 우화시들보다 많은 다른 개성적특점이 있다. 제일 중요한 특점은 이야기 과정을 전개하지 않고 일반 동시와 비슷한 형태로 쓴것이다. 허두남은 초기에는 동화시 비슷하게 이야기 과정을 전개했지만 거기에서 벗어나서 일반 동시형태를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였다. 재래의 우화시를 “풍자시. 철리시. 이야기시”로 정의를 내린다면 허두남 우화시는 “풍자시, 철리시. 동시”로 정의를 내릴수 있다. 비뚠 인물의 비뚠 행동을 빌어 작고 깜찍한 도리를 귀띔해주는 우며동시-이것이 허두남이 수십년의 탐구로 만들어낸 우화시이다. 허두남우화시의 다른 특점은 동식물을 주로 쓰던 전통에서 벗어나 아이들을 주인 공으로 한것이다. 허두남은 끈질긴 노력으로  우화시창작에서 많은 결실을 맺었지만 그의 우화시에 는 미숙한 점이 적지 않다. 여섯권의 책에 공동으로 존재하는 부족점은 생동성과 형상성이 부족한것이다. 많은 우화시들은 형상이 론리에 묻히고있다. 우화작품은 론리정연해야할것이 자명하 지만 우화도 문학인이상 생동하고 형상적이여야 하며 재미있어야 한다.     갱신을 위해 공을 들이는데 린색하지 않은 작자가 이제 꼭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 로 돌려놓을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우리 조선족문단에 한떨기 이색적인 꽃을 피운 우화작가 허두남, 재능 있는 구연 작가인 그가 앞으로 구연작품의 특점을 우화시에 배합하여 완정하고 독특한 자신만의 스찔을 갖춘 우화작가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53    당나귀와 수박수레 댓글:  조회:386  추천:0  2020-08-15
  당나귀와 수박수레   심술쟁이 당나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나요? 그럼 들어보세요. 제 말에 어떤  친구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저 선생님은  아마  당나귀를  타다가  떨어져 코방아라도 찧었나봐. 전 번에는 우화에서 고집쟁이 당나귀 흉을 보더니 이번엔 또 심술쟁이 당나귀 흉을 보려하는구나! ‘ 또 어떤 친구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요. “당나귀가 혹시 저 선생님네 뜰안에 들어가서 꽃밭을 마구 밟아 놓았을지도 몰라.” 미안하지만 꼬마 친구들의  짐작은 다  틀렸어요.  전 당나귀를 미워할  아무런 건덕지도 없어요. 미워할 사연이 있다 해도 그래서 당나귀를 흉 볼만큼 시시하진 않고요. 그럼 제 얘기 들어보세요. 남이 잘되는것을 보면 복통에 두통에 게다가 치통까지 앓는 한심한 심술쟁이 당나귀가 있었어요.. 닷새에 한번씩 있는 읍거리 큰 장날이였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수레 가득 수박을 싣고 령너머 장마당으로 떠났어요. 그가 수레를 끌고 떠날 때 막내아들이 장에 가서 사탕수수를 사 먹겠다고 따라 나섰어요. 령마루에 올라선 심술쟁이 당나귀는 내리막길에 접어들다가 주춤 걸음을 멈추었어요. 지난밤 두드려댄 소낙비로 내리막길은 홈타기가 여러군데나 깊숙이 패워 있었던거예요. ‘제길, 재수없는  년이 가루 팔러 가면 바람이 분다더니 하필 이 어른이 장보러 떠나자 길이 이렇게 되였담? 뒤 집 노새령감이  장보러 갔던 전번 장날에나 길이 이렇게 됐더면 여북 좋았을가?’ 심술쟁이 당나귀는 신경질이 나서 투르르 투레질을 하였어요. 그는 길다란 머리를 기웃하고 못쓰게 된 길을 내려다보며 한동안 선자리에서 망서리였어요. “아버지, 길때문에 그러나요? 흙덩이를 날라다가 홈타기를 제꺽 메꾸고 내려 가자요.” 아들애가 아버지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아들을 찔 흘겨보며 삐뚜렁소리를 내뱉았어요. “너 정말 똑똑하구나! 누굴 닮아서 그렇게 똑똑하냐?” 아들은 아버지가 정말 자기를 칭찬하는줄 알고 해쭉 웃으며 자랑스레 말했어요. “아버지를 닮았지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산돼지 벼락맞는 소리를 내질렀어요. “이 등신아, 똑똑하다니 정말 똑똑하다는 말인줄 아니?” 난데없는 벼락에 아들놈은 어안이 벙벙해졌어요, 그는 퍼러꿋꿋해진 아버지의 길다란 얼굴을 말똥말똥 쳐다보았았어요. 아버지가 왜 그렇게 성을 내는지 알수 없었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아들에게 손삿대질하며 욕사발을 퍼부었어요.. “이 제 애비 발꿈치에도 못 올 못난 놈아. 넌 밸도 없냐? 그렇게 길을 일껏 손질해 놓으면 다른 놈들이 좋아하는 꼴 보자고 그러느냐?” 아들을 눈이 빠지게 닦아세운 심술쟁이 당나귀는 그냥 수레를 몰고 내리막길에 들어섰어요. 그는 홈타기를 피해 가면서 조심조심 수레를 몰고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헌데 원체 홈타기가 많아서 그것들을 피하면서 내려가자니 여간 힘든게 아니였어요. 이쪽 바퀴가 홈타기에 빠지지 않게 신경을 쓰면 이번엔 저쪽 바퀴가 빠지려했어요. 게다가 가파로운 내리막길이여서 무거운 수레가 사정없이 내리미는지라 이마에선 통알같은 땀방울이 뚝뚝 굴러 떨어졌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이를 악물고 한발자국 두발자국 내리막길을 내려갔어요. 중간쯤까지 내려갔을 때였어요. 왼쪽바퀴가 홈타기에 빠져들어가는 바람에 수레를 급히 오른쪽으로 탈았는데 이번에는 오른쪽바퀴가 덜컥 홈타기에 빠지고말았어요. 바빠맞은 심술쟁이 당나귀는 안간힘을 다해서 수레채를 잡아챘어요. 하지만 수레 바퀴는 점점 더 빠져 들어갔어요. 땀벌창 된 심술쟁이 당나귀는 젖먹던 힘을 다 썼지만  소용없었어요. 급기야 수레는 힌들 번져지고 말았어요. 그러자 수박들은 와르르 쏟아져 령아래로 데굴데굴… 수레가 넘어지는바람에 공중제비로 나뒹군 심술쟁이 당나귀는 하늘이 팽그르르 도는것 같았어요. 한참만에야 가까스로 기여일어나 보니 이마도 터지고 무릎도 벗겨졌어요. 그는 피 흐르는 이마를 손바닥으로 싸쥐고 검으락푸르락해서 죄없는 아들에게 화풀이했어요.  “이놈아, 수레가 넘어지는것도 몰라? 빨리 와서 수레를 추고 흩어진 수박을 주어 모으지 않고 뭘해?”   당나귀와 수박수레   심술쟁이 당나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나요? 그럼 들어보세요. 제 말에 어떤  친구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저 선생님은  아마  당나귀를  타다가  떨어져 코방아라도 찧었나봐. 전 번에는 우화에서 고집쟁이 당나귀 흉을 보더니 이번엔 또 심술쟁이 당나귀 흉을 보려하는구나! ‘ 또 어떤 친구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요. “당나귀가 혹시 저 선생님네 뜰안에 들어가서 꽃밭을 마구 밟아 놓았을지도 몰라.” 미안하지만 꼬마 친구들의  짐작은 다  틀렸어요.  전 당나귀를 미워할  아무런 건덕지도 없어요. 미워할 사연이 있다 해도 그래서 당나귀를 흉 볼만큼 시시하진 않고요. 그럼 제 얘기 들어보세요. 남이 잘되는것을 보면 복통에 두통에 게다가 치통까지 앓는 한심한 심술쟁이 당나귀가 있었어요.. 닷새에 한번씩 있는 읍거리 큰 장날이였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수레 가득 수박을 싣고 령너머 장마당으로 떠났어요. 그가 수레를 끌고 떠날 때 막내아들이 장에 가서 사탕수수를 사 먹겠다고 따라 나섰어요. 령마루에 올라선 심술쟁이 당나귀는 내리막길에 접어들다가 주춤 걸음을 멈추었어요. 지난밤 두드려댄 소낙비로 내리막길은 홈타기가 여러군데나 깊숙이 패워 있었던거예요. ‘제길, 재수없는  년이 가루 팔러 가면 바람이 분다더니 하필 이 어른이 장보러 떠나자 길이 이렇게 되였담? 뒤 집 노새령감이  장보러 갔던 전번 장날에나 길이 이렇게 됐더면 여북 좋았을가?’ 심술쟁이 당나귀는 신경질이 나서 투르르 투레질을 하였어요. 그는 길다란 머리를 기웃하고 못쓰게 된 길을 내려다보며 한동안 선자리에서 망서리였어요. “아버지, 길때문에 그러나요? 흙덩이를 날라다가 홈타기를 제꺽 메꾸고 내려 가자요.” 아들애가 아버지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아들을 찔 흘겨보며 삐뚜렁소리를 내뱉았어요. “너 정말 똑똑하구나! 누굴 닮아서 그렇게 똑똑하냐?” 아들은 아버지가 정말 자기를 칭찬하는줄 알고 해쭉 웃으며 자랑스레 말했어요. “아버지를 닮았지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산돼지 벼락맞는 소리를 내질렀어요. “이 등신아, 똑똑하다니 정말 똑똑하다는 말인줄 아니?” 난데없는 벼락에 아들놈은 어안이 벙벙해졌어요, 그는 퍼러꿋꿋해진 아버지의 길다란 얼굴을 말똥말똥 쳐다보았았어요. 아버지가 왜 그렇게 성을 내는지 알수 없었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아들에게 손삿대질하며 욕사발을 퍼부었어요.. “이 제 애비 발꿈치에도 못 올 못난 놈아. 넌 밸도 없냐? 그렇게 길을 일껏 손질해 놓으면 다른 놈들이 좋아하는 꼴 보자고 그러느냐?” 아들을 눈이 빠지게 닦아세운 심술쟁이 당나귀는 그냥 수레를 몰고 내리막길에 들어섰어요. 그는 홈타기를 피해 가면서 조심조심 수레를 몰고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헌데 원체 홈타기가 많아서 그것들을 피하면서 내려가자니 여간 힘든게 아니였어요. 이쪽 바퀴가 홈타기에 빠지지 않게 신경을 쓰면 이번엔 저쪽 바퀴가 빠지려했어요. 게다가 가파로운 내리막길이여서 무거운 수레가 사정없이 내리미는지라 이마에선 통알같은 땀방울이 뚝뚝 굴러 떨어졌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이를 악물고 한발자국 두발자국 내리막길을 내려갔어요. 중간쯤까지 내려갔을 때였어요. 왼쪽바퀴가 홈타기에 빠져들어가는 바람에 수레를 급히 오른쪽으로 탈았는데 이번에는 오른쪽바퀴가 덜컥 홈타기에 빠지고말았어요. 바빠맞은 심술쟁이 당나귀는 안간힘을 다해서 수레채를 잡아챘어요. 하지만 수레 바퀴는 점점 더 빠져 들어갔어요. 땀벌창 된 심술쟁이 당나귀는 젖먹던 힘을 다 썼지만  소용없었어요. 급기야 수레는 힌들 번져지고 말았어요. 그러자 수박들은 와르르 쏟아져 령아래로 데굴데굴… 수레가 넘어지는바람에 공중제비로 나뒹군 심술쟁이 당나귀는 하늘이 팽그르르 도는것 같았어요. 한참만에야 가까스로 기여일어나 보니 이마도 터지고 무릎도 벗겨졌어요. 그는 피 흐르는 이마를 손바닥으로 싸쥐고 검으락푸르락해서 죄없는 아들에게 화풀이했어요.  “이놈아, 수레가 넘어지는것도 몰라? 빨리 와서 수레를 추고 흩어진 수박을 주어 모으지 않고 뭘해?”   당나귀와 수박수레   심술쟁이 당나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나요? 그럼 들어보세요. 제 말에 어떤  친구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저 선생님은  아마  당나귀를  타다가  떨어져 코방아라도 찧었나봐. 전 번에는 우화에서 고집쟁이 당나귀 흉을 보더니 이번엔 또 심술쟁이 당나귀 흉을 보려하는구나! ‘ 또 어떤 친구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요. “당나귀가 혹시 저 선생님네 뜰안에 들어가서 꽃밭을 마구 밟아 놓았을지도 몰라.” 미안하지만 꼬마 친구들의  짐작은 다  틀렸어요.  전 당나귀를 미워할  아무런 건덕지도 없어요. 미워할 사연이 있다 해도 그래서 당나귀를 흉 볼만큼 시시하진 않고요. 그럼 제 얘기 들어보세요. 남이 잘되는것을 보면 복통에 두통에 게다가 치통까지 앓는 한심한 심술쟁이 당나귀가 있었어요.. 닷새에 한번씩 있는 읍거리 큰 장날이였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수레 가득 수박을 싣고 령너머 장마당으로 떠났어요. 그가 수레를 끌고 떠날 때 막내아들이 장에 가서 사탕수수를 사 먹겠다고 따라 나섰어요. 령마루에 올라선 심술쟁이 당나귀는 내리막길에 접어들다가 주춤 걸음을 멈추었어요. 지난밤 두드려댄 소낙비로 내리막길은 홈타기가 여러군데나 깊숙이 패워 있었던거예요. ‘제길, 재수없는  년이 가루 팔러 가면 바람이 분다더니 하필 이 어른이 장보러 떠나자 길이 이렇게 되였담? 뒤 집 노새령감이  장보러 갔던 전번 장날에나 길이 이렇게 됐더면 여북 좋았을가?’ 심술쟁이 당나귀는 신경질이 나서 투르르 투레질을 하였어요. 그는 길다란 머리를 기웃하고 못쓰게 된 길을 내려다보며 한동안 선자리에서 망서리였어요. “아버지, 길때문에 그러나요? 흙덩이를 날라다가 홈타기를 제꺽 메꾸고 내려 가자요.” 아들애가 아버지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아들을 찔 흘겨보며 삐뚜렁소리를 내뱉았어요. “너 정말 똑똑하구나! 누굴 닮아서 그렇게 똑똑하냐?” 아들은 아버지가 정말 자기를 칭찬하는줄 알고 해쭉 웃으며 자랑스레 말했어요. “아버지를 닮았지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산돼지 벼락맞는 소리를 내질렀어요. “이 등신아, 똑똑하다니 정말 똑똑하다는 말인줄 아니?” 난데없는 벼락에 아들놈은 어안이 벙벙해졌어요, 그는 퍼러꿋꿋해진 아버지의 길다란 얼굴을 말똥말똥 쳐다보았았어요. 아버지가 왜 그렇게 성을 내는지 알수 없었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아들에게 손삿대질하며 욕사발을 퍼부었어요.. “이 제 애비 발꿈치에도 못 올 못난 놈아. 넌 밸도 없냐? 그렇게 길을 일껏 손질해 놓으면 다른 놈들이 좋아하는 꼴 보자고 그러느냐?” 아들을 눈이 빠지게 닦아세운 심술쟁이 당나귀는 그냥 수레를 몰고 내리막길에 들어섰어요. 그는 홈타기를 피해 가면서 조심조심 수레를 몰고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헌데 원체 홈타기가 많아서 그것들을 피하면서 내려가자니 여간 힘든게 아니였어요. 이쪽 바퀴가 홈타기에 빠지지 않게 신경을 쓰면 이번엔 저쪽 바퀴가 빠지려했어요. 게다가 가파로운 내리막길이여서 무거운 수레가 사정없이 내리미는지라 이마에선 통알같은 땀방울이 뚝뚝 굴러 떨어졌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이를 악물고 한발자국 두발자국 내리막길을 내려갔어요. 중간쯤까지 내려갔을 때였어요. 왼쪽바퀴가 홈타기에 빠져들어가는 바람에 수레를 급히 오른쪽으로 탈았는데 이번에는 오른쪽바퀴가 덜컥 홈타기에 빠지고말았어요. 바빠맞은 심술쟁이 당나귀는 안간힘을 다해서 수레채를 잡아챘어요. 하지만 수레 바퀴는 점점 더 빠져 들어갔어요. 땀벌창 된 심술쟁이 당나귀는 젖먹던 힘을 다 썼지만  소용없었어요. 급기야 수레는 힌들 번져지고 말았어요. 그러자 수박들은 와르르 쏟아져 령아래로 데굴데굴… 수레가 넘어지는바람에 공중제비로 나뒹군 심술쟁이 당나귀는 하늘이 팽그르르 도는것 같았어요. 한참만에야 가까스로 기여일어나 보니 이마도 터지고 무릎도 벗겨졌어요. 그는 피 흐르는 이마를 손바닥으로 싸쥐고 검으락푸르락해서 죄없는 아들에게 화풀이했어요.  “이놈아, 수레가 넘어지는것도 몰라? 빨리 와서 수레를 추고 흩어진 수박을 주어 모으지 않고 뭘해?”   당나귀와 수박수레   심술쟁이 당나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나요? 그럼 들어보세요. 제 말에 어떤  친구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저 선생님은  아마  당나귀를  타다가  떨어져 코방아라도 찧었나봐. 전 번에는 우화에서 고집쟁이 당나귀 흉을 보더니 이번엔 또 심술쟁이 당나귀 흉을 보려하는구나! ‘ 또 어떤 친구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요. “당나귀가 혹시 저 선생님네 뜰안에 들어가서 꽃밭을 마구 밟아 놓았을지도 몰라.” 미안하지만 꼬마 친구들의  짐작은 다  틀렸어요.  전 당나귀를 미워할  아무런 건덕지도 없어요. 미워할 사연이 있다 해도 그래서 당나귀를 흉 볼만큼 시시하진 않고요. 그럼 제 얘기 들어보세요. 남이 잘되는것을 보면 복통에 두통에 게다가 치통까지 앓는 한심한 심술쟁이 당나귀가 있었어요.. 닷새에 한번씩 있는 읍거리 큰 장날이였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수레 가득 수박을 싣고 령너머 장마당으로 떠났어요. 그가 수레를 끌고 떠날 때 막내아들이 장에 가서 사탕수수를 사 먹겠다고 따라 나섰어요. 령마루에 올라선 심술쟁이 당나귀는 내리막길에 접어들다가 주춤 걸음을 멈추었어요. 지난밤 두드려댄 소낙비로 내리막길은 홈타기가 여러군데나 깊숙이 패워 있었던거예요. ‘제길, 재수없는  년이 가루 팔러 가면 바람이 분다더니 하필 이 어른이 장보러 떠나자 길이 이렇게 되였담? 뒤 집 노새령감이  장보러 갔던 전번 장날에나 길이 이렇게 됐더면 여북 좋았을가?’ 심술쟁이 당나귀는 신경질이 나서 투르르 투레질을 하였어요. 그는 길다란 머리를 기웃하고 못쓰게 된 길을 내려다보며 한동안 선자리에서 망서리였어요. “아버지, 길때문에 그러나요? 흙덩이를 날라다가 홈타기를 제꺽 메꾸고 내려 가자요.” 아들애가 아버지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아들을 찔 흘겨보며 삐뚜렁소리를 내뱉았어요. “너 정말 똑똑하구나! 누굴 닮아서 그렇게 똑똑하냐?” 아들은 아버지가 정말 자기를 칭찬하는줄 알고 해쭉 웃으며 자랑스레 말했어요. “아버지를 닮았지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산돼지 벼락맞는 소리를 내질렀어요. “이 등신아, 똑똑하다니 정말 똑똑하다는 말인줄 아니?” 난데없는 벼락에 아들놈은 어안이 벙벙해졌어요, 그는 퍼러꿋꿋해진 아버지의 길다란 얼굴을 말똥말똥 쳐다보았았어요. 아버지가 왜 그렇게 성을 내는지 알수 없었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아들에게 손삿대질하며 욕사발을 퍼부었어요.. “이 제 애비 발꿈치에도 못 올 못난 놈아. 넌 밸도 없냐? 그렇게 길을 일껏 손질해 놓으면 다른 놈들이 좋아하는 꼴 보자고 그러느냐?” 아들을 눈이 빠지게 닦아세운 심술쟁이 당나귀는 그냥 수레를 몰고 내리막길에 들어섰어요. 그는 홈타기를 피해 가면서 조심조심 수레를 몰고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헌데 원체 홈타기가 많아서 그것들을 피하면서 내려가자니 여간 힘든게 아니였어요. 이쪽 바퀴가 홈타기에 빠지지 않게 신경을 쓰면 이번엔 저쪽 바퀴가 빠지려했어요. 게다가 가파로운 내리막길이여서 무거운 수레가 사정없이 내리미는지라 이마에선 통알같은 땀방울이 뚝뚝 굴러 떨어졌어요. 심술쟁이 당나귀는 이를 악물고 한발자국 두발자국 내리막길을 내려갔어요. 중간쯤까지 내려갔을 때였어요. 왼쪽바퀴가 홈타기에 빠져들어가는 바람에 수레를 급히 오른쪽으로 탈았는데 이번에는 오른쪽바퀴가 덜컥 홈타기에 빠지고말았어요. 바빠맞은 심술쟁이 당나귀는 안간힘을 다해서 수레채를 잡아챘어요. 하지만 수레 바퀴는 점점 더 빠져 들어갔어요. 땀벌창 된 심술쟁이 당나귀는 젖먹던 힘을 다 썼지만  소용없었어요. 급기야 수레는 힌들 번져지고 말았어요. 그러자 수박들은 와르르 쏟아져 령아래로 데굴데굴… 수레가 넘어지는바람에 공중제비로 나뒹군 심술쟁이 당나귀는 하늘이 팽그르르 도는것 같았어요. 한참만에야 가까스로 기여일어나 보니 이마도 터지고 무릎도 벗겨졌어요. 그는 피 흐르는 이마를 손바닥으로 싸쥐고 검으락푸르락해서 죄없는 아들에게 화풀이했어요.  “이놈아, 수레가 넘어지는것도 몰라? 빨리 와서 수레를 추고 흩어진 수박을 주어 모으지 않고 뭘해?”
52    좋은 친구 누구죠(우화) 댓글:  조회:313  추천:0  2020-08-10
 좋은 친구 누구죠   산자락 노루네 집에 화재가 났어요. 담배불에서 튕긴 불꽃이 강바람을 타고 세찬 불길로 번져 삽시간에 집을 삼켜버렸어요. 집도 가장집물도 쌀까지 몽땅 재더미로 변해 버린 빈 터에 퍼더앉아 노루는 한숨만 풀풀 내쉬였어요.  소문을 들은 노루의 친구들인 다람쥐, 토끼, 메돼지와 곰은 노루를 찾아 와 위로했어요. 귀뻘쭉이 토끼가 한숨을 호 내쉬며 말했어요. “눈섭에서 불이 떨어진다더니 어쩜 이런 사고가 생겠나?  난 너무 놀라서 한달음에 달려왔네. 급히 달려오다나니 열다섯번이나 뒹굴었네. 산마루 곰형네 집에나 화재 났더면 깡충깡충 쉽게 올라갔을 텐데…” “너 뭐라 했어? 우리 집에 화재가 났으면 좋겠다구?” 곰이 험상궂은 상을 짓고 째려보자 토끼는 곰의 우악스런 주먹을 곁눈질해 보며 비실비실 가재걸음쳤어요. “형, 오해하지 말아요. 내 말은 산아래 말고 산우의 마을이면 내가 뒹굴지 않았겠단말이예요. 보다싶이 난 앞다리가 짧고 뒤다리가 길어서 내리막은 잘 달리지 못해요.” 곰이 말했어요. “임마, 그까짓 내리막을 좀 달려온게 뭐 그리 대단하니? 난 배나무에 올라가서 배를 따다가 이 동생이 화재를 당했다는 말을 듣자 급한 마음에 나무에서 뚝 뛰여 내리다가 발목까지 풀쳤어! 봐, 이 발목이 퉁통 붓긴걸.” “형의 발목이야 원래 이렇게 실하지 붓기긴 뭐가 붓겼다고 그래요?” 다람쥐가 찍찍 웃어대자 곰은 다람쥐를 핀잔주었어요. “넌 그렇게 목 밭은 소리밖에 못 내니?” 다람쥐가 말했어요. “곰형은 급히 오느라 나무에서 뛰여내렸다지만 난 나무에서 뛰여내릴 새도 없이 왔소. 떨어져서 목숨 잃을 위험도 무릅쓰고 나무를 타고 여기까지 왔어요.” 곰이 허풍 불 땐 께끼지 못하던 토끼가 다람쥐는 만만하던지 오금을 박았어요. “나무타기명수 다람쥐가 나무에서 떨어진다구? 이거 토끼를 웃긴다 하하하…” 다람쥐가 반박했어요. “임마, ‘당나귀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속담도 있지 않니?” 토끼가 다람쥐를 손가락질하며 입이 세쪽이 되여 웃었어요. “당나귀는 나무에 올라가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떨어져? 그 속담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이런 거야!” “말이삭을 주어가지고 옴니암니할게 없어, 누구나 다 노루친구를 위로하러 이렇게 온게 아닌가? 다 똑 같은 마음이야!” 다람쥐가 난처한 국면을 돌려세우려고 타협조로 한마디 하고는 말머리를 돌렸어요. “근데 메돼지형은 왜 아무 말 없는가요?  마치도 떡 하나를 못 먹은 상을 하고 말이요?” “너 말하다가도 면바로 했다. 난 금방 고구마를 쪄서 시루에서 막 꺼내놓다가 달려왔어 한개도 먹지 못하고말이야!” 째보 토끼가 문득 새 발견이나 한것처럼 커다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말 했어요. “근데 왜 사슴은 보이지 않나?” 그러자 여러 친구들은 이상하다는듯 입을 모았어요. “글쎄말이야!” 평소 누구보다도 노루와 가깝게 지내던 사슴이 오지 않았다는건 아닌게 아니라 모를 일이였어요. 집이 가까이에 있으니 화재 소문을 못들었을 수는 없을 텐데, 게다가 남보다 걸음이 빠른 마라톤선수이니 오자면 언녕 남먼저 왔을 것이였지요. 여럿은 사슴을 너무나 무정하다고 나무랐어요. 인정머리 개한테 줬냐고  네 한마디 내 한마디 주고 받았어요. 제자랑이 인젠 친구의 험담으로 번졌어요. “그러길래 어려울 때라랴 진정한 친구를 안다지 않았나?” “그 말이 옳아,” “재난은 나누지 못하더라도 와서 괴로움이야 같이 나눠야지.” “그렇구 말구, 그게 친구 된 도리죠.” 여럿이 침방울을 튕겨가며 찧고 빻고 할 때였어요. 불룩한 주머니를 뿔가 지에 척 걸고 사슴이 뚜벅뚜벅 걸어왔어요. 사슴은 노루에게 다가가서 어깨를 툭툭 쳤어요. “동생, 너무 상심하지 말게나, 집이 타버린거야 다시 지으면 될게 아닌가? 가구도 다시 일구면 되는거고…그러자면 힘을 내야지. 내 언녕 와 보겠는 것도 이걸 준비하느라고 늦었네.” “그건 뭔가요?” “우선 먹어야 할게 아닌가? 쌀독을 긁어 쌀 몇말을 가져왔네.” 사슴이 쌀주머니를 내려놓자 입만 까던 친구들은 얼굴이 화끈해났어요. “어, 난 집에 일이 있어 먼저 가봐야겠네.” 토끼가 먼저 자리를 뜨자 다람쥐도 인차 몸을 일으켰어요. “동갑이, 나도 볼 일이 있어서 먼저 실례하네 .후에 다시 봅세.” 그러자 곰과 메돼지도  따라 일어났어요. “그럼 우리도 이만 헤헤…”
51    전기장어들의 말로(우화) 댓글:  조회:282  추천:0  2020-08-02
  우화 전기장어들의 말로 전기장어들은 대단한 재간둥이지요. 글쌔 사람들이 쓰는 발전기처럼 강한 전기를 척척 만들어 낸대요.  작은 물고기나 새우며 개구리를 만나기만 하면  살금살금 가까이 헤염쳐 가서는 불시에 전기를 확 내뿜지요. 그러면 물고기나 새우, 개구리들은 생태환경 파괴를 일삼는 고약한 천렵군 아이들의 전기 어구에 맞았을 때처럼 비명에 죽지요. 그 다음 전기장어들의 한끼 밥으로 되는 건 두말 할 것도 없는 일이고요.   재간둥이 전기장어들은 그 재간 못지 않게 고약한 심술도 갖고 있지요. 배 고플 때 전기로 먹이를 잡는 걸 그만두고서도 늘 남을 전기로 혼비백산하게 만들고는 그 모양이 재미 있다고 기포를 불어 올리며 까르르까르르 달콤하게 웃어대군 한대요. 전기장어들의 고백을 들어보세요.   우리의 취미: 전기로 남을 혼 내주는 것 우리의 목표: 많은 놈들을 혼 내주는 것 우리가 좋아하는 소리: 남이 전기에 맞고 지르는 비명   봐요. 얼마나 한심한 놈들인가요? 심통 더러운 놈들을 꼽는다면 영낙없이 으뜸,  두번째에 가 서라 하면 서러워 할 놈팽이들이지요. 어느날 물결 따라 흐느적흐느적 또 새로운“사냥감”을 찾아 돌아다니는 전기장어들, 배가 고파서 먹이감 찾는다고 여기지 마세요. 조금전에 한무리의 잔고기들을 습격하여 게걸스레 배를 채웠어요. 황소 몇 마리가 강물에 첨벙첨벙 들어섰어요。 “어이, 저 뚝바우 같은 놈들을 혼뜨검 내 주자!” “그래, 배도 꺼지울 겸!” “와! 살맛 난다!” 전기장어들은 똥 본 오리들처럼 좋아했어요. 너도 나도 신나게 소들을 향해 포위망을 치고 조여들어갔어요. 소무리에 거의 다가 간 전기장어들은 일시에 소들을 향해 전기를 내뿜었어요. 난데 없는 전기벼락에 소들은 화닥닥 놀라 껑충껑충 뛰면서 달아났어요. 전기장어들은 소들을 뒤쫓아 가면서 계속 전기를 내뿜었어요. 몇 놈은 소들을 따라잡아 소 다리에 발전기관을 갖다 대고 힘껏 전기를 내보냈어요. 바빠 맞은 소들은 물 속에서 갈팡질팡하며 올리 닫고 내리 닫고 하였어요. “불 난 강변에 덴 소 날뛰듯 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전기장어들의 전기에 맞아서 허둥대는 소들의 모양이야말로 불 난 강변에서 날뛰는 덴 소들과 같았어요. 원체 힘세고 육중한 소가 그 것도 한마리가 아니고 여럿이 물을 걷어차며 껑충껑충 사처로 뛰여다녔으니 얼마나 굉장한  복새판을 이루었겠나요? 전기장어들은 흥이 난 김에 몸에 전기가 다 할 때까지 소들을 쫓아다니며 전기를 내뿜었어요. 얼마뒤 고약한 짓에 전기를 다 없애버린 전기장어들은 한 곳에 무리 지어 킬킬대였어요.  한 번 고약한 장난질을 한 뒤면 개선장군이나 된 듯 공훈을 떠벌이는 놈들이지요. “난 물레뿔 황소를 자빠뜨렸어!” “난 짝배기를 자빠뜨렸어!” “난 두 놈이나 넘어뜨렸어!” 전기장어들이 한창 제자랑에 열이 올랐을 때였어요. “잡아라!” 갑자기 웨침소리와 함께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믈과 작살을 든 사람들이 일시에 강에 뛰여 들었어요. 뜻밖의 습격에 당황해난 전기장어들은 사람들을 향해 전기를 내뿜으려 했어요. 하지만 소들을 혼 내 주느라 금방 전기를 몽땅 써버린 뒤인지라  더는 전기를 내뿜을 수 없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전기장어들은 몸에 있는 전기를 다 써버리면 하루가 지나야 다시 전기를 낼 수있거든요. 전기장어들의 이런 특징을 잘 아는 사람들이 그 놈들을 잡기 위해 금방 소들을 강에다 몰아넣어 전기를 다 써버리게 했던 것이래요. 전기장어들은 억지로 전기를 내보내려고 낑낑거렸으나 전기는커녕 방귀도 나오지 않았어요. 전기만 없으먼 아무런 능력도 없는 전기장어들은 꼼짝 못하고 사람들에게 몽땅 잡히고 말았어요.    
50    호박껍데기를 쓴 원숭이 댓글:  조회:301  추천:0  2020-07-25
  우화 호박껍데기를 쓴 원숭이     꼬마원숭이 ‘남북골’은 고약한 장난을 일삼는 개구쟁이랍니다. 아침이면 오늘은 또 무슨 못된 장난을 할가 이번엔 어데 가서 누굴 골려줄가 늘 이런 궁리만 하지요. 저녁이면 오늘은 몇을 골려줬던가 누굴 제일 멋지게 골려줬던가 깨고소하게 더듬어본답니다. 남을 골려주어 울음을 터뜨리게 한 날엔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금메달을 수여하군 한대요. 오늘도 누굴 찾아 골려줄가 궁리하던 그는 돼지우리안을 들여다보다가 무릎을 탁 쳤어요. 돼지우리속엔 배뚱뚱이 꿀꿀이가 남산만한 배로 풀무질을 하면서 낮잠에 곯아떨어져있었어요.  (먹을것만 보면 오금 못쓰는 배뚱뚱일 한바탕 골려줘야지!) ‘남북골’은 쓰레기더미속에서 호박껍질을 주어 머리에 쓰고 다시 돼지우리로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그때까지 까딱하지 않고 안굴에 누워있는 꿀꿀일 보고 옳지, 됐다고 바깥굴에 들어가 구석에 쪼크리고 납작 업디였어요. (난데없는 호박을 보면 배뚱뚱이놈 좋아라 먹으려들겠지 그때 호박껍질 훌쩍 벗으면 그 식충이 얼마나 아수워할가?) 생각만 해도 지레 깨고소해났어요. 눈알을 판들거리던 ‘남북골’은 탁탁 손기척을 냈어요. 꿀꿀이는 머리를 쳐들고 듣더니 더 자취소리가 나지 않자  다시 자리에 드러눕는것이였어요. “이 식충에다 욕심쟁이에다 게으름뱅이까지 겸한 놈아, 오늘 나한테 속아나봐라!” ‘남북골’이 다시 탁탁 손기척을 내자 꿀꿀이는 귀를 너펄거리고 듣더니 자리에서 부시시 일어났어요. ‘남북골’이 터지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으면서 귀를 강구니 안굴에서 꿀꿀꿀 소리나더니 저벅저벅 발차취가 다가왔어요. 발자취가 머리우에 와서 멎는 순간이였어요. ‘남북골’이 요때라고 호박껍질을 훌 벗으려는데 꿀꿀이가 먼저 주둥이를 쓸줄이야! 와싹! 호박껍질 깨여지는 순간 아이쿠! 애처로운 비명이 터졌어요. 맛있게 생긴 호박속에서 난데 없는 원숭이가 나오는바람에 꿀꿀이도 어지간히 놀랐어요. 꿀꿀이는 먹이가 순식간에 사라진 아쉬움에 눈이 멀뚱멀뚱해 서있었어요. ‘남북골’은 피흐르는 이마를 감싸쥐고 나죽는다 대굴대굴 뒹굴었어요. 그는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꿀꿀이를 흘겨보며 검으락푸르락 욕설을 퍼부었어요. “배뚱뚱이식충같은 놈 그 눈깔 뒀다 어디에 써? 호박도 모르고 대갈님도 몰라?” “머리에 호박껍질은 왜 쓰고있었니? 그러니 난 호박인줄 알았단 말이다.” 꿀꿀이 말에 ‘남북골’은 길길이 뛰며 고래고래 소리쳤어요. “임마, 그건 네가 게걸둥인 탓이다. 네가 얼마나 게걸둥인가 알아보려고 그랬단말이다.” ‘남북골’은 그래고도 속이 내려가지 않는지 혀를 길게 내밀고 눈을 찡긋거리면서 꿀꿀이를 놀려줬어요. “게걸둥이, 게걸둥이, 게걸둥이…”      “너 정말 뻔뻔스럽기 짝없구나! 그런 뻔뻔스러운 행실을 가리켜 속담사전에서 적반하장이라고 한다. 한심한 놈, 미안하지만 난 좀 웃어야겠다.” 꿀꿀이는 어이 없어 턱을 쳐들고 한바탕 껄껄 웃었어요.
49    고양이가 지은 집(우화) 댓글:  조회:286  추천:0  2020-07-13
고양이가 지은 집 허두남   고양이는 요즘 생각이 많았어요 음메 황소도 외양간이 있고 꼬끼오수탉도 발을 붙이고 잘 장대가 있고 멍멍이도 개자리가 좋은 집, 그리고 꿀꿀이는 그 욕심통만큼 먹는 칸, 자는 칸 두개나 있는데 자기만 주인옆에 붙어지내는 기생꼴이니 너무나 불공평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들 나를 주인옆에 밤낮 붙어있는 주인과 가까운 사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방 한칸 얻어가지지 못하는 진짜 천덕꾸러기는 나야 그리고 주인옆에 밤낮 붙어있기가 어디 쉬운가 멍멍이녀석처럼 야양이나 잘 떨면 모를가, 고맙거나 기쁠 때도 고작 가릉가릉소리밖에 낼줄 모르는 나로 말하면  주인옆에 붙어지내는게 큰 고역이야! 늘 이불속에 들어가서 발냄새를 맡는것두 기분 나쁘고 자칫하면 밤에 술취한 주인의 발에 밟히거나 주인마누라의 망짝같은 엉덩이에 깔릴수도 있으니 이거야 어디 시름놓고 잠이나 잘수 있나? 그리고 주인과 너무 가까이에 있으니 있는 흉 없는 흉 흉만 많이 생기지. 사람들이 성질이 나쁜걸 고양이성질이라고 하는것도 다 너무 밤낮 가까이 있어서 그렇게 잘못 보인게야!’ 자기도 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고양이는 집을 짓기로 맘먹었어요. 새집을 지을바하곤 층집을 지어야지 다짐한 그는 집짓기능수 직포새의 전기도 읽고 땅굴집 잘 짓는 찍찍쥐의 사적도 많이 참고하면서 ‘원쑤에게서도 지혜를 배우라 했음.’ 설계도를 그려냈어요. 알심들여 멋진 층집 설계했지만 집기초를 어떻게 쌓아야 하는가 하는 제일 중요한 한가지를 빠뜨렸어요 설계도를 들여다본 꼬끼오수탉이 집기초를 잘 설계하라 권고하자 고양이는 코와 입을 한데 모으며 야옹 야옹 웃어댔어요. “땅속에 묻힐 기초를 알심들여 설계해선 뭘한단말인가? 그 품이면 눈에 보이는 부분을 더 멋지게 짓겠네.” 그가 집기둥을 세우려할 때 이번에는 황소아저씨가 왜서 집기초가 설계도에서 빠졌는가 물으면서 기초를 다시 튼튼히 쌓고 지으라고 그렇지 않으면 집이 잘못될수 있다고 귀띔했었어요 올빼미눈만한 큰 눈 희뜩, 수염을 치켜세운 고양이는 황소령감의 진정어린 충언에 성을 발칵 냈어요. “기초, 기초, 기초… 도대체 당신들은 그 말밖에 다른 말은 모르나? 같은 값이면 설계가 멋지다든지 좋은 집이 될것같다는 말을 하면 배아픈가?” 고양이가 벽돌을 쌓아올리기 시작할 때 멍멍이며 꿀꿀이며 넙적부리 오리아줌마도 일러줬지만 모두가 한결같이 고양이의 매몰찬 대답을 들었어요. 그뒤에도 여러 친구들 다시 찾아갔으나 벽을 문이라고 우기는 고양이의 고집은 여전했어요. “왜들 또 찾아왔나? 또 케케묵은 기초소리를 곱씹자고 온건가? 그런 방정맞은 소리를 하려고 왔거든 돌아가게나!” 벌이라도 쫓듯 손사래치는 그를 보고 친구들은 머리를 설레설레 저으며 입도 뻥긋 못한채 돌아갈수밖에 없었어요. 찾아와서 일깨워주던 이웃들이 돌아간뒤 고양이는 제사 한심하다는듯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참, 인심들도 야박하군! 왜서 한결같이 되는 호박에 손가락질이람? 아마도 사람들과 이웃하고 지내면서 사람들의 고약한 습성이 고스란히 옮은게 틀림 없어!” 염소령감은 고양이가 벽돌에 발가락을 다쳐 기분이 상했을 때 찾아가서 일러줬다가 고양이에게 야멸찬 괄시까지 받았어요. “늙은이 수염만 멋대가리 없이 길었지 뭘 쥐뿔이나 알아서 아무데나 나서나요?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는걸 ‘염소 광고 들여다보듯 한다.’고 해요. 그러니 자기를 좀 알고 작작 삐치란말입니다.” 염소령감이 괄시를 받은 소문을 듣고 그뒤로는 누구도 더는 찾아가서 일러주지 않았어요. 고양이는 마침내 높고 멋진 층집을 다 지었어요. 하지만 높고 멋진 집일수록 기초가 튼튼해야 하는 법인데 고양이가 애써 지은 집은 기초를 튼튼히 다지지 않았기에 금방 세우자 비뚤어지더니 얼마 안 지나 무너져버렸어요  
48    사자머리원숭이(우화) 댓글:  조회:288  추천:0  2020-06-22
사자머리원숭이(우화)   사자머리원숭이는 목에 갈기털이 빙 둘러나있는데 얼핏보면 사자같아요. 아마도 조상때부터 사자를 숭배하고 부러워하여 사자의 모습을 많이 닮게 됐나봐요. 언젠가 눈에 다래끼 난 노루가 먼데서 걸어오는 사자머리원숭이를 사자인줄 알고 질겁하여 내빼다가 발목을 접지른 적도 있어요.. 사자머리원숭이는 사자의 머리를 닮은것을 더 없는 자랑으로 여겼어요. (사자가 짐승의 왕이니 원숭이들의 왕은 당연히 이 미스터사자머리원숭이지!) . 어느날 숲속길로 걸어가던 사자머리원숭이는 키높은 밤나무아래에서 주춤 걸음을 멈추었어요. 나무우에서 밤을 따서 똑똑 까먹고있는 긴팔원숭이가 눈에 띄였던거예요. 사자머리원숭이는 두 다리를 콤파스처럼 쩍 벌리고 서서 거만스레 소리쳤어요. “얘 긴팔아, 심부름인가 생각지 말고 밤 한송이 따서 내려보내라.” 곱게 말했더라면 밤을 따서 내리뿌렸을 긴팔원숭이였지만 건방진 꼴이 괘씸해 오달지게 콕 쏘아부쳤어요. “네가 내 아들도 아닌데 왜서 밤을 따줘?” 사자머리원숭이는 성이 왈칵 치밀었어요. 사자가 성나면 갈기털을 일으켜세우던것을 생각하고 목의 털을 앞발로 막 헝클어놓았어요. “이놈아, 네 눈깔은 사자머리원숭이도 못 알아보느냐?” “사자머리 본땄다고 뽐내지 말아, 사자머리면 어떻고 사자엉덩이면 어때?” 긴팔원숭이는 밤송이를 따서 내려보낼 대신 보란듯 딱딱 까서는 자기 입에다 쓸어넣고 오물오물 맛갈스레 씹어먹었어요. “열개 셀새에 안내려보내면 네 대가리를 밤송이 까듯 까버릴테다.” 사자머리원숭이는 선자리에서 세기 시작했어요. “하나, 둘, 셋…” 열개째 셀 때 밤 한송이가 발앞에 뚝 떨어졌어요. (그럼 그럻지. 제깟놈이 날 안 무서워할 수 있나?) 밤송이를 집어들던 사자머리원숭이는 너무도 성나 눈알이 금방 튕겨나올것만 같았어요. 그건 알을 몽땅 빼먹은 빈 껍데기였던거예요. 사자머리원숭이는 밤나무에 휙 매여달려 긴팔원숭이를 향해 덮쳐갔어요. 성난김에 사자의 포효소리를 흉내내야 한다는것마저 잊고 찍찍 소리를 내며 긴팔원숭이를 쫓았어요. 하지만 제 어찌 “교예배우”란 별명을 가진 긴팔원숭이를 붙잡을수 있겠나요? 팔이 남달리 긴 긴팔원숭이는 팔이 긴만큼 나무 타는 재간도 여느 원숭이보다 뛰여났지요. 사자머리원숭이가 이리 덮치고 저리 쫓아도 긴팔원숭이는 재치 있게 요리조리 피했어요. 청서며 다람쥐들이 숱해 모여와서 박수를 짝짝 치면서 부채질을 해댔어요. “잘한다! 잘한다! 우리 선수 잘한다!”     “누가누가 이기나 어디 보자!” 긴팔원숭이는 눈을 찡긋하고 혀를 홀랑 내밀며 골려주고는 나무가지 붙잡고 그네 뛰듯 흔들다가 몸을 날려 건너편 나무에로 건너갔어요. “재간 있거든 날 잡아봐! 붙잡으면 밤을 한가마니 따주마.” 사자머리원숭이는 약이 오를대로 올랐어요. 긴팔원숭이를 붙잡겠다는 한가지 생각밖뿐인지라 뒤쫓아 훌쩍 몸을 날렸어요. 하지만 건너편에 채 닿지 못하고 나무밑에 쿵! 내리꼰졌어요. 순간 하늘이 팽그르르 도는것같았어요. 이마가 아파서 손을 대보니 닭알만한 것이 만져졌어요. 간신히 기여일어나니 발목을 접질렀는지 걸을수가 없었어요! 창피해서 얼굴이 엉덩이와 같은 색이 된 사자머리원숭이는 절뚝절뚝 꼬리를 빼며 긴팔원숭이에게 주먹질했어요. “너 팔병신같은 자식 두고보자, 내 아침밥을 못 먹었기에 한번 실수했지만 다음번엔 톡톡이 버릇을 가르쳐줄테다!”        
47    '오또기' 영이(외4수) 댓글:  조회:362  추천:0  2020-06-12
‘오또기’ 영이 (외 4수)□ 허두남   2020-05-29 09:07:46     엄마 밥까지 아빠 밥까지 혼자 다 먹었나   높이인지 너비인지 걸음도 되똥되똥 눕혀놓아도 오똑 일어나는 오또기   아이스크림 밥 먹듯하니 단지처럼 가로 퍼지지! 해가 엉덩이 비출 때까지 잠자니 깸벌레처럼 살찌는거야!   열사람 백마디 일깨워도 들어줘야 약   괜찮대두요 배똥똥이 올챙이도 크면서 운동스타 되던데요!   일년이 지나가고 2년이 지나가고 3년이 지나가고 와! 오또기가 오지독 됐어요.     친구 사귀기   인터넷으로 친구나 사귈가? 훌륭한 애한텐 친구도 별처럼 많아야지   난 학급 체육위원 공부는 운동보다 더 잘한단다 외모가 빼여나 아역배우로 영화에도 특별출연했어   제자랑한다 말아 믿기지 않거든 검색창에 내 간력 쳐보렴 허풍 쳤나   애들마다 사귀려들면 피곤할 테니 어쩌지? 그래, 내가 선택해야겠어   공부 잘하는 애든 못하는 애든 성미 좋은 애든 괴벽한 애든 다아 괜찮아   내 요구는 작고 간단해 무슨 일에서나 내 하자는 대로 하는 애면 돼!   ‘꼬마 대장부’   인형마냥 깜찍한 순이를 보면 어쩐지 자꾸만 말 걸고 싶어   ‘녀자애와 말 걸면 졸장부야!’   순이 머리꼬랭이 쥐여당겼어 순이가 먼저 나에게 말을 걸게.   이어폰 낀 아이   이어폰 끼니 참 좋아요 영어단어 외우는 체 아동방송 맘껏 들을 수 있어   이어폰 끼니 참 좋아요 공부 열중한다고 엄마는 맛난 과일 쟁반 가득 담아줘요   이어폰 끼니 참 좋아요 공부 열중한다고 아빠는 공일날 날 데리고 공원 가줘요   이어폰 끼니 좋다 말았어요 학기말시험 미역국 꼴깍 마시고 나니 기분이 개떡 같아요   엄마 속일 땐 아빠 속일 땐 신바람 쌩쌩 났건만 참새 홀랑 방아간 지났네요.   ‘축구광’ 아이   골치 아픈 학기말시험 시험걱정 꽁꽁 기분 옭아 헛나가는 발   구름 타고 훌쩍 날아갔으면 시험 없는 나라로 공만 차는 나라로   원쑤 같은 시험 머리 싸매고 외우지 않고도 만점답안 착착 쓸 순 없을가?   공이 어느 켠으로 날아올지 문지기가 딱 맞추듯 시험문제 딱딱 답안 딱딱 족집게 그거야   미련한 애들 백문제 외울 때 열문제만 살짝…     시험지 점수란에 ‘축구공’ 하나.   많이 본 기사 종합 스포츠 경제 사회 1 대문을 잠그었느냐?□ 류정남 2 7월 1일부터 한국 입국시 ‘비자발급확인서’ 제출해야 3 7월 1일부터 한국 입국시 ‘비자발급확인서’ 제출해야 4 혼술, 그 외로움의 깊이□ 허연주 5 장백산 기슭에 새 지평 열리다-길림성 연변주 빈곤해탈 난관공략 측기 6 왕청현 인재아빠트, 이달말 입주 가능 7 연길공원 아름다운 환경위해 꽃 심기에 나서 8 한흥해 사회구역 찾아가주민들과 협상토론 진행 9 유치원 개원 첫날, 반에 학생은 달랑 '한 명' 10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중점적으로 돌파하며 조준하여 시책을 펴는 것을 견지하여외부환경의 불확실성에 잘 대응해야    
46    고양이형제(우화) 댓글:  조회:876  추천:0  2018-07-28
고양이형제                                       허두남   붕어 한마리를 잡아온 엄마고양이는 두 아들 야옹이와 가릉이를 보고 말했습니다. “엄마가 길건너 “깡충이네슈퍼”에 가서 식초를 사올테니 조금만 기다려라. 내 갔다와서 맛좋은 붕어생회 만들어주마!” “붕어생회 좋지요! 짭짭! “엄마, 백개 셀새 만들어줘! 엄마가 나간뒤 야옹이와 가릉이는 큰 눈이 유리알처럼 올롱해서 엄마가 언제 문떼고 들어서나 출입문만 바라보며 기다렸어요.  “근데말이야” 야옹이가 가릉이를 보고 물었어요. “만약에 지금 엄청 큰 엄마쥐가 나와서 붕어를 물어가려고 하면 넌 어쩔테니? 무서워서 피하겠니, 덤벼들어서 싸우겠니?” “까짓 쥐가 크면 뭐 코끼리만큼 크겠어? 나오기만 하면 내가 잡아치울거야!” “너 큰소리쳐도 정작 엄마쥐가 나오면 내등뒤에 숨을걸…” “쳇, 나를 이길 쥐가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쥐를 무서워 피하면 나 성이 고가가 아니야!” 가릉이는 가슴을 툭툭 치며 큰소리치고나서 야옹이를 돌아보고 수염을 쫑긋하며 웃었어요. “형이야말로 엄마쥐가 나오면 무서워서 저 다락으로 올라갈거야!” “너 이 형을 뭐로 보는거야! 난 쥐같은건 식은죽먹기로 잡을만 해! 제깟놈 어디 눈에 뜨기만 해보라지, 요렇게 덮쳐 목덜미 물어제낄거야!” 야옹이는 살금살금 다가가서 폴싹 덮치는 동작을 해보입니다. 그 모양을 본 가릉이는 입과 코를 한데 모으고 가릉가릉 웃어댔어요. “그렇게 무는건 멋이 없어! 난 쥐가 바스락 하면 어느틈에 난 요렇게 한달음에 달려가 붙잡을거야! 내 발톱 좀 봐, 톱날처럼 날카롭다니깐!” “난 쥐목덜미를 척 물고는 머리를 량켠으로 스무번 휘두를테다! 그럼 놈이 초죽음이 될테지! 내 이빨은 송곳보다 더 뾰족해!” “난 쥐를 붙잡아놓고 이렇게 량앞발로 귀뺨을 칠거야! 오른발로 왼쪽귀뺨, 왼발로 오른귀뺨 이렇게 탁탁탁탁...” 둘이 제자랑에 열 올릴 때 쥐 한놈이 살금살금 굴속에서 기여나왔어요. 쥐는 고양이형제가 눈치채지 못하게 붕어대가리를 물고 뒤걸음치며 굴속으로 살살 들이끌었어요.     야옹이와 가릉이가 자취소리에 고개를 돌렸을 땐 이미 붕어가 쥐굴속으로 거의 다 들어가고있었어요. 깜짝 놀란 두 형제는 막 달려가서 붕어의 꼬리지느러미를 물고 힘껏 당겼어요. 하지만 꼬리지느러미가 쭉 끊어지면서 붕어는  쥐굴속으로 영 사라져버렸어요.     두 형제는 너무도 맹랑해서 눈이 멀뚱멀뚱해 서로 마주 바라만 보았어요 철없는 야옹아, 가릉아 제자랑에 빠지면 쥐가 너희들 수염까지 뽑아갈거야!    
45    "사냥군이 온다!"(우화) 댓글:  조회:813  추천:1  2018-07-17
“사냥군이 온다!” 허두남   굶주린 여우 한놈이 강변길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가고있었어요. (야, 썰썰하구나. 꼬박 하루동안 고기점이라군 구경도 못했네! 황소령감네 양계장에서 훔쳐온 닭고기를 어제까지다 먹었으니 오늘은 어떻게 한담? 뭘 좀 훔쳐오든지 빼앗아오든지 해야겠는데…저 물에서 팔뚝만한 잉어라도 ‘여우님, 절 드세요.’ 하고 훌쩍 뛰여나왔으면 얼미나 좋을가! 하다못해 살기 싫은 꿩이라도 한놈 날개를 접고 내 발앞에 뚝 떨어져 모가지가 부러져도 좋으련만…) 제좋은 궁리를 하면서 강굽이를 돌아서던 여우는 제자리에 우뚝 멈춰섰어요. 강물이 폭포처럼 날아내리는 곳에서 고기를 잡고있는 곰을 보았던거예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연어떼가 알을 슬러 강을 따라 올라오군 하는데 곰은 물이 떨어지는 곳에서 기다리면서 연어사냥을 하지요. 연어 한마리가 떨어지는 물을 거슬러 날아오르는 순간 곰은 덥석 한입에 물었어요. 곰은 선자리에서 커다란 연어를 북북 찢어서 먹는것이였어요. 분홍색의 연어속살이 유난히 여우의 눈을 자극했어요. 여우는 입술을 감빨며 닭알침을 꼴깍 삼켰어요.  (저 살찐 잉어!. 어떻게 하면 저걸 이 여우님의 밥으로 만들가? 뚝바우같은 놈이 원체 힘장사이니 힘으로 뺏을수는 없는거고… 기다렸다가 저놈이 집으로 가져간 다음 훔칠가? 안 돼! 배가 꼬르륵타령을 불러대는데 그때까지 어땋게 기다린담?) 여우는 곰이 두번째로 연어를 잡자 갑자기 기겁한 소리를 지르면서 곰앞으로 달려갔어요. “사냥군이 온다!” 곰은 화들짝 놀라 후닥닥 뛰쳐일어났어요. “그게 정말이냐?” “제가 아저씨를 속이겠나요? 사냥개들까지 데리고 와요. 빨리 달아나요…” 곰이 연어를 입에 문채로 일어서자 여우는 제꺽 고기를 뺏아 땅바닥에 내던졌어요. “고길 가지고가면 사냥개들이 비린내를 맡고 따라오라고요? 그냥 뛰여요.” 곰은 여우의 말을 딱 곧이듣고 풀숲을 걷어차며 허둥지둥 내뛰였어요. 여우는 곰과 같이 내뛰는체 하다가 슬그머니 뒤에 쳐졌어요. 곰이 먼데로 가버리자 다시 연어가 있는곳으로 되돌아왔어요. (해해해, 이 여우님에게 감쪽같이 속았지. 세상놈들이 다 저놈처럼 우둔했으면 얼마나 좋을가? 오늘 저 뚱보놈 덕분에 생일을 쇠게 됐는걸…) 여우가 연어에 혀끝을 살짝 대보며 눈을 조프리고 헤벌쭉 웃는데 저켠에서 급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사냥군이 온다!” (엉?) 엉겁결에 자리를 차고 일어나 보니 메돼지가 헐레벌떡 뛰여왔어요. “얘. 사냥군이 온다. 어서 고길 버리고 달아나라!” (정말일가? 아니야. 저 령감태기가 내 고길 홀려내자는게야…) 여우는 쓰거운듯 입을 비쭉했어요. “누굴 속이려구…흥!” “속이다니?” 연어를 내흔들며 한눈을 찡긋하는 여우. “해해, 요 연어가 욕심나 그러죠? 하기사 알이 꽉 찬 연어는 더 없는 보신약이니까! ” “야, 빨리 뛰여라, 빨리…” 메돼진 소리치고는 몸을 돌쳐 허겁지겁 내뛰였어요. 여우는 수풀속으로 사라지는 메돼지의 뒤모습을 바라 보며 깔깔 웃었어요. (덧이빨쟁이 령감태기, 생김새보단 역어빠졌는걸. 하지만 상대를 잘못 찾았어! 협잡에 이골이 난 이 여우님을 어떨게 보고…?) 이때였어요. “땅!” 수풀을 흔들며 야무진 총소리가 울렸어요. 여우는 손에 연어를 든채 제자리에 폴싹 고꾸라지고말았어요.            
44    뽐내던 날치(우화) 댓글:  조회:872  추천:0  2018-06-13
  우화 뽐내던 날치                                허두남    “야, 저 날치 좀 봐, 제비같아!” “아니, 비행기같아!” “진짜 멋지다!” 날치가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면서 물우에서 날아갔다 날아왔다 재주를 부리고있을 때 작은 배 한척이 다가왔어요. “얘들아, 내가 배우를 날아넘을테니 봐!” 배 가까이까지 씽 헤염쳐간 날치는 머리를 쳐들면서 꼬리지느러미를 세게 흔들었어요. 물우에 껑충 솟아올라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쫙 펼치자 자그마한 비행기처럼 배우를 훌쩍 날아건넜어요 날치가 저켠에 살짝 내리자 친구들은 와ㅡ환성을 올렸어요. 대구는 커다란 입을 째지게 벌리고 잘한다고 웨쳤어요. 복어는 북처럼 큰 배를 둥다라둥다라 두드렸고 왕새우는 얼싸 좋다 복어의 북장단에 맞추어 곱새춤을 추어댔어요. 그들은 자기 친구중에 이렇듯 대단한 영웅이 있음으로하여 저마다 가슴이 한껏 부풀어올랐어요. 날치는 더욱 신바람났어요. 방금전까지만해도 배우를 쉽게 날아넘을수 있을지 조금 주저했었는데 인젠 그까짓건 식은죽먹기구나 생각되였지요. 그는 다시 한번 속력을 내여 헤염치다가 껑충 물우로 솟구치면서 씽ㅡ 배우를 날아건넜어요. 친구들은 또 우야ㅡ 환성을 올렸어요. 하지만 그러다가 실수하면 어쩌냐고 인젠 그만하라는 친구도 있었어요. 더 없이 성수가 난 날치에게는 그런 충고를 하는 친구가 못 마땅하게 느껴졌어요. (못난 자식, 내가 누군데 실수를 해…) 머리가 뜨거워난 날치는 배를 따라가면서 날아건너가고 날아건너오고했어요. 친구들의 환성속에서 끝없는 행복감을 느끼면서말이예요. 날치가 또 한번 배우를 날아지날 때 공교롭게 세찬 회오리바람이 휙 불었어요. 회오리바람은 재간둥이를 마술사처럼 팽그르르 휘감아서 배안에 탁 내던졌어요. 배에는 아버지와 소학교 다니는 어린 아들이 타고있었어요. 아이는 발앞에 떨어진 날치를 제꺽 집어들고 해해 웃으며 종알댔어요. “자연과선생님께서 물고기표본 하나씩 만들어오라고 하셨는데 잘됐어. 요놈을 가져다가 멋진 표본을 만들어야지!” 세상엔 예상외의 사고도 있어요. 재간있다고 경솔한 짓을 해선 안 돼요.          
43    동시4수 댓글:  조회:748  추천:0  2018-05-21
동시 썰물이 빠진뒤(외3수)           허두남   썰물이 빠지면 개벌은 커다란 잔치상   맘씨 후한 바다물 정성껏 키운 갖가지 해산물 게며 조개 미역들 살뜰히 배달까지 해주고가면   소풍놀이에 나선 아이들 보배줏기에 신난듯 남녀로소 개벌을 누비며 밀물의 고마운 선물 줏는다   바다의 진수성찬 반겨 명절의 한때를 즐기는 사람들 확실하게 선물 받았다고 개벌에 발도장 꾹꾹 찍는다   썰물이 빠진뒤면 물비린내 정다운 개벌은 풍성한 부페잔치상이 된다           해변가 물속세계     물이 너무 맑아서 물이 없는것 같다   꼼지락꼼지락 달팽이 잔등에 진 짐 똑똑이 보인다   저건 진짜조개 저건 조가비를 뒤집어쓴 음흉한 침략자 게로구나   멸치에게 쫓기는 새우 허리는 할아버지인데 날래기는 용사다   먹물 뿜어 적의 눈길  흐리는 오징어의 재주피우기도 천태만상 몸 변하는 문어의 변신술도 희한하기만 하다   해변가  맑은 물속은 동물들의 유희터이고 장기를 비기는 경기장이고 무시무시한 전쟁터이기도 하다         코스모스   창가에서 고스란히 지켜보기에 손금보듯 다 안다   오전 마지막시간이면 아이들 눈빛이 다르다 선생님 강의에 귀기울이는체 하지만 귀를 세워 기다리는건 하학벨소리   책상밑으로 도시락뚜껑 열어보고 킁킁 냄새 맡아보는것까지 (아이들이니 그럴수도...) 방긋 웃음으로 넘기지만   하학벨 울린뒤에야  선생님 숙제 내려 칠판 향해 돌아서니 입이 한발이나 나와 선생님 등뒤에 종주먹질하는걸 보고는 (그건 아니지, 쯧쯧...) 고개를 살랑살랑 젓는다         산골아이와 도시아이      산골아이는  도시에 가면 명절 같다    빙글빙글 회전목마  쌩쌩 비행기  칙칙폭폭 기차  공원의 놀이기구들  타도 타도 마냥 신나기만 하다    도시아이는  산골에 가면 명절 같다    문 열면 푸른 산이 눈앞에 있고  강물소리 정다운  산골은 그대로   엄청 큰 공원이니깐    공기 시원한 산과 들에서  이름 모를 갖가지 꽃들을 꺾으며  이름 모를 풀벌레들 음악을 들으며  산골의 공원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다           
42    원경지의 국경절(수필) 댓글:  조회:659  추천:0  2018-05-07
수필 원경지의 국경절     허두남 나는 지금까지 인상깊게 보낸 국경절들이 많지만 제일 잊혀지지 않는것은 원경지 오두막에서 맞이했던1973년 국경절이다. 그날 신새벽, 감자 캐러 간 우리 생산대의7,8명 청년들은 오두막밖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잠을 깼다. 와지끈ㅡ 뚝! 쿵! 골짜기 건너편이면 림장이였기에 우리는 림업공들이 날 밝기전부터 나무를 베는줄로 알았다. 그런데 문을 밀고 밖으로 나가자니 문이 열리지 않았다. 여럿이 힘을 모아 간신히 문을 여니 이게 웬일이람? 밤새 눈이 어찌나 많이 내렸는지 문 아래부분이 한자가웃이나 눈에 묻혀 있었다. 림업공들이 나무를 벤것이 아니라 눈에 나무가 넘어진것이였다. 눈이 나무에 쌓이고 녹고 매달리면서 나무가 그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가지 부러지고 중등이 꺾어지고 뿌리 뽑히면서 쓰러진것이였다. 여기저기에 송두리채 넘어진 아름드리나무들이 눈에 가지를 처박고 어지러이 널려있었다. 쩍 짜개지면서 중등이 부러진 나무들, 부러져내린 나무가지는 수도 없이 많았다. 그 가벼운 눈송이의 힘이 이처럼 엄청나다니? 무서운 파괴자인 홍수에 집재료가 떠내려오고 수박이 떠내려오고 산 돼지새끼가 떠내려오는것을 보면서 이상하게 장쾌한 기분을 느끼던 때처럼 나는 자연의 어마어마한  힘에 경탄을 련발했다. 감자를 채 캐지 못했는데 깊은 눈에 밭이 묻혔으니 실은 불이 발등에 떨어진것이 였다. 헌데 그것보다 못지 않게 우리들 눈살을 찌프리게 하는 일은 술도 안주도 장만하지 못했는데 국경절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하는 걱정이였다. 그때는 술이 금보다 귀했다. 명절 같은 때라야 매집에 쥐꼬리배급으로 내주었는데 술이 귀하다보니 남정네가 없고 술 마실 사람이 없는 집에서도 제앞에 차려진 몫을 내놓지 않고 타갔다. 육류도 명절같은 때 공소부에 오는 언 고기를 몇근씩 사서 맛이나 잃어지지 않을 정도로 입에 바르는게 고작이였다. (돼지는 키워서 수구참에 바쳐야 했다.) 생산대에 돌아가야 보잘것없는 몫의 술과 고기를 가져올수 있다. 그런데 큰눈에 골짜기길이 싹 묻혀버렸는데 어떻게 간단말인가? 모두가 어깨가 축 처져있을 때 여름내 원경지를 지켜온 조기선령감이 피우던 담배를 훌 내던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마을에 갔다오겠네.” “길이 종적이 없이 됐는데 어떻게 가요?” 김대장의 걱정은 우리 모두의 마음이기도 했다. “자주 다니던 길이라 괜찮을거네.” 조령감은 아침을 대충 먹고 무릎을 넘는 숫눈을 헤차면서 골어귀로 내려가는 길에 들어섰다. 십리가량 내려가면 현성에서 향(그때는 공사라고 했다.)소재지로 오가는 뻐스길이 있다. 골어귀에서 뻐스를 잡으면 마을까지는 70리쯤 된다. 뻐스가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씩 다니니 오전 뻐스를 타야 오후 뻐스로 돌아올수 있기에 일찍 떠나야 하는것이다. 순탄하게 다녀와도 오후에야 올수 있었지만 우리는 오전부터 밖에 나와 이야기하면서 조령감의 모습이 나타나기만 바랐다. 보리저녁때가 되여도 조령감이 돌아오지 않자 우리의 바람은 근심으로 번져졌다. 혹시 눈에 빠져 골어귀까지 못간게나 아닐가? 김대장은 늙은이를 홀로 보낸것을 후회했다. 저녁해가 나무우둠지새로 가라앉아도 땅거미가 어둑어둑 오두막앞으로 기여들어도 조령감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는 술과 고기를 사오기를 바라던 마음 대신 그저 무사히 돌아왔으면 하면 마음이 되였다. 우리의 근심은 저녁어둠과 더불어 점점 짙어갔다. 원경지에서 골어귀까지는 아름드리 나무가 꽉 박아서고 곰도 출몰하는 곳이다. 곰이라도 만났으면 어쩌나 하는 나쁜 생각이 갈마들었다. 우리는 누구도 집안에 들어가지  않고 진대나무통에 줄느런히 걸터앉아 골어귀켠만 목빠지게 바라봤다. “산마루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누군가 이렇게 말하자 모두 산마루켠으로 머리를 돌렸다. 아닌게 아니라 산꼭대기에서 가느다란 사람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여긴 치벽한 곳인데 누가 이 눈에 산꼭대기로 올라갔담? 밤중이 될떼까지 왜 산에 있을가? 혹시 조령감이 길을 잃고 산꼭대기로 올라간건 아닐가? 귀를 강구고 귀담아 듣던 김대장이 무릎을 탁 쳤다. “산꼭대기에서 나는 소리 아니라 산아래켠에서 나는 소리다.” 다시 자세히 들으니 산아래켠에서 난 소리가 산마루켠에 부딪쳐서 되울려오는것이였다. 모든것이 똑똑해졌다. 조령감이 산애래에서 올라오지 못해 소리치고있다. 눈빛이 깔렸지만 별 하나 없는 흐린 밤이라 우리는 저마다 오두막 바깥벽에 걸어두 었던 봋에다 불을 붙여 들고 산아래로 달려내려갔다. 체소한 조령감은 골짜기중간쯤에서 눈에 빠져 올라오지 못하고있었다. 눈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어깨에 멘 불룩한 가방만은 꽉 부둥켜안고있었다… 허벅다리까지 잠기는 눈을 헤치면서 간신히 골어귀까지 내려간 조령감은 골어귀에서 한나절이나 뻐스를 기다리다가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다. 큰 눈에 뻐스가 통하지 못하리란것을  예상못한것이였다. 70리나 떨어진 생산대까지  걸어갈수도 없는 일. 생각끝에 제일 가까이에 있는 차창대대 공소부에 찾아가서 딱한 사정을 말하면서 술 몇근 팔수 없는가 청을 넣어 보았으나 씨도 먹히지 않았다. 공소부에서 돌아나오다가 때마침 전날 하방을 내려왔던 공사당위서기를 만나자 당위서기의 팔을 꼭 붙잡고 다시 공소부를 찾아갔다. 당위서기가 말해주어서야 술 몇근에 돼지고기 몇근을 얻게 되였다. 조령감은 기쁜김에 선자리에서 강술 몇모금 했는데 눈길을 헤치면서 골안으로 들어오다가 술기운이 퍼져 더는 걸을수 없었던것이다. 우리는 얼굴이 긁히고 기진맥진한 조령감에게 죄송한 마음보다도 술과 고기를 얻었다는 기쁨에 기분이 날아갈듯 했다. 마치 축구경기중 우리편이 부상당하면서 패널티킥을 얻었을 때 다친 사람에 대한 념려보다 꼴 넣을 기회를 얻었다고 기뻐하는 심정과 같다고 할가? 온 나절 꼬박 굶었던 우리는 배속에서 꼬르륵 타령을 불러댄지도 오랜지라 다그쳐 고기를 씻어 솥에 앉히고 불을 지폈다. 고기 삶는 냄새가 집안에 떠돌자 모두의 얼굴은 아이들처럼 밝아졌다. 그날 저녁 우리는 일생에서 제일 잊혀지지 않는 술을 마셨고 그 어떤 산해진미와도 비길수 없는 감자돼지고기볶음채를 감식했다. 그뒤 며칠동안 고랑도 알리지 않는 눈밭에서 벌건 손으로 눈무지를 헤쳤고 눈이 녹아 질척거리는 밭에서 한알이 감자라도 더 찾느라 흙참봉이 되여 앉아뭉갰지만 그때의 일은 그런 고생스럽던것들을 넘어서 가슴속에 애틋한 그리움으로 일렁거린다. 그해 따라 첫눈이 전에 없이 일찍이 전에 없이 많이 내렸던것이 잊혀지지 않아서일가? 처음으로 산에서 눈에 갇혀 국경절을 맞았던것이 깊은 인상으로 남아서일가? 아니면 술도 안주도 없어 국경절을 쫄쫄 굶으면서 지낼번하다가 기분 좋게 보낸것이 지워지지 않는 짙은 감격으로 남아서일가? 강산이 네번 변하고도 다시 절반 변했건만 매년 첫눈이 내릴때마다 국경절이 돌아올 때마다 그때의 일은 늘 달콤한 감회속에 추억의 등불을 밝혀주군 한다. 세월이 가도 그날이 잊혀지지 않고 그토록 그리워나것은 펄떡펄떡 뛰던 내 인생의 아침나절을 담고있는 고향에 대한 절절한 향수때문이기도 하지만 고향의 후더운 인심이 그리워서이며 그때의 사람냄새가 사무치게 그리워서이다.. 아 잊지 못할 1973년의 국경절이여! 그해의 첫눈이여! 경흥골 원경지의 오두막집이여!                                                                                                2017.10.3.
41    시3수 댓글:  조회:797  추천:0  2018-02-23
갈매기(외2수)         허두남 나루배에 종이쪼박 싣고 바다로 나가던 아저씨 바다경치에 한눈 팔다가 바람에 종이쪼박 다 날렸다 바다우에 널린 종이쪼박들 팔랑팔랑 회오리바람 타고 날아가고 날아오고 종이쪼박들 참 신기하다 물에 떨어져도 젖지 않는다 다시 팔랑 날아오른다 산머루 산머루 또릿또릿한 눈도 제구실 못할 때가 있다. 빨갛게 물든 단풍 산뜻한 물감 풀어 건너산을 울긋불긋 수놓은걸 노을이 내려앉은줄로 잘못봤다 요즘엔 해볕과 사랑에 빠져 서리발 품은 가을 눈앞에 성큼 다가왔는데도 눈치채지 못하고있다 행복에 겨워 새물새물 까만 눈웃음 흘리고있다 신경과민 1 희 노 애 락 곱게 포장한 비단주머니 빵! 펑크났다 2 비누칠을 하지 않은 사유의 피부 날카로운 면도칼에 자주 베인다    
40    동시 12수 댓글:  조회:867  추천:0  2018-01-24
해님의 요술 맑게 개인 날이면 해님은 기분 좋아 금가루상자를 활짝 열어제낀다 산도 강도 풀도 나무도 빛고운 금가루가 묻어 반들반들 윤택을 자랑한다 빗죠르르- 호리호리 호- 산새들의 고운 산노래도 물새들의 맑은 물노래도 금가루가 옮아 금방울 굴리는듯 귀맛좋다 금가루로 세수한 아이들 얼굴은 잘 익은 능금알처럼 탐스럽게 빛이 난다   봄비 봄비는 수많은 손가락으로 대지의 자판 두드려댄다 오동통 버들개지 털갈이하고 파릇파릇 잔디풀 다투어 눈뜬다 달래 냉이 민들레 씀바귀 갖가지 봄나물 들판을 수놓고 연분홍진달래가 환한 웃음으로 산자락을 물들인다 대지는 금방 멋진 서경시 한편을 완성한다            눈 온 이튿날 숫눈우에 찍힌 메새발자국 따라 퐁퐁퐁 새걸음 뛰여도 보고 쥐발자국 따라 쪼르르 토끼발자국 따라 깡충깡충 여우발자국 따라 살랑살랑 눈덮인 산에서 흉내쟁이역을 하노라면 밉던 동물도 짝꿍처럼 느껴진다   정든 시골 아침이면 창문앞 비술나무에 참새들 다닥다닥 앉아서 정답게 저저귄다 ㅡ어서 일어나세요 부지런한 아이는 아침 일찍 일어난대요 저녁이면 시내물 창문밑으로 지나가면서 조잘조잘 자장가를 불러 꿈나라로 데려다준다 ㅡ어서 잠드세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착한 애가 된대요   봄은 꼬마화가 봄은 꼬마화가 시내가 백양나무에 파란 이파리 그리네요 오색 령롱한 해빛에서 고운 색갈 풀어내고 바람부채 끌어다가 소올솔 그림 말려가면서 하지만 솜씨 서툴어 어떤 이파린 진하고 어떤 이파린 연하고 끈질긴 꼬마화가 지우고 다시 그리고 몇밤을 지새더니 산뜻한 백양나무 그려냈네요   산촌의 밤     밤이 얼마나 깜깜한지 도시 애들은 잘 모른다 산촌에 가본 도시 애들만 진짜 밤을 본다   하늘에 구름 덮힌 밤 친구와 고기발 살피러갈 때 손을 뻗치면  친구 등에 닿지만 코앞에 선 친구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구름이 걷히면 하늘에 꽉 찬 별들 펄떡이는 고기들을 주어담으며 별빛이 그렇듯 밝은줄도 처음 알게 된다   산촌은 뭐나 진실하다 밤은 깜깜 유난히 어둡고 별은 총총 유난히 빛나고 밤은 밤다와서 좋다 별은 별다와서 좋다       꿈마당 흰눈에 묻힌 산골짜기 마른 풀대는 찢어진 기발 펄럭이고 벗은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로 앵금을 켠다 지난 여름 계곡물처럼 시원한 노래로 무더위를 씻어주던 풀벌레들 어디 갔나? 포근한 눈이불밑 땅속 깊은 곳에서 쌔근쌔근 잠자고있겠지 흰눈이 덮인 산골짜기는 수많은 꼬마가수들 명년봄 더 듣기좋은 노래 선물하려 고운 꿈 무르익히는 꿈마당이다   아기종개 해해 내가 키우는 아기종개 죄꼬만 아기인데 수염이 났어요 해해 내가 키우는 아기종개 수염이 모두 여섯대뿐이예요   수림속엔 비밀이 없대 수림속에 가면 숱한 귀들이 있지 구새통같은 진대나무엔 소귀 닮은 느타리버섯 박쥐귀모양 검정귀버섯은 참나무토막마다 다닥다닥... 귀들이 하도 많아 수림속에 가면 비밀이 없대 꿀 훔치다 벌들에게 혼난 곰 제 신랑 잡아먹는 사마귀 딱새 둥지에 슬쩍 알을 낳아 까는 뻐구기 귀속말로 소곤소곤 누구나 다 안단다 수림속에 가면 비밀이 없대 사처에 온통 듣는 귀니깐!   꿈   아이는  어른이 되는 꿈 자주 꾼다   빛보다 빠른 우주선에 앉아서 자기가 발견한 새 행성에 탐험 가고 멸종한 공룡 복제해내여 노벨과학상 받아안고 싱글벙글   어른은 꿈에 늘 아이가 된다   고향마을 앞강에 가서 오리오리 동동 물재간 익히며 저녁노을 맞고 소꿉친구들과 들판을 누비며  누가 제일 큰 베짱이 잡나 내기도 한다   어서 커서 멋진 사람 되고싶어 아이는 꿈에 어른 되고 행복했던 동년이 그리워  어른은 꿈에 그 시절 찾는다 서로 바꿔 꾸어 꿈이고 서로 바꿔 꾸어 아름답다         충전   아이들은 누구나 에너지충전법 세가지씩 갖고있다   방학은 큰 충전 일요일은 보통 충전 하학시간은 작은 충전   큰 충전 착실히 하면 한학기 힘 펄펄 보통 충전 알심들이면 일주일 머리 거뜬 작은 충전 살짝 하면 새별눈 초롱초롱  선생님 말씀 귀에 소올솔           펭긴새     뒤뚱뒤뚱 뚱뚱보새라고 함부로 깔보지 마!   날지 못하는 새라고 이름만 새라고 하지 마!   여느 새들보다 못지 않게 날래고 멋드러지게 쌩쌩 난단다 물속에서         소나기 지나간뒤면     소나기 천만개 채찍으로 온 세상 짓부실듯 기승부려도   심술쟁이 맥진해 물러가면 세상은 더 산뜻해진다   공기도 바람도  비에 씻겨 한결 맑다   시내가에 늘어선 버드나무들 푸른 물 뚝뚝 재간둥이 화가 금방 그려낸 멋진 수채화   제 목청 다시 찾은 시내물 주절주절 푸른 노래도 유난히 정답다   소나기 지나간 뒤면 파아랗게 잘 닦인 하늘에 색동무지개 제일 반갑다          
39    하지 못한 한마디(수필) 댓글:  조회:866  추천:0  2018-01-13
하지 못한 한마디 허두남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노라면 더러 거짓말을 할 때가 있을 것이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지금까지 거짓말을 적지 않게 하였다. 남들은 나를 고정하고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전면적인 평가가 못된다. 필요할 때 나는 서슴없이 거짓말을 하며 또 거짓말을 하고도 크게 자책을 느끼지 않는다. 이렇듯 정직, 성실과 순결이 ‘어지럽혀’진 나지만 일생에서 처음으로 거짓말을 한 그 일만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태여난 고향마을에서 령 하나 넘으면 아늑한 작은 벌이 있는데 너메라고 불렀다. 너메의 버들방천 뒤에는 키가 크고 가지가 양산처럼 퍼졌으며 잎이 아이들 손바닥 만큼 넙적넙적한 뽕나무가 여덟그루 줄지어 서있었다. 우리 마을 아이들은 여름이면 자주 너메에 가서 뽕나무에 열린 오디를 따먹군 했다. 지금 오디를 먹어보면 달기만 하고 딸기 같은 새콤한 맛이 없어서 별루이지만 그때의 나에겐 세상에 오디처럼 맛있는 것이 다시 없을 것 같았다. 그것은 어머니가 벌건 수수엿을 이리저리 늘이여 하얗게 만든 다음 토막토막 끊어놓은 것보다도 더 맛있었다. 여덟살 되였을 때일 것이다. 그날 나는 동갑친구 영준이와 함께 너메로 오디 따먹으러 갔다. 뽕나무 밑에 이른 우리는 제일 첫머리리에 서있는 나무의 낮은 가지에서 잘 익은 까만 오디들을 따먹기 시작했다. 말랑말랑한 오디는 입안에 향기를 가득 채우면서 스르르 녹는다. 우리는 두 손으로 부지런히 오디를 따서 입안에 쓸어넣었다. 서로 내가 딴 걸 보라고 소리치고 자기가 더 큰 걸 땄다고 자랑을 하면서. 눈이 아홉이 되여 익은 오디들을 찾아 따먹던 우리는 서로 마주보면서 깔깔 웃어댔다. 입술에 까만 오디물이 가득 묻었을 뿐만 아니라 이발까지 까맣게 물들었다. 네가 내 거울이고 내가 네 거울이였다. 오디를 어지간히 먹은 우리는 가지고 간 밥곽에 따 담기 시작했다. 오디는 익지 않았을 땐 파랗고 절반쯤 익으면 빨갛고 잘 익으면 새까만데 키가 닿는 가지에는 까만 오디가 더 보이지 않았다. 머리를 젖히고 올려다보니 높은 가지에는 파란 뽕잎 사이사이 까만 오디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까치발을 하고 손을 뻗쳐도 선자리에서 폴짝폴짝 토끼뜀을 하여도 손이 닿지 않는 오디들,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요 눈에만 풍년이였다. “야, 영준아 여기로 오나.” 저켠 뽕나무 우에서 누군가 소리치기에 나와 영준이는 그곳으로 달려갔다. 뽕나무 우에서는 칠복이(그는 그때 열대여섯살 되였는데 영준이와 친척간이다.)가 오디를 따먹고 있었다. 칠복이가 올라간 나무는 다른 나무보다 키도 크고 아지도 많이 퍼졌는데 얼핏 보아도 먹음직하게 잘 무르익은 까만 오디들이 많았다. “야, 내 나무가지를 흔들게 넌 떨어지는 오디를 주어먹어라” 굵은 나무가지를 가로타고 앉은 칠복이는 손을 뻗어 옆에 있는 나무가지를 잡더니 힘껏 흔들어댔다. 그러자 누에번데기처럼 생긴 까만 오디들이 우박이 떨어지듯 후둑후둑 떨어졌다. 나와 영준이는 너무 기뻐 우야! 소리 치면서 무릎걸음으로 오디를 줏기 시작했다. “야, 영준이를 주어먹으라 했지 누가 널 먹으라 했니?” 칠복이가 나에게 꽥 소리쳤다. 나는 오디를 줏던 손을 멈추고 칠복이를 올려다보았다. “넌 내 떨군 걸 먹지 말라.” 칠복이가 다시 소리쳤다. 나는 어찌도 억울하고 서러운지 단통 눈물이 왈칵 쏟아져나왔다. 선자리에서 입을 비쭉거리며 울음을 터뜨린 나는 밥곽에 주어담았던 오디를 활 쏟아버리고 잉잉 울면서 집으로 가려 했다. “야, 가지 말라! 같이 주어먹자!” 영준이가 내 팔을 꽉 붙잡으며 말렸으나 나는 기어이 뿌리치고 집으로 향했다. 그때 얼마나 서러웠던지 여러번이나 칠복이가 오디를 못 주어먹게 하는 꿈을 꾸군 했다. 만약 칠복이가 가지 말라고 말렸더라면 틀림없이 팔소매로 눈물을 이리저리 쓱쓱 닦고 다시 영준이와 같이 오디를 주어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칠복이는 가지 말라는 말도, 오디를 주어먹어도 된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2리가량 거의 되는 길을 내처 울면서 걸었다. 집에 닿게 되였을 때에도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내가 흑흑 울음마디를 꺾어삼키며 마당에 들어서자 줄낚시를 손질하고 있던 큰형이 왜 우는가고 물었다. 나는 칠복이가 오디를 못 주어먹게 하더라고 말하자니 어린 마음에도 뭔가 모자라는 감이 들었다. 그래서 거짓말을 보태 대꾸했다. “내 오디를 주어먹는다구 칠복이 때렸소” 이것이 오늘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내가 한 첫 거짓말이다. 그전에도 거짓말을 한 적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 마음 먹고 꾸며댄 거짓말로는 이것이 처음인 것으로 기억된다. "뭐, 칠복이가...?" "응, 자기기 떨군 오디를 주어먹는다구 때렸소. 영준이는 주어먹게 하구 나는 못 먹게 하면서" "그 크다만 눔아 조그만 애들을 때린단 말이... 내 이제 만나면 혼내줘야겠다." 뒤에야 안 일이지만 큰형은 정말 칠복이를 만나 닦아세웠다. 칠복이는 절대 안 때렸다고 펄쩍 뛰였지만 큰형은 “조끄만 애가 거짓말하겠니?” 하면서 한바탕 톡톡히 훈계했다고 한다. 나는 칠복이가 욕을 먹어도 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일이 늘 마음에 걸렸다. 언젠가 큰형과는 그때 내가 칠복이에게 맞지 않았다는 것을 실토정했지만 칠복이와는 그날 내가 거짓말했다는 것을 말하지 못했다. 칠복이가 나를 보면 무슨 말을 할듯 할듯 하는 것을 보면 그 일 때문이겠구나 생각하면서도 어린 마음에 죄 진 일을 들킨 것 같아 종시 말을 할 수 없었다. 한편 칠복이도 큰형에게 욕을 먹었을 뿐 맞지 않았다는데 뭐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칠복에게 끝내 사실 대로 말하지 못하고만 것은 오래지 않아 그와 영 갈라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않았더면 여러해 뒤에라도 꼭 털어놓았을 것이다. 얼마 뒤 칠복이는 조선으로 이민갔는데 지금껏 나는 그를 만나지 못했다. 그가 아직도 살아있는지 모르겠다. 그때 나와 함께 오디 따먹으러 갔던 동갑친구 영준이도 저세상 사람이 된 지 몇해 되는데 우리보다 여러살 더 많은 그가 살아있으리라고 어찌 장담할 수 있으랴! 더군다나 수십년 동안 고생을 겪을 대로 겪었을 텐데… 만약 살아있다해도 몰라보게 폴싹 늙었겠지. 나도 나이를 먹고 마음이 약해져서인지 세월이 갈수록 그가 자꾸 생각난다. 이제라도 만나면 이미 백발이 되였을 그에게 그때 내가 거짓말을 했댔다고 꼭 말하고 싶다. 내 잘못도 털어놓고 그때 내가 얼마나 서러웠던지도 하소연하련다. 세월은 반세기도 넘게 왔고 그는 언녕 잊어버린지도 오랠 일이지만…
38    우화동시편(16) 댓글:  조회:598  추천:0  2017-12-22
. 우화동시편(16))     노랑나비아가씨       노랑나비아가씨   꽃향기 따라 나풀나풀     풀함정 받쳐든 벌레잡이통풀   ㅡ아름다운 나비아씨     황금옷 입은 천사님     어서 이 꿀통우에 내려앉아요!     (항아리같은 저 꿀통 수상해!)    앉을가   말가   앉을가   말가     저편에서 팔랑팔랑 알락나비      저놈이 먼저 앉으면 어쩌지   노랑나비아가씨 풀함정우에 사뿐…     욕심에 눈 멀어 함정속에 갇힌 바보아가씨           민들레씨의 이사      살기좋은 고장 찾아   이사길 떠난 민들레씨  동으로 갈가 서로 갈가   남으로 갈가 북으로 갈가     동풍 만난 민들레씨  서쪽벌땅이 기름지다는  동풍의 말에 귀가 솔깃  서쪽벌로 동동     서쪽벌에 닿기전  남풍 만난 민들레씨  북쪽비탈이 해빛 밝다는  남풍의 말에 귀가 번쩍   북쪽비탈로 동동     북쪽비탈로 날던 민들레씨   서풍에 몸 맡겨 동동   경치 좋은 동산 찾아가더니   물 맑은 곳 자리잡으려  지나가는 북풍 따라   남쪽강가로 동동    바람 따라 돌고돌다가  제고장에 돌아왔네 귀가 무른 민들레씨  주견 없는 민들레씨               미끄러운 얼음길      반들반들 청강판우에  얄포름히 내려앉은 하얀 눈    미끄러운 강판우에  매끄러운 눈가루 살짝 뿌렸으니  개구쟁이 아이들 뒤골 조심해야겠네    아니나 다를가    깡충깡충  쭈르르 창ㅡ    누나와 손잡고    얼음우로 살랑살랑 걸어오던 개구쟁이  누나 손에서 손 빼고  토끼뜀 하다가 엉덩방아 찧었어요    ㅡ누나가 뭐랬어?    미끄러우니 뜀박질 말랬지?    손 내미는 동생에게  누나 옆구리에 팔 지르고 야단치는데  지나가던 아줌마  동생의 손 잡아 일으켜주고  엉덩이에 묻은 눈가루 털어주네    ㅡ얘야    넘어진 동생부터 일으켜줘야지          새암바리       여울이가 음악콩클 대상 타니     ㅡ저 앤 아이때 울보였을거야!     입을 새둥지처럼 헤벌리고     밤낮 삘삘대는 모양   보나마나 비디오지     은별이가 달리기경기 우승하니     ㅡ저 앤 들개혼을 타고났나?     야생마 젖을 먹고 자랐나?     머리 모자라는 애들이    사지 발달하는 법이지!    노래하면 음치  두부모처럼 살만 쪄  달리기 꼴찌 독차지인 미숙이가            징검다리      소나기 피하여 달려가던 차돌이  소나기 피하여 뛰여가던 미숙이  징검다리 가운데서 딱 마주쳤네  길 비켜라!  네 비켜라!   제가 먼저 건너겠다 버티고서서  투우장의 소런가 노려보는 둘  아이구나 둘다 물병아리 되였네  수평아리 부들부들   암평아리 부들부들  둘이 함께 “앗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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