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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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칭 도전 잡담
2017년 11월 23일 09시 34분  조회:1970  추천:0  작성자: 채영춘
지난해 3월, 바둑천재 리세돌과 구글(谷歌)이 연구개발한 인공지능 알파와의 바둑대결은 슈퍼시대를 실감케하는 지구촌 오만가지 대결구도에서 가장 ‘황당’하면서 멋진 슈퍼 비대칭게임이였던 것같다. 결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가 4:1 총득점수로 인류대표 리세돌을 꺾었을 때 인간사회는 깊은 실의에 빠졌었다. 하지만 이틀 후에 있은 또 한차례의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에서 중국참전팀은 세계최상의 구글 브라우저에 도전하여 세계헤커경 기 pwn20wn를 인간의 쾌승으로 장식하며 완전히 허물어졌던 인간의 자존심을 다시 살리는 이변을 연출한다.
 
인간과 컴퓨터의 슈퍼 비대칭게임을 거친 후 중국대표 정문빈이 류추해낸 말은 의미심장하다 -“정확한 방법에 충분한 시간지불을 추가한다면 어리석한 자도 산을 옮길 수 있다.”
‘정확한 방법 + 충분한 시간지불’, 이 말을 어떠한 성격의 대결이든, 그 난이도가 여하하든간에 적중한 방법을 소화에 합리한 시간으로 풀어나갈 때 모든 가능성의 문은 다 열려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사실 동물세계의 비대칭대결은 상기한 뜻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가장 설득력 있는 교과서라 할 수 있다.
 
덩치 큰 아프리카 물소를 포획하기 위한 사자들의 비대칭전술을 관측해본다면, 우선 물소무리에서 물색한 사냥감을 집단적 힘으로 무리와 격리시킨다. 다음 몇마리 사자가 일사불란하고 빈틈없는 ‘집단플레이’로 그 물소를 고립무원한 상황에서 힘빠지게 만든다. 몇마리 사자는 물소무리가 개입 못하게 방어선을 구축한다. 충분한 시간으로 물소를 기진맥진시킨 후 가장 순발력이 뛰여난 사자가 날쌔게 점프하면서 물소의 코부위를 조준하여 덥석 물어버린다.  이로써 물소와 사자의 비대칭대결은 사자의 승리로 마무리된다.
 
일전에 필자는 자연다큐프로에서 ‘배수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산양과 표범의 대결을 흥미있게 감상한 적이 있다. 산양 한마리가 겨우 비비고 설수 있는 현애절벽 비좁은 공간에서 이끼를 뜯어먹는데 표범 한마리가 뛰여든다. 아츨한 절벽낭떠러지에서 산양은 조금도 흔들림없이 바위처럼 버티고 서있을 수 있는 우세를 갖고 있지만 표범은 자기우세인 스피드와 점프실력을 전혀 구사할수 없다. 산양은 표범이 꼼짝달싹 못하게 완강히 밀어붙이는 배수진으로 끝내 표범을 내쫓는다.
 
‘인간과 컴퓨터 대결’에서 리세돌의 완패나 정문빈의 완승, ‘초식과 육식 동물 대결’에서 사자나 산양의 성공은 모두 ‘정확한 방법+충분한 시간지불’ 방정식 소화로 만들어진 필연적 답이라고 본다.
 
올해 슈퍼리그 시즌에서 연변팀의 5승 7무 18패 성적표를 자세히 관측해보면 동물세계의 약자가 강자를 이기기 위한 양장피단(扬长避短) 비대칭도전과 흡사한 사투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보아낼 수 있다.
 
2017년 슈퍼리그 시즌에서 연변팀 탈락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자금난이 안아온 불안정, 축구협회 새 규제에 따른 곤혹, 부상선수 속출로 흔들린 전술체계, 심판의 편파적 판정에 의한 발목잡기, 그 밖에도 탈락의 객관적 리유를 얼마든지 들 수 있다. 하지만 연변팀 탈락의 궁극적 원인은 주관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연변프로축구정신의 주요한 변수로 작용했던 ‘투혼 3력’–집중력, 정신력, 결속력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본다. ‘투혼 3력’은 연변팀이 2015년의 갑급 리그 챔피언으로 우뚝 솟게 한 비결이였고 2016년 슈퍼리그 각축장에서 ‘토호전차군단’과 밀리지 않는 대결을 펼칠 수 있은 강심제였으며 2017년 슈퍼리그 그라운드에서 축구계를 놀래우는 이변까지 연출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였다. 한마디로 ‘투혼 3 력’은 연변팀의 오늘이 있게 한 리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7년 연변팀 강등의 관건요인을 필자는 팀 ‘투혼 3력’의 일관성이 떨어지면서 생긴 굴절, 침체, 쇠진, 퇴색으로 보고 있다.
 
2017년 시즌에서 경전에 가까운 두껨의 멋진 경기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5월 20일, 산동로능팀과의 홈장경기는 1:1이라는 경기 결과를 떠나 강팀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경기를 주도해나가며 연변팀의 특색을 유감없이 보여준 전형사례로 되기에 족했으며 언론과 축구팬동네는 ‘기대이상’이란 표현으로 팀을 환호하였다. 10월 13일, 슈퍼리그 최강 광주항대팀과의 원정경기는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빚어진 3:4라는 경기성적과 무관하게 ‘파죽지세 연변팀’을 세상에 보란 듯이 부각시킨 ‘명품경기’로서 중국조선족축구팬세계가 억울한 눈물을 휘뿌리며 ‘연변승리’의 촛불을 높이 추켜들 수 있었다.
 
이 두껨의 ‘경전’급 ‘명품’경기를 탄생시킨 연변팀의 비결에 대해 언론은 ‘투혼을 불사른’ 연변팀 정신력, 집중력, 결속력의 경이로운 발휘로 꼽고있다.
 
또 다른 연변팀 낯선 두껨의 경기를 잊어서는 안된다. 7월 23 일 광주부력팀과의 원정경기와 8월 19일 강소소녕팀과의 홈장 경기였다. 광주부력팀과의 2:6 경기 결과는 연변팀이 ‘집중력을 상실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필연적인 성적표였고 강소소녕 팀과의 0:4 경기 결과는 홈장인데도 불구하고 주도권을 대방에 빼앗긴 허술한 경기의 소산이였다.
 
‘경전’급 ‘명품’경기나 아마추어식 ‘허술한’ 경기 모두가 ‘투혼 3력’의 발휘가 주요변수로 됐음을 알 수 있다. 2017년 연변팀의 인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변팀 선수들이 시즌 마지막 고비에서 보여준 강인한 정신력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경기태도’를 꼽았다.
 
2015년과 2016년을 거쳐 검증받은 ‘신뢰가 바탕이 된 구단의 정신력, 스타독주가 아닌 11명 집단플레이의 결속력, 경기 결과보다 경기과정에 집착하는 집중력’, 연변팀의 이 ‘비대칭 3력’은 연변팀을 강등에서 구출할 수 있는 ‘정확한 방법’ 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 방법을 실천하는 2년여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교훈은 ‘충분한 시간지불’의 수험료로 되여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이 힘들고 불확실할수록 초심을 잃지 않고 ‘투혼 3력’에 올인하면서 다른 팀과 차별화된 연변팀의 본토화와 민족특색을 살려나가는 행보에 힘을 실어야 한다. 기나긴 중국프로축구려정에서 정유년 강급은 잠시적 상황이다. 차분하게 올해의 잠시적인 상황 발생의 여러가지 요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우리 자신을 정확히 인식한다면 정유년의 강급은 무술년 진급의 발판으로 된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며 허물어졌던 연변의 자존심은 ‘봄바람이 불어오면 또다시 되살아나는’ 진풍경으로 바뀔 것이다. ‘인간은 파괴될 수 있어도 패하지는 않는다’는 헤밍웨이의 말이 주는 계시이다.

연변일보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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