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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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축구의 전설로
2019년 02월 15일 09시 22분  조회:2653  추천:1  작성자: 채영춘

     연변축구는 지금 원정의 길에 있다. 이 길에는 영광과 더불어 부진, 추락, 강등의 시련이 가로놓여있다. 중국축구의 전설로 반세기를 엮어온 연변축구는 죽지 않고 특이한 생명력을 만천하에 과시할것이다.

  일전에 아시안컵 대 이란전에서 중국이 이란에 0:3으로 참패당한후 주장 정지의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참 안됐다고 느끼면서도 한편 으로는 그가 왜 눈물을 흘리는지가 궁금했었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나 팬이 쏟아내는 눈물은 각이한 색갈의 의미를 도출한다. 통한의 눈물, 환희의 눈물, 분노의 눈물, 속죄의 눈물…

  정지의 눈물을 보면서 필자는 2014년 10월 11일 광동황포경기장에서 연변팀의 강등을 통탄하며 경기장이 떠나가라 대성통곡하던 나젊은 조선족 축구팬을 떠올려본다. 남몰래 질질짜는 눈물이 아니라 보란듯이 남자의 울음을 한바탕 터뜨려 연변축구의 동산재기(东山再起) 의지를 확인시켜준 그 울음이 하늘을 감동시켜였을가? 3부리그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줄 알 았던 연변팀이 기적처럼 살아나 권토중래(卷土重来)를 연출하고 하루 아침사이에 2부리그를 호령하는역전의 “호랑이”로 돌변하더니 갑급리그 챔피언을 거쳐 슈퍼리그에 상륙하는 기막힌 반전드라마가 탄생되지 않았 던가? 정지의 눈물이부진의 징크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국가팀에 환생의 기운을 불어넣는 청량제가 됐으면 좋으련만.

  이번 아시안컵 경기는 지난 2018년 로씨야월드컵아시아 최종예선 경기와 더불어 우리 나라의 프로축구 실태를 검증받은 무자비한 시험대라 할 수 있다. 세계에서 둘도없는 금원투입으로 포장되고 선발된 어마어마 한 몸값의 기형적인 “스타”선수와 초특가 양감독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국가팀이 실패작임이 이번 검증에서 드러났다.

  이 시각 지난 60년대 부진에서 헤여나오지 못하는 국가팀 대신 길림 축구팀(지금의 연변팀)을 수도로 불러들여 유럽강호와 대결하도록 한 하룡 원수의 “비상대책”용단이 필자의 머리를 스친다. 그번 국제경기에서 무승부 결과를 이룩해낸 연변팀을 세계는 경이로운 눈으로 주목하였었다. 오늘 날 그럴 가능성은 전무하지만 만약 국내 프로축구제후(诸侯)팀들에 산재해있는 조선족 스타선수들을 전부 불러모아 “중국조선족대표팀”을 묶어 국제강호와 대결시킨다면 결코 만만찮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며 이런 경기가 현유 국가팀에게는 충격적인 “교학용 경기”가 될수 있지 않을가?

  50년대부터 지금까지 연변축구와 함께 해온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필자는 연변축구가 우리 나라에서 어떠한 존재인가를 잘 알고있다고 나름대로 자부한다.

  이 땅에 정착하여 150년 세월 중화민족의 일원인 조선족은 렬악한 환경에서개척의 력사, 항쟁의 력사, 건설의 력사를 엮어오면서 부지런하고 슬기로운 민족으로, 용감하고도 불요불굴한민족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연변축구에는 조선족의 이같은 민족적성격이 농축되여있다. 따라서 이같은성격이 연변축구가 아무리 어려운 생태에서도 오뚝이처럼 살아남게 하였다고 생각한다.

  지난 60년대 전국갑급련맹전 우승 보좌에 오른 후 2015년 갑급련맹전우승으로 복귀하기 까지 계획경제시대에서 시장경제시대를 관통한 50년 세월, 연변은 중국축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서 온갖 고초를 다 겪으며 주역으로 진한 생명력을 과시하면서 연변만의장쾌한 축구드라마를 엮어냈다. 연변이 있어 중국축구는 황홀하고 매력이 있는 게 아닐가?

  우리 나라 개혁개방 40년은 축구무대에서 프로축구의 27년으로 반영된다고생각한다. 시장경제체제가 축구와 가장 끈끈하게 엮어진 년대이기 때문이다. 프로축구 27년은 또한 연변축구가 준엄한 시련으로 진통을 겪은 년대로 기록된다. 27년 사이 축구무대를 좀먹게 하는 비리, 금원으로 변질된 비정으로 연변을 슬프게 하는 상황이 수차 발생했으며 민족구단의 눈물을 믿지 않는 잔혹한 시장체제생태에서 부진, 추락, 매각 등 통한의 상황에 눈물을 삼킬수 밖에 없었지만 연변축구팀은 완강하게 버티면서 중국축구 전설로 이 땅에 그 존재감을 심어놓았다.

  27년, 중국축구의 전설로서연변의 이미지를 필자는 아래와 같은 세가지로 귀납해본다.

  중국축구에 활력을부어넣은 연변: 1993년, 연변축구팀의 전국 제5차운동회 축구 5위 영예는 우리나라 프로축구의 시작과 함께 연변팀 이 전국축구무대에서 처음 선보인 “전면 공방”의 참신한 전법으로 일궈낸 성적이여서 축구계를 놀래우는 이슈로 되였고 우리 나라 축구발전에 중대한리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았다.

  프로축구의 금원경쟁이 브레이크 없이 가동되던 년대에 소수민족 서민 구단인 연변팀은 변색하는 금원축구비정상 사태에 휘말리지 않고 우리 식 축구리념과 경기풍격으로 2015년 갑급리그의 정상에 서면서 슈퍼리그 그라운드를 주름잡는 새로운 신화를 썼다. 그 성공비결을사람들은 비대칭 전략에 의한 투혼 3력 –- 집중력, 정신력, 결속력으로 정리한다. 국가팀에 선발된 수많은 연변적 선수들의 공통된 특점 또한 투혼으로 설명된다. 투혼, 이는 연변팀이 우리 나라 프로축구 27년에 남겨놓은 값진 정신 유산이 아닐가 생각해본다.

  프로축구의 진수를보여준 연변: 2017년 11월 4일, 이날은 연변팀이 2년간 버텨온 슈퍼리그 그라운드를 떠나는 아픔을 삼켰던 날이다. 이날 경기는강등의 운명을 개변할수 없는 “작별 경기”였지만 “경기과정에 보여준 연변팀의 강인한 정신력은 올 시즌 이미 강급이 확정된 팀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아까울 정도였다”고 언론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사실 이날의 연변팀 경기자세는우연하지 않다. 기술 통계를 보면 연변 팀은 2017년 슈퍼리그참전팀에서 순 경기시간이 제일 긴 팀이였다. 경기 시간은 국제수준에 이르렀고 경기당 순 경기시간과 경기과정 이동거리도 슈퍼리그 1위를 차지하고유일하게 레드카드 한장 없고 “침대축구” 같은 비신사적인 게임을 하지 않은 매너 있는 축구팀으로 평가 받았다. 만약 슈퍼리그게임성적표를 득점과 실점만으로 하지 말고 경기자세도 망라시킨다면 연변팀의 성적은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솔직히 오늘날 중국 프로축구팀들의 경기자세가 중국축구발전의 걸림돌이 되고있 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프로축구 그라운드에서 연변은 강호킬러로 명성이 높다. 갑급리그와 슈퍼리그각축장에서 기죽지 않는 도전으로 강호킬러의 본색을 진하게 드러내는 연변축구팀의 경기자세는 축구계의 귀감으로 되고있다.

  중국축구의 관전문화를업그레드시킨 연변: 우리 연변에는 세상이 알아주는 기막힌 관전문화전통이 있다. 지난 세기 80~90년대 연변 홈경기 때 마다 연길경기장을 꽉 메우며 도미노식 응원열기로 뜨겁던 그 추억들, 입장권을 구할수 없어 경기장 외곽의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관람쇼를 펼치던 극성팬들, 경기결속후 온 시가지가 맥주쇼로 시끌벅적하던 그 풍경들은 국내언론들의 뉴스감이였다.

  프로축구 27년, 연변의 축구관전문화는 “금원으로 무장한 토호구단”과 “가난한 자치주서민구단”의 대결구도에서 새롭게 업그레드 된다. 그라운 드에서뛰는 11명 선수와 자신을 동일시하여 스스로를 “제12인자”로 “자아책봉”한 이 멋진 호칭에는 축구단 선수들과 동고동락, 혼연일체를 이룬다는연변사람들의 심오한 축구문화자각이 슴배여있다. 연변팀 원정과 홈장경기에서 연변축구팬들이 보여준 멋진 존재감은 시공간을 날아넘는 굉장한 파워, 이색적인 관전응원이벤트의 유감없는 출시로 생생하게 부각되였고 이 과정에서 연변의 성숙된 축구팬의식의 진수를 세상사람들 에게 남김없이 선보였다고생각한다.

  필자는 지금도 2017년 11월 4일 초겨울 한파와는 무관하게 연변팀 슈퍼리그 작별 경기장을 뜨겁게 달구던 “아리랑”의 열기를 기억하고있다. 경기장 밤하늘에 메아리치는 “아리랑”선률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연변팀 선수와 관람석 팬들 사이를 “연변의 존엄을지키자”는 무언의 다짐으로 끈끈하게 이어주는 이심전심의 동아줄이였다. 경기 종료후에도 숙연하게 자리에 서서 눈물을 머금고 연변팀 재기를 기원하며 열창하는 축구팬들의 비장한 모습은 “연변축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는 대형 프랑카드와 더불어 연변축구팬들의 새로운 각오와 집념을 확인시켜주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연변축구는 지금 원정의 길에 있다. 이 길에는 영광과 더불어 부진, 추락, 강등의 시련이 가로놓여있다. 눈물 없이는 불가능한 비장한 행보가 이어는 가운데 중국축구의 전설로 반세기를 엮어온 연변축구는 죽지 않고 특이한 생명력을 만천하에 과시할것이다.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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