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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카드
2011년 10월 26일 13시 59분  조회:4167  추천:4  작성자: 채영춘

구경기에서 가끔 이같은 장면을 목격할수 있다. 선수가 공을 몰고 상대편 문전으로 돌입하는 도중 상대방 선수의 방어에 걸리게 된다. 대방의 페널티 에어리어안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관건적인 프리킥을 이끌어내여 득점을 따내기 위한 속셈으로 선수는 대방이 아무런 반칙도 하지 않았는데 비명을 지르고 죽는 시늉을 하면서 그라운드에서 한바탕 뒹구는 소동을 벌린다. 대방선수를 반칙으로 판정해달라는 교묘한 술책이다. 수만명 축구관중이 지켜보는 현장에서 야비한 연기를 꺼리낌없이 하는 그 선수에게 속아넘어가지 않고 주심은 가차없이 옐로카드를 꺼내든다. 결국 “현란한 연기”로 대방선수에게 옐로카드를 덮어씌워 비정한 득점을 얻어내려던 몰얌체한 선수는 돌을 들어 제발등을 까는 결과를 초래하고만다.

묘한 위장수법으로 상대방 선수에게 덤터기를 씌우고 자기 리익을 챙기고저 관건적인 포인트에서 만들어낸 이 행위는 주심의 시야를 흐리게 하고 관중을 현혹시키며 경기결과를 그 어떤 함정으로 끌고가려는 성격의 반칙이므로 여기에 옐로카드를 내드는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런데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옐로카드감이 쉽게 눈에 뜨인다. 

전에 필자는 시안의 어느 번화가 교차로에서 아주 희한한 광경을 마주하게 되였다. 길목에 멈춰서있는 택시 바로 앞에 한 중년녀성이 반쯤 누운 자세로 어딘가에 큰소리로 휴대폰을 걸고있었고 그 옆에는 택시기사인듯한 중년남성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서있었다. 피해자로 자처하는 그 녀성은 마치 “너 오늘 나한테 잘 걸렸다”는듯한 자못 여유있고 자신만만한 기색으로 택시기사와 자기를 둘러싸고있는 관중들을 보며 제집 안방인양 누워서 지껄이는데 그 꼬락서니는 아무래도 차사고현장이라고는 볼수 없었다. 모여선 관중들의 수근거리는 말을 들으니 택시기사 책임보다도 붉은신호등을 무시하고 도로를 횡단한 중년녀성의 책임이 컸고 그보다도 택시의 급정거로 녀성과 택시의 마찰은 크게 없었는데 녀성이 쓰러지는 연극을 논다는것이다. 녀성이 차앞에서 “쓰러지는”것을 보고 택시기사는 우선 그 어떤 책임론을 떠나 녀성곁으로 다가가 부축해서 일으켜세우며 병원으로 가자고 했으나 녀성이 완강히 거절하면서 저렇게 길바닥에 누워있다는것이다. 관객들은 괜히 이 녀성을 다쳤다가 엉뚱한 덤터기를 쓸가봐 이렇게 구경만 한단다. 누가 봐도 이것은 택시기사에게 책임전가를 시키고 리익을 챙기려는 철면피한 쇼였다. 너무나 어이없었다.

영국의 한 매스컴은 중국사람들은 이제 남을 도와주는것을 락으로 여겨야 하는 그 대가에 대해 계산하지 않을수 없게 되였다고 지적하였다. 

동방례의민족의 도덕성이 심각한 도전을 받고있는 오늘의 현실에 대해 다시한번 사색해보게 하는 지적이라고 하겠다. 

강소성 어느 도시에서는 길에 넘어진 한 로파가 차를 세우고 자신을 부축하여 일으켜준 고마운 공공뻐스기사를 법정에 기소하고 배상을 요구한 사건이 화제가 되였다. 다행히 공공뻐스에 감시카메라가 부착돼있어 사고발생시의 광경이 완벽하게 록화되였기에 뻐스기사가 억울함을 벗을수 있었다. 

공공장소에서 일부 무뢰한들이 조작한 부도덕적인 책임전가행위에 의해 시민사회에서 남을 기꺼이 도와주는것을 락으로 여기는 미풍량속에 금이 가고있다. 어느때부터인지 도움을 준 선량한 이들이 도리여 도움을 받은자의 협박을 당하는 사례가 수두룩이 발생하고있다. 길가에서 사고를 당한 낯선 사람에 대해 선뜻이 도와줄 엄두를 못내고있는 현상이 많아진다. 정체 모를 그 낯선 사람이 위장술을 쓴 무뢰한일 때 잘못 건드렸다가 애매하게 배상비와 입원치료비까지 강요받지 않을가 하는 우려로 도움주기를 꺼리는 상황이 적지 않다. 

황네트워크가 2만명 네티즌에 대해 조사한데 의하면 7%에 못 미치는 응답자만이 차 운행중 행인과 마찰이 생겼을 때 차를 세우고 구원을 주겠다고 대답했고 응답자의 45%는 아예 못본척하겠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43%는 현장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돼있다면 구원의 손길을 뻗칠 의향이 있다고 태도를 밝혔다. 

남을 돕는것을 락으로 여기는 중화민족의 국민성에 비상이 걸렸음을 단적으로 시사하는 대목이라 하겠다. 국민의 도덕수준을 만회하고 공중도덕정화를 위한 법률제도적장치를 완벽화하며 사회정의와 공정성을 수호하려는 정부의 일련의 노력은 량호한 문화적자각을 바탕으로 한 시민사회가 동조하였을 때만이 기대한 결실을 거둘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사회를 하나의 방대한 그라운드로 비유할 때 시민 모두는 이 그라운드를 영위해나가는 선수단이라고 할수 있겠다. 북경 올림픽 주제가가 선양한 조화롭고 다정다감한 "너와 나" 인간관계의 구축은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시대적과제이다. 이에 도전하려는 개별적 무뢰한들의 위장술을 쓴 모든 비정한 행위는 시민사회 “옐로카드”의 단호한 추적으로 설자리를 잃게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돼야만 서로 돕고 서로 리해하고 서로 아끼는 핵심공중질서가 시민사회라는 이 “그라운드”에 똑바로 정착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선 리조시대 학자 조광조의 말이 떠오른다.

“사덕(邪德)과 정의는 공존할수 없다. 비록 정의가 사악을 누를지라도 사악이 정의를 이기는것이 많다. 저 초목을 보라. 잡초와 잡목은 부지런히 베고 김매여 없앨지라도 오히려 무성하지만 란초와 지초 같은 좋은 초목은 비록 심고 가꾸기를 일과로 삼아도 도리여 시들고 약해진다. 사악이 정의를 이기기 쉽고 정의를 보전하기 어려움은 저 초목에 견주어보아도 잘 알수 있는 일이다. ”

성숙된 시민사회의 부상, 사회정의가 시민의식을 주도하는 주류리념으로 확실히 자리잡게 하는 길은 멀고 힘들지만 꼭 풀어가야 할 숙제임은 틀림없다. 왜냐하면 이는 우리 후대들에게 고스란히 넘어가야 할 사회유산이기때문이다.

(원 주당위 선전부 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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