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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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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도 ‘자격’을 갖춰야
2017년 05월 02일 10시 34분  조회:255  추천:1  작성자: 최장춘
차운전을 하려면 면허증이 필요하 듯 등산도 역시 ‘자격’을 갖춰야 한다. 등산활동이 대중생활의 일환으로 자리를 굳히면서 휴식일을 맞아 사람들은 삼삼오오 떼를 지어 등산길에 오른다. 그속에는 젊은이도 있고 늙은이도 있고 애를 안은 녀성도 있다. 하다면 남달리 갖춰야 할 ‘자격’의 의미는 무엇일가.

머리에 쓰는 모자부터 시작하여 몸에 걸치는 등산복, 마찰력이 좋은 신발, 필수용품을 넣은 배낭 그리고 든든한 지팡이까지 어느 모로 보나 완벽한 ‘전신무장’으로 흠잡을 곳 없는데다가 10년, 20년의 화려한 등산경력이 눈부셔 베테랑의 자부심을 뽐낼지도 모른다.
필자는 지난해 11월달에 대만의 아리산을 다녀온 적 있다. 모두 백년 이상 자란 아름드리 나무들이 산정상에 병풍처럼 꽉 들어선 기상이 가관이였다.

산줄기 따라 오불꼬불 정교하게 만들어놓은 코스에 취해 힘든 줄 모르고 한창 걸을 때였다. 앞서 걷던 가이드가 문뜩 허리 굽혀 바닥에 버려진 휴지쪼각을 집어드는 것이였다. 좌우를 둘러봐도 쓰레기통이 없으니 휴지통이 나타날 때까지 계속 걸어갔다. 가이드가 인행도에 흘린 휴지쪼각을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의무가 없겠지만 산을 자신의 살림집 뜨락처럼 생각하고 깨끗이 정돈하는 갸륵한 마음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필자의 형인 최정무씨도 20년 경력을 가진 진짜 등산애호가이다. 연변의 산봉우리를 죄다 손금안에 넣고 살 만큼 성취감도 있고 전문지식도 있고 하여 연변텔레비죤프로에서 여러번 소개한 적 있다. 언젠가 백리 밖의 등산을 조직했는데 돌아올 때 팀들의 생활쓰레기를 버릴 곳이 마땅치 않아 그냥 집울안까지 들고와서 쓰레기통에 넣었다고 한다. 그 일로 하여 형수님의 ‘꾸지람’을 듣긴 했어도 심정만은 개운하고 거뜬했을 것이다.

자고로 산을 아버지에 비유했다. 너그럽고 듬직하고 말없는 사랑으로 삼라만상을 품어 고요히 잠재우는 신비한 요람에 끌려 사람들이 산을 즐겨 찾는지도 모른다. 금방 퍼부은 소나기에 흠뻑 젖은 바위돌, 나무우듬지, 한포기 풀잎, 움켜쥐면 살갗처럼 부드럽고 싱그러워 혼은 벌써 그 내음에 묻힌 채 끝간데를 모르고 헤맨다. 아마 그 때문이리라. 산자락을 톱는 걸음이 씨엉씨엉 활기차고 정상에서 내리는 마음 또한 흥겨워 코노래 절로 나는 것이.

산의 무게에서 인간 터전의 두께를 재여보며 생의 직분과 사명감을 두고 새롭게 깨달음을 얻는다. 구름과 높이를 다투지 않고 계곡과 깊이를 비기지 않는 무아지경에 인간은 자신의 령혼을 반추해보며 성찰로 자기 완성의 시간을 갖는다. 생의 마감자락마저 산속에 묻히려는 인간의 욕망을 락엽 귀근의 섭리로 묵묵히 감싸안아 지켜주는 흉금을 어찌 인간의 좁은 궁냥으로 가늠할 수 있겠는가.

그런 까닭에 전설속의 영웅들은 생사판가리를 앞둔 긴박한 고비마다 산을 찾아 운명을 의탁하며 빌고 또 빌었다.

리조 창시자 리성계는 나라를 세우기 앞서 계룡산을 축으로 여러 명산들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뜻을 아룄다. 그중 번마다 좋은 감흥을 주는 산이 고마워 성공하면 꼭 산마루에 비단옷을 입히겠노라 약속했다. 드디여 왕위에 오르던 날 산을 찾은 리성계는 후날 세세대대 은혜를 전하고저 어명으로 금산(錦山)이란 이름을 하사했다 한다. 신세를 지면 어련히 갚는 응과보응의 좋은 례라고 해야겠다.

오늘 현대화 시대에 사는 인간이 산이 베푸는 무궁무진한 혜택을 그저 응당한 것으로 여기고 혹시 망각하고 사는 이들은 없는지 새삼 둘러보게 된다. 산은 깨끗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다가서는 사람에게 좋은 기운을 뿜어주며 건강을 선사한다. 거드름을 피우며 산의 질서를 무시하고 아무데나 휴지, 음식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몰상식한 인간을 꺼린다. 평소 건강의 리유를 앞세워 혼자만의 세상을 주장하는 아집은 산신령한테 통하지 않는다. 혹한을 이겨낸 터실터실한 나무껍질을 어루쓸어주며 령역표시런 듯 때론 잔등을 갖다대고 비비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 성심을 보여야 한다.

풍상고초를 겪은 자랑찬 리력서를 나무의 년륜속에 숨겨두는 겸손과 대범의 귀감을 상대로 인간은 대화의 만남을 갖고 기쁨을 만긱할 줄 알아야 한다. 흐트러진 삶의 자세를 바로잡고 새로운 용단과 결심을 갖는 지혜로운 릉선에 올라서서 드넓은 세상과 함께 숨쉬며 사는 법을 익히는 노력이 중요하다. 어버이를 우러러 모시듯 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뜨거움이 마음속 깊은곳에서 찐한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할 때 인간이 비로소 등산의 자격을 갖췄다고 말할수 있다.

인자요산(仁者乐山)이라 했거늘 명실공히 산을 닮은 아들로 거듭나려면 이제부터 말씀의 열성자가 되지 말고 행동에 옮기는 실천가가 되자.

길림신문 20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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