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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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자지와 밥밑깨”
2014년 12월 19일 15시 17분  조회:1376  추천:0  작성자: 최국철

“맨자지와 밥밑깨”

 □ 최국철         
 
 
우리 동년배들에게 격세지감을 자아내게 하는 “맨자지와 밥밑깨”- 허름한 부엌에서 많이 오갔던 방언,  초라했던 우리들의 물리적인 부억풍 경이 사양되면서 따라서 사어(死语)가 되여버렸다.

“맨자지”- 사뭇 자그막하게 속삭여보면 미각을 흥그럽게 열어가는 추억의 메뉴로 떠오른다. “쌀밥”을 뜻하는 강원도사투리로 잡곡을 섞지 않고 입쌀로만 짓는 밥이다. 우리들은 그 시절부터 “입팝”이라는 억센톤을 가미한 이밥에 익숙해져있다. 쌀밥은 몰랐다. 우리의 “맨자지”는 밥밑을 안두고 입쌀로만 지은 밥이다. 그러니 “맨자지와 밥미깨”는 류의적인 방언은 아니고 “맨자지” 로 하여 웃고 시시한 “밥미깨”로 하여 울었으니 반어적인 민속용어들이라고 해도 될것 같다.

밥밑이란 고유문화어로 밥을 짓을 때 주되는 쌀 이외의 그밑에 놓는 콩,보리 팥 따위들을 일컫는 말인데 밑에 콩을 놓는다면 밥밑콩, 보리를 놓는다면 밥밑보리라고 불렀다. “밥밑(깨)개”에서의 개란 불완전명수사로 약간의 수거나 약간의 정도라는 뜻을 붙은것이다. 밥밑깨외에도 “불개”라는 방언으로도 통했다.붇다에서 파생한 “불개”는 물에 젖어서 부피가 카진다거나 분량이 많아진다는 뜻인데 밑개를 하여 량을 불군다는 뜻으로 국어사전에도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옛날 생산대시절 봄파종부터 가을탈곡까지 이래저래 절기를 늦추었다.사원들이 대충대충 지은 농사를 늦가을에 징구량이라는 이름으로 공사마을에 있는 량식창고에 바치고 나면 보통 걷곡으로 사원(촌민) 인당 400근 좌우가 배분되였다. 농부산품이 흔천한 지금도 걷곡 400근이라면 빠듯하겠는데 그때는 당초에 턱없이 모자랐다. 거기에다 큰 보탬이 안되는 잡곡도 끼여 있었다. 연변에서 먹을 고생으로 못살겠다고 안쪽이라는 흑룡 강성, 료녕, 길림지구로 많은 “연변내기”들이 이사갔는데 그쪽에 가서도“중국혁명을 혼자 다하는 연변식 열정”과 말간 청빈을 그대로 답습하다가 안쪽사람들의 조크를 받은 일례들은 지금도 민간에 화제로 살아있다.

당시 마을마다 대대(촌)에서 꾸리는 정미소가 있었는데 보통 “석매칸”이라고 불렀다. 며칠씩 다니면서 순서를 잡고 쌀을 찧어오는 날이면 보통 밤이다. 마대에 넣은 쌀을 등디목에 쌓고나면 아버지는 코물을 훔치고 대견스레 쌀마대를 어루쓸면서 “이보, 새끼덜에게 한 열흘동안 목구메가 꺽 메지게 입팝 맨자지만 해멕이우”하고 분부했다. 지금까지 정이 넘치는 이 후더운 목소리를 어떻게 표현해야 그때의 그 감동을 담아 낼수 있는지 모르겠다. 백일도 아닌 열흘동안 맨 기름기가 자르르 도는 하얀 이밥에 간장을 찍어 먹는다는 그 내밀한 행복감…닭이 우는 소리에 깨여나보면 어머니는 이남박을 달각가리면서 입쌀을 씻고 할머니는 부억에서 불을 지피면서 어머니와 두런 두런 새벽대화를 나눈다. “맨자지 이팝이다!” 진군나팔소리같은 그 한마디 소리에 형제들은 저마다 헌 이불을 차던지고 벌떡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술에 착착 감기는 이밥을 “지렁”(간장)에 찍어서 포식했다. 하지만…하지만 그 기대감,행복감은 그 한끼가 고작이였다. 열흘동안 이밥만 해먹이라던 아버지의 그 분부가 쌀독 계산에 밝은 어머니한테서 제동이 걸린것이다. 저녁부터는 무우를 썰어서 밥밑개를 했는데 그것도“말이빨 옥수수”라고 일컫던 메옥수수거나 좁쌀을 함께 놓은 이상한 잡곡밥이였다. 제일 싫증이 나던 밑개가 바로 무우밑개였다. 물기가 많아서 쌀과 어울 리지 못하고 따로 굴러다녔는데 밥이 들크무레했다. 이런것을 시골에서는 보태먹는다 혹은 “뿔궈”먹는다고 했다. 부풀려 혹은  물에 콩을 불리듯 한껏 불린다는 뜻이다. 겨울방학이면 두끼만 먹었는데 이것을 한족말을 차용해서 “얼뚠빤 (二顿饭)”이라고 했다. 늦은 아침을 치르고 점심은 건넌후 이른 저녁을 먹는데 노루꼬리 만한 겨울해라 그대신 밤은 그렇게도 지루했다. 장난이 기세찬 쥐가 집뒤 벽 가작우에 얹어놓은 꽁공 언 시래기를 까드득까드득 갉아 먹는 소리가 들릴쯤에는 이른저녁에 먹은 저녁배가 풀썩 꺼지면서 배가 껄떡거린다. 그때면 김치움에서 배추김치를 꺼내다가 우적우적 먹어대거나 생무우를 먹군 했다. 드문드문 강변에 나가서 얼음덩이를 까서 우뚝우뚝 십어 먹군했다.  “흉년세월에 애들은 배터져 죽고 어른들은 배고파죽는다”고 했다. 배고픈 고생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말의 뜻을 모를 것이다.

“지낙 늦게 바라들어오문 밥이 없다”-어머니의 “훈육”이기도 했다.

“맨자지”밥도 배불리 먹지 못했고  잡곡이라고도 할수 없는 시시한 무우밑개를 둔 밥과 두병을 둔 밥을 먹는 배 고픈 소년,거기에다 어머니에게까지 늘 푸대접받았던 소년기의 그 추억은 우울한 황색추억뿐이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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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6 ]

6   작성자 : 4번
날자:2014-12-28 08:31:32
연구 좋아하구 자빠졌네. 제 앉을 자리 설자리도 모르고 설치다가 체면이 하바닥이 돼가지구.
지난 봄에 문학상사건 때 <일가견>이란 작자한테 칼도마에 올라서 빠이툐지처럼 란도질 당하던
일이랑 다 잊었는 모양이네. 그 때 그 <일가견>이란 놈을 주먹맞은 감투처럼 납작하게 눌러놓지 않았더라믄 최주석씨 주제 더 어떻게 되였을지 생각해 보았는가? 만원 주고 똥 발린 그 인격을
다시 춰세울만 할까?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는 하지만 사투리는 정녕 문학에서 조장할바가 못되는 줄로 안다. 왜? 박경리의 <토지>라던가, 최명희의 <혼불>을 읽었는가? 이런 작품들은 력사사료로서 학자들한테는 대단한 연구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소설로써 보려는 독자가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런 사투리 투성이를 알아볼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도 풀이가 없으니까... 참고하시요.
5   작성자 : 4번
날자:2014-12-28 08:30:40
연구 좋아하구 자빠졌네. 제 앉을 자리 설자리도 모르고 설치다가 체면이 하바닥이 돼가지구.
지난 봄에 문학상사건 때 <일가견>이란 작자한테 칼도마에 올라서 빠이툐지처럼 란도질 당하던
일이랑 다 잊었는 모양이네. 그 때 그 <일가견>이란 놈을 주먹맞은 감투처럼 납작하게 눌러놓지 않았더라믄 최주석씨 주제 더 어떻게 되였을지 생각해 보았는가? 만원 주고 똥 발린 그 인격을
다시 춰세울만 할까?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는 하지만 사투리는 정녕 문학에서 조장할바가 못되는 줄로 안다. 왜? 박경리의 <토지>라던가, 최명희의 <혼불>을 읽었는가? 이런 작품들은 력사사료로서 학자들한테는 대단한 연구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소설로써 보려는 독자가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런 사투리 투성이를 알아볼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도 풀이가 없으니까... 참고하시요.
4   작성자 : 가만 있어
날자:2014-12-19 20:40:13
아래 1번 충언씨

좀 가만있으면 중간축에라고 끼이겠는데...
최국철이는 리옥희인지 뭔지 하는 소품배우가 영화에 나오기 썩 이전에 사투리를 연구하고 글을 발표하였네...ㅉㅉ
3   작성자 : 민족적인 냄새
날자:2014-12-19 18:09:34
최국철의 글들은 읽어보면 또 다른 한 문학세계에 속한다고 볼수있다. 수수하면서 털털하고 촌적이면서 민족적이며 다양하고 자유분방하며 또 그런가하면 신사적이면서 귀족적이다!
2   작성자 : 충언!
날자:2014-12-19 18:05:21
아래 충언동지? 참 코막고 답답하오그려! 한 절반 정신이 오락가락하눈그만! 세상 돌아가는 형세를 몰라도 한참은 모르는구만! 사투리를 방언이라 일컷소. 영화나 희곡을 구성시키고 생산하여 사람들의 생의 질을 높이는 소설이나 수필에 어찌 사투리를 안 쓸수있소? 국철이를 내놓고 또 누가 거의 동화되여가고 잊혀가는 우리민족의 옛풍경을 되살리는 문화를 연구하고 함양해나아가는 작가가 있소? 모르면 코구멍이나 후비오!
1   작성자 : 충언
날자:2014-12-19 17:45:04
지나가다가 어이없어서 한 마디 하련다.
리옥희가 한국서 연변사투리를 구사하는 영화에 출연한것이 이제부터 사투리가 패션으로 붐을 일으키는 줄로 아는 모양이구만. 작가협회 상무부주석이 이제부터 진두에 서서 중국조선족문단에 사투리 돌풍을 일으킬 셈인가? 랭정하게 사색을 해야하지, 허투로 문장발표를 해서는 안되는 줄로 안다. 홍이란 작가는 구촌조카를 기준으로 작품을 쓰지않는다고 온갖 저주를 퍼붇고 있다.
하나는 사투리를 조장하고 하나는 계속혁명 기치를 내들고... 속물근성을 어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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