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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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히칸족(부족)
2019년 07월 18일 09시 13분  조회:298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모히칸족(부족)

최국철

 

올해처럼 인간이 사회적인 존재라는 간단한 개념을 상기해본 적이 일찍 없었다. 아침에 눈 뜨고 나면 간밤에 은근하게 닥쳐온 말 못할 불편한 진실들이 소속감과 절체성 고민으로 굳어지고 식자우환이라던 선인들의 어록이 먹먹하게 가슴에 마쳐보기도 올해가 처음인것 같다. 필자는 작가협회로 전근해서 행정일을 맡으면서 문단사회학이라고 이름한 계렬칼럼을 십여편 써보았는데 그중에는 <살아가는>란 글이 있다. 이번의 글이 내용상 비슷한 것이여서 글을 쉽게 쓰려 한다는 질책도 각오하고 잠시 서두 부분을 빌려오기로 하자.

모히칸(Mohegan, 莫西干), 알곤킨어족(语族)에 속하는 북아메리카 인디안으로 모히칸족이라고도 한다. 미국 코네티컷주 동부 및 뉴욕 허드슨강 류역에 살았다. 그러나 백인세력이 밀려들자 토지를 팔고 코네티컷의 뉴런던 카운티의 템스강 류역의 보호지에 집결하였으나 주민의 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대다수는 뿔뿔이 흩어져 다른 인디안 부락에 합류했고 다른 종족과의 혼혈자손들이 겨우 남아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소설가 J.F.쿠퍼의 《모히칸족의 최후》(1826)는 스릴이 넘치는 작품으로 서부극의 원조元祖로 인세에 널리 알려졌지만 소설제목에서 풍기는 ‘최후’라는 낱말은 체공감을 안겨준다. 

이 소설은 소책자 비슷한 규모로서 하얀판 책가위에 험상궂은 모히칸 사내가 정수리에 말갈기 머리를 한 채 연장을 들고 전투태세를 갖추었던 기억이 난다. 이 머리형이 현재에 이르러 신형의 모히칸머리형(莫西干发型)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지금 보면 소설가 J.F.쿠퍼의 《모히칸족의 최후》는 미국 인디안전쟁이라는 큰 배경에서 찾으면 될 것 같다. 미국 인디안전쟁은 1622년-1890년 사이에 미국 백인 정착민과 미국 원주민인 아메리칸 인디안 사이의 정복전쟁을 총칭하는 말이다. 

윈드 토커(风语者)

필자는 영화마니아는 못돼도 미국 서부 영화, 2차세계대전 주제 영화 그리고 윁남전쟁, 중국의 항일전쟁, 국내혁명전쟁 주제 영화와 드라마는 대개 낯선 화면이 없다고 자부한다. 책 읽고 글 쓰는 데도 시간이 모자라는 판에 무슨 영화와 드라마에 빠지는가 물으면 개인적 취향은 곧 시간이고 여유라고 대답할 수 있다. 영화와 드라마에 빠지면서 스케일이 큰 료심, 평진, 회해 전역을 다룬 중국 영화가 로씨야의 2차세계대전 당시를 반영한 《해방》과 흐름이 비슷한 걸 발견했고 특히 미국의 스케일이 큰 영화에 빠지면서 《라이언일병 구하기》와 《진주만》, 《풍어자(风语者)》는 몇번이나 다시 봤다. 이중 《풍어자(风语者)》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인공인 앤더스 역을 맡아서 더 역성 부리기도 했지만 거기에 깨끗한 아침이슬만 먹는다고 자호감을 가진 나바호라는 인디안의 부족들이 주인공으로 출전해서 더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일본과 치른 태평양전쟁(사이판)에서 새로운 암호체계를 만들어낸다. 미군이 선택한 것은 북아메리카 인디언제어(诸语)중 가장 많이 쓰이는 아타바스카어족의 아파치어파(语派)에 속하는 나바호어로 미국의 애리조나, 뉴멕시코, 유타주에 사는 나바호족들이 주로 사용한다. 나바호족의 도움으로 미군은 결국 누구도 해독할 수 없는 암호체계를 완성하는 데 성공한다. 

이 영화는 중국에서는 ‘风语者’라고 번역했는데 제목을 그대로 풀이하면 헛소문을 퍼뜨리는 자로 번역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윈드 토커’라고 음역했다. ‘윈드’란 대체적으로 맑은 공기와 바람을 뜻하는 단어이고 ‘토커’란 대개 말이 많은 사람, 말 잘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 두 단어가 합성하면 전파와 련관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전쟁시기 무전의 암호체계는 소통과 명령 체계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일단 대방에게 독파되면 전쟁에서 패하게 된다. 이 점을 잘 아는 미군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과 상대해서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디안의 복잡한 언어체계에 중시를 돌리고 그중에서도 나바호족 언어를 암호체계에 직접 도입하여 일본군이 해독할 수 없는 암호체계를 만들었는데 이는 나바호족 언어의 희소성과 우수성과 련관된다. 그러니 중국어 대로 절대 헛소문을 퍼뜨리는 풍어자(风语者)는 아닐 게다. 

 

자페증

사전에 오르지 못한 신조어편에는 ‘국가 자페증’이란 덩치가 큰 신조어가 등재되였던데 정치권과 일반국민(인민) 사이에 놓인 총체적 소통장애를 병증에 빗대여 이르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국가의 자페증이 국가운영시스템이 문제라면 작가 자페증은 작가 정신의 결여가 그 발병 원인 같다.

문학은 작가가 이 세계와의 소통에서 배운 어떤 암호를 문자화로 풀이한 것일 게다.

자기가 모르는 할 수 없는 행위를 남에게 종용하는 것은 관료적인 페습이고 자기가 하고 싶지만 하기 어려운 걸 교대해주는 건 소통이다. 작가의 자페증을 주제로 한 글의 내용이 ‘모히칸족의 최후’, ‘윈드 토커’ 같은 내용으로 이상하게 비탈렸으니 이 두개의 동이 닿지 않는 암호 속에 상관관계가 있는가 하는 고민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긴다. 필자의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면서 말을 개떡같이 해도 비단같이 들으라는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 그래서 필자의 우상은 할머니였다.

출처:<장백산>2017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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