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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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과의 대화
2013년 08월 25일 22시 11분  조회:1169  추천:0  작성자: 최화길
수필 
강물과의 대화


 
   하루라도 강변으로 나가지 않으면 무엇을 잃은듯 허전하다. 그만큼 강변을 산책하는 일이 나의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에는 상관없이 매일이고 나가봐야 직성이 풀리고 기분 또한 상쾌하다. 금방 녀자친구를 사귀여 하루라도 못보면 속이 부글거리는 그런 련애시절의 느낌이다. 강변은 변함없이 나를 지켜주는 지기같고 강물은 사랑하는 나의 련인같다. 
  간밤에 있은 오만가지 오색령롱한 꿈을 접어주는 아침이면 누가 부르기라도 하는듯 강변으로 나간다. 불타는 아침노을과 함께 서서히 떠오는 태양을 맞이하는 일이 거의 일과처럼 반복이 되여도 매일 다른 감수를 떠올린다. 빨갛게 불타는 노을은 그대로 강물에 실려 나의 눈앞을 현혹한다. 어쩜 매일 봐도 싫지 않고 매일 봐도 새로운 감수를 주는지? 아침은 이렇게 우리의 신변으로 다가선다. 강물은 언제나 아무 일이 없었던듯 그렇게 평온하게 소곤거린다. 도대체 무엇이 강물을 그렇듯 안온하고 그렇듯 일매지게 가꾸고있을가? 동에도 닿지 않는 물음이지만 나는 강을 마주하면 이렇게 물으며 강물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 강물은 그대로 답이 없다는듯 말없이 자신을 갈길을 재촉하지만 난 나대로 강물에서 답을 찾고있다. 
  강물은 아픔이 없을가? 이렇게 물으면 아픔이란 무엇인지를 모른다는듯 강물은 자신의 흐름에 충성할뿐이다. 하긴 내가 보건대는 강물에도 아픔은 있을것이다. 가슴 한복판에서 뛰놀던 애들이 많이 없어진 오늘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강물은 알수 없어도 그렇게 가슴에서 흥겹게 뛰놀던 애들이 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데 어찌 가슴이 쓰리지 않으랴. 그리고 찰방찰방 빨래방치소리마저 뜸해진 오늘 강물은 필경 말못할 고독이 있을 것이 다. 빨래방치소리와 함게 웃음소리 와그르르 쏟아지던 강변이 아니였던가? 그런 환락이 그칠줄 모르던 오뉴월 삼복이건만 강변은 싸늘하기만 한데 어찌 그 들끓던 생활의 진풍경을 칠판글 지우듯 말끔히 지울수 있으랴! 하긴 강물의 하소연을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그래서 더 알고싶은 강물의 마음이다.  
  천년을 그렇게 살고 만년을 그렇게 살아온 강물을 마주하면 내가 왜소해 진다. 그런 가벼운 아픔을 강물은 아픔으로 간주하지 않는것은 아닐가? 이렇게 의문을 달기도 하지만 그런것도 아니다. 강물도 유유한 흐름만은 아니다. 때론 락차가 커서 꺼꾸로 마구 떨어지는 흐름도 있는데 그런 구간 에선 아픔을 호소하는듯 그렇게 큰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누가 듣건 말건 그건 필경 강물의 어떤 아픔이 아닐가? 하지만 강물은 리성적이다. 잠간 그렇게 하소연하듯 소리를 지르지만 인차 평온을 찾으며 오직 앞으로 달려 가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어떤 역경이 가로놓여 앞을 막아도 오직 갈길에 충성하는 강물은 한치의 드팀도 없이 모든 아픔을 뒤로 젖히고  꾹 묻을줄 안다. 
  그래서일가? 강을 마주하면 나는 애가 된다. 다사스런 애가 된다. 숨김 없이 말할수 있는 애가 된다. 모든 비밀이 비밀이 아닌 그런 큰애가 된다. 강물에다는 모든것을 부리우고싶다. 강물에다는 모든 아픔을 쏟고싶다. 강물에다는 모든 자신의 고민을 다 보여주고싶다. 그리고 강물에서 답안을 찾고싶다. 
  오늘도 쫓기듯 그렇게 다급한 걸음으로 달려가는 강물을 마주하고 나는 사색에 잠긴다. 인생의 절반길은 착실히 걸어왔다고 인정되는 오늘 나는  자신을 돌이키며 사색에 잠긴다. 나는 자신이 걸어온 길과 가는 길, 그리고 갈 길에 대하여 얼마만큼 충성했던가? 그리고 없지 못해 맞띠운 좌절이나 곤혹에 대하여 어떤 자세를 보여줬던가 강물처럼 그렇게 꾹꾹 짓밟는 그런 아량을 보여줬던가? 이런 자문앞에서 나라는 인간은 깊은 자성에 앞서 변명이나 궤변을 꿈꿨다는것을 강물은 본대로 들은대로 나에게 고백한다.  나의 기억에서는 아물아물한 허점까지 강물은 숨김없이 드러낸다. 
강물을 마주하면 가슴이 뻥 뚫린다. 강물을 마주하면 풀수없는 인생 수수께기가 없는듯 하다. 인생은 천차만별 오묘해도 강물은 아주 간단하다. 강물은 그런 간단함으로 오묘함을 쉽게 풀이하고있다. 강물에 대한 나의 사랑에 강물도 어느 정도 감복했는지? 어느 날 나는 문득 강물이 나의 물음에 정면 대답을 하는 소리를 이끌어냈다. 
  “나 갈 길이 멀어요. 그래서 사소한 일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 그리고 남들의 말에는 신경 쓸 마음 전혀 없어요. 난 오직 내 갈 길을 달리기에도 힘드니깐요!” 
  “어디로 가는데 그렇게 바쁘시죠?” 
  “어디긴 어디겠어요. 자기도 알면서… 태양이 솟아오르는 멀고도 가까운 지평선이 있는 곳,  바다지요.” 
감각이 둔한 나의 머리지만 강물이 들려주는 이런 대답에서 나는 무엇 인가 머리를 크게 때리는 깨달음을 얻었다. 오십성상 살아오면서 매달려 있은 나의 인생 수수께기가 강물의 한마디 말에서 결국 대낮처럼 환히  깨여지는것을 나는 똑바로 보았다. 
  “… 태양이 솟아오르는 멀고도 가까운 지평선이 있는 곳- 바다지요.” 
  그렇지 않을가? 결국 우리는 모두 바다로 줄달음치는것이 아닐가? 그래서 모든것을 감내하는 보람을 느끼는것이 아닐가? 
나는 강물을 사랑한다. 앞으로도 쭉 한일자로 사랑할것이다. 그리고 강물 과 한몸은 아니더라도 한마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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