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http://www.zoglo.net/blog/cuijunshan 블로그홈 | 로그인
<< 3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 발표된 작품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기행

5월의 서정미
2013년 05월 11일 18시 58분  조회:7982  추천:0  작성자: 최균선
                              5월의 서정미
 
                                 최 균 선
 
    옛날엔 “붉은 五月”,“로동의 5월”이라 칭하였지만 자연그대로의 연록의 5월은 꾸밈도 가식도 없이 어여쁜 몸짓으로 사쁜사쁜 성숙에로 다가서며 우리앞에 나울거린다. 봄의 색채는 푸름이다. 그 푸름을 나무들이 멋지게 현연시킨다. 푸른 잎으로 온 줄기를 화려하게 치장하는 나무들은 만능의 마술사런듯, 록엽의 싱그러운 향기를 발산하며 산들바람에 나붓기는 정경은 소생의 계절에 말없이 감사하는 감동 그 자체인 미쁜 표상이라 할것이다.
    백양나무의 연두빛속잎, 버드나무의 여린잎, 그밖에 가둑나무, 단풍나무들은 벌써 여름을 맞은듯 무성한 체취로 우리를 매료하는데 산등성이에 줄져선 높은 키에 가지는 적은 이깔나무들은 조금 머석하다. 알몸에 긴팔을 뻗치고있지만 다른 나무들 에 비하면 어떻게 보아도 매무새가 어설프니말이다. 약속한것처럼 다들 서둘러 록색의 웃옷을 떨쳐입었는데 왜 이깔나무는 향상만을 꿈꾸듯 키자랑만 하는걸가?
    너무 덤덤해서, 혹은 계절에 민감하지 못해서 봄이오는 소리를 미처 듣지 못하는것일가? 그래서 멋대가리없이 여윈모습도 안쓰럽다. 아니면 바늘잎사귀로 해빛을 숭숭 구멍낼 궁리에만 몰두하는것일가? 이처럼 五月의 장식은 풀과 나무에 따라 분공 이 다르다. 이 계절을 싱그럽게 꾸미는 여러나무들의 덕분으로5월의 특색은 엇바뀌는 계절에서도 자별나게 그윽하고 정서적이고 그래서 예이제 반가운 달이다.
    4월의 지성이 색바래지면 열정과 도전의 5월이 사쁜 들어선다. 화사한 꽃잔치 4월부터 진달래꽃의 첫선으로 시작되지만 5월은 살구꽃, 사과배꽃, 복숭아꽃, 할미꽃, 민들레꽃, 찔레꽃, 함박꽃, 동백꽃, 라일락, 모란, 개나리꽃, 딸기꽃, 목련화, 라일락, 만병초, 목련화, 각시붓꽃, 노랑제비꽃, 둥글레, 제비꽃, 애기나리, 금낭화, 산벗나무, 은방울꽃, 물망초, 해당화, 수선화, 영산홍, 작약, 제비꽃, 등 향기가 있고 없는 온갖 꽃이 만개하여 꽃잔치가 제법 흥그럽다.
    계절의 녀왕 5월, 랑만의 아지랑이 아물아물 가물거리고 가슴 가슴들을 들먹이게 하는 약동하는 대자연의 절주, 투명하고 따습은 바람으로 꽃들의 꿈을 속삭이며 곁들어 종달이, 뻐꾸기가 자연의 음계를 읊조리면 해살도 한껏 찬란한 웃음으로 하늘 을 채운다.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진정한 초록의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싱그러운 바람의 꼬드김에 이끌리는 록색의 설레임에 5월의 서정도 설레인다.
                    
                     즐거운 오월에
                     온갖 싹 피여날 때
                     이 내 가슴속에서도
                     사랑이 움텄다오
 
                     즐거운 오월에
                     온갖새 노래할 때
                     마음속에 못잊을
                     그말도 하였다오       (하이네)
 
    연초록 5월속에 오색이 수놓아지는 서정시도 짙어간다. 온갖 나무들의 열정, 그리고 화사함으로 무성하는 태양의 계절인 여름을 손짓하는 五月의 성급한 변화는 서정시인의 가슴을 간지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쉴러는 말했다. “인생의 五月은 다만 한번 꽃필뿐 다시 피는 일이 없다.”고, 그 의미를 신록의 나무들과 흐드러지는 꽃들의 꿈에 련관해 보지 않을수 없다. 인간은 리기적이고 악착하여 파괴와 오염으로 대자연을 모독하기를 꺼리지만 눈들어 멀리 바라보라!
    바야흐로 짙어가는 록색의 산천은 구름이 해를 가리거나 말거나, 머뭇거리는 햇살아래 감미로운 대자연의 꿈을 우리에게 시사한다. 월드 스코트는 기쁨이 없는 인생은 기름이 없는 램프라고 했다. 5월은 그 빈자리를 록색의 꿈으로 가득가득 채워간 다…그런데 저 푸르름은 5월의 감격을 어디쯤까지 싣고갈것인가 ?
    저무는5월의 논벌과 하늘은 그야말로 푸르러 청자빛, 산에는 싱그러운 초록빛이요 논벌은 흙냄새…도시인들은 5월을 축제의 계절 또는 계절의 녀왕이라고 랑만을 부풀리지만 농촌의 5월의 덕이밭과 논벌은 땀과 노력과 정성으로 가득차고 서둘러 밭갈고 씨를 묻고 허리쉼도 할사이 없이 모내기에 나붙는 농망의 달이다.
    마침내 짙어가는 록음속에 꽃잎떨어진 길을 사쁜히 즈려밟으며 녀왕답게5월이 간다. 들녘에 민들레도 시무룩해지고 산고개 할미꽃도 흰머리가 길어진다. 향기로운 꽃바람도, 랑만도 가뭇없이 사라지고 초록의5월이 비운자리를 진초록 바람에 등을 밀려온 6월이 어줍게 들어선다. 논물이 질펀하던 논벌에 아기모들이 부쩍 키돋움하 기시작한다. 오뉴월염천 쇠불알도 익어떨어질듯 무더위가 헉헉거린다.
    희망이 꽃피던 청춘의 퇴각을 련상시킨다. 각일각 스스로를 짙푸르게 색칠하는 저 사심없는 나무들의 적응력과 포용력! 그것을 딱딱하게 무슨 섭리이니 하는 말로 표현하기보다 조화로운 자연의 또 하나의 관용이라고 하면 더 체감적이 아니겠는가? “잔인한 달”이라는 4월도 꽃피는 5월에 자리를 내주었거늘 5월도 마냥 랑만으로 흐물거릴수 없어 성숙을 불러오는 실행의 계절 6월에 자리를 내주지 않을 리유가 없다.
    세월의 흐름에 계절의 물레방아가 쉼없이 돌거늘, 옛날의 5월도 그냥 5월이였고 대자연이 하사한 봄날의 정경은 그냥 가식이 없기에 오늘날 5월의 풍경과 별로 다를것은 없었다. 5월을 보는 시각도 예이제 대동소이한데 사람들의 감수만은 저저 각각이요 나름대로 각별할것이다.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면서 5월의 의미도 많이 달라졌다. 감수에 시대적인 락인이 찍힌다는것이다.
    말하자면 지지리 가난하여 늘 배고프던 농민들에게는5월이 한숨의 달이기도 하였다. 쌀은 다 떨어지고 보리는 아직 익지않아서 넘기힘든 고개가 보리고개였다. 태산, 숭산, 아리랑 열두고개가 높다하여도 보리고개만큼 높고 넘기어려운 고개는 없었다. 백화가 만발하고 온갖새 지저귀는 은혜로운 대자연의 극치도 보리고개를 넘는 농민들에게는 체질적으로 심상하였다. 그러구보면 무정한 세월에 덤덤한 산천인데 사람들만 조바심치며 울고웃는 풍월을 읊는 셈이다.
    봄이면 지탑잡고 밭을갈아 콩이랑, 조이랑 심어가던 나날들에는 오는 봄이 기쁨인지, 가는 봄이 설음인지 분별해 느껴볼 마음의 여지도 없이 그냥 일하고 또 일하다보니 꽃피는 5월의 랑만이 무엇인지 몰랐고 다가오는 6월의 의미도 해석하고싶지 않았더랬다. 하긴 그때는 도시사람들도 지금의 도시인들처럼 진달래구경이요 등산의  5월이요 축체의 5월이요 하며 삶의 페지들을 장식할수 없어더랬다.
    지금, 5월의 초록빛이 예이제 가슴을 물들이고 맑은 바람이 먼지낀 로옹의 가슴을 스쳐가며 마음의 호수에 파문을 일굴듯 하지만 사무한신이 다되여 욕망도, 명예도 훌훌 털어버리고 세월의 물결에 흘려버린 수많은 5월을 붙잡고 메마른 서정을 짜내려니 생억지 감정조합이 된듯 스스로 싱겁지만 꿈은 깨여도 들척지근한 정서는 그냥 남아서 가슴이 서러운가…

                                    2012년 5월 20일   2013년 5월 11일 <연변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82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20 인생살이 이모저모 2019-02-26 0 3945
819 (잡문) 진실과 허구의 비애 2018-11-26 0 3961
818 (잡문) 인간다운 삶, 비인간적인 죽음 2018-11-23 0 4161
817 (잡문) 땅, 바다, 하늘 그리고… 2018-11-23 0 4186
816 (잡문) 웃기는 참회 2018-11-16 0 3276
815 (잡문) 시와 시인의 아리러니 2018-11-09 0 3181
814 숲속의 대변론 2018-11-09 0 3224
813 그저 미중부족만이 아닐세그려 2018-11-09 0 3089
812 (잡감) 우문현답 2018-10-05 0 3416
811 (잡문) 진리를 평범하게 말해보다 2018-10-05 0 3558
810 (칼럼) 문학사랑 인간사랑 2018-09-30 0 3483
809 (수필) 구름에 실어본 명상 2018-09-28 0 3807
808 (문화칼럼) 문학혼 2018-09-20 0 3703
807 (잡문) 작가의 량지 2018-09-20 0 3527
806 ( 잡문) 작가정신을 기리다 2018-09-20 0 3795
805 ( 칼럼) 왜 기어이 “북한”이고 “주민”이 되냐? 2018-09-20 0 3228
804 (잡감) 숙명인가? 비애로다 2018-09-14 0 3249
803 (잡문) 엉터리들을 엉터리로 론함 2018-09-03 0 3944
802 자기 부정이 기꺼운 일인가? 2018-08-24 0 4235
801 딱해진 우리네 문학 2018-08-18 0 3391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