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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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마당에 부치는 편지
2017년 01월 13일 12시 11분  조회:3050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인생마당에 부치는 편지
 
                                                                  최 균 선
 
    인생이란 무엇인가? 흔히 인생려정이라 한다. 그러나 준비도 없고 련습도 없이 세월따라 걸으면서 시골아낙네가 부랴부랴 보리방아찧어 저녁밥짓듯이 그때그때 채 비하는 숨가쁜 길이다. 가로등아래 뒤짐지고 슬슬걷는 산책길이 아니다. 걸으면서 한편 꽃도꺾는 그런 여유로움은 주어지지않는다. 거부기걸음을 할수도 없고 토끼처럼 단숨에 내달리고 한잠 느러지게 잘수도 없다.
    초행길이라 우왕좌왕, 산다는것이 무엇인가도 걸으면서 배울수 있을뿐이다. 때따라 홀로 궂은비도 맞는 광야의 길이다, 그래서 저마다 감수능력에 따라 방향이 정해지고 가치취향에 따라 걸음새가 다르게 된다. 어디선가 행복이 기다리기나 하듯 이 허위허위 오르는 고개길, 가고가서 나중에 좌절의 언덕일수도 있지만 그냥 가야만 하는 인생길, 지쳤다고 중도에서 생명의 횃불을 내던질수는 없다.
    인생을 극장이라고도 한다. 인생극은 단막극일수도 있고 장막극일수도 있으나 극정은 내키는대로 끌고가는것이 아니다. 미리 련습이라도 할수 있다면 때맞춰 등장 하고 퇴장하며 자기다운 형상을 부각할수도 있으련만 아무도 명배우가 될수 없다. 다만 연기가 아무리 어수선하더라도 막간극에 광대만은 바람직하지않다.
    인생은 그림을 그리는것과 같다고도 한다. 그러나 멋진풍속화를 그리기엔 인생 현장이 너무 살벌하고 삭막하다. 아무튼 처음엔 백지이기에 무엇을 그리는가는 각자 나름이지만아무리 열심히 그린다해도 인생그림에 력래로 명화가란 없었다. 그러나 천사를 그리지는 못할지라도 부디 “악마”는 그리지 말아야 한다.
    인생을 학교라고도 한다. 인생학교에는 우수생이 극히 적다. 지정된 계몽스승도 없고“박사도사”도 따로 없기때문이다. 인생학교에서 더하기식만 배웠으면 좋겠지만 참된 인격은 덜기식을 배우면서 형성된다. 인생학교에는 행복을 강의하는 선생보다 불행을 해석하는 선생이 훌륭하다. 행복의 의미는 불행속에서 해석되기때문이다.
    인생은 유희이라고도 하지만 결코 심심풀이로 노는 유희는 아니다. 분망하면 유희가 짧을것이고 심드렁하면 지리멸렬할것이다. 다행히 인생유희에 가능성이란게 남아있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지레 락심할것이다. 그래서 무엇인가 꼭 이루어질것같은 소망을 안고사는 인생은 의미로울것이요 더 바라지 않아도 될만큼 한가득 가진 사람의 인생은 권태로워 하품이 나올것이다.
    생명은 연소에 있다. 때때로 만취하고 밸이 탈리도록 웃어대고 가슴이 터지도록 소리쳐보지 못하는 인생은 침침한 사해와 같다. 휴식없는 욕망과 허영과 정욕으로 삶을 꾸며가지만 인생의 필수품은 지향이며 추구와 사랑이다. 가령 인생이 꿀떡같다 면 한입에 삼킬것인가? 좋아도 싫어도 야금야금 먹어야 하는 겨자떡같은 인생이다.
    인생은 물이 새는 한척의 쪽배같기도 해서 부지런히 노를 젓지않으면 자칫 격랑에 침몰될수도 있다. 게다가 욕망은 넘치게 실었지만 부리우는것은 늘 보잘것없는게 인생의 쪽배이다. 인생을 일장춘몽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열심만이 꿈을 불러온다. 같은꿈이라도 누구는 꿈을 현실로 수놓고 누구는 현실을 꿈으로 엮을수 있다. 이미 걸어온 길이 꿈길같았다면 이제 걸어가야 할 길도 꿈길같을것이다.
    인생의 아침엔 도취되고 한낮은 권태롭고 황혼녘엔 후회가 깃들게 된다. 20대엔 열정으로. 30대엔 의지로 살고 40대엔 판단력으로 살아야 한다. 인생길에도 봄에 씨뿌리고 여름에 가꾸고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소모하는 4계절의 운행법칙이 있다. 돌아보면 구슬땀 흘린 자국은 없지만 그래도 자기가 걸어온 길이라 소중한 법이다.
    늘 단술만 마실수는 없다. 안일함이 자적일수도 있지만 격정은 파란만장한 생활 속에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똑같은 내용이 거듭되는것은 아니다. 남이 못하는 일 을 해보고 먹지 못할것을 먹어봐야 인생고를 맛보았다고 말할수 있다. 번뇌하고 고통에 모대긴다는것은 삶에 자각한 표징이다. 인생에 환멸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복 받은 사람일테지만 서로간에 인생대화는 잘 안된다.
    참을수 없는 불행은 인성에 대한 환멸감이다. 세상은 랭혹하지만 정감을 가지고 해석하기에 의미롭다. 빛나게 살지 못한 일생이라도 나중에 주해를 달수있다면 그게 바로 값진일생이다. 경험은 절대적이 아니다. 많은 강을 건넜다해서 다음 건너갈 강물도 쉽게건널수 있다고 장담할수 없다. 더불어가는 인생길이지만 혼자의 취향과 의력 의 편달속에서만 자아가 실현된다. 인생의 골목길은 종래로 뒤공론하는 자들과 말밥 에 오른 자들로 시끌벅적했다. 남의 기분에 장단맞추지말라.
    인생길은 첫걸음부터 불안으로 시작된다. 인간의 가장 핵심적인 본질이 욕구라면 제2천성은 방종이다. 인생이 희비극으로 엮어질수밖에 없는것은 인간의 원시정감이 너무 개화된 탓이다. 인간은 뭐든 자기뜻대로 할수 없게 된데서 방종이란 단어를 만들어냈다. 한 인간의 의식에 병들었다면 비루먹은 당나귀에 비해 나을것이없다. 범부 속자로 살지언정 용렬한 “귀인”은 되지 말라는 말이 그래서 교훈적인것이다.
    산다는것은 어쨌든 고마운 일이 아닐수 없다. 아무리 고달프더라도 목숨이 경각에 이른 괴로움에 비길수는 없다. 열심히 사는만큼 어떤 의미가 새겨질것이다. 어두운 밤, 남의 참외밭에서 익은참외를 고르려고 왼심을 쓰듯이 한다면 무미의한 인생도 짜릿해질것이다. 인생길은 자족의 코노래가 저절로 나오는 경우가 많지않다.
    약자에게는 강자들속에서 살아남는 수단인 유연성이 다행일지 모른다. 누구를 압제하지도 누구에게 굴욕당하지도 않을 때 사회에 조화가 영주한다는것을 진실로 아는자는 오직 약자들속에 있다. 이것은 인간사회의 해소될수 없는 영원한 불평등의 결 과이다. 따스한 가슴을 열고 남을 받아들이지는 못할지언정 남을 해치는 늑대만은 되 지 말자. 림종의 착한 유언으로 한생의 유감을 미봉할수는 없다. 어떻게 살아야 바 람직한 인생일지 모르지만 너무 사악하지 않다면 급제생이라 할수 있다.
    인간의 판단력에 랭철함보다는 즉흥이 더많다. 인생사를 리성으로 풀어갈수는 없으되 따스한 마음으로 책을읽고 찬눈길로 세상을 투시하라. 인생가치는 스스로 실 현하는것임을 깊이 알게 될것이다. 속이고 속히우는 인생마당이지만 자신에게만은 절대 성실해야 한다. 자신에 충실하지 못한자는 결코 남을 성실하게 대할수 없다.
    바람직한 인생자세는 자기식으로 열심히 걷는것이다. 구슬땀이 흐르는 로고속에 기쁨을 캐며 사는게 인생이다. 일하는 기쁨이 따로 있다는것을 많은사람들이 알지 못 한채 죽는다. 일하는자에겐 로동이 본성이지만 놀고먹는 자들에게는 참을수 없는 질곡이다. 그래서 진정한 행복은 로동이 구워낸다는것을 알지 못한다.
    세상사는 자재적일수 없기에 세상은 하고싶은 일만 할수 있도록 너그럽지않다. 어떠한 연회상에든 구미에 맞지않는 료리가 있는법이다, 내할일이 없다고 변명하지 말라. 변명이 해석이 될지는 몰라도 정당한 리유는 아니다. 고난은 인생길에 험난한 협곡이다. 모든것에 끝이있는 법이라는 말을 믿으라! 비상한 고난이 비상한 의지를 련마시킨다. 그것을 이겨나간다는것이 곧 살줄안다는것을 실증한다.
참고 견딜줄 알라. 무거운 짐을지고 빨리 걸으면서도 투정질을 모르는 나귀의 미 덕을 본받으라. 인내심은 역경의 적설을 녹인다. 참는다는것과 견뎌낸다는것은 의미 의 차이만이 아니라 태도문제이다. 기회도 기다림도 선택이다. 진정 강한자는 끈질 김으로 기다림을 보듬을줄 안다. 기다림은 곧 인생의 중간역, 청춘은 과정일뿐 결과 가 아니다.                                

                                              2008년 9 월 20                                   2016년 8월 25일부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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