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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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 호박넝쿨 뻗을적같아서야
2017년 03월 12일 10시 05분  조회:3000  추천:0  작성자: 최균선
                                                  호박넝쿨 뻗을적같아서야
 
                                                               진 언
 
    인생철학의 보물고라고 할수 있는 우리 말 속담집에 “호박넝쿨 뻗을적 같아서야”라는 속담과 같은 뜻으로 “호박넝쿨 뻗을적 같아서야 강계, 위연, 초산을 뒤엎을것 같다”는 속담이 있는데 한창 기세가 오를 때는 무엇이나 다 될것같으나 결과는 두고 보아야 안다는 말이다.  한창 권세가 하늘을 찌르고 가문이 번창해질 때라도 너무 기고만장하지 말라는 교훈적 의미를 가진다고 풀이할수도 있겠다.
    권불십년(权不十年)이요 화무십일홍(花无十日红)이라는 속담들은 권력의 무상함을 은유적으로 설명하고있다. 참말이지 옛말 그른데 없고 속담의 뜻이 빗나가는적이 없다고 할수 있다. 한때는 하늘이 부여한듯 죽도록 휘두를것같던 그 권세, 그 명예가 알고보면 고작 꽃병속에 뿌리없는 꽃과 같은것이다.
    어느 금언집에 “지위나 명예도 덕망으로 얻는것이라면 들판의 꽃처럼 향기를 뿌리며 기운차게 뻗어갈것이요 공을 이루어 갑자기 온것이면 화분이나 화단속의 꽃과 같아서 문득 옮겨지기도 하고 뽑히거나 피여나기도 한다. 만약 권력으로써 얻은것이라면 꽃병속의 꽃과 같아서 뿌리가 없으니 그 시들음이 서서 기다릴 시간에 불과하리라. ” 라는 문구가 있었다. 부귀와 명예가 능력과 도덕에 의거하여 따낸것이면 숲속의 꽃과 같아서 저절로 쑥쑥 자라나 번성할것이라.
    꽃병속의 꽃이 영원할수 있을가? 우문이다. 하늘 찌르는 오기로 자연의 섭리를 고칠수 없다. 현답이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 악과만 초래될뿐이다. 상식이다. 그럼에도 사람의 욕심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어리석음을 낳군한다. 과분한 지위와 명예에는 그처럼 쉽게 습관되여 분수에 넘치는 부귀영화를 반납하는데는 내켜하지 않는게 관례이다. 아니, 관례정도가 아니라 아예 용납조차 안되는 아집인것같다. 그렇지 않다면야 하늘낮다 하고 기고만장해 발을 구르고 하늘에 삿대질하지 않을것이다.
    서울 갈 당나귀는 발통부터 다르다는 속담이 있지만 당나귀에게 안장을 얹는다고 경마가 되는것은 아니라는 속담도 있다. 어찌어찌해서 출세는 했으되 무능할수록 과시욕이 극한에 치닫고 무덕할수록 군자를 표방하지만 대중이라는 명경속에 그 내속이 너무 빤히 들여다 보이는 법이다. 사람이 하는 일은 운에 달린다. 만리무사고자동차도 언제 번져질지 모르듯 잘 나가던 사람도 언제 곤두박힐지 모른다.
   고서에 이르되 선하지 않은 일로 이름(리익)을 얻은 자는 사람이 해치지 않더라 도 하늘이 반드시 죽이느니라(作不善,得顯名者,人雖不害,天必戮之)하였다. 그런데 한자리 하고있을 때 음으로 양으로 제배속을 챙기는데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면 그 결과야 더구나 예고된 파멸이 아닐가? 오르지 않으면 내릴 일도 없거니와 제 분수를 모르고 과도하게 치솟지 않았다면 일락천장에 분신쇄골이 될 일도 없을것이어늘…
    조금은 어긋날수도 있는 얘기를 되새겨보자. 차설, 희랍신화에 태양신 헬리오스는 매일 아침 태양마차를 몰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하늘을 가로질렀다. 고대희랍인들은 해가 뜨고 지는것을 태양신 헬리오스가 태양마차를 몰고 동에서 서로 횡단하 는것이라고 생각했다. 버려졌던 태양신의 아들 파에톤이 자기가 신의 아들임을 립증하고싶어 애비를 설득하는데 성공하여  “아버지의 마차”에 올랐지만 마차를 끄는 네마리 말은 그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말이 롤러코스트처럼 요동치는 바람에 고삐 를 놓치게 된다. 결국 말은 궤도를 벗어나고말았다. 말이 낮은 궤도를 달리면 산에 불이났다. 들판은 뜨거운 열기로 인해 순식간에 메말랐다. 강에는 연기가 피여올랐고 나일강은 도망쳐 사막에 숨어버렸다.
    온통 불바다로 변해가자 대지의 녀신이 신들의 제왕 제우스에게 호소한다. 파에톤이 아버지의 마차를 몰아 생긴 변고라는걸 알게 된 제우스는 우뢰를 일으켜 오른 손에 벼락을 거머쥐고 태양마차에서 어쩔줄 몰라하는 파에톤을 향해 힘껏 던졌다. 벼락을 맞은 파에톤은 거꾸로 떨어졌다…
    파에톤의 이야기는 겸손과 분수를 알라는 경종이기도 하지만 불편한 계승자의 말로를 시사하는 교훈으로 수천년간 되풀이 되여왔다. 사람이 앉을자리, 설자리를 모를 곳은 허허벌판이 아니라 운집한 사람들속이다. 앉을자리 설자리를 모르고 날치다가 일패도지하게 되는 화근은 자기ㅡ 즉 “나”를 잘 모른것이다.
    “나”란 과연 누구인가? 불교에서는 “중생의 심령심처에 여러가지 관념으로 자기 보존과 영속적보호를 위해서 내세우는 영원성, 참다운 ‘나’라는 사실성과 진실성이 없는 공상적인 자아중심적인 생각으로서 중생은 본능적으로 이를 통하여 자기의 약점과 허위성을 보호하려 한다”고 설교하고있다. 이 류의 “영웅”들은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강한체 하기 위하여 어떠한 창조적 절대치를 설정하여 그속에 들어가 의지하고 보호받으려 한다는게 공통한 특질이다.
    이는 있음직한 인간본성이고 인지상정이다. 부처님은 이 모두가 진실앞에서는 물거품과 같은것이라고 갈파한다. 그 가상적, 가정적인 절대자의 권능을 리용하여 자기의 욕구를 달성시키고 그 허상의 위치에 안주(安住)하려는 하는데 온갖 잡다한 속임수에서도 가장 부끄러운 속임수이다. 자고로 인생마당은 이루다 헤아릴수 없는 크고작은 기득권자들과 그들의 등살에 도탄에 빠진 백성들의 원성으로 넘쳤거늘…
    동서고금, 고왕금래, 국내외에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권좌에 올라앉아 부정축재하고 내노라 떵떵거리던 무리들의 호황기와 몰락사를 보면서 탁월하게 령리하고 악착스러운 그네들이 너무 요요하면 부러지거나 넘어질수도 있다는 도리를 모를리 없건만 그냥 내문다졌으니 “호쌰창(好下场)” 너무 맹랑하게 된것이다. “선이란 처음이 좋은것이고 악이란 뒷맛이 나쁜것이다.ㅡ헤밍웨이”
    자업자득(自业自得)에 사필귀정(事必归正)이라 그처럼 무소불위(无所不为)의 권세가들도 원점으로 돌아오면 별 볼일이 없는 인간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것, 룡이 개천에 떨어지면 미꾸라지가 된다던가? 제눈으로 본적이 없으니 속담 그른데 없다고 믿어야 하리라. “지록위마(指鹿爲馬)”에 공조하며 조걸위학 (助桀爲虐) 한자들로 말하면 그저 줄을 잘못 서는 그런 선택문제가 아닌듯, 가령 자초에 예고된 파멸이였다면 그보다 더한 랑패가 있을랑가? 눈물이 날가? 흐르는 눈물은 괴로우나 눈물 마저 아니 나올테니 그보다 더 참담한 일이 또 있을랑가?
    농촌에 늙은이들은 무슨 일을 벌려놓고 시작부터 너무 요란떨면 “글쎄나, 좀 두고 보자니…”하며 뒤를 경계하였는데 그앞에 말인즉 “호박넝쿨 뻗을적같아서야” 이다. 무릇 일을 시작할 때 결과를 예상하지 않다가 망태기가 되였다면 “그거 보라니, 당초 아니 시작하기만 하냐?”라는 힐난을 면치 못한다. 한때의 성공에 머리가 너무 뜨거워졌을 때 랭철하게 자신을 단속해야 하는데 그게 가장 배워내기 어려우니 참으로 처세학의 정수요 살아가는 기술에서 으뜸가는 작동이라 하겠다.
    대저, 인생일사 만백가지 일에서 시작보다 끝이 좋아야 한다는것은 진리이되 누구나 다 념두에 두고 일을 벌리는것은 아니다. 비유하건대 좋은 소설은 절정 혹은 미성이 멋지여 오래 기억되고 좋은 드라마도 결말이 좋아야 여운이 메아리치고 좋은 노래도 마지막 소절이 매력적이다. 한마디로 만사에 끝이 좋아야 시작이 빛난다. “호박넝쿨 뻗을적같아서야”는 태산명동서일필(泰山鸣动鼠一匹动) 이라는 속담에 대구쯤 되리라. 어쨋건간에 본분을 모르고 납뜨시면 뒤끝이 처절하할것은 당연지사라……
                          
                                                 2017년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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