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http://www.zoglo.net/blog/cuijunshan 블로그홈 | 로그인
<< 3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 발표된 작품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기행

인생살이 이모저모
2019년 02월 26일 22시 06분  조회:3935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인생살이 이모저모
 
                                        최 균 선
 
     “이대로 저대로 되여가는대로/ 바람부는대로 물결치는대로 /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고/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저대로 맡기리라./ 손님접대는 집안 형세 대로/ 시장에서 사고팔기는 세월대로/ 만사를 내 마음대로 하느니만 못하니/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지나세”
    김삿갓의 이 절묘한 시는 인생은 인생으로서 어떻게 살아도 사는 것 뿐이라며 세상과 다투지 않고 순리대로, 그냥 살아지는대로 살리라라는 인생자세를 가지면서도 막무가내하고 무상한 인생을 통탄하고 있다. 하다면 주어진 목숨대로 살아지는 인생이란 어떠하며 열심히 살아가려는 인생이란 또 어떠할가?
    물도랑에 이른 논물이 절로절로 흘러가듯 세월의 흐름에 삶을 맡기는 것은 그냥 살아지는 인생이요 출렁출렁 물이랑을 일구며 불철주야 망망대해를 바라고 흘러도 흐 르는 강물처럼 력동적이면 살아가는 인생이라 이름할 것이다. 당초에 작심하고 세상 에 온게 아니지만 멋모르고 인생길에 오른이상 발길이 가는대로 걸어가는 것과 나름대로 행선지를 정해놓고 허위단심 걷고걷는 자세에서 각자 인생의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하기사 갈래도 많고 굽이길도 많고 풍운조화도 예측할 수 없는 인생길에서 어느 길은 걸어지는 길이요 어느 길은 걸어가는 길이라고 표지패말을 박아둘 수는 없지만 도 그냥 살아지는 인생은 생명의 지속상황이고 살아가려는 인생은 유한의 생명을 나름껏 연소시키는 과정이라 할 것이다. 이처럼 인생은 살아숨쉬고 있음으로 차차 살아지기도 하지만 희망과 의욕을 앞세우고 땀흘리면 인생의 의미가 가미될 것이다.
    목숨이 붙어있는 한 힘겹고 고생스러워도 그럭저럭 살아지는 것에 자족하면 인생에 대한 달관이라고 할가? 반대로 뜻밖에 들이닥친 역경에 좌절감과 괴로움과 절망 속에서도 악지세게 맞써 최선을 다해 살려고 하면 집착일가? 되여지는대로 살아지는 삶은 소극적이라 한다면 인생은 더욱 허무할 것이고 악을 쓰고 살아가는 삶을 적극적인 삶이라 한다면 생명의 보람을 느낄 것이다. 즐겁거나 괴롭거나, 희망적이든 절망적인듯 쓰러지지 않고 생활과 박투하면서 살아가면 신맛, 단맛을 만끽하리라.
    인생을 꼭 마셔야 할 음료에 비유한다면 음료의 주요성분은 감정이다. 마시고싶든 않든간에 누구나 마시지 않으면 안된다. 시고달고 쓰고 매운 맛이 혼합된 것일진대 그 맛을 오직 스스로 맛볼 수는 있어도 말로 형용할수 없고 남에게 전달할 수도 없다. 맛이 어떤가는 나름대로 음미하게 된다. 인생의 맛을 농축하면 결국에는 담담 (淡淡) 함이다. 그런데 소금같은 분투가 없다면 인생만찬은 너무 슴슴할 것이다.
    어느 책에선가 “인생이란 사람의 생존 및 전부의 생활경력”이라 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교과서에서는 “인생이란 바로 사람들이 꿈과 흥취에 따라 전개하는 연출이다” 라고 개괄하고 있다. 전자는 살아지는 대로의 인생이라는 자연상태를 말하고 후자는 살아가려는 보다 생산적인 인생태도를 권장하고 있다.
    시야비야, 왈가왈부하는 인생문제는 결국 소유욕과 표현욕을 실현하는 문제이다. 물질만능주의사회, 이 시대에는 인간이 인간으로 되기에 앞서 오히려 물화(物化)되였다. 말하자면 인간의 가치가 공방형에 의해 훼멸당하고 오로지 고소비를 위하여 돈을 벌려는 악순환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욕이 횡행하는 이 시대, 돈이 귀신을 울리는 이 마당에서 안빈락도를 권장한다면 만복의 배를 두드리며 껄껄하는 사람들은 부자가 못되여 구시렁거리는 궁상맞은 소리라고, 오히려 가난하다는 자기의 치부를 덮어보려고 엉너리친다고 랭소할 것이다. 맞다! 그러나 길이 없어질 때 우리는 보통 길을 잃지만도 갈래갈래 길이 많을 때에도 자칫 길을 잃을 수 있다는 생활의 역설을 명기할 필요가 있다. 흔히 저저 인생목표를 세우고 산다지만 기실 마땅히 어디로 가야할지 누구도 모르고 있다.
     살아지는 인생이든, 살아가는 인생이든 절실하게 수요되는 것은 간단하다. 배를 불리고 따뜻하게 입고 평화로운 잠자리가 있어 사랑을 하고 소신만큼 표현하고 이름도 떨친다면 금상첨화로서 그에 자족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간단한듯 싶은 인생의 경영이 마음같이 안되여서 안달복달하게 된다.
    무지경의 욕망을 만족시키려는 극성에 어떤 결과가 있겠지만 자칫 가진 것마저, 자유와 목숨마저도 잃을 수 있다. 아무리 긴 이야기라도 마무리가 있기마련이다. 그러나 누구나 자기 인생극본에 감탄표를 찍을수 없고 꼭 미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살아가는 상황이 여하튼 생활을 열애하면 인생의 진실을 직시하며 소신껏 살라.
    그렇게 하고싶던 일도 못해보고 어찌어찌 좋다는 것도 다 못누려보고 유감만 뒤로 미루며 사는게 인생이다. 사람은 누구나 흔자만자 돈을 쓰며 잘 먹고 잘 입고 보란듯 살기를 바랄게다. 최소한 현재보다 더 나쁘게 변하는 것을 원할 바보는 세상 에 태여난 적이 없느니까, 누구나 불만족에 쪼들리며 살기에 추구는 휴식을 모른다. 그러나 지자들은 소신껏 무난하게 살아가는 상태에 자족한다.
     남사스러울 정도로 못살아도 살아숨쉰다는 진실에 감사해 하는 것도 살줄 아는 지혜의 표지이다. 감사할줄 아는 인생은 자족할줄 아는 삶을 살아간다. 사람은 죽어도 감사해 하던 마음은 산사람들의 마음속에 남는다. 살아가는 상황이 어떠하든 생활을 열애하면 인생의 진풍경을 직시하라.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인간다은 삶을 다하고 인간답게 죽는 것도 복중에 복이다.
                        미워도 한세상 좋아도 한세상
                        마음을 달래며 웃으며 살리라
                        바람따라 구름따라 흘러온
                       사나이는 구름머무는 고향땅에서  
                       너와 함께 살리라
    설사 염세주의에 깊이 빠져있더라도 부정의 계곡을 빠져나와 긍정의 새언덕에 오르려는 마음은 버리지 말아야 풍전등화같은 목숨이라도 부지될 것은 자명하다. 나무가지에서 병들어 떨어질 나무잎같은 삶이기를 바랄 사람은 없을게다. 실날같은 희망줄을 모조리 끊어버리는 절망속에서도 어디엔가 희망의 등대가 명멸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누구나 살아지면서, 혹은 살아가면서 무시로 깨달음으로 몸을 추스르며 또 한굽이 돌아들어 꽃피는 새마을이 나지기를 바라기에 그처럼 허위단심이 아니랴!
    그러나 아무나 도달할수 있는 깊이에 들어갔다 나와서 그것이 가장 깊은 해저라 고 단정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생활을 열애하거든 인생의 진실을 직시하라. 인생이 진실을 필요로 한다면 진실 또한 진실된 삶을 수요한다. 사랑이 없는 진실은 랭랭하고 비인간적이며 일상적인 삶이라도 공연히 암울하게 만든다.
    가령 노래처럼 살고프더라도 팥을 심어놓고 콩을 거두려 하거나 적게 심어놓고 많이 거두려 하거나 당초 심지도 않고 남의 콩밭에 검은 손을 디미는 무모한자는 되지 말아야 하겠지? 나로서는 우문일지 모르지만 각자 최선의 해답은 있을진저!
 
                                                     2017년 1월 1일 완고, 2019년 2월 22일 연변일보 발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1 ]

1   작성자 : 김은철
날자:2019-02-27 04:56:26
선생께서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선생의 글을 보니 반갑습니다. 생의 철리를 조리있게 엮으면서 쓴 선생의 글에서 많은 것을 음미하며 온전한 생을 보내야겠다는 마음이 섭니다. 잘 보았습니다.
Total : 82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20 인생살이 이모저모 2019-02-26 0 3935
819 (잡문) 진실과 허구의 비애 2018-11-26 0 3952
818 (잡문) 인간다운 삶, 비인간적인 죽음 2018-11-23 0 4150
817 (잡문) 땅, 바다, 하늘 그리고… 2018-11-23 0 4178
816 (잡문) 웃기는 참회 2018-11-16 0 3265
815 (잡문) 시와 시인의 아리러니 2018-11-09 0 3168
814 숲속의 대변론 2018-11-09 0 3158
813 그저 미중부족만이 아닐세그려 2018-11-09 0 3083
812 (잡감) 우문현답 2018-10-05 0 3409
811 (잡문) 진리를 평범하게 말해보다 2018-10-05 0 3550
810 (칼럼) 문학사랑 인간사랑 2018-09-30 0 3478
809 (수필) 구름에 실어본 명상 2018-09-28 0 3800
808 (문화칼럼) 문학혼 2018-09-20 0 3696
807 (잡문) 작가의 량지 2018-09-20 0 3515
806 ( 잡문) 작가정신을 기리다 2018-09-20 0 3784
805 ( 칼럼) 왜 기어이 “북한”이고 “주민”이 되냐? 2018-09-20 0 3201
804 (잡감) 숙명인가? 비애로다 2018-09-14 0 3238
803 (잡문) 엉터리들을 엉터리로 론함 2018-09-03 0 3936
802 자기 부정이 기꺼운 일인가? 2018-08-24 0 4223
801 딱해진 우리네 문학 2018-08-18 0 3381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