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http://www.zoglo.net/blog/cuijunshan 블로그홈 | 로그인
<< 4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    

방문자

나의카테고리 : 공지사항/활동소식

직업수요
2008년 01월 30일 10시 22분  조회:3550  추천:23  작성자: 최균선

단편소설                           직업수요

 

최 균 선

   

그들이 신혼려행에서 돌아온지 며칠 안되여 하루는 배우처럼 아름다운 한 낯모를  아가씨가 찾아왔다.

    《안녕하세요?천수만씨 맞습니까? 신혼을 축하합니다.

    둘은 느닷없는 미인의 출현으로 어안이벙벙해서 아가씨를 바라보았다.

    《미안합니다만 누구시지요? 전혀 안면이 없는데요. 그리고 내 이름은 어떻게 알고 집은 또 어떻게 알았는지요?

《호호호…이상하게 볼것은 없구요. MHK보험공사에서 왔는데 리나라고 불러 요. 우리는 전문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이 있지요. 그건 중요하지 않구요. 제가 찾아온 사연은 다름이 아니예요. 우리 공사에서는 현시대 리혼률이 급증하는 심각한 사회 현상을 연구하고 분석한 기초상에서 현대혼인보험항목을 새로 개발했어요. 매년 일정한 결혼보험비를 내고 보험기가 찰땔까지 혼인이 여전히 유지되고있으면 굉장한 보험금을 내드리지요. 당신들은…》

    성미가 급하고 입이 날카로운 색씨가 더 듣지 않아도 다 알도리가 있다는듯 리나의 구구한 설명을 중둥무이해버렸다.

    《아가씨, 보험대상을 잘못 골랐네요. 우린 아무 보험도 안해요. 누가 그런 달콤 한 말에 넘어갈라구요. 미안하지만 어서 딴데로 가보세요.

    내밷듯 하는 신부의 말에 찬바람이 쌩 돌았지만 리나는 직업본능으로 생글생글 웃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질문해 왔다.

    《하선녀씨지요? 축하해요. 새신부께서는 자기의 혼인에 왜 신심이 없는가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쉬 싹 날리게, 자기 사랑에 신심이 없으면 결혼식을 올렸겠나요?아이, 기분잡쳐!

    《신랑되시는분은 자신있으세요?

    《두말하면 잔소리지요. 세마디 하면 숨이찬 일이구요.

신랑이 뭉툭하게 내뱉았다. 리나는 여전히 그 매혹적인 미소를 거두지 않았다.

《참 좋아요, 그럼 저의 설명을 끝까지 들어보시고 마음대로 하세요. 우리 공사의 결혼보험은요 금방 결혼한 이들로 말하면 장래에 대한 자아승낙이지요. 자기의 가장 보귀한것을 보험하는것은 이미 그것의 존재의 가치에 대한 증명이 아닐가요? 두분이 지금 가장 수요하는것은 영원한 사랑이지요? 아닌가요?

《하긴 그렇지요. 그런데…》

신부가 조금 누구러진 태도로 동감을 표시하였다.

《아가씨. 우리 보험공사는 종이장을 담보로 한 첫해의 결혼생활로부터 시작해 서 은혼, 금혼년에 이르기까지 부동한 년한으로 단계를 나누어 보험하는데 시간이 길수록 내는 보험비가 많고 그에 따라서 장래에 탈 보험액도 높습니다.

《아가씨, 그럼 우리같은 형편에서 어떤 종류의 보험에 참가하면 좋을가요?

신랑이 부쩍 구미가 동한듯이 다가섰다.

《두분이 다 로임족이라니 수입정황을 고려해서 잠시 10년보험에 참가하는것이 합당할것같아요.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지요? 그리구 한사람의 결혼 생활에서 첫십년이 관건이거든요. 왜냐하면 남녀의 나이가 그때가면 30대 말기여서 감정위기가 올때거든요. 우리가 조사한데 의하면 이나이에 혼인위가 가장 심각한 때였어요. 그러니 그것을 담보해두면 사랑도 원만하게 지켜갈수 있고 부자도 될수 있고. 이런 꿩먹고 알먹고 둥지털어 불때기가 어데 있나요?

    《잠간, 그러니까10년후에 얼마나 탈수 있을가요?

색씨도 그제야 호기심이 동해서 다그쳐 문의했다.

    《백만원입니다!

    《와아!》신랑신부는 와락 그러안고 환성을 올렸다. 백만원이 당장 자기들으 손에 쥐여지는것 같았던것이다. 리나가 그 장면을 보고 돌아서서 미묘하게 웃었다.

    그들은 저금했던 돈에다 부조로 들어왔다며 두집 부모들이 준 돈을 합쳐 보험에 들었다. 리나가 그들을 대신해서 열정적으로 모든 수속을 마치고 여러가지 증건들을 가져다주었다. 이제 남은것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림을 해나가고 어떠한 풍파든지 참고견디며10년을  버티는것뿐이였다.

    《다시 만나요. 그럼 행복하기를 빌어요.

    8년세월이 지루하게도 흘렀다. 마주누우면 천하에 더 없이 친밀한 사이지만 돌아누우면 남남이라고 부부간에 갈등인들 왜 없었으랴! 늘 빠듯한 살림이라 누구의 탓도 아니건만 돈때문에 자주 다투기도 했고 여러번 리혼의 낭떠러지에 나설번했던 그들이였다.

《여보, 우리 귀신에게 홀린건 아니겠지요? 이게 무슨 사는멋인지 나 정말 모르겠어요. 남들이 다 입는 류행복 한벌도 사입지 못하고 식당놀이도 몇번 해보지도 못하고…아이, 나 이렇게는 못살아, 못살아…》

《젠장 자다가 봉창두드리구 자빠졌네. 밤길을 걷지 않는자는 새벽의 서광을 맞이하지 못하는거야, 그리구 꽃잎지는 현실을 참안낼수 없다면 가을의 황금열매도 딸생각을 말아야 하는거라구,

《에구, 그 잘난 개똥철학을 걷어장지라구요. 우리 미라에게 언제 그럴싸한 새옷 한벌 사준적이 있나요? 그냥 큰집에 애화가 입던 퇴물림이나 가져다 입히구. 우리가 저애에게 죄를 짓고살아간다구요.

이렇게 네탈내탈 다툴때마다 없는 살림에 와당탕 퉁탕소리와 함께 세간살이만 축이났다. 대전은 언제나 일찍 휴전을 선포했고 얼마동안은 평화적외교로 가정난을 풀어나가려 왼심을 썼다. 역시 그 고마운100만원으로 서로를 억제시키고 찬란한 래일을 기약해 마음에 없는 위로도 하면서 용케도 위기를 모면해왔다.

하루는 보험공사의 리나가 천수만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공사의 사업일정에 근거 하여 그동안의 가정정황을 료해하려 한다는것이였다. 특히 세대주인 남편의 소개를 근거로 하기에 단둘이 만나는게 좋겠다고 그루를 박아왔다. 그들은 다정한 련인처럼 아늑한 다방에 마주앉았다. 십년세월이 흘러갔건만 리나는 더욱 원숙해진 느낌이 안겨올뿐 여전히 아침에 핀 들장미처럼 싱싱하고 아름다웠다. 수만씨는 그동안 모진  탈망살이에 빠져 시들어버리고 중년녀인이 되여가면서부터 잔뜩 뚱뚱해진 안해의 모습이 얼핏 떠올랐다. 그의 눈길은 탄성이 그대로 남아있는 리나의 몸을 빗질했다.   

    《부인께서는 잘 있는가요?

    《고맙습니다. 잘 있다고 보아야겠죠. 우리는 아무튼 다른 가정들처럼 평온하게 살아가고있습니다. 아이도 하나만 낳아 기르고…》

    《오, 그래요? 참 다행이네요. 리혼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그토록 튼튼히 사랑을 지켜왔다니 천수만씨는 정말 멋진 남자이군요. 정말 부러워요. 난 천선생같은 남자를 만나지 못하다보니 이렇게 그냥 로처녀를 지키고있다나요. 설마 그 백만원이 혼인의 튼튼한 뉴대로 된건 아니겠지요?

    《아니, 그 백만원이 작은 바람에도 끊길듯 끊길듯하던 거미줄같은 인연을 간신히 지탱하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해마다 그 정기적인 보험금을 제때에 내기 위해서 아껴먹고 아껴쓰면서 시금 털털한 신혼생활을 해왔습니다. 딸년도 남의 애들보다 잘 입히지 못하고…그러나 끝내 우리는 견디여냈습니다. 이제 일년하고도 8개월만…우리는 몇백몇천 밤을 앞날을 설계하며 울고 웃었는지 모릅니다. 별장도 짓고 자가용도 최고급으로 갖추고 딸애가 크면 프랑스류학도 보내야 하지요.

    《아! 그래요? 실례했어요. 그러니까 당신들은 그 보험금때문에 서로의 심장을 속여가면서 무덤같은 결혼생활을 유지해왔다는거죠. 아이 가긍해라. 눈이 빠지게 손가락을 꼽아가며 기한이 차기를 기다려왔다는 얘기가 되는군요. 여보세요. 참으로  인생이란 얼마나 불공평해요? 사랑을 희생시키며 성이 나도 내뿜지 못하고 힘겨워도 말내지 못하고 유리그릇을 다루듯이 가정을 영위해왔겠으니 한창 나이에 꽃펴야 할 랑만인들 있었겠나요. 정말 눈물겨워요. 애초에…제가 두분께 정말로 못할짓을 강요 했나봐요. 용서하세요. 저도 제가 한 일을 슬프게 생각할 때가 많아요…아, 돈이란 다 무엇인가요? 돈때문에 당신의 청춘을 묻어버리게 했으니, 일본의 한 공사직원은 돈의 허무를 느끼고 쇠돈을 한주머니나 거리에 휘뿌렸다지 뭐얘요, 그리고 로씨아의 한 신수리쟁이는 루불이 똥값으로 떨어질때에 엽전을 철대신 녀자들의 구두뒤축에  박아주었다고해요. 정말 허무하지요? 지금 당신에게 백만원이 아니라 천만원이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어요? 당신처럼 멋진 남자가 돈에 웃고 사랑에 울고…》

    말을 마친 리나는 이쪽으로 나비처럼 날아서 건너오더니 천수만의 목을 꼭 끌어 안고 눈물이 가랑가랑 맺힌 눈으로 정차게 눈을 들여다보면서 마치 자기의 잘못을 육체로 사죄하기라도 하듯이 몸을 맡겨왔다.

    《리나아가씨, 이게 무슨 짓인가요? 커피에도 취하는건가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천수만은 막무가내로 자기 가슴을 파고든 리나의 나긋한 허리를 끊어지라고 감아안았다. 어찌나 꽉 껴안았던지 리나의 젖가슴에서 느껴오는 말랑말랑한 감각까지 확실하게 전달되여왔다. 리나가 살며시 얼굴을 들며 향그러운 입김이 풍기는 고운 입술을 솟구쳐왔다. 천수만은 참지 못하고 녀자의 입술에 심혼을 융화시켜버렸다. 그렇게 둘이는 늦게 만난 한을 열렬한 키스로 보듬었다.

    《천수만씨! 나 솔직히 말하면 당신을 처음 보던 그날 홀딱 반했어요. 그날 이후 부터 어떤 남자든지 내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십년을 찾아헤맸지만 찾지 못했어요. 당신은 나쁜 사람, 왜 이제야 내곁에 나타났나요? 내 처녀를 늙혀버린 장본인이예요. 이제부터라도 이 리나를 사랑해줄거지? ?!

    《리나, 정말그랬다면 나 미안해, 나도 원래는 리나같은 미인을 만나서 한평생 행복하게 살려고했는데…괜찮아, 지각한 사랑이 더 뜨겁게 달아오를수 있어…》

    평범하지 않은 데이트후 천수만은 정신이 허궁 떠다녔다. 집에 들어가서도 더는 참을성이 있는 남편이 아니였고 자상한 아빠가 아니였다. 리나와의 밀회는 점점 잦아졌고 마지막 처녀궁에 돌입하지 않았을뿐 그이상 더 깊이 들어갈수 없이 죽자 살자하는 열련에 빠져버렸던것이다.  반년이 지난 어는 날 천수만은 나래라도 돋힌듯 리나를 찾아갔다. 죽어도 리혼은 안한다는 안해를 그냥 개패듯해서 겨우 리혼소송장 에 도장을 찍게 했던것이다.

    《리나! 나 끝내 리혼하고야 말았어, ! 검질긴년이라구야, ! 내청춘, 내 사랑을 끝내 찾았어, , 이젠 이 우주공간에 우리 둘뿐이야, 안그래? 나 보험금보다 리나를 얻게 된것이 통천하를 얻은듯이 기쁘단말이야! 사랑해! 리나!

    《아이, 그게 정말이예요? 거짓말하는거 아니죠? 야ㅡ참 너무 잘됐다아ㅡ그래 그걸보라요. 남자란 강하게 나와야 녀자가 물러간다구 했잖아? 애썼네 잠간만,

    리나는 남자에게 키스를 퍼붓고는 어데론지 부리나케 달려갔다. 얼마후 천수만의 핸드폰이 울렸다. 보험공사의 결재부분의 경리가 걸어온 전화였다. 전화내용인즉 이미 당신들의 리혼이 엄연한 현실로 되여있으니 예비로 내주려던 보험금은 규정에 따라 취소한다는것이였다. 그리고 나머지 수속은 다른 사람이 다 해줄것이니 시름 놓고 돌아가서 제 볼일을 보라는것이였다. 세상에 이런 날벼락도 다있는가? 천정이 핑그르르 돌더니 밟고선 땅이 천길나락으로 꺼져들어갔다. 그러나 청천벽력이라도 이 렇게 쓰러질수는 없다고 강심을 먹고 벌떡 일어나서 칸칸의 문들을 벼락치듯 와당탕 퉁탕 열어제꼈다. 아무도 응기해주는 사람이 없이 도깨비나 만난듯 피해달아났다

    《리나! 리나! 어데 있는거야, 응 말해보라구,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감투끈 인지 말해보란말이야!

마침내 구석진칸에서 웬 남자와 포옹하고있는 리나를 발견했다. 눈에 불이 번쩍 일었다. 모든것이 명백했지만 자기도 모르게 어리숙한 질문이 튀여나갔다.

    《야, 이 요귀같은년아, 그래 우리들의 일은 어떻게 하지??

    리나는 조금 당황한듯 하다가 남자가 눈짓으로 안심하라고 하자 대뜸 침착해지며 차분하게 대답을 던져왔다.

    《미안해요, 그리고 리해하여 주세요. 어쩌겠어요. 직업의 수요였거든요.

    《뭐? 뭐ㅡ어ㅡ라ㅡ구우?! 지ㅡ익ㅡ업수요라구???!

천수만은 뒤말을 꼬지 못하고 폭 꼬꾸라졌다. 귀속에서 그저 웅웅 하는 소리만 들려오다가 그나마도 곧 잠잠해졌다…

 

 

 

                                            2004 9 23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1 (펌) 북한 응원단 반갑습니다. 2018-02-17 1 1755
20 (교육칼럼) 자질교육에 대한 생각 2017-01-02 0 1457
19 한국어고급글짓기 최근 수정보충 2012-06-18 1 2871
18 잡문에 대하여 (2) 2009-02-24 54 4569
17 잡문에 대하여 (1) 2009-02-16 40 4274
16 정혜의 한 2008-01-30 36 4373
15 문간방나그네 2008-01-30 52 4351
14 미로의 저쪽 2008-01-30 51 3301
13 지그재그사랑 2008-01-30 42 2799
12 잃어버린 봄날 2008-01-30 35 3559
11 직업수요 2008-01-30 23 3550
10 울고있는 가슴 2008-01-30 34 3603
9 노크소리 2008-01-30 34 3600
8 은녀의 서울행각 2008-01-30 63 4221
7 악의 꽃 2008-01-30 23 3750
6 신음하는 령혼 2008-01-30 30 3186
5 아름다운 비밀 2008-01-30 38 2687
4 바람의 귀속 2008-01-29 33 3150
3 번지없는 집 2008-01-29 36 3369
2 꽃돼지저금통 2007-10-08 42 3492
‹처음  이전 1 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