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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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언어창출에 심혈을 부은 동시집 ㅡ최길록시인의 세번째 동시집 ‘’아기와 그림자’’ 소평 / 최흔
2019년 05월 23일 20시 31분  조회:1030  추천:0  작성자: 최룡관
새로운 언어창출에 심혈을 부은 동시집
ㅡ최길록시인의 세번째 동시집 ‘’아기와 그림자’’ 소평
               최흔
 
 
“아기와 그림자”는 최길록동시인이 세번째로 발간하는 동시집이다. 최길록동시인은 이에 앞서 아동장편소설도 발간하였고, 수필도 30여편 발표한 우리 아동문학의 중견작가의 한 사람이다. “아기와 그림자”는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필자는 새로운 언어창출에 심혈을 부은 동시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언어창출은 시에서 막강한 힘을 가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언어창출로 하여 새로운 이미지가 생성되고 새로운 이미지 생성으로 새로운 시가 탄생하게 된다. 새로운 언어창출은 변형을 통한 사물이나 사실로 구성되며 사물은 변형을 통하여 자신의 꿈을 말하게 된다. 시인이 새로운 언어창출을 위하여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시인은 새로운 언어창출을 하였을 때 기쁨을 만끽하게 된다. 어찌보면 시라는 생명체는 새로운 언어창출인지도 련쇄인지도 모른다. 최길록동시인이 어떻게 새로운 언어창출을 시도하였는가를 몇수의 시로써 살펴보기로 하자.
 
 
아침해2
 
빨갛게
달아오른
하늘나라 프라이팬
 
짜르르
기름 튀는 소리
 
구름도 구워내고
비둘기도 구워내고
까치둥지도 구워내고
아침노을도 구워내고
 
하얗게 씻어
하늘 높이 걸어 놓았어요
 
이 시는 새로운 언어창출이 밀집된 한수의 시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은 아침해를 하늘의 ‘빨갛게 / 달아오른 /하늘의 후라이팬’이라고 은유수법으로 해를 변형시켜 새로운 언어창출을 하고 있다. 은유는  한 사물을 다른 사물로 직접 만드는 가장 간단하고 유력한 방법이다. 해와 후라이팬사이에는 일상적으로 말하면 동질성이 없지만 시인은 동질성이 있게 만들었다. 빨갛게 달아오른 후라이팬이라고 함으로써 해와 후라이팬의 색갈이 동질성이 나타났고 두 사물이 모두 둥글다는 모양을 착안함으로써 또 다른 동질성이 나타났다.
 
‘짜르르/기름 튀는 소리’ 이것이 2련이다.
’1련은 시각적인 각도에서 썼지만 2련은 청각적인 각도로 바꿈으로써 동시의  색다른 이미지를 창조하고 있다. 하여 따분한 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경쾌한 감을 준다. 3,4련에서 시인의 상상은 다시 시각적인 이미지로 돌아앉는다. 시는 세부에서 승화를 꾀하는데 3련이 그 작용을 잘 발휘하고 있다.
 
구름도 구워내고
비둘기도 구워내고
까치둥지도 구워내고
아침노을도 구워내고
 
라고 하는데 3련 야릇하다. 후라이팬에 구워내는 것을 일상적으로 어떤 떡이나 어떤 고기나를 구워내는데 여기서는 떡이나 고기인 것이 아니라 구름이며 비둘기며 까치둥지며 아침노을이다. 후라이팬으로는 구워낼 수 없는 것을 구워낸다고 하겠다. 바로 이 구워낼 수 없는 것들을 구워내기에 일상을 떠난 초월이며 새로운 언어의 창출이 되는 것이 아니랴. 그러기에 이 시는 수준이 높은 작품으로 되지 않을가 가늠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구름, 비둘기, 까치둥지, 아침노을은 감각된 사물들로서 어떤 다른 의미를 내포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이런 언어들은 해체에 속하며 은어에 속하며 대체에 속하는 시적 언어들이라고 할 수 있다.
4련도 마찬가지다. ‘하얗게 씻어/하늘 높이 걸어 놓았어요’ 하는데 구름은 하얗게 씻었다면 말이 되겠지만 비둘기, 까치둥지, 아침노을을 하얗게 씻었다면 말이 틀린다. 그런데 이렇게 말이 틀리게 쓰지만 시에서는 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것을 두고 아름답게 틀린 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시는 워낙 질이 다른 사물들의 관계를 화해시키는 작업이고 틀린 말을 맞는다고 하는 작업이 되는 것이다. 왜냐구요. 시는 현실을 그대로 묘사하는 일이 아니며 현실을 상상으로 변화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필자는 언어창출의 한가지 방법이라고 단정하고 싶다.
 
 
자벌레
 
꼬불딱
땅 한번 재고
 
꼬불딱
하늘 한번 재고
 
꼬불딱 꼬불딱…
무지개도 재고
 
어떤 언어에는 언어자체에 변형이 도사리고 있다. 할미꽃에는 할매가 있고 제비꽃에는 제비가 있고 아기풀에는 아기가 있다. 시인은 그것을 새롭게  직관하고 할미꽃에서는 지팽이를 집고 다니는 할매를 시적상관물을 끌어내여 시를 짓기도 하고 제비꽃에서는 제비를 끌어내여 하늘을 날게 하고 아기풀에서는 아기를 끌어내여 귀여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최길록시인은 자벌레를 자와 벌레라는 합성어로 생각하고
‘꼬불딱 /땅을 한번 재고// 꼬불딱 /하늘 한번 재고// 꼬불딱꼬불딱…/ 무지개도 잰다’ 고 한다. 땅과 하늘을 잰다는 시구에는 그만의 언어창출이 미미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무지개를 잰다는 것은 위와 틀린다. 시인은 무지개를 잴 때에는 여러번 꼬불딱거린다고 표현하고 있다.  자벌레가 무지개를 잰다는 말은 일상에서는 있을 수 없는 말이다. 이 시구는 도약이며 비약이며 최길록동시인만이 상상한 언어창출이며 독자적이고 개성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미지라겠다. 무지개는 자벌레의 희망을 상징할 수도 있고 기쁨을 상징할 수도 있고 성취감을 상징할 수도 있어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아래에서는 “참새”라는 시를 보기로 하자.
 
 
참새
 
콩콩콩
하늘 뛰여가면서
 
콕콕콕
구름을 쪼아먹는다.
“참새”의 전문이다. 피뜩 보면 별로이다. 하지만 찬찬히 읽어보면 꽤나 새로운 언어창출 맛이 난다. 참새는 하늘을 나는 새라고 생각되는 데 하늘을 콩콩콩 뛰여간단다. 참새는 벌레나 메뚜기나 곡식알따위를 쪼아먹는 새인데 구름을 쪼아먹는다고 한다. 이런 참새는 세상에 없지만 시인이 상상하는 참새는 하늘을 뛰여다니고 구름을 쪼아먹는 참새이다. 최길록동시인은 참새의 성질을 떠나서 참새를 이미지화하고 있다하겠다. 하늘을 뛰여가다와 구름을 쪼아먹는다는 환유이고 사물의 성질을 떠나서 새로운 언어를 창출한 시라고 할 수 있겠다. “참새”는 일종 환상이다. 환상은 새로운 언어를 창출하는 한가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수 더 보기로 하자
 
 
솔방울
 
 
소나무가지에
걸어놓은
파란 닭둥우리
 
봄아씨
살살
닭알 넣고
 
해아빠
돌돌
닭알 굴리고
 
가을 할배
나풀
병아리 날리고
 
“솔방울”은 네개련으로 된 동시이다. 우선 은유의 방법으로 솔방울을 닭둥우리라고 한다. 그담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봄아씨가 닭알을 넣고 해아빠가 닭알 굴리고 가을 할배가 병아리 날린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단말인가? 완전완미한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문학의 허구이며 가상이며 자크 라캉의 말대로 하면 실재이며 상징이며 영상이다. 솔방울이 어떻게 닭둥우리가 되고 봄아씨가 어떻게 닭알을 넣고 해아빠가 어떻게 닭알 굴리고 가을 할배가 어떻게 병아리를 날린다고 할 수 있는가? 이런 의문들이 련줄련줄 튀여나온다. 하지만 이것이 시에서의 상상의 힘이며 상상의 활력이다. 여기서 시인은 생소한 말을 하는 같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솔방울을 둘러싼 사물들의 조화를 읊어보고 있는 것이다. 시에서 모든 사물들이 왜 이렇게 마음대로 변하게 되는가가 의문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는 두가지 특점을 가지고 있기에 사물들은 시인의 상상에 의하여 자유로이 맘대로 서로 전의될 수 있는 것이다. 그 하나는 세상의  사물들 모두가 동일성이 있다고 하겠다. 동물들은 어떤 동물들이나 다 눈, 코, 입, 귀가 있다. 동물과 식물, 그외의 모든 사물들은 다 지구라는 한집에서 살며 모두 다 해빛속에서, 물을 먹으며 살고 비를 맞으며 살고 있다…… 다른 하나는 시는  언어로 쓰는 글이다. 언어는 사물의 상징이지 그 사물 자체가 아니다. 언어는 높고 낮음이 없고 일률평등하고 자유로이 결합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하여 새로운 언어의 창출은 무진장한 것이다. 최길록동시인은 아마 이런 도리를 알고 시를 쓰는 같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길어지기에 여기서는 이런 명제만 제기하는데 부언할 것은 이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에서는 엉뚱한 언어의 조합을 할 수록 사이비함이 나타나며 그 사이비함은 미적 감수성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최길록동시인이 앞으로 중시할 것도 있는 같다. 시는 타자설일 수록 좋은 시가 탄생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방면에 대한 중시가 두텁지 않고 얇은 같다. 시속의 타자는 객관화이며 객관화는 원초적이고 영원한 곳에 닿는 지름길이다. 객관화를 떠나면 시가 예술로 가는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 쪽으로 가게 된다. 이데올로기쪽으로 가는 시는 선전이며 교육이고, 예술쪽으로 가는 것은 사물을 떠올리고 사물을 꿈꾸게 하는 것이다. 새로운 언어창출로 사람은 시를 새롭게 만들고 시는 사람을 새롭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시를 쓰는 사람은 ‘가’나 ‘사’가 아니고 ‘시인’이라 불리는 것이다.
새로운 정진을 기약하면서…
2018년 8월 12ㅡ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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