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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
2017년 11월 17일 07시 13분  조회:1657  추천:0  작성자: 최상운
미니소설
                                             배신자
 
    요즘 오빠는 외지로 갔다 오더니 기가 한풀 꺾기였다.
     어제 나는 오빠에게 요즘 무슨 좋지않는 일이 있었는가? 물었다. 처음엔 내말을 못 들은것처럼 먼산을 보던 오빠가 내가 하도 검질게 묻자 할수없이 입을 열었다.
     “영자야 너도 내말을 듣고 보면 생각날 것이다. 58년 전 우리가 살던 마을에 김정희란 처녀애가 있지 않았느냐, 니 언니와 동갑이여서 우리집으로 자주 다니던 애 말이다. ”
     “김정희? 기억나요. 그런데 오빠가 왜 그 언니를 언급해요.”
     “내가 며칠전에 길림으로 갔됐다.”
     “길림으로? 무슨일로?”
     “정희를 보고 싶어 갔다.”
     “와! 정희를 보고싶어? 옳지, 오빠는 젊은 시절에 정희를  좋아했었지, 정희가 오빠의 첫사랑의 녀인이였지요.”
     “그래 니 말이 맞다. 정희는 내 첫 사랑의 녀자였다.”
     “정희언니가 길림에 있는 줄 어떻게 알었어요?”
     “몇년전 어느날이였다. 나한테 이름모를 전화가 왔더라 전화를 받고 나는 깜짝 놀랐다. 전화를 한 사람은 다름아닌 50여년전에 갈라졌던 김정희였다. 내가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고 전화를 하였는가? 물었더니 정희가 하는말이 자신은 여짓껏 살아 오면서 나를 잊은적이 없다고 했다. 여러 경로를 통하여 내 통신처를 알게 되였다 했다.”
    “정희언니의 전화를 받고 무척 반가웠겠어요.”
    “그래 좋았다. 그후 어느날인가 정희가 나한테 꼭 알려드려야 할 사람이 있다고 하는것이였다. 내가 누군가? 물었더니 정희는  만나면 알려 드리겠다고 하면서 직답을 피하는것이였다. 나는 알려줄 사람이 도대체 누군인가? 재차 물었더니 정희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 내미듯이 그 사람은 다름아닌 내 피줄이라 하는것이였다. 내 피줄이라니!? 나는 그말을 듣고나니 정수리를 한매 얻어 맞은듯이 어리둥절해 나면서 갈피를 잡을수 없었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어 추억이 실타래를 풀어 보았다. 추억의 몽롱한 안개속에 옛일이 서서히 떠 올랐다. 50여년 전 나는 확실히 김정희를 좋아 했다. 정희의 해맑은 얼굴, 정기가 가득찬 커다란눈, 어느모로 보나 빠진데 없이 고와보였다. 미인은 얼굴에 검은김이 있어도 보기좋다고 하는데 정희의 입술위에 작은 기미가 있는것이 인상적이였다. 그때 내 눈에는 정희가 보름달 같이 곱게 보였다. 그렇게 고운 정희를 안해로 맞으면 평생 행복할것 같았다. 내가 대학으로 가기 전날 밤 우리 두사람은 사랑의 도가니에 빠져 넘지말아야 할 도를 넘었던 일이 어렴푸시 떠 올났다. 그런데 이상한것은 아무리 자식들이 천륜을 따른다고 하건만 어찌 단한번의 접촉으로 자식을 만들수 있을가? 하는 부정적 생각이 들면서 믿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당사자가 내 핏줄이라고 하는데  부정할수도 없었다. 나는 단박이라도 정희한테 달려가 친자 확인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누라가 있고 자식이 있는데 어떻게 정희 한테로 가며 확인 할수가 있었겠니, 나는 정희한테로 가고싶은 생각이 간절하였지만 참고 기다리는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추억으로 산다더니 그말이 옳은것 같더라. 정희의 전화를 받은 후로는 자주 옛날에 있었던 일들이 명상에 떠 오르면서 잊을래야 잊을수 없게 되였다. 사실 나는 정희를 무척 사랑하면서도 결국은 배신하고 말았다. 대학으로 가기전까지 정희를 내 동생처럼, 아니 동생으로가 아닌 내 안해로 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내가 대학으로 가서 네 올케로 된 녀인을  만난후 마음이 변하면서 정희에게 절교신을 보내였다.
    겨울방학이되여 집으로 오니 그사이 정희네는 구태시로 이사를 갔더라. 이사를 간후 얼마 안되여 정희가 시집갔다는 소문을 들었다. 첫 사랑이란 참으로 무서운것이다. 안해와 수십년 같이 살면서도 가끔 정희생각을 할때가 있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니 나의 가슴속 깊은 곳에 정희에 대한 나의 애절한 미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음을 감촉하였다.”
     “그후 자주 정희와 련계하였겠네요.”
     “자주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네 올케가 있는한 시름놓고 련계할수는 없었다. 네 올케가 사망하고 내가 홀로 있게 되자 자주 전화하였다. 내가 정희를 보고 지금 어디에 거주하고 있는가고 물었다. 정희는 지금 아들을 따라 길림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정희에게 몇일후 내가 그리로 갈터이니 마중 나오라 했다. 정희는 내가 오는걸 환영한다고 하면서도 구실을 대면서 두주일 후에 보자고 했다. 리유는 요즘 자기 몸이 불편하다고 했다. 그리고 더 주요한것은 외국으로 간 아들이 두주후에 온다고 하는 것이였다. 나는 두 주일을 내심하게 기다렸다.
    두주일이 지나자 정희한테서 전화가 왔다. 마침 아들이 오늘 집으로 오는 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실때 고속전철을 타고 길림동역으로 오라고 했다. ”
    “첫사랑 녀자를 몇십년만에 만나고 보니 어떠했어요? 랑만적인 상봉이였겠네요”
    “무슨 랑만적 상봉, 만나고 보니 기대에 너무나 어긋나 그만 그자리에서 돌아섰다.”
    “뭐! 돌아섰다? 그게 윈소리에요? 워낙 그 언니야 처녀때 얼마나 고왔는데요. 미인은 늙어도 곱게 늙는다 했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나도 정희가 옛 모습대로 곱게 늙었으리라 생각하고 정희를 찾아 갔됐다. 그런 정희가 나를 실망 하게 할줄이야 어찌 앓았으랴.”
    “왜서요? 혹 정희의 자식들이 문전 박대를 했나요.”
    “정희의 자식들한테 문전 박대라도 받았으면 속이라도 풀리겠다. 정희의 몰골이 너무나도 초로해서 억이 막히더라.”
    “도대체 얼마나 변했기에 오빠가 억이 막혔다고 해요”
    “내가 어지간해도 리해 할려고 했는데 내눈으로 더는 못 보겠더라”
     “가만있자, 정희언니가 큰언니와 동갑이였으니 일흔 아홉살이겠네요. 그 나이가 되면 다 꼬부랑 할매가 되는건 당연지사지요. 오빠는 그런걸 몰라서 그래요.”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까지 변하리라 생각 했겠니. 그날 나는 내 핏줄을 만나리라는 기대를 품고 돈도 픈픈히 가지고 갔됐다. 내가  길림동역에 내려 정희한테 전화를 하였다. 정희가 내 전화를 받더니 지금 자기가 대합실 2호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그리로 오라는 것이였다. 내가 빠른 걸음으로 2호 출구로 갔다. 출구에서 이리저리 찾아보아도 50여년전의 정희와 비슷한 얼굴이 보이지 않더라 내가 한참 두리벙 거리며 사람을 찾고 있는데 내 마중켠으로 허리가 기억자인 할매가 지팡이를 짚으며 나한테로 걸어오더라. 그녀는 나와 멀지 않는곳에 와서 걸음을 뭠추고 굽은 허리를 페고서 사방을 두리벙 거리며 누굴 찾는것 같더라. 그러다가 나를 보고 급히 다가 오는것이였다. 나한테로 가끼히 와서 “황인철 선생이 아닌가요?”고 물었다. 내가 옳다고 대답하자 그녀는 반색해 하면서 “오  빠”하면서 나한테 안기려 했다. 나는 무의식간에 “당신 누구여” 하며 한발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내 손을 잡으며 자기가 당신이 찾고저 하는 김정희라고 했다. 김정희! 정말 김정희가 옳은가? 싶어 다시 눈여겨 보았다. 꼬부랑 허리, 쪼글쪼글한 얼굴, 무아재 입, 어느모로 보아도 옛날의 김정희 모습을 찾아 볼수없었다. 그러다 그녀의 입술위에 까만김이 있는것이 보이더라. 입술우의 그 검은 김이 김정희가 옳음을 증명해 주었다. 내가 재차 “당신이 정말 김정희가 옳소”하며 물었다. 그녀인은 옳다고 머리를 끄덕이는 것이였다.
    “인철 오빠, 이게 몇년이야. 세월이 쉰 여덟해가 지났어요. 긴긴세월 나는 오빠를 잊은적이 없었어요. 오빠는 이전과 크게 변한게 없어요. 아직도 멋져요. 오빠를 이렇게 만나고 보니 반가워요.”
     그녀는 반가워하며 내 손을 꼭 잡았다. 갈구리같이 거칠은 손은 차가웠다. 그녀는 나를 올리 처다보는것이였다. 처다보는 애절한 눈길이 곱게 보일대신 반사적으로 그렇게 밉게 보일줄이야 어찌 상상이나 했겠니. 아름다운 환상에서 나를 실망하게 한것은 그녀의 변형된 몸매도 몸매이지만 보기흉한 무아재 입이였다. 그녀가 무아재 입을 련신 호물거리며 말을 했는데 도무지 무어라 말하는지 내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어둑 거둑해 서 있자 그녀도 내 눈치를 짐작했는지 다른말은 하지않고 내 손을 잡아끌면서 자기 집으로 가자고 했다. 그는 걸으면서 내가 듣던말던 상관하지 않고 제 말만 늘여 놓았다. 오늘 오후에 외국에 갔던 아들이 돌아오는데 당신이 가서 친자식을 만나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집은 뻐스역에서 73호 공공뻐스를 타면 된다고 했다. 나는 그녀의 손에 끌리여 가면서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실망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
    “정희 우리 잠간 조용한곳에가 이야기를 나누기오.”
    “그래요. 오빠가 하자는대로 다 할게.”
    “우리는 역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는 작은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자리에 앉자 나를 보고 이런 말을 했다.”
    “황오빠 이런 몰골을 보여 미안해요. 며칠전에 치아가 다 빠져 지금 틀이를 마출준비를 하고 있어요. 틀이가 다되면 만나려고 했는데 오빠가 급히 만나자고 하는 바람에 할수없이 이렇게 추한꼴로 나서게 되여 실망을 주었어요.”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않고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오빠, 두 사람은 오빠의 핏줄에 관한 말을 안 했어요.”.
   “물론 했지. 정희는 이제 집으로 가면 모든것을 다 알것이라 했다. 아들은 심통히 나를 닮았다고 했다. 그녀가 집으로 가서 보여줄것이 많다고 하여도 나는 어쩐지 그의 집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꼬물만치 없었다. 빨리 이 장소를 떠나고 싶은 생각 뿐이였다. 나는 점심밥을 먹으면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 코구멍으로 넘어가는지 알수없었다.”
    “정희는 그렇다 하더라도 오빠야 자기 핏줄을 찾아가 보는것이 옳지 않아요.”
    “갈 생각이 나지 않더라. 정희의 추한 몰골을 보고 내 핏줄도 저렇게 미우면 어쩔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피줄이던 뭐던 보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더라. 나는 정희가 점심을 먹기를 기다렸다가 정희에게 돈봉투를 건너면서 이돈은  아들에게 주는 나의 성의라 했다. 그리고는 집에 급한일이 있다고 하고는 일어섰다. 내가 일어나 가려고 하자 정희는 내손을 잡으며 애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황오빠 옛 정을 봐서라도 우리 집으로 갑시다.”
    “내가 집에 급한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소.”
    “당신 참으로 랭혹한 사람이예요. 옛날에 나를 그렇게 좋아한다고 해놓고도 나를 버리더니 이번에도 날 버릴 작정이예요.”
    “나는 정희에게 “미안하다” 하고서 가려고 했다. 그러자 정희가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나는 이렇게 늙고 보잘것 없지만 당신의 핏줄을 봐야 하지 않아요 갑시다.”
    “나는 그녀가 어떤말을 했던 귀에 들어 오지 않았다. 오로지 어서빨리 이장소를 떠나고 싶은 생각 뿐이였다. 나는 매몰차게 정희의 손을 뿌리치고 문밖으로 나왔다. 집안에서 울음소리가 터졌다. 내가 뒤돌아 보자 정희가 돈봉투를 나한테 던지면서 악에 바친 소리를 질러됐다.”
    배신자 같은 나쁜놈  황 인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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