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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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발
2020년 04월 27일 10시 24분  조회:2201  추천:0  작성자: 한영철

 리 발
 
       설날이 다가 오고 있다. 모두들 집무실에서  사무를 보고는 있지만 명절 기분에 일이 손에 닫지 않는 모양새다. 어떤 친구는 서성거리기도 하고 또 여느 친구는  주섬주섬 서류를 모아 놓기도 한다. 설이라고 해야 옛날같이 크게 기대되는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긴 휴가기일이라  많이 기다리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슈퍼에 가면 사람들이 복새통을 이루고 거리에는 차량들이 분빈다. 특히 외지 번호판를 단 차량들이 눈에 많이 띄운다.
 
      나는 설전에 가뜬히 리발하고 명절분위기를 잡으려고 리발관을 찿았다. 우리 동네는 번화가와 좀 떨어져 리발관도 많지 않다. 한집은 이미 문을 닫아버리였다. 일찍이 어디론가 떠난 같다.  다른 한 집을 찿아 갔더니 손님이 두명이 대기중이였다. 다른 곳을 갈려면 멀기도하여 기다리기로 하였다.
 
       자리에 앉아  리발사를 바러보니 40세가 좀 넘을가하는 녀성분이였다. 그런데 웬지 리발수평이 그리 탐탁해 보이지 않았다. 리발이라는 것은 올리 깍는 것이 기본인데 이분은 자꾸 내리 추리기만 한다. 리발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표현이다.  손님은 고중생같이 보였는데 그저 담담한 표정이다. 언젠가  나도 저런 리발사한테 머리를 맡긴 적이 있었는데 좀처럼 시원치 않았다. 진종일 머리를 만지기만 하고 축도 내지 못한다. 이런 리발사들은 대부분 면도질도 서툴다.
 
       나는 이집은 아니다 싶어  단연히 나왔다.  20여년째 머리를 깍는 단골집이 한집 있기는 하나 거리가 멀다.  90년대 말부터 그집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리발사부부는 원래 복무공사 산하 국영리발관에 출근하다가 개체로 리발관을 꾸린분들 이다.  남자는 이전에 하남다리부근 리발소에 출근했는데  그때도 나는  그집 단골이였다. 후에 그들 부부가 개체리발관을 한다기에 줄곳 그 집만을 리용하게 되였다. 단골이기에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그들 부부가 척척  알아서 해주니 그뒤로 다른 집에 가본적이 별로 없다. 그 집에 가서 리발하면 우선 머리를 가뜬하게 깍아 주니 정신이 나서 좋고 면도까지 빡빡하게 밀어 주니 시원해서 좋다. 헌데 내가 집을 이사한후로는 거리가 멀고 주차하기도 힘들어 리발가는 차수가 적어 지였다.
 
       이집 부부는 원래 하향지식청년으로 농촌재교육을 받은 분들로서 정책락실후 도시에 올아온 뒤로는 줄곳 리발업에 종사했다고 한다. 40여년을 리발하였으니 진짜 전문가수평이다. 키가 크고 여윈 남편은 매우 자상한분으로 한번 머리를 리발하는데 반시간정도 걸린다. 이리 다듬고 저리 다듬는데 여간만 소심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몸집이 큰 안해는 성격이 활달하고 목소리도 높고  시원시원한데 머리깍는 솜씨가 하도 잽싸서  리발을 하는데 20분도 채 안걸린다.
 
       리발관에 들어서 보니 이미 손님 한분이 머리를 깍고 있었다. 주인은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한다. 얼마나 많은 손님이 리용하였는지 리발의자의 가죽 겉면은 파손된 곳도 여러 곳이다. 고물과도 같은 존재로써 또한번 이집의 력사를 말해 주고 있다. 전문 리발집과 미장원의 구별은 리발용의자를 보면 알수있다. 이집은  남자리발 전문이다 보니 의자도 리발전용의자다.  미용원이란 간판을 단 집들은 의자부터 틀리는데 전통방식의 리발전용의자가 아니고 대체로 간이식 의자다. 그러니 누워서 면도를 받을수도 없다.
 
      내 차려가 되여 의자에 앉으니 리발사가 말없이 익숙한 솜씨로 머리를 깍기 시작한다. 지금은 리발기도 충전식으로 가볍고도 잘 먹힌다. 원체 나는 두주일에 한번 정도 리발하기에 머리가  길지 않다. 리발사는   시원시원 올리 밀고 다음 순서로 가위로 찰칵찰칵 다듬기 시작한다. 가위솜씨가 어찌나 현란한지 마치 가위가 머리위에서 춤추는 같다. 어느 정도 잘 되였다 싶으면 면도칼로 머리 밑부분을 갖쭌하게 끊어 준다.  다음 목에 수건을 돌려주고 샴프를 바르고  두손으로 머리를 빡빡 감는데 그렇게 시원할수가 없다.
 
      이집에서는 다른 리발관에는 없는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두손을 합장하도 머리를 도닥여 준다. 토닥토닥 두드릴때면  자연적으로 머리가 까댁거리게 되는데  마리가 한결 시원하고 맑아지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량쪽 어깨를 두번씩 치고 등을 크게 한번 쳐주면 안마는 끝이다.  다음 눕혀 놓고 면도를 하는데 면도질 솜씨 또한 수준급이다.  매번 면도하기 전에는 습관적으로 면도칼을 가죽띠에 쓱쓱 문질어 준다. 면도는 이마부터 시작하여 볼과 턱까지 싹싹 밀어주는데 전기면도로는 전혀 느낄수 없는 빡빡하고 거뿐한 느낌이 든다. 머리를 다 씻은 뒤에는 건발기로 머리를 말리 우고 또 리발기와 가위로 요리조리 잘 다듬어 준다.  끝날무렵 리발사는 거울속의 나를 보며 어떠냐고 묻는다. 머리도 짧게 잘 깍았고 볼턱의 수염도 잘 밀어 낸지라 나는  기분 좋게" OK"이라고 했다.
 
     거리를 나오니 사람들이 붐빈다. 찬 바람을 맞으니 머리는 한결  시원하고 날것 같은 기분이다. 이제야 내가 진짜 설을 맞이하는 기분이 들었다. 경자년 설을 맞이하며 머리깍은 기분 진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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