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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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짚
2020년 12월 21일 10시 24분  조회:798  추천:0  작성자: 한영철
 벼  짚
 
   전에는 흔하디 흔하던 벼짚이 요지음에는 웬만해서는 보이지 않는다. 썩장을 띄우는데 쓸려고 벼짚 얻으려 촌에 갔었는데 찿기 힘들다.과거에는  수전농사를 짓는 마을에만 가면 집집들에서 집채 높이 만큼 쌓아 올린 벼짚무지들을 흔히 볼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볼수 없다.지금 벼짚이 적어진 원인은 논면적이 줄어든것과도 관계있지만 제일 큰 원인은 바로 벼가을을 종합수확과기로 하기 때문이다.
 
   종합수확기와  손가을의 가장 큰 구별점은 벼긁을 높게 남기냐  낮게 남기냐 는데  있다.벼긁이 높아지면 자연히 벼짚의 길이가 짧아질수 밖에 없다.게다가 종합수확기는 탈곡하는 방식도 일반 탈곡기와 다르다 보니 짧게나마 베여낸 벼짚이 수확기에 들어가서  분쇄되여 나온다.그러니 어디가서 온전한 벼짚을 구하기 힘들다.
 
   전에는 촌에서 벼가을을 수작업으로 완성하였다.아침 일찍 농부들은 물병과 먹을것을 넣은 주머니를 들고  벼가을을  나간다.일단 논밭에 도착하면 먹을것이 든 주머니를 벼짚으로 가려 놓는데 그래야 시원한 정도를 보존할수 있다.햇볓이 쨍쨍 내리쪼이는 가을 농부는 허리굽혀 벼가을 하기에 여념 없다.스르륵 스르륵 벼을 베는 소리가 귀맛좋게 들린다. 묵직한 벼줌을 내려 놓을 때면 얼굴에서는 땀방울이 흘러내리지만 마음은 즐겁다.한나절 가을 하고 나면 허리가 아프고 갈증도 난다.이럴 때면 일군들은 찬물도 마시고 사과배도 베여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어떤 사람들은 아예 베여 놓은 벼위에 벌렁 번드러져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휴식하기도 한다.
 
   지금은 촌에는  일군이 적어서 벼가을를 기본상 종합수확기로 하고 있다.종합수확기를 리용하면 가을과  탈곡을 동시에  할수 있어 로동효률도  향상되고 비용도 절감할수 있어 좋다 .헌데 집집에서 종합수확기를 갖춘것이 아니기에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내가 방금 출근 할때 즈음 외삼촌네는 소영에서 논을 부치고 있었다.외삼촌과 외숙모 두분이 가을 하기에는 엄청 힘겨울 면적이 였다.하여 우리 4형제들과 매형 형수하여 총 여덟명이 동원되여  매년 국경절이면  가을 하기에 나섰다.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 늦게까지 가을 하노라면  국경절 휴식일 4일이 훌쩍 지나고  가을도 휴식일에 맞춰 끝낼수 있었다.
 
    농촌도거리를 한뒤로는 가을걷이가 빨라지였다.집체 농사할때 어느해인가 11월초에도 가을한적이 있었다.도거리 뒤로는 대부분 국경절을 전후하여 온 동네 벼가을이 끝났다.하지만 그 뒤에도 벼단을 묶어야하고 벼단을 하져야하고 또 실어들여야 하는 많은 일거리가 남아 있다.탈곡하고 난뒤 벼는 곡간에 넣고  벼짚단은 실농군의 손을 거쳐 집채높이 만큼 쌓아 올린다.요지음에는 종합수확기로 일하다 보니 여러가지 일거리를 한번에 끝낼수 있어 좋은 반면 벼짚단이 없어 지였다. 
 
   과거 벼짚은 용도가 많았다.
   초가집들은 해마다 지붕을 올려주어야 한다.봄에 들어서면 아버지는 짬짬의 시간을 내여 짚으로 지붕 룡말루를 튼다.그리고 바람이 자고 잔잔한 비가 내리는 날 아침이면 우리는  동네 어른들과 같이 새짚으로  지붕을 올리였다.벼짚은 아래로 부터 위로 올라가며 깔아주는데 마지막에 새끼로 엮은 그물을 온 지붕에 씌워 바람에 짚이 날리는것을 방지하였다.제일 마지막에는 지붕꼭대기에 룡마루를 언저 비가 새는것도 방지하고 초가집의 멋도  더해 주었다.
 
     벼짚으로 짠 포장용 가마스는 과거 촌의 주요 부업거리 였다.1970년대 촌에는 가마스틀이라는 것을 기본상  한집에 한대씩 갖추고 있었다.녀성들은 아침일찍부터 뚝딱뚝딱하며 가마스 짜기에 여념 없다.가마스 짜기에는 많은 벼짚이 수요되였다.남정들은 벼짚에 물을 뿜고 긁을 추려주고 새끼꼬기 등 허드레일을  전담하였다.우리집에는 새끼를 꼬는 자새가 있는데 아버지는 길게 꼬다가 허리를  앞으로 하며 날랜 동작으로 자새에 새끼를 감았다.며칠간 모아놓은 가마스는 소수레에 실어 공소사에 가져다 팔았는데 한장에 60전 정도였던 같다.그때 사돈집과 우리집은 어부렁집에서 살았는데 누나는 자다가도 옆집에서 가마스짜는 소리가 나면 냉큼 일어나 자기도 가마스를 짯다고 했다.무의식간에 로동 경쟁이 붙은것이다.
 
    벼짚은 겨울철  소의 주요 먹거리 였다.겨울이면 벼짚을 썰어 소에게 먹이였는데 량이 많이 들었다.벼짚에만 의거 해서는 영양이 부족했음으로 두병이나 꽁깍대기도 같이 먹이였다.그때 가망가망 두병을 훔쳐 구워먹기도 했다.먹을것이 귀하던 세월이라 두운 두병도 별맛 이였다.지금은 부림소가 많지 않다.대부분 기계로 농사를 짓다 보니 역축에 대한 의뢰가 적어진것이다. 촌에 가면 간혹 소달구지를 볼수 있는대 거의 준문물정도로 귀한 물건이 된것 같다.나도 한대 멋으로 갖고 싶은데 구하기가 조련치 않다.
 
    촌에서 벼짚은 다양하게 리용되였다.아버지는 벼짚으로 닭궁주리며 방석도 엮으시였다.지난해 배초구에서 벼짚공예축제를 한다고 하여 찿아가 보았더니 진짜 가관이였다.커다란 룡이며 사자며  벼짚으로 만든 여러가지 동물들이 논밭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전에는 벼짚으로 만든 짚신이며 키 집모형같은것은 보았지만 이처럼 대형공예품은 처음 보았다.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너무도 신나서 여기저기서 사진찍기에 여념 없다.
 
     벼짚과 우리 민족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그것은 우리 민족이 벼농사와 너무도 밀접하기 때문이다.동북지역의 벼농사는 조선족 이주사와 집적적으로 련관 된다.벼농사는 대부분 조선족 마을에서 지었고 한족마을에서는 한전을 지었다.우리 선조들은 일상 생활에서 벼짚을 다양하게 리용 하였다.사람들은 흔히 생산과 생활상에서 자기가 사는 주위에서 쉽게 얻을수 있는 재료를 많이 리용하게 된다.우리 민족도 마찬가지로 주위에서 쉽게 얻을수 있는 벼짚을 많이 리용하였다. 초가집이 그 일례로 될수 있다.
 
  어려서 초가집 짓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먼저 기초돌을 고이고 그 위에 기둥을 세웠다.기둥위에는 들보를 올리고 마감으로 지붕모양을 내는 삼각틀을 고정시킨다.벽면에는 출입문이나 창문자리를  빼여 놓고 모두 나무가지로 많은 칸을 맏들어 놓았다. 벼짚에다 진흙을 발라 칸칸에 걸고 타래벽을 만든다.그렇게 하기를 반복하며 타래벽을 바람에 말리운다.구들을 놓을 때도  구들돌사이의 쯤은 짚을 버무인 진흙을 리용한다.집의 여느 벽면의 흙이 떨어지면 역시 진흙에 짧게 썬 벼짚을 이기여 바른다.그러면 벽이 트지 않고 견고하게 붙어 있게 된다.지금 벽돌집을 허물고 나면 건축 쓰레기가 엄청 나온다.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살던 초가집을 허물면 모든것이 자연에서 온 건축자재라 쓰레기가 얼마 없다.
 
   그렇게도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지내던 벼짚이 이제 우리를 떠났다.우리가 외면 했기 때문이다.보잘것 없는 벼짚인것 같지만 기실 우리와 오래동안 같이 해온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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