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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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날 오그랑 팥죽
2020년 12월 22일 08시 14분  조회:1053  추천:0  작성자: 한영철
동지날 오그랑 팥죽
 
   오늘은 동지날이다.우리 조상들은 동지날 오그랑 팥죽을 해먹는 것으로 액을 막고 건강을 지키였다고 한다.사람들은 워신을 보고 오늘은 무슨 절기요  뭘 먹는 날이요 하는데  조상님들이  언녕 다 절기의 변화에 따라 뭘 먹으라고 권장해 놓았다.우리 선조들은 절기에 따라 생산 되는 가장 신선한 식자재로 음식을 하여 건강을 지키였으니 그 지혜가 대단하다.  새로 타작한 팥을 쇠가마에 푹 삼고 거기에  햇쌀가루로  빚어낸 알쌈을  넣고 부글부글 끓이면 맛 좋고 영양만점인 동지 오그랑팥죽이 탄생 된다.이 좋은것을 먹으라고 권장했으니 조상님들게 감사드릴수 밖에 없다.
 
    추운 동지날에  뜨끈뜨끈한 오그랑팥죽 한 그릇을 먹고 나면 온몸이 따뜻해 지고 이마에서는 땀이 흘러 내린다.요지음은 집에서 오그랑팥죽을 끓이는 집이 적고 시장에가서 사다가 먹는 집들이 많다.지난해 동지날에 오그랑팥죽을 사려 하남시장에 갔었는데 사람들로 복새판을 이루고 있었다.하지만 진짜 오그랑 팥죽의 별미를 맛보려면 그래도 촌에 가야한다.
 
    촌에서 쓰는 우리 조선족 무쇠가마는 대단한 에너지를 가진 솥이다.우선 가마가 커서 웬만한 식자재를 넣어도 넘쳐나지 않는다.그리고 가마솥 뚜껑이 무거워서 웬만히 끓어서는 끔쩍하지 않으니 고압솥 작용을 하는 셈이다.바로 이런 가마에 장작불을 때기에 촌에서는 맛나는 동지 오그랑 팥죽을 끓일수 있다.팥과 알쌈의 만남 너무도 환상적이다.알쌈을 넣었기에 쫀득쫀득한 식감이 나고 팥을 넣었기에 구수한 맛을 낼수 있다.우리 민족 음식은 대부분 그 무슨 조미료로 맛을 내는것이 아니라 식자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을 살려내는것이 가장 큰 특점이다.
 
   전에 어머니는 매년 동지가 되면 오그랑팥죽을 끓이는것을 법으로 알고 지키였다.어머니는 집에서 자신이 집적 농사한 팥을 정선하고 또 깨끗한 물에 여러번 씼는다.그리고 물에 불구어 놓았다가 팥죽하는데 사용하였다.쌀가루는 집적 방아간에 가서 가루 내였는데 그때만 해도 동네에는 방아간을 가진 집이 여러집이 되였다.나는 어머니 따라 발방아 찟으려 자주 다니였다.내가 방아를 찟으면 어머니는 잽싸게 손을 호박에 넣어 이리 저리 번지였다.혼자 발 방아찟을 때는 긴 막대기를 리용하여 호박안의 쌀가루를 휘저어 주었다.
 
  어머니는 집에 있으나 밖에 마실을 다닐때나  매냥 깨끗한 옷차림을 하였다.여름철이면 머리에 흰수건이 두르시였고 동삼에는 털수건을 두르시였다. 아버지는 키가 크고 얼굴이 붉은 경상북도 분이였다.아버지는 늘상 군복차림을 하시였다.원래 해방전쟁과 항미원조 전쟁에 참가하였던 분이라 년세가 있어서도 허리가 곳고 발걸음이 빨랐다.
 
  여러가지 준비작업이 완성되였다 싶으면 아버지가 아궁이에 불을 지피였다.원래 초가집이란 벽바람이 세다.밖의 찬공기와 가마솥에서 나오는 뜨거운 김이 만나면  집안은 금새 뜬김으로 가득하여 어디가 어딘지 분간하기 힘들다.그래도 어머니는 날랜솜씨로 알쌈도 빚고 다삶은 팥도 채에 걸러 낸다.다시 걸러낸 팥을 가마에 넣고 끓이다가 알쌈도 넣는다.이제 남은건 아버지의 장작때는 일이다.
 
  그러고 나면 어머니는 움에 들어가 배추김치며 갓김치 영채김치를 내온다. 뜨거운김이 물물 나는 동지 오그랑죽이 밥상에 오르면 우리는 숱가락으로 떠 먹기에 여념없었다. 아버지는 약주를 드시며 오그랑 팥죽을 반찬삼아 드시였다.어머니와 아버지는 환한 미소를 짓으며 볼이 터지게 먹는 자식들을 바라 보았다.
 
  오그랑팥죽은 뜨거울 때면 서로 엉키지 않지만 식은 뒤에는 하나로 굳어 버린다.오그랑팥죽은 밖에 내놓았다가 밤에 중식으로 먹으면 더욱 맛있다.속담에 식은죽 먹기라고 하더니 찬 오그랑팥죽 한그릇 먹기는 게눈 감추기다. 그시절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던 오그랑팥죽이다.먹을거리가 부족하던 그 시절 한솥의 팥죽으로 집안은 그저 즐겁기만 했다.
 
   이제 우리는 모든것이 상품화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집에서 만들어 먹던 음식을 젊은이들은 만들줄 모르고  만들줄 아는 중년배들은 번거롭다고  장에 가서 사는 편이 많다.그러니 요지음 젊은축들이 민족음식에 대하여 관심이 적어질수 밖에 없다.
 
   매냥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를 할수 없지만 조상들이 물려준 우리 민족음식에 대하여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연길에 락원떡방이라는 가게가  있는데 사장님은 젊은이다.여러가지 떡이며 반찬을 만들어 판매하는데 장사가 잘 된다.이런 분들이 있음으로 하여 우리 민족음식이 지켜지는것이 아닌가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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