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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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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 고개에서
2017년 03월 15일 11시 00분  조회:1566  추천:0  작성자: 허명칠

 

모질 고개에서/ 허명칠 

 

 

가까스로 이순 고개 넘기고

고희 고개 흥겹게 넘으니

어느덧 모질 고개에 이르렀다 

 

모질 마루에서 하늘을 보니

붉디붉은 석양이 손짓하고

아침노을 아래서 달아 다니며

붉은 발로 헝겊  차던

 시절이 꿈이었던가 싶다

 

급류 거슬러 오르면서

  따르지 못할지라도

  뒤지지 않으려고

시새움에 울고 웃던

 시절이 꿈이었던가 싶다 

 

회오리와 소용돌이 속에서

발뺌을 하려고 허우적거리며

악몽에서 벗어나려고 모대기던

 시절이 꿈이었던가 싶다

 

누룽지 네것 내것 없이 지내던

어깨동무 하나둘 누워 가니

  같지 않고 서글프다

 

잠에서 눈을 뜨고 사위를 살펴본다

다행이다, 받은 은덕 베풀려면

몸조리부터  챙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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