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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홍철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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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전화
2015년 09월 04일 13시 24분  조회:489  추천:1  작성자: 大西北狼
엄마의 전화
리홍철
 
엄마한테서 전화 왔다.
-어데 아픈덴 없어?....
-네. 어머니는 어데 아픈데 없어요?
-아니 난 괜찮다...
68세의 고령으로 타국이 아닌 타국에서 식당 설거지를 하시는 어머니의 지친 목소리가 제 구실 못하는 아들의 가슴을 아프게 저며 오고 있다.
-어머니 어데 아픕니까?
이전과 달리 맥이 풀린 어머니의 목소리에 나는 저으기 걱정 스러웠다.
대장암 4기 진단을 받고 수술후 항암치료도 받지 않은채 순 악으로 이겨온 어머니의 생명이다.
- 살고 싶었지.. 정말... 아직까지도 너네 잘 사는걸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을걸 생각하니 고통에 죽고 싶어도 도무지 죽어지질 않더구나...
아마도 그래서 어머니는 대장암 4기진단, 죽음의 문턱에 걸터 앉아 한참을 고민하고 돌아섰는가 싶다...
그렇게 우리가 잘사는걸 보고 싶다고 하고서는 손바닥에 털날 지경으로 편한한건 역시 죽기보다도 더 힘들다고 결국 수술 1년후 우리집에 계시다가 다시 한국행을 작정 하셨다.
그렇게 가지말라고 말리는 아들며느리의 소리에 –노는것 만큼 힘든게 없구나.. 움직일만할때 움직여야지 언제까지 너넨데 얹혀 살겠는냐...하시면서 끝내 년로한 몸으로 고행의 길에 들어서셨다.
그렇게 가신 어머니가 3일에 한번씩 전화 올 때마다 그렇듯 밝고 명랑하셔는데 오늘은 정말 아니었다.
너무나 무거운 어머니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내 가슴을 철렁이게 만든다.
-      어머니 어데 많이 아픈거 아닙니까?
…. …
한참의 침묵이 흐른후-
- 홍철아... 엄마가 많이 힘들구나...미란이(나의 아내)는 절대 한국 나오지 말라구 해라... 
분명 어머니한테 무슨 일이 있는게구나...
-몸이 힘든건 괜찮은데 마음이 힘든건 정말 너무 참기 어렵구나... 설거지 두명이 하는데 사장도 아닌 사장 여동생이 올라오더니 한사람 빼서 2층에 내려가라구 하기에 내가 여기도 설거지 한명이서 힘든데요 했더니 별소리 다하더구나 나보다 20살은 더 젊은여자가 말이야 ..없는 말도 지어내고...ㅎㅎㅎ 내 늙으막에 이상한 소리 다 듣고...
-어머니 뭐라고 말해요?
어머니는 아무 말도 없다..그저 바람새는듯한 소리의 허구픈 웃음만 웃을뿐...
-홍철아 엄마 너네 집에가 살가? 
-어머니, 아무걱정 말고 오쇼.. 안그래도 애 엄마도 외지에 가고 나하구 진영이 밖에 없는데...
-아니다. 그저 하는 소리다.. 아무리 힘들어도 순간만 조금 참으면 다 지나가는 일 되더구나...
순간을 참지 못하고 같은양 했다가 짤리우기나 하면 내 이 나이에 어데가서 또 일자릴 찾겠냐...
지금 일하고 있는 여기도 나이 많다고 꺼릴가봐 3살을 줄이고 들어 왔는데 ...암튼 내가 몸이 조금이라도 성할때 내 뼈를 놀려 너넨데 보탬이 돼야지...근데 오늘 내가 너한테 전화한건 니 동생과 절대 말하지 말어. 알았어?
엄마의 열번 부탁은 도리가 있는것이였다.
성격이 불과 같고 벽도 문이라고 생각하면 뚫고 나가는 동생의 괴퍅한 성미로는 알면 큰 일 치를것이 당연 한것 이였다.
-아무리 힘들어도 말 할곳이 없네.. 아무 하구나 말해서 속이라도 풀고 싶것만 그러게 아무나하구 말할 상대가 없어서 이렇게 너한테라도 전화한거다...그런데 이렇게 전화하고 보니 또  너한테  괜스레 근심을 준거 같아 미안하구...그러나 걱정 말어.....엄마 지금은 괜찮아. ㅎㅎㅎ
엄마 원래 속좁은 노친네가 아니니깐 그깐일에 상처받을건 없어....ㅎㅎㅎ
엄마의 허구픈 웃음이 아프게 마음을 찢는다..
엄마는 아프거나 슬프거나 고통스럽거나 단 한번도 내나 동생한테 털어 놓은적 없으시다. 아파도 혼자 아프고 싶고, 고통스러워도 혼자 싹이고 싶고 슬퍼도 혼자 울고 싶었던 것이다...
아프고 힘들고 고통스러울때마다 어머니는 일감을 찾아 마음을 달래군 하셨다.
급작스레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후 엄마는 근 세달간 친척접으로 떠돌아 다니셨다. 아버지가 없는 썰렁한 집은 들어가기가 싫다고, 그러다가 결심한것이 한국행이였고, 근 5년간 한국에서 고생하시다가  암이라는 불치의 병으로 저승문턱까지 갔다온 어머니...재입국으로 또 마음의 고생을 하시는 어머니, 그 아픔을 고국이라는 땅에서는 누구와 나눌수도 없었나 보다.. 그래서 좀체로 터놓지 않던 고통까지 터 놓으려 이 아들한테까지 전화를 걸었으랴.. 그러고도 또 다시 아들이 마음 아파할가봐 걱정하시는 어머니....
오늘 엄마는 어떤 괄시를 받았을가... 그것이 궁금하지 않다..엄마는 절대 말하지 않을것이다...
그저 엄마가 이길수 없는 고통을 이기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 고통을 나한테 얼마라도 분담만 해줘도 좋을것 같다...그 고통마저 분담할수 없는 나의 마음이 찢어질듯 아프다...
-어머니 청도에는 아들이 있습니다. 갈곳 없는 어머니가 아니고 마음푹 놓고 편히 쉴수 있는 어머니의 집이 청도에 있습니다... 어머니 그런 스트레스 받는 곳이라면 미련 없이 뿌려치고 아들의 곁으로 오세요..
그러나 어머니는 또 말하신다.. 내 몸이 성할때 너넨데 도움이라도 줘야지...
내일 모레면 칠순의 엄마가 아들의 마음을 허비며 눈물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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