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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홍철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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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굴에도 볕들기를 기다려 (연재수기1)-청도 청도타운 광고잡지사에 게재
2015년 09월 06일 10시 07분  조회:615  추천:0  작성자: 大西北狼
(연재수기)  쥐굴에도 볕들기를 기다려 
                                  리홍철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는 현재의 경과가
 순간의 빛으로 남을, 즐길수 있는  가장 소중한 과정이다.
 

쨍하고 해뜰날을 기다려, 아니 기디린게 아니고 마주달려 어느덧 고행이란 말도 아깝지 않은 고고행의 10년 세월이 흘렀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지난 지금 그나마 내 자신을 돌아볼수 있다는 것이 조금은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연길에서의 7년의 미련을 아깝지 않게 던져버리고 나서 처음으로 고향땅을 떠날 때는 아마도 2000년 9월즘이라 기억된다.
  된장 세숫가락에 감자 한알로 하루하루를 연명해가며 버티던 연길이 아름답다기보다는 절명에 가까운 사지의 변두리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러다 행운의 신으로 생각되었던 신문한장이 내 운명을 서서히 바꾸기 시작했다.
  청도 모 신문사에서 편집모집을 한다는 명함장 크기의 신문광고가 눈에 확 들어오며 순간에 심장은 크게 북을 쳤다. 
  17살에 처녀작을 발표하면서 그간 나름대로 부지런히 글들을 발표하였던 나는 꿈이 편집이였기 때문이다.
  이력서고 뭐고 당장에 초빙광고를 낸 신문사에 전화를 했더니 너무나 쉽게 OK를 받았다.
  연변  밖을 떠나는 시골뜨기의 마음은 희망으로 부풀었고, 모든것이 나를 위해 축복해주는것만 같았다. 배웅해주는 동생의 눈가에 맺힌 눈물 한방울도 나를 울리지 못했고, 뒤로 밀려가는 연길역도 그저 속시원한 눈길로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으며, 청도라는 산동땅에 내가 아는 사람 한사람 없는 생면의 타향이라는 생각도 두려움보다 반갑기만 한 도시로 가슴 뜨겁게 안겨왔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눈에 보이는 것처럼 아름다운 것이 아닌, 겉만 이쁘게 포장되고 속은 썩은 동아줄임을 나는 몰랐었다. 
  영롱한 빛을 발하는 저 언덕 너머에 또 하나의 무서운 심연이 쩍 벌어진 악마의 아가리처럼 내 앞에 숨어있는 줄을 내가 알리 만무했다…
 
심양 역에서 
 
  변변찮은 중국어 실력에  태여나 처음으로 나서 자란 고향을 떠난 시골뜨기가 심양역에 내리니 참으로 동서남북을 분별못하는 촌닭신세가 되고 말았다.
  물어물어 매표처를 찾고, 청도행 티켓을 끊으니 오후네시 기차시간까지는 근 7시간도 더 되게 남아있었다. 어데 갈곳은 없고 두리번 살피는데 보기에도 무던한 웬 아줌마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네왔다.
  “ 住旅店吗?“
  여관에 들겠는가고 묻는다. 금방까지만도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모르던 차에 그 아줌마의 한마디에 나는 피곤기를 느꼈다. 온밤 설레임 때문에 기차에서 한잠도 자지 못했던  터라 그 아주머니를 따라 나섰다. 
  여관비는 10원이란다. 
  너무나 싸고 좋았다.
 거리도 도보로 5분이면 도착한다지, 트렁크도 그 아주머니가 빼았다 싶히 나꿔 채서는 자기가 들고 앞장선다.
  근데 5분거리라는 여관은 너무나 멀었다. 걸어서 15~20분만에 도착해보니 웬 폭격맞은 집 같은 문앞에 멈춰섰다.
  “倒啦“
   근데 여관이라는 곳이 간판도 없는, 그리고 당금 쓸어질것 같은 오두막같은 곳일줄이야... 도심 한복판에 이같은 초라한 집이 있다는것 조차 믿어지지 않을 많큼 초라한 단층집이다.
  그러나 왔던김에 별수 없이 안으로 들어갔더니 더욱 기가 막혔다 .
  작은 침대 하나가 전부인 방이 몸 하나 돌리기도 힘들 정도로 비좁았고, 벽 네면에 개굿멍 같은 작은 출입문 하나가 전부였다. 구름한점 없이 맑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방에 들어서기 바쁘게 등불을 밝혀야만 했다.
  그러나 그것 보다도 더욱 나를 기절 초풍할 일이 벌어졌으니...
  " 要不要小姐?"
  여관이 아닌 기생굴일줄이야....
  순간 눈앞이 캄캄해났다.
  두메산골에서도 매체를 통해 이같이 백주대낮에 여자를 미끼로 사기치는 날강도들이 간혹 있다는 소리는 익히 들어왔지만 내가 직접 부딛칠줄이야...
  "不...不要..."
  그러나 그들의 집요한 닥달은 끝이 없다.
  경찰들도 와서 피로를 풀고 간다는둥, 정부에서 어느 영도도 와서 재미를 본다는둥...그러니 안심하라고, 한시간에 50원이니 비싼것도 아니지 않는가한다...
  비싼지 싼지는 내가 겪어 못 봐서 모르고, 누가 와서 재미를 보고 갔던지 왔던지 그 같은것에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내 머리는 온통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다. 오로지 이 귀신굴 같은 소굴을 벗어나고만 싶을 뿐 이였다.
  알고 있는 중국어를 최대한 다 활용하면서 여관에 묵을 수 없는 이유를 만들기에 분주했다.
  그러나 내 말에는 듣는둥 마는둥 그렇게 무던한 아줌마가 줄기차게 계속 무던한 표정을 짓더니 이번에 뭐라고 소리지르니 순식간에 우리 농촌 사내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처럼 군대말 같은 아가씨인지 아줌만지 분별이 어려운 여자 5섯명들어 왔다.
  회포를 풀라는 것인지 아니면 날 때려죽이라고 불러왔는지 암튼 나의 공포는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몇 마디밖에 할수 없던 중국말까지 다 까먹고 니디워디도 나올수가 없었다.
  한두매 맞는 것보다도 몇푼 안되는 로비까지 몽땅 빼앗기면 가도 오도 못하는 신세가 되는것이 두려웠다.
  다섯명의 여자를 그 비좁은 방에 일열로 세워놓고 내 의사와는 관계업이 마음대로 선택하란다....
  기가 떡 막혔다.
  이럴줄 알았더면 돈을 조금 더 팔더라도 역전옆 국영여관에나 갔을것을....
그들과의 씨댕이는 30여분간 지속되고, 그러다 밖에서 웬 사내의 고함소리가 들리더니 시커먼 사내 셋이 머리를 기웃 들이민다...  
  5섯명의 여자들만도 기절직전인데  저승사자같은 사내들의 출현은 내 혓바닥을 완전 마비시켰다.
  시골구석에서 간혹 싸움은 그저 주먹닥질이면 전부인데 비해 도시깡패들은 사시미 같은 흉기를 휘두른다고 하던데…
  시골에서 위용을 부리던 주먹의 신용은 언녕 구중천으로 날려가 버린지 옛날이다....
  그들의 고함소리를 상세히는  알아 들을수 없었지만 대체로 진짜 돈 없는 거지새끼 아니냐 하는 뜻인 것 같았다..
  나는 부랴부랴 호주머니에서 몇백원 안되는 돈을 꺼내 보이며 이것이 전부인데 이것마저 너들이 가져 가면 난 오도 가도 못하게 된다고 하니 그들은 청도 어데 가는가고 물었다.
  묻지 않아서 대답 못하던 차라 나는 제꺽 모 신문사 기자인데 청도 지사로 파견돼 간다고 거짓말 비슷한 거짓말을 둘러 대였다.
  너그러워 보이던 아줌마의 기색이 써늘이 식어 가며 맹랑한 기색을 보이더니 어서 가보라는듯 머리를 끄떡 해보이고 나는 부랴부랴 문을 나서는데 그 군대말 같은 여자들은 무엇이 그리도 재미있는지 꽁무니를 빼는 내 뒤에 대고 연신 키득키득 거리고 있었다.
  간신히 악마의 소굴을 벗어나니 눈앞이 어질어질 해나며 전신에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찬란하던 햇살도 멀미를 먹은 아낙네처럼 노랗게 맥골 없이 보인다…

내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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