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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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장국냄새” 그냥 나는건가!
2014년 12월 19일 10시 35분  조회:6575  추천:5  작성자: 홍천룡
“토장국냄새”  그냥 나는건가!
 
                   홍천룡
 
그 옛날, 짧은 겨울해가 더욱 짧아지는 시골의 저녁무렵,  짙어가는 골짜기의 어스름속에서 눈갈기를 날리며 짓쳐 미끄러져내리는 나무발구와 한참씩 얼크러져 씨름질하며 간신히 산굽이까지 내려오면 온몸이 해나른해진다. 산에서 먹는 음식이 잘 꺼지는 법이라 넘어가는 저녁해를 따라 배도 촐촐해난다. 바로 그때면 저 멀리 산자락밑굽이에 곰보딱지처럼 알곰알곰하게 들어앉은 마을에서 집집의 성냥개비같은 굴뚝으로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여오르는 정경이 색조 진한 서양화마냥 검스레 안겨온다. 그러면 또다시 온몸에 힘이 부쩍 솟구친다. 집집마다 저녁밥을 짓느라 아줌마들이 뽀얀 밥김속에서 얼굴이 홍시가 되여 가분가분 돌아치고 있을 때다. 밥타는 구수한 냄새에 펄펄 끌어번지는 장국냄새에… 한달음에 달려가 문을 콱 떼고 들어가고픈 내집 그 부엌간, 노할매 때부터 토장국냄새에 푹 절궈져있었던 그 부엌간, 배고플 때마다 달려가고 싶은 곳이다. 한창 바람이 나서 촌티 지르르한 멋을 피울 총각시절에는 그 부엌간에 들어서면 퀴퀴한 촌집냄새가 코를 찌른다고 몸에서 장국냄새가 난다고 그 부엌간에 들어서기조차 싫어했었다. 헌데 머나먼 타향의 대도시에 가서 일년도 배기지 못하고 돌아 온적이 있었다. 끼니를 에울 때마다 그 토장국냄새가 너무도 그리워났던것이다. 장국을 먹고 자란 놈들 장국을 떠나서는 별수가 없는가부다. 고기도 없고 단백질이 결핍했던 시절부터 토장국이 우리의 몸을 단단한 근육질로 다져냈던것이다. 정말 고마운 토장국이다. 우리 민족의 건강을 세세대대 지켜준 토장국이다.

한겨울 한가할 때에 동네마실을 나서서 집집의 부엌문을 떼고 들어서면 집집의 장국냄새가 다 다르다. 퀴퀴한 냄새도 있고 시큼한 냄새도 있고 그 무어라고 할가 이루 언어문자로서는 형용하기 어려운 냄새들이 많다. 어떤 장국냄새가 나는 집에 인심이 후하고 어떤 장국냄새가 나는 집에 인심이 박하다고 서로들지간에 뒤로 내숭을 떠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랬거나 말거나 아무튼 토장국이 우리의 식생활을 지켜주었을뿐만아니라 전반 우리의 생활에 단백질로 되여주었고 그 생활에서 다듬어져 나오는 문화의 꽃을 피워주는 밑거름이 되여주었다. 그래서 문예작품에 민족색채가 좀 짙어지면 토장국냄새가 난다고 한다. 토장국냄새가 바로 우리 고향의 냄새이고 전반 우리 민족의 냄새인것이다.

전번에 습근평주석의 사회하에 진행된 중앙문예사업좌담회에서 해방군문예대표인 염숙이 부대에서 창작된 문예작품에 군인이라는 멋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병영생활의 냄새와 전투적인 화약냄새가 제대로 풍기지 못하는 현상들이 존재한다고 지적하였을 때 습주석이 동감을 표시하면서 군대의 멋과 병영생활의 전투적인 냄새를 풍기지 못한다면 그건 부대작품이라 할수 없고 그런걸 창작해낸 사람들은 군복을 입을 자격이 없다고 비평하였다. 역시 우리의 문예작품에 우리 민족의 토장국냄새가 풍기지 않는다면 그런걸 최저한 좋은 작품이라고 할수 없다. 도시생활을 반영한다고 민족의 얼도 없는 작품을 창작한다면 그건 외형만 우리의 것이고 혼은 “귀신”한테 빼앗기는 허수아비로 되고마는것이다.  외국생활을 반영한다고 토장국냄새도 나지 않는 작품을 창작해낸다면 그건 외국옷을 걸치고 외국인흉내를 내는데 불과할뿐이다. 물론 농촌생활만 반영한 작품이래야 토장국냄새가 난다고 하는것은 아니다. 도시화발전이 추진됨에 따라 더욱 많은 우리 민족이 도시인으로 될것이고 글로벌경제에 뛰여들어 외국으로 나가게 될것이다. 때문에 도시생활도 반영해야 하고 외국생활도 반영해야 한다. 그런 생활을 반영한 작품에는 반드시 토장국을 먹고 자라난 우리의 도시“토배기”인물들과 외국의 “고향인”들의 생활, 사상, 추구, 성격기질, 그들의 내면세계가 그려져야 한다. 상징성을 띤 예술작품이래도 토장국냄새를 떠나지 말아야 한다. 왜서? 우리 민족의 작품이기때문에!

우리 민족문화발전사를 쫙 펴놓고 보시면 이 문제가 일목료연하게 안겨올것이다. 진정  군중들이 긍정해주는 우수 작품이라고 하면 그건 기필코 토장국냄새가 진한 작품이였고 토장국냄새가 진한 작품이면 그건 에누리없이 우수작품인것이였다. 토장국냄새가 진한 작품들이 많이 나왔을 때면 문단이 흥성했고 그런 작품들이 나오지 못할 때에는 문단분위기가 좀 서늘해지군 했었다.

토장국냄새를 풍긴다고 천편일률로 똑같은 냄새만 피워도 안된다. 고향마을 집집의 장국냄새가 다르듯 작품마다 자기의 개성이 있어야 한다. 개성은 예술의 생명이다. 또한 예술성이 강한 작품이래야 토장국냄새를 제대로 낼수 있는것이다. 시골집 토장도 누구나 다 제대로 빚어내는것은 아니다. 옛날에는 우리의 문단에서 토장국냄새를 많이도 피웠었고 지금도 피우고 있다. 그런데 지금 토장국에는 “조미료”가 점점 더 많이 들어가고 있다. 앞으로는 좀 작작 치고 원맛을 내기에 힘써야 할것 같다.

이왕지사가 그러했고 향후 앞으로도 역시 우리의 문예작품은 토장국냄새가 풍겨야 하고 더욱 더 진하게 풍겨야 한다. 사회가 발전하고 금전자극이 심해질수록 토장국냄새는 더욱 진하게 풍겨야 한다. 전국적인 문단으로 세계적인 문단으로 진출하겠다고 하면 무얼 준비해가지고 나가겠는가? 우리에게는 토장국밖에 내밀게 없다. 그걸 가지고 전국문단에다 냄새를 피우고 세계문단에다 냄새를 피워야 후각이 점점 민감해지는 현대독자들의 인정을 받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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