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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불로 밤을 밝혀도 어둠은 밝아진다
2018년 06월 20일 14시 56분  조회:613  추천:0  작성자: 김춘식

   책 읽기의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다들 책을 읽지 않는 핑계거리를 한둘은 가지고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것의 하나가 나이가 들어서 책을 읽어도 금방 잊어버린다는, 그래서 쓸모가 없다는 핑계다. 이는 쓸모없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것이다.

  춘추시대 진(晋) 나라의 악사(乐师) 사광(师旷)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어려서 배우는것은 해가 막 떠오를 때와 같고 젊어서 배우는것은 해가 중천에 떠 있는것과 같고 늙어서 배우는것은 밤에 초불을 든것과 같다.”

  하루의 삶을 인생에 비유한다면 청춘은 한낮의 밝기와 같고 늙음은 깜깜한 밤에 초불을 든것과 같다는것이다.어려서 배우거나 젊어서 배운다면야 더없이 좋지만 늙어서 배우더라도 늦었다고 하지 말라는 뜻이겠다.

  “젊은 시절 배우면 더없이 좋지만 이미 늙어 배워도 늦었다고 말하지 말라. 초불로 밤을 밝혀도 어둠은 밝아지니 끊임없이 비추면 밝음은 계속 이어진다. 해와 초불이 비록 다르지만 밝음은 마찬가지이고 밝음은 마찬가지이지만 그 맛은 더욱 참되다”

  이 글은 조선 후기 문신 장암 정호의 노학잠 중 일부를 번역한 글이다. 저자는 63세인 경인년(庚寅年1710, 숙종 36)에 죄를 지어 궁벽한 곳으로 귀양을 가게 되였는데 귀양을 가서는 오로지 책만 벗삼았다.이 시기에 글을 읽으면서 느낀 바가 있어 이 잠을 지었다고 한다.

  여기서 그는 늙어서 배우더라도 배우는것은 배우는것이고 배우는 맛은 오히려 젊을 때보다도 좋다고 이야기하는데 비록 자신이 깊은 어둠속의 초불과 같은 신세이지만 그 초불로도 어둠을 환하게 밝힐수 있고 오히려 어둠을 비춰주는 초불이야말로 진정한 빛이 된다는것을 그는 알고있었다.

  “젊은 시절의 독서는 틈 사이로 달을 엿보는것과 같고 중년의 독서는 뜰가운데서 달을 바라보는것과 같으며 로년의 독서는 루각우에서 달구경 하는것과 같다. 모두 살아온 경력의 얕고 깊음에 따라 얻는바도 얕고 깊게 될뿐이다.”

  이는 청나라 문인 장조가 지은 ‘유몽영’에 나오는 글이다. 틈 사이로 달을 보니 보려 해도 그 환한 빛의 전모를 알 수가 없다. 뜰 가운데 서서 보니 시원스럽기는 해도 울타리 밖으로 비추는 달빛은 볼수가 없다. 루각우에 올라가 달을 보니 천지사방에 걸림 없이 고루 비치는 그 선연한 달빛을 한눈에 볼수가 있다. 그러나 그 분위기를 즐길뿐 이리저리 재고 따지지는 않는다. 사물을 보는 눈은 살아온 길의 길이와 너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책을 읽고도 읽은 보람이 같지가 않다.

  ‘공부도 다 때가 있다.’는 말이 젊어서 학문에 힘쓰라고 격려하는 말이라면 ‘늙어서 배우는 맛은 더욱 값지다.’는 말은 공부에는 끝이 없으며 학문하는 즐거움은 배우는것과 삶의 경험이 맞물릴 때 더 커진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말이다

  우의 글들을 곱씹으면 책을 읽지 않는 핑계 하나를 잃게 될것이다.

흑룡강신문 2018.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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