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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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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1)
2013년 11월 14일 09시 59분  조회:3598  추천:3  작성자: 김장혁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

            김장혁

 
 
  
                          머리말

         지구 온난화가 가심화되면서 하늘이 진노해 지구촌의 땅덩어리에 갖은 심술을 다 부리기 시작했다. 일본과 필리핀을 비롯한 지구촌의 여러 나라들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했으며 태풍이 불어오고 해일이 도시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수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러시아와 일본 원전사고로 해 방사선오염이 지구촌을 휩쓸어 인류와 모든 생물의 생존을 위협했다. 거리를 꽉 메운 자동차와 수풀처럼 일어선 공장 굴뚝에서 치솟는 온실가스가  오존층을 펑펑 구멍을 내 인류가 살기 힘들게 됐다. 이는 인류가 끝없는 욕심이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 결과이다
북극의 얼음산이 녹아내려 북극곰이 먹을 것이 없어 헤매다가 굶어 죽어갔다. 오늘은 북극곰이 죽어갔지만 인류가 끝없는 욕망을 절제하지 않는다면 장차 북극곰의 비극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2012년 12월 21일 지구 종말론이 인터넷에서 떠돌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장편과학판타지소설을 써서 과학지식으로 미신의 허위성과 비과학성을 폭로하고 싶은 충동이 더욱 강해졌다.

허나 중국조선민족의 백년역사를 다룬 약 300여만자나 되는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창작을 미룰수 없었다. 하여 과학판타지소설에 정력을 나눌 수 없어 잠시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창작은 뒤로 미루지 않으면 안 됐다. 허나 대하소설을 쓰면서도 과학판타지소설 영감이 떠오르면 카드와 종이, 컴퓨터에 제강 식으로 적어두었으며 각종 도경을 거쳐 우주과학을 비롯한 최신 과학정보자료를 수집해 두었다. 대하소설 <<울고웃는 고향>>(총  7권, 300여만자) 창작을 마치자마자 나는 숨을 돌릴 새도 없이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야망의 바다”의 속편인 “욕망의 천지”를 창작하려고 필을 들었다.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은 력사사실주의 창작기법으로 쓴 작품이라면 과학환상소설은 진짜 환상에 넘치는 랑만주의 창작기법으로 창작된 시도작품이리고 할 수 있다.

        구경 과학환상소설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과학환상소설 창작에 관한 이론저서도 공백이나 다름없었기에 나는 모든 것을 자체로 탐구하면서 힘겹게 외나무다리를 걸어야만 했다.
      몇해 전에 세상에 내놓은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야망의 바다”는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엄기원 회장님과 서정일 부회장님, 한국아동문학학회 김완기 회장님과 중국 연변아동문학학회의 지성어린 관심과 높은 평가를 받아 “옹달샘”한중아동문학상을 받아 안았다. “옹달샘”한중아동문학상 심사위원장 김완기 회장님은 심사평에서 “‘야망의 바다’에 등장하는 각종 가상인물의 변화무쌍한 활동모습은 한 편의 환상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야망의 바다’는 작가의 풍부한 작품 구상력과 상상력을 보인 과학판타지소설이다.”고 평가했다. 평론가 김룡운 선생은 “문화시대”잡지에 실은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야망의 바다’에는 무엇이 묻혀있나”라는 문예평론에서 “‘야망의 바다’는 장편과학판타지소설이 없던 중국조선족문단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는데서 문학사적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작품이다.”라고 평가했다. 한국 홍덕화 기자선생님은 서울 연합뉴스에 “야망의 바다”가 “옹달샘컵”아동문학상을 받은 수상소식을 보도하기까지 했다.
      일부 자연과학일군들은 “문과를 졸업하고 사회과학에 종사하던 사람이 무슨 엉뚱하게 과학판타지소설을 쓰는가?”라고 했다. 이는 저자가 자연과학을 모르면서 과학판타지소설을 쓰는가는 말이었다. 허나 나는 그것이 나에 대한 편달이라고 생각한다. “야망의 바다”에는 확실히 미래과학성이 적고 슈제트구성상 기복이 심하지 못한 것과 같은 미흡한 문제도 존재한다.
        십여년 전에 내가 출판사 <<소년아동>>편집부 부주임으로  갓 부임되자 일부 사람들은 “성인문학”을 하던 작가여서 아동문학을 창작할수 없다.”고 뒤공론을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머리를 동여매고 아동문학에 정진해 “성인문학을 하던 사람도 아동문학을 잘 할수 있다.”는 본때를 보여주려고 모지름을 썼다. 지금 나는 또 “사회과학일군도 자연과학을 학습하면서 멋진 과학환상소설을 써낼수 있다.”는것에 도전하고있다. 나의 한생은 도전과 모지름으로 얼룩져야만 하는것 같다.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는 기실 중편과학환상소설 "지구보위전"과 "괴물 꼬마대통령 클론바우 모험기"를 관통하는 자매편이나 다름없다. 이번에는 “야망의 바다”의 흠집을 메우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구성으로 자매편인 “욕망의 천지”를 쓰려고 엉뚱한 궁리도 해보았다.

과학환상소설은 물론 과학성을 존중해야 한다. 그 과학성은 현재과학으로는 해석하기 힘든 환상을 띤 미래과학성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현대과학에 얽매여 써나간다면 그것은 앞선 미래첨단과학을 환상의 수법으로 선언하는 과학판타지소설로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거물급 시인 한분이 제기한 물음은 과학환상소설 창작문제를 두고 나에게 많은 사색을 하도록 계발해주었다.
“‘야망의 바다’는 과학성을 지켰는가? 만약 현재과학성만 지켰으면 과학판타지소설이 아니다. 환상과 낭만이 있어야 과학판타지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옳은 말씀이다. 과학판타지소설은 과학성을 지켜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환상과 낭만적인 독특한 예술수법을 써야 한다. 이것이 과학판타지소설이 다른 과학 동화나 과학이야기나 일반 소설과 다른 특점이다. 사실 과학판타지소설은 독특한 창작기교가 필요했기에 쓰기 아주 힘들었다. 상상력과 환상은  그 어떤 지식이나 현대과학으로 해석할 수 없는 엉뚱한 에너지를 방출하며 세상에서 보기 드문 과학판타지 소설을 낳을 수 있다.
허나 나는 수많은 독자들이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를 애독하고 국내외 문예계의 과분한 평가를 받았다. 연변인민방송국 청소년편집부 채선주임은 저의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와 중편과학환상소설 <<지구보위전>>, <<괴물 클론바우꼬마대통령 모험기>>를 통합해 대하드라마로 각색해 매주 목요일 아침에 련속 방송하였다.
     창작 신심과 용기를 얻은 나는  새로운 탐구를 거듭하면서 “야망의 바다” 속편인 이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를 세상에 내놓게 됐다.
이 장편과학환상소설 창작에 신심과 용기를 주고 많은 도움을 준 한국 엄기원 회장님, 김완기 회장님, 서정일 부회장님, 홍덕화 기자님, 연변아동문학연구회 김만석 회장님, 평론가 김룡운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분께 경의를 드린다. 그리고 이 책을 내주신 한국 교문사 이완표사장님과 편집선생님들께 삼가 감사를 드린다.

                   저자 김장혁
                                            2013 12 2
 
 
 
1 사랑과 인종개량

세월은 청산유수와도 같이 흐르고 흘러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구촌에는 어느덧 기원 3978년 여름이 되었어요. 허나 금별 대통령이 태어나던 30년 전과는 달리 이 땅에는 방실방실 웃음 지으면서 활짝 핀 알락달락한 예쁜 꽃들을 볼 수 없어요. 기러기가 날아예던 맑고 푸른 하늘도 볼 수 없어요. 갈매기들이 날아예고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던 푸르른 바다를 더는 찾아볼 수 없게 됐어요.
20년 전에 죤슨 대통령을 괴수로 하는 아카시아 양키 놈들은 끝없는 욕망을 자제하지 못하고 지구촌을 재패하려는 야욕을 실현하려고 걸림돌로 보이는 코치아를 멸망시키려고 제10차 핵전쟁을 발동했었어요. 하여 지구촌은 방사능으로 엉망진창이 되게 오염됐지요. 살 곳이 없게 된 코치아의 백성들은 바다 밑으로 피난해 살아야만 했어요. 설상가상으로 가스온난화로 해 지구촌을 둘러싼 대기온도가 급상승해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바다 수위가 높아져 뉴욕과 뱀 섬나라 수부 소꼬, 코치아의 후산, 싱가포르 등 대도시가 바닷물에 잠기고 말았어요.
코치아의 꼬마대통령 금별, 아니 이젠 서른 살도 넘었으니까요. 20년 전의 꼬마대통령이 아니지요.
검실검실한 얼굴에 예지로 반짝이는 한 쌍의 눈, 우뚝 솟은 코는 아주 성숙된 모습을 과시했어요.
그는 장대처럼 억수로 쏟아지는 소낙비를 무릅쓰고 여비서 김사랑을 데리고 우산을 들고 우주비행선에 다가갔어요. 우주 비행선은 산성비로 해 거무스름하게 칠해져가고 있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더니 우주비행선에 올라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태공에는 아직도 코치아의 죤슨 악마의 유령처럼 아직도 태공쓰레기가 널려있었어요. 여기저기에 아카시아 사람들이 들어간 냉동 관을 실은 낡아빠진 우주비행선이 둥둥 떠 다녔어요. 하여 금별 대통령이 모는 우주 비행선은 태공쓰레기를 이리저리 피해 겨우 앞으로 날아가느라고 무진 신경을 써야 했어요.
200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북극점도 점차 뒤로 몇 십 킬로미터나 물러섰어요. 코치아는 원래 온난대에 속하는 나라였지요. 허나 지금은 아열대 지대에 속하는 나라로 돼버렸어요. 반대로 남극은 북으로 들어와 뉴질랜드 앞바다에도 겨울에는 빙하가 덮치기 시작했어요.
금별 대통령은 우주 비행선에 앉아 신음하는 지구촌을 돌아보면서 오염된 생태환경을 복구할 원대한 구상을 세웠어요.    그는 한탄하며 자기의 여린 어깨가 너무나도 무거운 감을 느꼈어요. 옆에 앉은 사랑 여비서는 연신 한탄하는 대통령의 무거운 짐을 나눠 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악마의 야망으로 시꺼멓게 오염된 바다는 금별 대통령의 물음에 무엇인가를 대답하는 상 싶게 우주비행선 아래에서 출렁거리기만 하였어요.
악마와 같은 먹장구름이 동해바다 뱀 섬나라 쪽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더니 곧추 이쪽으로 덮쳐 왔어요. 불 뱀이 만장굴 쪽으로 혀를 날름거리며 번쩍이더니 우르릉 꽝꽝 요란한 천둥소리가 울렸어요.
탁구공을 상상시키는 우박 알이 마구 쏟아져 만장굴 앞의 가파른 산비탈에 하얗게 깔렸어요. 뒤이어 거무스름한 산성비가 대살처럼 쏟아져 하얀 우박들을 거멓게 물들여가고 산골짜기에 검푸른 큰물이 사품 치며 달려갔다.
금붕어는 광풍폭우를 무릎 쓰고 만장굴에 간단히 꾸며진 대통령 집무실에 찾아왔어요.
대통령 집무실이라고 해야 만장굴의 한 40여 평방미터 밖에 안 되는 자그마한 사무실이었어요.
헌데 저게 뭐예요?
금별 대통령이 글쎄 여비서 사랑의 손을 잡고 뭐라고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 않겠어요.
“이게 어느 때라고 저래? 하긴 오빠도 이젠 서른이 훨씬 넘었으니 결혼할 때는 지났지.”
문도 잘 닫히지 않아 항상 빠끔히 열리는 문틈으로 금붕어는 보지 못할 것을 본 것 같아 민망스러웠어요.
똑똑똑
노크소리에 화들짝 놀란 금별 대통령은 사랑의 손을 놓고 점잔을 빼면서 사무 상 앞으로 다가가 앉았어요.
금붕어가 집무실에 들어서자 금별 대통령은 반갑게 마중했어요.
“우리 누이 어떻게 돼 왔어?”
사랑 여비서는 허리를 꼽싹 굽히며 반가운 눈웃음으로 인사했어요.
금붕어는 아니꼬운 눈길로 여비서 사랑을 쏘아보다가 오빠에게 나무라는 눈길을 금별 보냈어요.
사랑은 바늘로 찌르는 듯 쏘아보는 금붕어의 눈길을 피해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더니 곁동굴방에 나갔어요.
금붕어 부장과 금별 대통령은 코치아의 지질학가 김지학 박사와 해양수산물학 박사 박수혜 사이에 난 쌍둥이 오누이였어요.
금붕어는 다른 사람이 없으면 허물없이 오빠와 말했어요. 허나 다른 사람 하나만 있어도 존대를 붙여 말했어요.
그녀는 오늘도 여비서 사랑이 옆방에 있기에 존대를 붙이면서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어요.
“오빠, 오빠도 결혼할 때가 됐어요. 우린 지구를 보위하고 오염된 환경을 처리하다나니까요. 결혼과 후대 문제를 홀시한 거 같아요.”
금별 대통령은 한 숨을 후 내쉬었어요.
“언제 그런 일을 다? 내 알아서 할게. 근심 말라.”
금붕어는 입을 열려다가 사랑 여비서가 커피 잔을 차 판에 들고 사뿐사뿐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어버렸어요.
사랑은 커피 잔을 금별 대통령에게 드리고 나서 금붕어에게도 한잔 드리면서 웃음꽃을 살짝 날려 보냈어요.
금붕어는 웃는 얼굴에 침을 뱉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사랑을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어요.
사랑이 나가자 금붕어는 본론을 시작했어요.
“딱 대상문제 뿐 아니야.”
금별은 커피 잔을 들어 후후 불면서 물었어요.
“그럼 또 뭐야?”
금붕어는 커피 잔을 들어 홀짝 마시더니 내리어 놓고 정색했어요.
“내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죤슨과 같은 악마가 또 나타날 수 있다고 봐. 우리 지구를 보위하고 오염된 지구촌을 복구하려면 과학기술도 발전시켜야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슈퍼맨이 있어야 돼. 방사능오염에 적응해 살아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인종을 개량해 내야 한다고 봐.”
그 말에 금별 대통령도 머리를 끄덕이면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어요.
“새로운 인종개량이라?”
금별 대통령은 버릇처럼 사무 상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와 뚜벅뚜벅 거닐다가 머리를 들어 금붕어를 바라보았어요.
“거 참 기발한 생각인데. 인종개량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보렴.”
금붕어는 문을 활 열고 산을 내다보듯이 말했어요.
“지금 우리 일반인종의 피부로는 방사선과 자외선에 견딜 수 없어. 숱한 사람들이 핵 피폭으로 해 피부병과 백혈병에 걸려 죽었어. 우리 외할아버님도 피부병에 걸려 다리를 자르고 나중에 사망하지 않았나? 좋기는 악어나 거북이 껍질과 같은 피부를 가진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야 돼.”
“넌 해양 동물학자니까. 모든 걸 해양 동물로 생각하기 일쑤지. 사람을 어떻게 거북이나 악어의 껍질을 가지게 할 수 있겠나?”
“연구해야 하는 거야.”
금붕어는 사랑이 들어오자 존대말투로 좀 부드럽게 말했어요.
“우리는 유리 박사를 본 받아야 할 거 같아요. 동양인끼리 결혼해서야 지금 코치아 인종을 개량하기 힘들어요.”
“그래 우리를 보고 서양인들과 결혼해야 한다는 말이냐?”
대통령은 눈을 치뜨며 여동생 금붕어를 쳐다보았어요.
“그래요.”
금붕어는 신심에 차 했어요.
“대통령의 훌륭한 유전자와 서양 여인의 유전자를 결합시킨다면 우리는 훌륭한 슈퍼맨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그래 나보고 사랑을 버리고 서양인의 유전자를 받아내는 인종개량의 실험 품이 되라는 말이냐?”
“실험 품이 아니죠. 우린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이렇게 해야만 해요. 지금 뱀 섬나라의 오랑캐들은 벌써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 우리와 겨루려고 칼을 갈고 있어요. 뱀 섬나라 오랑캐들을 이기고 우리 코치아 영토를 지키고 나아가서 지구촌의 평화를 지키려면 그 길 밖에 없어요. 우리가 지구를 보위하려면 아무런 희생도 없이 어떻게 되겠어요?”
금붕어의 말에 금별 대통령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안 돼, 안 될 소리야. 우리는 지구촌을 보위하기 위해 잃은 것이 너무나도 많아. 아코 태공전에서 아버지 김지학 박사를 잃었어. 아코 해전에서는 어머니 박수혜 박사를 잃었어.”
그 말에 그들 오누이의 눈앞에는 아카시아에 정찰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금붕어의 우주비행선을 보위하려고 싸우던 아버지 모습이 삼삼히 떠올랐어요.
두 오누이는 코치아, 아니, 지구촌을 보위하기 위해 순국한 아빠와 엄마를 그리면서 눈물을 흘렸어요.
“아빠와 엄마를 잃은 것만 해도 우린 너무나도 희생을 많이 냈다. 우린 더는 희생을 낼 수 없다. ”
금붕어는 손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말했어요.
“대통령의 훌륭한 유전자로 수많은 슈퍼맨을 생산해내는 건 무슨 희생도 아니야. 생명을 내놓을 일이 아닌 거야.”
그녀는 자기 생각을 고집했어요.
“우리는 지구촌을 통일하기 위해 서양의 생물학자 맥슨 박사와 결혼해 슈퍼맨 클론바우를 낳은 유리 박사를 본받아야 해요.”
“그래 나보고 어찌 하라는 거냐?”
“오빠, 한심한 요구인지는 모르겠어요. 예리나와 결혼하세요.”
금별 대통령은 사무 상을 꽝 치면서 벌떡 일어났어요.
“뭘? 어째? 지금 날 보고 진정한 사랑을 버리고 원수 죤슨의 딸년과 결혼하라고? 너 미쳤니?”
“그래요. 오빠는 근친결혼이 후대에 좋지 않다는 걸 몰라?”
금붕어는 숙어들지 않았어요.
“건 무슨 소리냐? 사랑이 무슨 내 여동생인가?”
“그도 경주 김씨의 후손인지 누가 알아?”
그 일은 금별 대통령도 생각이 미치지 못한 일이었어요.
그때 뜻밖에도 사랑이 머리를 들더니 “전 경주 김씨가 아니라 김해 김씨 가문의 딸인데요.”라고 한마디 하지 않겠어요.
허나 금붕어는 오빠가 적이 놀라는 눈치를 보고 한 발자국 더 다가들었어요.
“우린 지구를 구하고 코치아를 보위하기 위해선 자기 사랑을 희생해야 해요.”
금별은 사무 상에 돌아가 앉으면서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그럼 어째 훌륭한 유전자를 가진 너나 허수아와의 사랑을 버리고 새로운 인종을 배양하지 않아? 왜 나 보고 진정한 사랑을 버리라는 거냐?”
그 말에 금붕어는 발딱 일어났어요.
“오빠, 내가 못할 거 같아?”
그녀는 “난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내 사랑과 목숨마저 바칠 각오가 돼 있어. 못할 거 같아?”라고 하면서 문 밖으로 휭 하니 나가버렸어요.
“진짜 미쳤어, 미쳐!”
금별 대통령은 도리머리를 흔들면서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이때 여비서 사랑이 다가와 차 잔을 내밀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차 잔을 받으며 사랑을 쳐다보더니 손을 잡아 가까이 앉혔어요.
그는 우유 빛으로 물든 듯 하얀 사랑의 걀쭉한 얼굴과 한 쌍의 까만 포도 알 눈을 들여다보면서 중얼거렸어요.
“난 우리 사랑 비서가 없인 못 살아? 나를 보고 원수 죤슨의 딸 예리나와 결혼하라고 해? 정신 나갔어. 미쳤어.”
사랑 여비서는 머리를 다소곳이 숙였어요. 그녀의 어깨가 가늘게 파도치고 있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사랑을 꼭 품에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요.
한편 금붕어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가자 곧바로 승용차를 타고 검푸른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가로 달려갔어요.
서해 바다에는 푸르른 바닷물 속에 수중 아파트가 줄느런히 늘어서 있었어요. 바다 위에는 바다의 파도를 이용해 발전하는 발전기들이 출렁이는 파도 위에 넘실거리고 있었어요.
“어휴~ 지구가 어찌 오염됐으면 저 좋은 육지에서 살지 못하고 코치아의 백성들이 바다 속에 수중 아파트를 짓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어떻게 하나 이런 지구에서 자유로이 살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야 돼.”
그녀는 곧장 해변 가에서 잠수함을 갈아타고 검푸른 바다 속에 들어가 유리 박사가 들어 사는 아파트로 찾아 갔어요.
바다 물속에서는 해녀들이 멱이랑 바다풀을 건지느라고 바삐 맴 돌아치고 있었어요.
“바다가 사막화 되면 이제 멱도 건져 먹지 못할 거야. 지구 오염이 이 정도인데 슈퍼맨이 없어서야 되겠어?”
금붕어는 이를 깨물며 수중아파트 문별을 눌렀어요.
수중아파트 안에서 유리 박사가 형광 막으로 누구인가를 확인한 후 단추를 누르자 문이 열리었어요.
금붕어는 바닷물과 함께 원통문안에 들어서서 단추를 눌렀어요. 그러자 물이 쑥 빠져나가면서 원통 문이 스르르 돌아갔어요.
원통 문이 집안 쪽에서 열리자 유리 박사가 반갑게 맞이했어요.
“금붕어 부장이 어떻게 돼 왔어요? 어서 앉아요.”
유리 박사는 천여 년 전 코치아의 유명한 천문학자였어요.
“박사님의 도움을 받으려고 찾아 왔어요.”
금붕어는 자리에 앉자마자 유리 박사를 존경어린 눈길로 바라보면서 단도직입적으로 인종개량을 하자고 말을 꺼냈어요.
“지구를 보위하자면 클론바우 꼬마대통령과 같은 슈퍼맨이 많이 필요해요. 박사님이 이전에 어떻게 클론바우와 같은 슈퍼맨을 생산했는가를 가르침을 받으러 왔어요.”
그러자 유리 박사는 한숨을 호 내쉬었어요. 그녀는 금붕어를 보는 순간 천여 년 전에 맥슨 박사와 결혼해 클론바우를 낳던 젊은 시절의 자기를 보는 상 싶었어요.
“저는 오존층을 파괴해 지구를 통일하도록 클론바우를 잘 못 이끈 죄인데요. 뭘 가르칠 것도 없어요.”
“아니죠. 박사님은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을 낳은 위대한 어머니지요. 저도 박사님과 같은 어머니로 되고 싶어요. 우리 지구를 보위하는 천사슈퍼맨을 낳고 싶어요.”
“그만 둬요.”
유리 박사는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클론바우를 보세요. 지구의 평화를 위해 싸우다가 목숨까지 잃지 않았어요. 저는 아직도 괴물이라도 귀여운 아들 클론바우를 잃은 것으로 해 마음이 아파요.”
금붕어는 유리 박사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찌른 것 같아 송구했어요.
이윽고 그녀는 지청구를 들이댔어요.
“슈퍼맨 클론바우 꼬마 대통령님을 어떻게 생산했는지 가르쳐 주세요. 예? 이는 우리 지구보위전의 승패와 관계돼요.”
금붕어가 어찌나 조르는지 유리 박사는 눈물을 훔치더니 얘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천여 년 전인 기원 2957년에 있은 일이죠. 코치아에서 천문학을 연구해온 저는 아카시아의 유명한 생물유전학 박사 맥슨과 결혼했지요. 그 이듬해인 2958년 5월 7일에 저는 클론바우 1세를 낳았죠.”
“이상해요. 박사님께서 어떻게 금방 낳았을 때 100 킬로그램이나 되는 클론바우를 낳을 수 있어요?”
“천천히 들어보세요.”
유리 박사는 조급해 하는 금붕어를 보고 뒷말을 이었어요.
“클론바우 1세는 보통아기였어요. 후에 클론바우 17세는 금붕어 부장과 금별 대통령이 본 괴물이었죠.”
“예~”
그제야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유리 박사는 이야기를 계속 했어요.
“맥슨 박사는 클론바우 1세의 유전자를 사자의 정자에 주입해 사자 난자와 수정시킨 수정란을 사자 어머니 배에 넣어 길러 낳게 했지요. 그 애가 바로 애급의 금자탑 옆에 누워 있는 인면수신의 조각상처럼 사람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가진 제2세 복제클론바우였지요. 제2세 복제클론바우는 수사자의 대가리만큼 큰 머리에 온 몸에 사자의 털이 더부룩해 엄동설한에도 털옷을 입을 필요가 없었지요. 게다가 총명한 맥슨박사와 저의 뇌세포를 물려받아 총명한 머리 안에 뇌가 둘이나 있어 두뇌가 엇갈아 쉬면서 밤낮없이 머리를 쓸 수 있었죠. 클론바우는 밤낮없이 공부를 해 열 몇 살에 벌써 정치경제학과 군사 두 개 박사 학위를 탈 수 있었죠.”
“예~”
금붕어 부장은 끊임없이 감탄했어요.
“그래서 클론바우는 그때 온 지구촌에 잠을 자지 않는 어린이로 소문이 났었지요. 지금 사람들이 자는 시간이 얼마나 아까워요.”
금붕어도 동감을 표시했어요.
“그래요. 기실 백년을 산다고 해도 눈을 뜨고 사는 시간이 50년 밖에 더 될게 있나요?”
유리 박사는 머리를 끄덕이었어요.
“클론바우는 자지 않는 특수인간으로 세상에 태어났지요.”
“가만요. 그 복제기술은 맥슨 박사가 어떻게 발명한 건가요?”
“아니죠. 복제기술은 21세기 초에 이딸리아 밀라노 비코카대학교의 면역병리학자 마리아루이사 라비트라노 박사가 발명한 것이죠. 그는 인간의 유전자를 가진 돼지를 생산해냈지요. 그 후 900여 년 동안 지구촌의 유전학자들은 이 중대한 과학성과를 끊임없이 발전시켜 복제기술로 별의별 사람의 유전자를 가진 동물들을 생산해내는데 성공했죠.”
“예~ 그런 일이구먼요. 저도 해양 동물을 연구했지만 그 일은 잘 몰랐는데요.”
“그래요. 지구에 샘물이 생긴 건 약 30억 년 전의 일이죠. 그때 지구에 생긴 바다에서 햇빛을 받아 광합성작용으로 해 생명유기체가 형성됐지요. 그러니까 지구촌의 모든 생물이, 말하자면 모든 동물들은 생김새는 서로 다르지만 유전자를 감정해보면 유사한 것이 많아요. 말하자면 고양이와 호랑이 유전자는 98.3%나 같죠. 사람과 원숭이, 성성이 유전자도 비슷하죠. 완전히 다른 유전자나 줄기세포로 새로운 생명체를 생산할 수도 있어요. 허나 2천여 년 전에 발명한 인류의 과학지식과 문명은 제10차 핵전쟁으로 해, 핵폭탄의 방사선과 지진, 해일에 몽땅 재 가루로 돼 사라져버렸지요. 그때 과학기술서적은 남은 것이 없었어요. 다만 중국의 만리장성과 애급 금자탑, 아카시아의 지구통일에 마멸할 수 없는 막대한 기어를 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의 공적을 기리어 세운 지구통일기념비 그리고 지구통일에 한 대천문학자 유리 박사의 공적을 기리어 세운 유리 박사 동상 외에 여러 묘비에 새긴 비문과 중국 막고굴 돈황벽화나 고구려벽화 밖에 남은 것이 없었어요. 때문에 우리 조상들이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일이나 중국 막고굴에 남은 관음보살이 몇 천 년이 남은 역사적인 기적을 잊지 말아야 해요. 이제부터라도 과학발명을 녹 쓸지 않는 구리에 새겨 석굴암에 보존할 것이 아주 필요해요. 컴퓨터나 디스크에 보관해서는 인차 사라져버려요. 새로운 과학기술을 다시 발견하려면 인류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몰라요. 봐요. 지금 2천 년 전에 발견한 복제기술과 줄기세포 기술을 지금도 다시 개발하려면 또 시간이 걸려요. 과학기술 자료가 없기 때문이죠. 다행히 우리가 태공에서 천년 동안이나 잠자다가 수혜박사와 금별 대통령 그리고 금붕어 부장의 혜택을 받아 살아남았기에 인간복제 기술도 계승할 수 있게 되지 않았어요?”
“도리가 있어요. 그래 몇 년 걸려 클론바우 17세 꼬마대통령을 생산할 수 있었어요?”
금붕어의 물음에 유리 박사는 “맥슨 박사는 17년 동안 아주 복잡한 실험을 거쳐 우리 17대 복제 클론바우를 생산해내는데 성공했죠.”라고 말머리를 떼더니 찻잔을 들어 금붕어 부장에게 건네고 자기도 한 모금 마시고 뒷말을 이었어요.
“제2대 복제클론바우의 유전자를 부엉이와 독수리의 수정란에 주입시켜 사람과 사자, 독수리, 부엉이 특성을 가진 제3세 복제클론바우를 복제해냈어요. 독수리에게서 물려받은 클론바우의 사발 눈은 특수한 독수리눈이여서 천 미터 밖의 땅바닥에서 쥐새끼가 뛰놀아도 다 볼 수 있는 천리혜안이었죠. 그래서 레이더도 필요 없이 비행기나 뭇 짐승들이거나 사람들의 움직임을 다 보아낼 수 있지요. 그의 눈은 또 얼굴에 두 개 있는 외에 뒷골과 오른손 중지에도 하나씩 더 있죠. 그래서 뒤에서 오는 뜻밖의 공격도 막아낼 수 있었죠. 한번은 아리바바공국의 한 텔레비전방송국 기자가 아카시아 백악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서 들어가려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을 뒤에서 비디오촬영기에 숨긴 소형미사일로 암살하려고 했어요. 그때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뒷머리에 달린 눈알로 제때에 발견하고 코끼리 코와 같은 코를 휘둘러 비디오촬영기무기를 휘감아 내동댕이쳐 박살냈지요. 그래서 목숨을 구했던 것이죠.”
금붕어는 연신 감탄소리를 냈어요.
“맥슨 박사와 저는 복제클론바우의 유전자를 선후해 사자와 독수리, 부엉이, 상어, 코끼리, 타조, 고래 등 숱한 동물의 수정란에 주입시켜 제4세 복제클론바우로부터 제17세 복제클론바우를 복제해냈던 것이죠. 그래서 클론바우는 사람과 사자, 독수리, 상어, 코끼리, 타조, 고래 등 동물들의 모든 훌륭한 특성을 다 유전자를 받은 세상에 둘도 없는 인면수신의 괴물로 되었어요.
클론바우의 입은 독수리 주둥이처럼 뾰족한데다가 이발은 상어이발처럼 날카로워 어지간한 생 짐승 고기도 칼을 쓸 필요 없이 마구 뜯어먹을 수 있었어요. 김 부장도 보아 알겠지만요. 클론바우에게는 또 앞뒤에 팔 네 개에 3.5미터 되는 날개까지 두 개나 달려있었어요. 그래서 클론바우는 앞뒤손으로 앞뒤로 달려드는 놈들을 때려눕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승용차나 비행기가 필요 없이 푸르른 하늘에서 초음속 비행기보다도 더 빨리 훨훨 날아다닐 수 있었죠.”
“예, 저도 직접 보아 알아요.”
금붕어가 머리를 끄덕였어요.
“20 년 전에 어머니 수혜 박사와 오빠 금별 대통령이 지하 동굴에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을 냉동관 안에서 꺼내 주사를 놓아 살려 낸 후 지구를 통일한 비결을 얘기해 달라고 강요했지요. 그래도 말을 듣지 않자 어머니는 수하들을 시켜 마취독침을 쏘라고 암시했어요. 눈치를 챈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날개를 뻗쳐 화닥닥 날아오르면서 독침을 피하더니 글쎄 수하들을 네 팔로 쓸어 눕히고 오빠와 어머니 그리고 유리 박사님과 맥슨 박사를 안고 동굴을 벗어나 백두산까지 날아간 적도 있었지요.”
금붕어는 감탄에 뒤이어 또 유리 박사에게 졸라댔어요.
“우린 지구촌을 보위하려면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같은 슈퍼맨이 대량 필요해요. 저에게 어떻게 슈퍼맨을 낳게 해줄 수 없어요?”
유리 박사는 머리를 가로 저었어요.
“클론바우를 만들 필요 없어요.”
“건 왜서요?”
“저는 아들 클론바우가 날아가는 핵미사일을 안고 방향을 돌려 죤슨 악마가 탄 핵잠수함으로 덮쳐들다가 장렬히 희생되던 일이 재연되게 할 수 없어요.”
“그래도 지구를 구하려면 반드시 오염된 지구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인종 슈퍼맨이 필요해요. 저를 도와주세요. 아니, 지구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부탁드려요.”
유리 박사는 금붕어 부장의 절절한 눈길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어요.
“어떤 희생이 따르는지 알기나 해요?”
허나 금붕어는 결의를 다진 듯 대수로워하지 않았어요.
“저는 각오했어요. 저의 모든 것을 희생하겠어요. 꼭 인종개량 방안을 내주세요. 지구촌 인류의 운명이 달렸어요.”
수중 아파트 안에서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어요.
아파트 바깥에서는 검푸른 파도가 출렁일 뿐이었어요.
 
 
 
 
 
 
 
 
 
 
 
 
 
 
 
2 위대한 탄생
흐릿한 하늘아래 거무스름한 산성 눈송이가 풀풀 날리고 있었어요.
금붕어는 새로운 인종개량방안을 토론하려고 만장굴 대통령 집무실로 금별 대통령을 찾아갔어요.
대통령 집무실 앞에 가서 동굴 밖에 눈을 톡톡 털고 문손잡이를 잡다가 금붕어는 깜짝 놀랐어요.
집무실 안에서 애교 섞인 여인의 목소리와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섞여 간간히 들렸어요.
금붕어가 호기심에 차 빠끔히 열린 문틈으로 들여다보았어요.
아, 저게 뭐예요? 글쎄 금별 대통령이 여비서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 키스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안 돼. 이건 아니야.)
헌데 사랑의 애교 섞인 가냘픈 목소리가 귀전을 간질이는 것이었어요.
“이러지 말아요. 누가 보겠어요.”
“보면 뭐라나? 내가 널 좋아하는데.”
금별 대통령은 사랑을 고백하더니 계속 키스벼락까지 안기지 않겠어요.
“오빠, 뭘 해? 지금 사랑에 취해 있을 땐가?”
화들짝 놀란 금별은 그제야 여비서를 놓아주고 사무 상에 돌아가 건 가래를 떼면서 점잖게 앉았어요.
“노크도 하지 않고 뭐야? 예절도 없이. 흥!”
허나 금붕어는 오빠의 곱지 않은 눈길은 개의치도 않고 사랑을 꼿꼿한 눈으로 쏘아보았어요. 사랑은 금붕어의 바늘로 폭폭 찌르는 것 같은 눈길을 피해 머리를 숙이더니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갔어요.
“무슨 일이 있느냐?”
그제야 금붕어는 소파에 가서 털썩 들어앉았어요.
“인종개량을 토론하려고 유리 박사를 불렀어.”
“흥, 또 그 소리구나. 나 보고 예리나와 결혼하라고 자꾸 들볶지 말라. 난 사랑과 이미 백년가약을 맺었다. 또…”
똑똑똑
이때 노크 소리와 함께 유리 박사가 들어서는 바람에 금별 대통령은 하던 말을 그만 두고 우쭐 일어나 마중했어요.
“박사님, 어서 이쪽에 와서 앉으세요.”
그들은 서로 인사수작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어요.
금별 대통령은 유리 박사를 기대에 찬 눈길로 바라보면서 물었어요.
“박사님께서 새 인종을 개량할 방안이 있다던데요.”
유리 박사는 엄숙한 표정으로 금별과 금붕어를 돌아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어요.
“전번에 금붕어 부장이 저를 찾아와 방사선으로 오염된 지구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인종을 개발하자고 했어요. 기실 금붕어 부장의 기이한 영감이 저를 많이 계발해 주었는데요. 클론바우 17세와 같은 슈퍼맨을 개량하는 것이죠.”
금별 대통령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어요.
“제가 알건대 클론바우 17세를 생산하는데 17년이나 걸렸다고 하던데요. 언제 그렇게 오래 개발할 시간이 있습니까? 또 유리 박사처럼 가기 사랑을 희생해 클론바우 같은 괴물을 낳으려고 하겠습니까?”
“내가 하겠어요. 나는 지구촌의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클론바우 아니라 악어에게라도 결혼할 생각이요. 지구를 보위하고 인종을 개량하는 위대한 사업을 위해 나는 자기 모든 것을 바칠 각오를 했어요.”
“네가 그래 클론바우라도 살아 있으면 결혼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이냐?”
“예, 그래요.”
“아니, 아니죠. 클론바우와 결혼할 필요가 없어요.”
유리 박사가 황급히 손사래를 저었어요.
“클론바우와 결혼할 필요 없이도 숱한 클론바우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네?”
순간, 금별도 금붕어도 신기한 눈길로 유리 박사를 바라보았어요.
유리 박사는 신중한 표정을 지었어요.
“우리는 인간복제기술로 클론바우를 생산해 낼 수 있어요.”
“클론바우 대통령께서 살아계시면 모르겠지만. 어떻게?”
유리 박사는 아주 자신 만만해 했어요.
“클론바우 17세는 세상을 떠났지만 저 하늘 우주공간에는 아직도 클론바우 1세로부터 16세까지 몽땅 냉동 관에 누워있어요.”
“예~”
금별 대통령과 금붕어는 깜짝 놀라 눈이 똥그래졌어요.
“그래요. 그때 지구의 오존층을 파괴했기에 살 곳이 없어 모두들 자외선방지우산을 쓰고 남극주로 피난해 갔지요.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해서 남극주의 얼음이 다 녹아서 우린 더 살 데가 없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우리는 우주비행선을 타고 태공에 올라가 냉동관 안으로 들어갔죠.”
그러자 금별 대통령은 이상해 했어요.
“냉동 관에는 분명 맥슨 박사와 유리 박사 그리고 클론바우 17세 대통령 밖에 없었는데요.”
“예~ 이런 일이예요.”
유리 박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뒤 말을 이었어요.
“그때 우리 부부와 클론바우 17세만 함께 한 우주비행선에 실은 세개 냉동 관에 들어갔지요. 나머지 제1세로부터 제16세까지 클론바우들은 3명씩 각각 다른 우주비행선에 실은 냉동 관에 들어갔지요.”
“예~”
금별과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금별은 사무 상에서 일어나 집무실에서 왔다갔다 거닐다가 주춤 멈춰 섰어요.
“인종개량을 다그쳐야 하겠습니다. 요즘 섬나라 오랑캐들이 자기들이 이제껏 시조로 모시던 뱀에게 생체실험을 하면서 인종을 개량하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2500여 년 전부터 여러 번 우리 코치아를 침략했던 섬나라 오랑캐들이 요즘 또 야욕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같은 인종을 개발해 섬나라 오랑캐들을 대처해야 하겠습니다.”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이다가 이런 의문을 제기했어요.
“클론바우 16세가 천년이나 냉동관 안에 누워 있었는데 살아 있을까요?”
유리 박사도 확답을 주지 못했어요.
“거야 이제 태공에 가서 클론바우 16세의 우주비행선의 냉동관을 가져다가 열어봐야 알지요.”
금별 대통령은 과단하게 지시를 내렸어요.
“즉시 인종개량연구소를 세우고 유리 박사와 다혜 박사가 소장과 부소장을 맡고 짧은 시간 내에 코치아의 인종개량을 해내십시오.”
유리 박사는 자기를 믿어 주는 젊은 지도자를 믿음에 찬 눈길로 바라보았어요.
“대통령님의 지시대로 힘쓰겠어요.”
이때 여비서 사랑이 커피 잔을 들고 집무실에 들어서 사뿐사뿐 다가왔어요. 금별 대통령은 사랑의 날씬하고 탄력 있는 몸에서 눈을 떼지 못했어요.
사랑은 금붕어의 눈길이 두려워 감히 머리도 들지 못하고 커피 잔만 달랑 세분 앞에 내려놓고 나가려고 했어요.
이때 갑자기 사랑이 욱- 욱- 하고 메스꺼워 토할 번 하는 것이었어요. 그녀는 여러 사람 앞인지라 황급히 손으로 입을 싸쥐고 왝-왝-거리면서 차 판을 들고 나가버렸어요.
유리 박사는 뭔가 눈치 채고 희죽이 웃으면서 금별 대통령을 건너다보았어요.
“대통령님, 축하해요. 후계자가 있게 된 것을 감축 드려요.”
금별은 뻘쭉 웃으면서 금붕어 누이를 내려다보았어요.
금붕어는 상을 찡그리면서 문밖으로 나가 사랑 비서를 찾았어요.
사랑은 토할 듯이 벽 구석에 가서 목 밑의 가슴을 안고 왝, 왝 거렸어요.
“김 비서, 일을 쳤구나.”
사랑은 머리도 감히 쳐들지 못했어요.
금붕어는 일이 꼬인바 하고는 꿇어 앉아 친절하게 김 비서의 손을 잡고 어조를 좀 부드럽게 고치어 물었어요.
“몇 달이나 됐어요?”
“서너 달 돼요.”
“몸을 잘 보양하세요.”
“예. 고마워요.”
유리와 금붕어가 집무실에 들어오자 유리 박사는 또 “감축 드려요. 김 대통령님.” 하고 진심으로 축복했어요.
뒤이어 그녀는 호호호 웃었어요.
“제가 어제 저녁에 이상한 태몽을 꾸었어요.”
그 말에 금별 대통령과 금붕어 부장은 모두 유리 박사를 호기심에 찬 눈길로 유리 박사를 바라보았어요. 이때 집무실 문이 열리더니 사랑이 살그머니 들어와 두 손을 잡고 서 있었어요.
금붕어는 아까와는 달리 일어나더니 아주 친절하게 사랑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이쪽으로 다가와 자리를 권했어요.
“앉아 들어봐요.”
사랑은 이젠 금붕어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럼없이 집무실 한쪽에 놓인 소파에 앉았어요.
유리 박사는 조용히 입을 열었어요.
“제가 어떻게 돼 땔나무를 하러 코치아 수도 연화시 뒷산 칼산에 오르게 됐어요. 제가 나뭇가지를 잡고 힘겹게 가파른 칼산을 오르는데요. 꽉 들어선 소나무 밭에서 느닷없이 금빛이 반짝이지 않겠어요?”
“와~우”
금붕어와 금별은 함성까지 질렀어요.
유리 박사는 뒷말을 이었어요.
“제가 너무 이상해 나뭇가지를 잡고 소나무 밭 속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다가갔지요. 아니, 저게 뭔가요? 소나무 가지에 금빛이 반짝거리는 금 낫이 한 자루 걸려 있지 않겠어요?”
“와~우”
금별과 금붕어 두 오누이는 또 한 번 탄성을 질렀어요. 허나 내성적인 김 사랑은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듣기만 했어요.
유리 박사는 싱글벙글 웃음을 짓는 금별 대통령을 바라보았어요. 금별은 10여 년 전의 애숭이 티를 다 벗고 아주 성숙되고 노련한 모습이 역역했어요.
유리 박사는 인종개량연구소 일로 다혜 박사를 찾아보려고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갔어요.
다혜 박사는 500년 전에 지구보위전을 벌린 김성 대통령 시대 무빈 총사령관의 어머니죠. 그런데 10여 년 전 아코 태공전쟁에서 지구를 충돌하려고 날아오는 소 혜성을 폭파한 후 아카시아의 우주비행접시 부대와 싸우면서 지구로 회귀하다가 장렬히 희생됐던 것이죠. 다혜 박사는 아직도 아들을 잃은 아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어요.
유리 박사는 수중 아파트에 들어가서 침대에 누워 몸을 가누지 못하는 다혜 박사를 위문하면서 금별 대통령이 인종개량연구소를 세우기로 한 지시를 전달했어요.
다혜 박사는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단연히 말했어요.
“지구를 보위하려고 나는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까지 잃었어요. 지구를 보위하고 뱀 섬나라의 오랑캐들을 전승할 수만 있다면 560살도 넘은 이 늙은 노친의 모든 것을 바치려오. 허나 저는 핵미사일전문인데요. 어떻게 인종개량을 연구할까요?”
유리 박사는 다혜 박사의 손을 잡고 “저도 천문학을 연구한 사람이지만 지금 인종개량을 연구하게 됐어요. 우리는 천문학과 핵에너지 지식을 이용해 오존층이 파괴된 지구촌에서 자외선과 방사능 오염에 적응할 수 있는 새 슈퍼인종을 개발해 보자요.”라고 했어요.
그제야 다혜 박사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한편 유리 박사가 떠나간 후 금별 대통령은 사랑이 있는 자리에서 금붕어를 보고 근심을 털어놓았어요.
“네가 진정 클론바우 16세, 그 괴물과 결혼할 예산이냐?”
“유리 박사가 결혼하지 않아도 복제기술과 줄기세포 기술로 슈퍼맨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
금붕어는 대수로워 하지 않았어요.
허나 금별은 여동생의 전도를 고려했어요.
“넌 그래, 괴물 같은 후대를 볼 예산이냐? 우린 너무나도 귀중한 분들을 너무 많이 잃었어. 외조부모와 부모를 모두 죤슨 악마와의 전쟁에서 잃었다. 난 하나 밖에 없는 여동생을, 한 배 속에서 나온 쌍둥이 누이동생을 잃을 수 없다. 허우아가 널 좋아하는데 심중히 고려해봐라.”
“림해자가 허수아를 따르는데 별 근심을 다한다. 오염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슈퍼맨 후대를 보면 좀 좋아서?”
금별 대통령은 후~ 하고 땅이 꺼지게 한숨을 지으면서 도리머리를 홰홰 가로 흔들었어요.
“이건 애들 장난이 아니야. 네가 어찌 허수아와의 진정한 사랑을 버리고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괴물 후대를 보자고 그러니?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더 말하지 말라. 이미 결단을 내렸으니까.”
금별 대통령과 사랑은 근심어린 침울한 표정을 지었어요.
며칠 후 유리 박사의 인도를 받으면서 금붕어 부장은 다혜 박사와 함께 우주비행선을 타고 태공으로 날아올랐어요.
“태공에서 둥둥 떠다닌 지도 이젠 천년도 넘는데요. 낡은 우주비행선이 온전하겠어요?”
“근심하지 말아요.”
유리 박사가 확신에 찬 눈길을 금붕어에게 주었어요.
“전번에 제가 저의 열여섯째 아들 16대 클론바우를 찾아본 일이 있어요.”
“예~”
그들은 태공쓰레기가 날아다니는 태공에서 우주비행선마다 참빗질했어요. 태공에는 오염된 지구에서 살기 싫어 태공에 올라와 냉동 관에 들어간 사람들의 유체를 싫은 우주비행선이 수태 둥둥 떠다니고 있었어요.
“바로 저거요.”
유리 박사는 낡은 우주비행선을 가리켰어요.
“끝내 찾아냈군요.”
금붕어는 기뻐 손뼉까지 쳐댔어요.
그들은 사흘만에야 16대 클론바우의 냉동 관을 싫은 낡은 우주비행선을 찾아냈어요. 천년이나 태공에서 날아다닌 우주비행선이지만 과학기술함량이 높은 것이어서 색이 좀 낡았을 뿐 아직도 용케도 태공에서 거연히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저게 뭐예요?”
그들이 우주비행선에 접근하려고 할 때었어요. 독수리 몇 마리가 이쪽으로 덮쳐 오면서 무서운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요.
“겁나 마세요.”
유리 박사가 안심시켰어요.
“저건 16대 클론바우를 보호하려고 우주비행선에 붙여두었던 로봇독수리들이예요.”
“오~”
로봇독수리들은 이쪽 우주비행선과 가까이 날아와 사람의 소리를 질렀어요.
“당신들은 뭘 하려고 여기 접근하는 거요?”
유리는 마이크를 쥐고 우주비행선 바깥에 대고 소리 질렀어요.
“난 16대 클론바우의 어머니 유리 박사이다. 지금 클론바우를 데려가려고 왔다.”
“유리 박사?”
그중 제일 큰 독수리 로봇이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저희들끼리 전자음으로 뭐라고 토론하는 거 같았어요.
이윽고 큰 독수리 로봇은 이쪽에 대고 “좀 기다리세요. 우리 주인한테 물어 보겠습니다.”라고 하더니 16대 클론바우의 우주비행선 쪽으로 날아갔어요.
뒤이어 우주비행선 안에서 웅글진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난 16대 클론바우입니다. 유리 박사는 누구를 데리고 왔습니까?”
그제야 유리 박사는 마이크에 대고 “오, 한 분은 코치아의 금별 대통령이고 한분은 대통령의 여동생 금붕어 부장이야.”라고 했어요.
그런데 저쪽에서는 생각지 못한 소리가 울렸어요.
“오, 나도 금별 대통령님이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죤슨 악마를 전승한 위대한 업적을 쌓은 분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허나 난 유리 박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돌아가십시오.”
“얘야, 난 네 어미야!”
유리 박사는 결이 나서 발까지 탕탕 굴렀어요.
“당신이 어찌 내 어머니란 말입니까? 내 어머니는 코끼리와 타조입니다. 내 몸속에는 유리 박사의 유전자보다도 나를 낳은 코끼리의 유전자가 더 많습니다. 코도 코끼리어머니를 닮아 이렇게 대여섯 발이나 되는데요. 내가 어찌 유리 박사의 아들이란 말입니까?”
16대 클론바우의 말을 듣고 유리 박사는 도리머리를 홰홰 가로 흔들었어요.
“얘야, 네가 무슨 그런 불효한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없이 네가 태어날 수 있단 말이냐?”
유리 박사의 눈에서는 벌써 서러움에 찬 눈물이 흘러내렸어요.
그러나 저쪽 우주비행선에서는 더욱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돌아가시오. 난 유리 박사를 좋아하지 않아요. 이전에 내 아들 17대 클론바우를 사촉해 오존층을 파괴해 지구촌을 통일해 얻은 게 뭡니까? 우리는 살 곳이 없어 맥슨 박사와 유리 박사를 따라 남극에 갔죠. 남극의 얼음마저 지구온난화에 녹아내려 이렇게 냉동 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어째 또 나를 날 오염된 지구에 내려가 살라고? 성가시게 굴지 말고 어서 돌아가세요.”
“얘야, 이 어미를 믿어라.”
“흥! 어미는 무슨 놈의 어밉니까? 내 어머니는 코끼리입니다. 이젠 유리 박사가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겁니다. 자기네는 결혼해 호의호식하면서 살면서. 난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게 만들어 놓고 뭡니까? 또 나를 아들 클론바우처럼 태공에서 핵미사일을 안고 날뛰다가 죽이자고 그럽니까? 어서 돌아가십시오. 안 그러면 로봇독수리들의 고기밥이 되지 말고. 흥!”
그러자 호위 로봇독수리들이 날아와 금붕어가 모는 우주비행선 유리에 날개를 딱 붙이고 매달려 칼날 같은 부리로 우주비행선 유리를 마구 쪼아댔어요.
저게 뭔가요? 유리가 날카로운 부리에 펑펑 구멍이 뚫릴 것만 같았어요.
금붕어는 황급히 “우리가 돌아갈 테니 그만 해!” 하고 고함쳤어요.
그제야 로봇독수리들은 유리에서 떨어져 저쪽 우주비행선으로 날아가 날개 밑에 붙는 것이었어요.
금붕어가 선불 맞은 노루처럼 우주비행선 기수를 돌려 낡은 우주비행선에서 멀리 떨어져 갔어요.
허나 유리는 또다시 마이크를 쳐들었어요.
“클론바우야, 다 내가 돕는다는 게 잘못해 지구를 해쳤다. 지금 우리는 금별 대통령의 영도아래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 계속 지구를 해치려는 악마들을 제거하고 오염된 지구를 복구하려고 한다. 너의 힘이 필요해.”
그 말에 저쪽 우주비행선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었어요.
원래 클론바우의 우주비행선에는 지구의 모든 역사 인물과 과학기술 정보를 입력한 시스템이 장치돼 있었어요. 그리하여 누가 다가오면 시스템이 작동되면서 자연히 클론바우 16세를 대신 대화를 나누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몰아냈던 것이죠.
저쪽 우주비행선이 잠잠해지자 유리 박사는 클론바우 16세가 자기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을 육감으로 느꼈어요.
“난 아들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에게 미안하다. 장가 한번 가보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게 했으니 말이야.”
저쪽 우주비행선에서 땅이 한숨소리가 들렸어요.
“그래 도대체 어찌 하자고 왔습니까?”
“얘야, 지구촌을 보위하려면 너 같은 슈퍼맨이 필요하다. 우린 너 같은 슈퍼맨으로 인종을 개량하려고 한다.”
“그럼 인종개량을 할 거지. 날 찾아와 뭘 합니까?”
“너와 예쁜 금붕어 부장을 결혼시키려고 그래.”
“허허허허. 나 같은 괴물에게 시집오려는 사람도 있답니까?”
“그래.”
유리 박사는 금붕어에게 눈을 찔끔 해보였어요.
“어떤 눈이 먼 여자인가요? 머리는 온전해요?”
“그래요.”
“어머니 목소리가 아닌데?”
“저는 금붕어인데요.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인종개량을 꼭 해야 하겠어요.”
“구체적인 방안을 말해 보세요.”
“복제기술과 줄기세포를 이용해 당신과 저의 유전자를 분해해 클론바우 17세 대통령과 같은 슈퍼맨 인종을 개발하는 것이죠.”
“또 그 말이군. 우리도 인간인가? 괴물이지. 세상을 온통 괴물 세상으로 바꿔 놓으려는 겁니까? 피를 너무 믿지 마십시오. 나 같은 슈퍼맨이 일단 악마로 변하면 지금 인류의 힘으로는 이기지 못합니다.”
“근심하지 마십시오. 우린 꼭 지구를 보위하도록 슈퍼맨들을 어릴 때부터 교양할 거예요.”
그러나 클론바우는 한숨을 계속 쉬었어요.
“계획은 아주 좋은 계획인데요. 인민이 역사를 창조하지 영웅이 역사를 창조하지 못한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몇몇 클론바우로 어찌 전 지구촌을 개조할 수 있겠습니까? 전체 인류가 지구 생태환경의식을 수립해야지. 참 답답하구먼. 천년 후에도 후배들이 이렇게 우둔한 생각을 하다니? 쯧쯧쯧.”
금붕어는 우주비행선 기수를 돌려 낡은 우주비행선에 접근시키면서 마이크에 대고 말했어요.
“우린 한두 슈퍼맨을 생산하려는 것이 아닌데요. 좋기는 천백만 클론바우를 생산해내려고 해요. 후세의 인류는 방사선과 자외선에 견딜 수 있는 악어 껍질과 같은 피부에 팔 네 개 달린 슈퍼맨으로 만들어보려고 해요. 한 마디로 오염된 지구에서도 능히 생존할 수 있는 인간을 창조하려는 것이죠.”
“참 그럴 듯한데. 이젠 인종만 개량하고 오염된 지구를 복구하지 않을 예산이구먼.”
“아니죠. 오염된 지구를 복구하는 한편 새 생태환경에 적응될 수 있는 슈퍼맨을 생산하려는 것이죠.”
“허허허. 구리방울을 굴리는 듯 목소리를 들으니 한번 보고 싶구먼. 어떤 예쁜 처녀인가고?”
그때라고 유리 박사는 모를 박았어요.
“그래, 이젠 천년 잠에서 깨나 인간 세상에 돌아와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사람답게 재미나게 살아보아라. 너도 이젠 우리를 도와 지구를 구할 때가 됐다. 어서 우주비행선 문을 열어라.”
“에참, 진짜 인간 세상에 나가고 싶게 미인계를 써서 유혹하는구먼.”
금붕어는 우주비행선을 천천히 몰아 머리를 낡은 우주비행선의 꽁무니에 딱 도킹했어요. 호위 로봇독수리들은 두 우주비행선 주위를 날아다니면서 주위를 감시했어요. 뒤이어 호위 로봇무사들이 컴퓨터를 작동해 두 우주비행선의 문을 열었어요.
금붕어는 유리 박사를 따라 낡은 우주비행선으로 건너갔어요.
“아니, 저게 뭐예요?”
금붕어는 놀라 고함쳤어요.
낡은 우주비행선 안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바닥에 놓인 낡은 회색 냉동 관 옆에는 박 같은 두개골들이 해골에 묻혀 데굴거리지 않겠어요?
“놀라지 마세요. 지금 당신들의 속심을 관심법으로 투시하고 있는 중이예요? 묻는 말에 속심대로 대답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독 김이 풍겨 나와 당신들은 당장 백골이 될 거요.”
“맞다!”
“거짓말을 하는 날엔 너희들의 각을 뜯어 매 밥을 해 놓을 테다!”
철갑을 입은 고대 무사를 방불케 하는 호위 로봇무사들이 을러멨어요.
유리 박사는 두려워 와들와들 떠는 금붕어의 손을 잡고 우주비행선을 둘러보았어요. 허나 클론바우 16세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고 호위 로봇무사들이 레이자검을 들고 노려보고 있었어요.
이때 피어오르는 김 속에 묻힌 냉동관 안에서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들렸어요.
“할머니, 할머니 옆에 있는 처녀가 금붕어 부장이겠지요?”
“그래요. 제가 금붕어예요.”
금붕어가 입을 열려는 유리 박사를 앞질러 대답했어요.
“허허허허, 체구를 보니 내 10분의 1이나 될까?”
금붕어는 그 말에 입을 쫙 벌리더니 냉동 관을 공포에 찬 눈길로 내려다보았어요. 냉동관의 길이는 10미터도 넘는 것 같았어요.
“아니, 클론바우 16세님은 클론바우 17세 대통령보다도 더 크단 말인가요? 대통령께서는 키가 5미터 쯤 되는 거 같았는데요.”
냉동관 안에서 너털웃음소리가 울렸어요.
“허허허, 놀랐지? 내가 적어도 당신들의 대통령의 아버지라고 할까? 선배라고 할까? 어쨌든 내 유전자를 가져다 만든 클론바우 대통령이니까. 내가 더 클 수 있지 않아?”
냉동 관에서는 한숨소리가 흘러나왔어요.
“클론바우 17세는 16대의 자식이라고 하는 게 옳지. 유리 박사는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이젠 박사님께서는 저의 어머니라고 하는 것 보다 저의 16세 할머니시조라고 하는 게 타당할 거 같아요. 족보를 고치세요. 후손들이 웃겠어요.”
“그 말에는 도리가 있어. 물을 거 다 물었으면 우리를 따라 인간 세상에 내려가자.”
“할머님, 제 말을 들어보세요. 금붕어 부장의 부드러운 말을 듣고 나도 결혼해 아들딸을 낳으면서 인간답게 살아보려고 했는데요. 금붕어의 속심을 관심법으로 투시해보니까요. 인종을 개량해 지구를 보위하려고 저와 결혼하려는 진심이 장하고도 가긍해요. 허나 될 일이 아니죠.”
그 말에 금붕어는 따지고 들었어요.
“무엇 때문에요?”
냉동 관 안에서는 한숨 소리에 뒤이어 이런 말소리가 울렸어요.
“보세요. 금붕어와 저는 궁합이 맞지 않는 게 알리지 않아요? 내 체중만 해도 1톤은 돼요. 금붕어 부장의 그 호리호리한 몸을 보니 체중이 백 근도 돼 보이지 않는구먼.”
“무슨 말인가요? 제가 109근이나 돼요.”
“난 신장도 열배나 되지. 그 물건도 얼마나 큰데. 말도 안 돼. 안 돼!”
금부어도 그 말에 캐드득 웃어버렸어요.
허나 유리 박사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얘야, 내 말을 들어봐.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너와 금붕어가 결혼해야 돼.”
“그만 두세요. 할머니, 이건 정치결혼인가요? 아니면 인종개량과학을 위한 과학결혼인 거요? 너무너무 짝이 맞지 않는데요. 억지로 배필이 되라고요? 안 돼요. 성가시게 굴지 말고 돌아가요. 오늘 천년 만에 너무 많은 말을 했어요. 아, 곤해요. 어서 돌아가세요.”
호위 로봇무사들이 둘씩 붙어 유리 박사와 금붕어 부장의 양 팔을 잡고 우주비행선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어요.
“잠간! 내 말을 들어보세요.”
유리 박사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또 뭘 말인가요?”
유리 박사는 냉동 관에 다가서 내려다보면서 확신에 차 말했어요.
“클론바우 15세는 코끼리와 결혼해서 자네를 낳은 거 같아? 자네도 금붕어와 성생활을 하지 않고 체외 수정하는 기술과 유전자로 복제분해는 기술 그리고 줄기세포기술을 이용해 얼마든지 인종을 개량할 수 있어. 너에게 부탁하자.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너의 유전자를 금붕어에게 제공해 달라.”
“체외사정하란 말이지. 거 그럴듯한 결혼이구먼. 그게 어디 결혼인가요? 인륜을 해치는 일이지.”
냉동 관에서는 또 한숨소리가 들렸어요.
뒤이어 뜻밖에도 이런 말이 흘러나왔어요.
“허나 인종을 개량해 지구를 구하려는 할머니와 금붕어 부장의 마음이 가상스러워 내 천년 잠에서 깨나서 인간 세상에 내려가야 하겠구먼.”
“고마워, 클론바우야.”
“고마워요.”
“금붕어 부장, 아니, 내 색시, 어서 인간 세상에 내려가 새로운 인종을 생산해 보자. 허허허허. 별 일도 다 있구먼.”
그제야 호위 로봇무사들은 레이자검을 치우고 우주비행선을 조종하는 유리 박사와 금붕어 부장을 호위해 바깥쪽을 향해 돌아섰어요.
호위 로봇무사들이 특유한 신호로 바깥에 연계하자 호위 로봇독수리들이 태공에서 훨훨 날아예면서 대기층 쪽으로 기수를 돌려 날아가는 하나로 된 두 우주비행선을 호위했어요.
코치아 하늘에 로봇독수리들이 호위하는 냉동 관을 실은 초대형우주비행선이 날아오자 백성들은 기적이나 일어 난 듯이 환호했어요.
만장굴 앞의 우주비행장에서는 벌써 금별 대통령이 다혜 박사와 함께 허수아 부장과 림해자 부장, 차슬기 부장 그리고 아카시아의 후대 예리나와 안나, 예룬나까지 비행장에 나와 있었어요.
우주비행선이 우주비행장에 내리자 모두들 박수갈채를 보냈어요. 기중기차가 달려와 우주비행선 윗덮개가 열리자 길이가 15미터나 되는 냉동 관을 훌 들어 대형트럭에 실었어요. 트럭은 호위경찰차들의 옹위를 받으면서 코치아 국립 과학 원으로 달려갔어요.
햇빛이 한 가닥도 흘러들지 않는 밀봉된 어둠 컴컴한 실험실에서 다혜 박사와 유리 박사는 연구일군들을 지휘해 냉동 관을 전지불로 비춰 보았어요.
냉동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훈민정음과 영어로 새겨져 있었어요.
지구 생태균형이 복구된 후 저의 냉동 관을 열어 좋은 세상을 보게 해주세요. 그전에 누가 함부로 저의 냉동 관을 연다면 천벌을 면치 못할지어다.
클론바우 16세
 
유리 박사는 냉동 관 앞에 가서 두 손을 모아 잡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중히 말했어요.
“클론바우 16세야, 너의 유언대로 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지금 지구촌의 생태환경이 완전히 복구되지 못했다. 그런데 너를 이 더러운 오염된 지구에 나와 고생하면서 살게 하는 나를 용서해 달라.”
그때 냉동 관에서 우렁우렁한 말소리가 들렸어요.
“지구촌을 구하기 위해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할머님께서는 어서 옆에 서 있는 연구일군들을 시켜 냉동 관을 어서 여십시오. 나도 천년 동안이나 꽁꽁 언 채로 관안에 누워 있어 잔등도 겨리고 사지가 쑤셔나서 못 견디겠습니다.”
그 말소리에 연구일군들은 놀라 서로 쳐다보았어요.
“그래, 네가 그렇게 넓게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하구나.”
유리 박사의 말에 냉동 관에서는 이런 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난 어서 인간 세상에 나가서 금붕어 부장과 결혼해 슈퍼맨을 낳고 깨알이 쏟아지게 살고 싶습니다. 어서 냉동 관부터 여세요.”
그 뉴스 같은 말에 허수아는 더 없이 놀랐어요. 금붕어는 허수아 부장 마음 속의 금빛 태양이었거든요. 헌데 관안에 괴물과 결혼하다니요? 믿어지지 않았어요.
허나 그 옆에 서있는 림해자는 금붕어에게서 허수아를 떼올 수 있게 돼 적이 웃음주머니가 흔들흔들 했어요.
금붕어는 허수아와 차슬기, 림해자 등 부장들의 따가운 눈길을 느껴 머리를 다소곳이 숙였어요. 허나 인차 머리를 들었어요.
유리 박사가 손을 홱 휘두르자 연구 일군들이 특제전자도구로 냉동 관을 열어 재꼈어요.
순간 전지 불 밑에 허연 김이 뭉게뭉게 피어올랐어요. 김이 차자 사라지면서 괴물 클론바우 16세의 원형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서리서리 피어오르는 허연 김 속에 먼저 커다란 3미터도 넘는 코끼리코와 5미터도 넘는 독수리 날개가 관 안에서 드러났어요.
“와우~”
해자랑 허수아랑 모두들 놀라 감탄했어요. 허나 유리 박사와 금붕어의 눈총을 받자 인차 입을 다물어 버렸어요.
뒤이어 연구일군들이 정맥주사를 놓자 뒤이어 클론바우 16세의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어요.
한참 후였어요. 클론바우의 몸을 감쌌던 얼음이 녹고 몸도 녹았어요.
“아~함~”
클론바우 16세가 하품인지 감탄인지 하더니 벌떡 일어나 앉으면서 중얼거렸어요.
“내가 무슨 잠을 이렇게 오래 잤어. 유리 할머님, 오늘 몇 년 몇 월인가요?”
“3968년 11월이야.”
그는 독수리 발가락 같은 손을 꼽으면서 사발만큼 한 눈을 굴리더니 중얼거렸어요.
“그러니까 딱 천년 넘어 잤구나. 이젠 인간 세상을 보자꾸나.”
클론바우는 십여 미터나 되는 육중한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코끼리 대가리 같은 머리로 국립 과학원 천정에 부딪쳤어요.
지붕이 부르르 떨면서 먼지가 날아 내렸어요.
“에이, 지붕이 너무 낮아 내 살기는 불편하구먼. 어험.”
클론바우 16세는 자기 발로 얼음이 깔린 냉동 관에서 성큼성큼 걸어 나왔어요.
순간 금붕어는 괴물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재생한 거 같아 저도 몰래 고함쳤어요.
“위대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만세!”
모두들 따라 “만세!” “만만세!” 하고 구호를 불렀어요.
클론바우 16세는 거대한 날개와 네 개의 팔을 휘둘러 몸에 묻음 얼음조각과 물기를 털어냈어요. 땅바닥에 유리 조각 같은 얼음조각이 짜르르 떨어졌어요.
“모두들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아닙니다. 저는 클론바우 17세 꼬마 대통령의 아버지 벌 되는 클론바우 16세요.”
그는 유리박사의 앞으로 쿵쿵 다가가더니 머리를 숙이면서 인사했어요.
“할머님, 그간 심려를 끼쳤습니다. 이제 제가 효성을 다해 할머니를 모시겠습니다.”
유리 박사는 클론바우 16세의 축 늘어뜨린 긴 코랑 매만졌어요.
“고맙다. 우리 고생하는 인간들을 구해 달라.”
클론바우는 어둠속에서도 독수리와 부엉이 눈 같이 밝은 눈으로 용하게도 금붕어를 찾아 내 쿵쿵 마주 걸어갔어요.
저게 뭐예요?
클론바우는 금붕어를 훌 들어 올리더니 10미터 상공에서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정중하게 말했어요.
“금붕어, 내 목숨을 다 바쳐 그대를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할 거야.”
금붕어는 감동에 찬 뜨거운 눈물을 주르르 흘리면서 “사랑해요. 클론바우 16세.” 하고 조용히 말하면서 파초 같이 넓은귀를 매만져주었어요.
모두들 박수갈채를 보냈어요.
며칠 후 만장굴 회의장에서 클론바우와 금붕어의 결혼을 축하해 은은한 결혼찬가가 울렸어요.
허수아는 허무한 웃음을 지었어요. 그는 은근히 어려서부터 금붕어를 사랑해왔던 거예요. 그런데 하루아침 새에 자기가 사랑하던 죽마고우와 같은 여자 친구를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괴물 클론바우 16세에게 빼앗겼으니 말이죠.
금붕어도 그 눈치를 챘는지 아니면 자체 설음인지요. 눈 굽을 손으로 살짝 찍으면서 어깨를 들먹였어요.
그런 줄도 모르고 클론바우는 논밭의 숱한 개구리들의 알을 연상하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어요.
“그래, 개구리들도 암컷이 숱한 난자를 논밭에 흘려놓으면 수캐구리가 암캐구리의 잔등에 매달려 수정시켜 놓지. 그래도 올챙이만은 잘 깨나더라. 나도 체외사정인지 복제인지 줄기세포기술로 개구리처럼 숱한 새끼를 낳아 길러보자.”
클론바우 16세는 금붕어와 척척 합작했어요.
어느 날 복제기술의 권위대학자 유럽 노르망디공국의 크롱 박사가 코치아 국립 과학원에 나타났어요. 그 과학원 숙사에서 클론바우와 금붕어가 살고 있었어요.
클론바우는 커다란 무대를 방불케 하는 소파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했어요.
“크롱 박사님, 어서 이리로 와서 앉으세요.”
“두 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원해요.”
크롱 박사는 아주 정중하게 인사하고 소파에 걸터 앉았어요. 그런데 소파가 어찌나 높은지 그는 아주 불편했어요.
뒤이어 그는 금붕어와 유리 박사의 사전 포치대로 가방을 내리워 열더니 주사기를 꺼내 클론바우 16세의 팔에서 유전자를 뽑아냈어요.
“막 조급해나는데. 언제쯤 우리 자식을 볼 수 있을까요?”
크롱 박사는 금붕어의 팔에서도 유전자를 주사기로 빼내면서 희죽이 웃었어요.
“내심하게 기다리십시오.”
크롱 박사가 국립 과학원을 떠난 지 석 달도 되지 않은 어느 날이었어요.
국립 과학원 마당에는 코끼리코를 해단 클론바우와 똑 같이 생긴 클론바우 제16세의 새끼 클론바우 17세가 태어났어요.
한 일년이 지난 뒤 클론바우 17세의 몸에서 유전자를 분리해낸 크롱 박사와 유리 박사는 성공적으로 클론바우 18세와 그의 동생들인 클론바우 1호부터 50호까지 생산해냈어요. 똑 같이 생긴 클론바우들이 만장굴 앞에 와서 줄을 죽 섰어요.
클론바우 16세와 금붕어는 자기들에게 인사하는 클론바우들의 위대한 탄생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어요. 그들은 인종개량연구소 소장 유리 박사와 부소장 다혜 박사와 오염된 지구 생태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악어 껍질을 가진 인종을 개발하기로 토론하고 결정했어요. 그들은 즉시 크롱 박사에게 위탁해 악어 줄기세포를 채취해 새끼 콜론바우들의 줄기세포와 접목해 악어 껍질처럼 두텁고 투덜투덜한 클론바우 18세들을 100여명 더 탄생시켰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하늘을 날수도 있고 물에서 헤엄칠 수도 있었으며 땅에서 타조가 달리는 속도로 달릴 수도 있었죠. 게다가 촘촘하고 한자나 되는 눈썹과 움푹하게 패인 눈확 속의 눈알에 자외선을 비치지 못하게 막아줄 수 있었어요. 클론바우 16세와 금붕어는 괴물 같은 자기 자손들이 말을 잘 듣지 않을까봐 손오공에게서 빌려온 금고주를 클론바우 18세와 그의 동생 150명의 머리에 몽땅 씌워 놓았어요.
그리하여 누가 말을 듣지 않으면 주문을 외우기만 하면 머리에 씌운 쇠금고주가 죄여 들면서 머리가 빠개지는 듯 아파나게 됐죠. 그리하여 클론바우 18세와 그의 동생들은 누구도 감히 클론바우 17세와 금붕어의 말을 어길 수 없게 됐어요.
코치아에서 클론바우 18세가 탄생했다는 뉴스가 온 지구촌에 퍼지자 세계 각국에서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사망한지 10여년이 지났는데요. 또 클론바우 꼬마대통령보다도 기괴한 신종 클론바우 18세를 탄생시켰으니 말이죠.
보세요, 클론바우들의 생김새들을. 악어껍질피부에 길다란 코끼리코, 파초 같은 코끼리 귀, 독수리 눈깔 같은 사발 같은 눈, 타조 다리 같은 훤칠한 다리, 공룡의 손과 팔 같은 네 개의 팔과 손, 독수리 발 같은 손가락과 송곳 같은 손톱과 발톱은 호랑이 가죽도 마구 째고 통째로 잡아먹을 듯 했어요. 게다가 6미터나 되는 날개로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어나 고래처럼 먼 바다도 기선을 탈 필요 없이 헤엄쳐 건널 수 있으니 말이지요.
그보다도 클론바우 18세와 그의 동생들은 제16대나 클론바우 17세보다 더 발전된 인종이었어요.
그들의 코와 입 등 오관과 팔과 다리 사지, 지어 배속의 장기까지 따로 따로 장치한 부속품과도 같아 어느 사지가 손상되면 그 사지를 뜯어내고 그 클론바우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그 클론바우의 혈형과 맞는 맞춰 넣을 수 있는 것이었어요. 딱 마치 로봇의 어느 부속품이거나 집성회로처럼 뜯었다 바꿔 맞췄다 할 수 있었어요.
클론바우 18세들의 위대한 탄생으로 해 금붕어의 위신이 하늘로 날아오르게 됐어요. 그것은 금붕어가 지구촌을 구하고 인류를 구하기 위해 한 희생정신 때문이었죠.
허나 금별 대통령은 그리 기뻐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심드렁한 표정을 보였어요.
“흥! 인종개량만 해서 되는가? 과학지식이 폭발하는 시대에 과학으로 로봇과 신식무기를 발전시켜야지. 어디 두고 보자. 누구 말이 맞는가?”
좌우간 클론바우 18세의 위대한 탄생은 특대뉴스로 돼 지구촌의 과학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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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9) 고향의 버들 김장혁 2024-04-05 0 278
383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8) 조선의 원시림 김장혁 2024-04-05 0 235
382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7) 함정 김장혁 2024-04-05 0 341
381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6) 눈물 겨운 머슴살이 김장혁 2024-04-05 0 238
380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5) 큰 잔치 김장혁 2024-03-27 0 357
379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4) 불운한 아이들 2024-03-27 0 225
378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3) 삯전 김장혁 2024-03-27 0 350
377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32) 인부 모집 2024-03-22 0 316
376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31)콧수염쟁이와 뜨개소 2024-03-22 0 508
375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 (30) 일루의 희망 2024-03-22 0 343
374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29)똥벼락을 맞은 번대머리 2024-03-05 0 422
373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28) 고양이 쥐 생각 2024-03-05 0 400
372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27) 꼬임수 2024-03-05 0 369
371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 (26) 총도감의 꿈 2024-03-05 0 335
370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 (25) 먹은 소 똥을 눠 2024-03-05 0 327
369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24) 친일 주구 김장혁 2024-03-05 0 280
368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23) 읽기 힘든 경 김장혁 2024-03-05 0 388
367 아동소설 꿈 많은 향화 김장혁 2024-02-23 0 405
366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22) 운주동 검객 김장혁 2024-02-18 0 496
365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21) 꿍꿍이 김장혁 2024-02-18 0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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