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chh77 블로그홈 | 로그인
단비의 귀처

카테고리

<< 3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일상

긍정적인 밥 /함민복[모셔온글]
2014년 06월 23일 15시 24분  조회:1436  추천:0  작성자: 단비







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한데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에서


▶(한국) 함민복=1962년 충북 충주 출생. 1988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꽃봇대' '눈물은 왜 짠가?' 등. 젊은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수상.



시(詩)로 지은 밥, 시밥 한 상 받아놓고 목이 멥니다. 그렁그렁 눈 두둑을 차고 넘치는 별이 시집 위로 쏟아졌습니다. 그나마 3만 원 원고료를 받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눈물로 씻어 앉힌 밥, 환한 가슴으로 지핀 밥, 고슬고슬 마음 궁굴려 지은 밥, '긍정적인 밥'을 읽는 내내 끓어 넘치는 밥물처럼 제 서러움이 차올랐습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뼈가 되는 밥 마음 꿇어앉아 먹었습니다. 시집 한 권 팔리면 300원 손에 쥐는 시인의 통장에 슬쩍 동그라미 하나 둘 셋 그려 넣습니다. '긍정적인 밥' 꼬옥! 사 드시길 빕니다.

전다형(한국)·시인


------------------------------------

개인적으로 제일 즐기는 시입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4 '오늘 축구는 가장 용감한 팬을 잃었습니다' 2017-07-08 0 1371
13 사랑의 향기‍/ 림순자 2017-05-16 0 1967
12 '미움받을용기' 2015-10-21 1 1958
11 문학의 경계인들, 분단과 전쟁을 딛고 서다 2015-03-27 1 2334
10 음력설 연휴 정상 영업하시는 집 정보 제공해주세요 2015-02-12 0 1977
9 育兒는 育我다: 자녀가 있으면 행복해지는 이유 2014-11-18 0 1880
8 2015년 《연변문학》 구독안내 2014-11-04 0 1667
7 편집광 앤드류 그로브(Andy Grove)의 리더십 2014-10-29 0 2599
6 爱我中华 2014-10-10 1 1296
5 [펌] 불충분한 문서가 만든 역사의 한가운데 2014-06-26 2 1533
4 긍정적인 밥 /함민복[모셔온글] 2014-06-23 0 1436
3 미국의 문학 2014-06-11 0 2198
2 '악의 꽃' 쓴 프랑스 천재 시인 2014-04-09 2 2235
1 못만날지도 모릅니다… 화들짝 달아날 ‘목련꽃 엔딩’ 2014-04-03 1 248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