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育兒는 育我다: 자녀가 있으면 행복해지는 이유
2014년 11월 18일 13시 32분  조회:1886  추천:0  작성자: 단비

뷔페 식당에서 나오는 내게 보내는 그녀의 눈길은 `측은함`이었다. 최소한 내게는 그렇게 읽혔다. 처음 그녀를 만난 장소는 뷔페식당의 정중앙. 이 곳에는 가로 세로 약 6m 안팎의 큰 돌이 있었고, 그 안에는 물이 가득했다. 10월이면 두 돌이 되는 필자의 아들은 물 속으로 뛰어들겠다며 한바탕 울음을 터뜨렸다. 마침 그 옆에는 필자의 아들과 엇비슷한 나이의 소년이 서 있었다. 소년은 얌전하게 물을 바라볼 뿐이었다. 음식 접시를 들고 소년의 뒤에 서 있던 그녀에게는 안정감이 느껴졌다. `소년의 어머니인가보다. 뷔페에서 저런 안정된 자세를 보이다니, 내게는 언제적 추억인가….`

잠깐 부러움을 느꼈을 찰나의 방심이 문제였다. 필자의 아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아버지의 손을 뿌리치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신발과 양말만 젖었다. 황급히 물속에서 아들을 꺼내는 순간, 아들은 돌 옆 모서리에 놓여 있던 `안내판`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는 힘껏, 그 안내판을 물속으로 내던졌다. 물이 주변으로 튀었다. 뛰어온 뷔페 직원의 한 마디. "아드님이 참 씩씩하네요." 이 밖에도 이날 필자의 아들이 선보였던 씩씩했던 다양한 신공들은 뷔페 직원들의 `불편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어쨌든 뷔페 식당에서 나왔을 때, 그녀, 다시 말해 소년의 어머니와 우연히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쳤다. 그녀의 눈은 필자에 대한 `측은함`을 말하는 듯 했다. 그래도 다행이다. 필자 테이블 옆에 앉았던 한 중년 부인의 눈길은 `짜증`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필자는 나이 마흔 둘에 첫 아이를 얻었다. 이후 필자의 삶은 많은 게 바뀌었다. 뷔페에서처럼 일면식이 없던 사람들로부터 `측은함`이나 `짜증`의 눈길을 받는 것은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영화관에 간 건 최근 3년 새 단 한번이다. TV도 여유롭게 볼 수가 없다. 외식도 별로 못한다.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뷔페에서 외식을 할라치면 이 역시 고생이다. 금전적 여유도 줄어들었다. 잠도 덜 잔다. 휴일에도 오전 7시를 좀 지나면 일어나야 한다. 아들이 그 즈음에 일어나 아빠를 깨우기 때문이다. 그리고 걱정도 많이 늘었다. 필자가 쉰이 되면, 아들은 겨우 여덟 살이다. 56세까지 직장에 남아 있으면 도둑이라는 `오륙도` 시대에 과연 내가 아들을 잘 부양할 수 있을까. `더블 인컴 노 키드(double income no kid)`라며 아이를 낳지 않는 요즘 세태도 이런 이유 때문일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있는 사람은 자녀가 없는 사람보다 행복하다. 온갖 걱정에다 시간적, 경제적 악조건인 상황에서도 그렇다고 한다. 시빅사이언스(CivicScience)가 자녀가 있는 65만 6266명과, 자녀가 없는 39만 3787명으로부터 응답을 받아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를 보도한 쿼츠(QUARTZ) 기사에 따르면, 사실상 모든 항목에서 자녀가 없는 사람이 있는 사람보다 우위다. 하지만 유독 행복감만은 정반대라고 한다. 우선 자녀가 없는 사람은 잠을 더 많이 잔다. 8시간 이상 잠을 잘 확률이 75% 더 높다. 게다가 자녀가 없는 사람은 생활습관이 더 건강하다. 패스트 푸드를 먹을 확률, 담배를 피울 확률이 훨씬 낮다. 운동도 더 많이 한다. 재정적으로도 훨씬 여유가 있다. 소득의 20% 이상을 저축할 확률이 2배 가량 높다. 커리어도 더욱 자유롭게 쌓을 수가 있다. 이들은 생활도 즐거워 보인다. 한 달에 한번 이상 외식할 확률은 2배다. 여행도 훨씬 더 많이 다닌다. TV 드라마를 즐겨 본다고 응답할 확률은 95%가 더 높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영화를 볼 확률도 39% 더 높다.

반대로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이 걱정한다. 범죄나 폭력을 걱정한다고 응답할 확률이 27% 더 높았다. 경제와 공공 교육, 세금, 의료보험 등에 대해서도 더 많이 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지수도 더 높았다. 스트레스와 불안 때문에 약을 먹을 확률은 16% 더 높았다.

하지만, 이 같은 악조건 상황에서도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더욱 행복하다. `오늘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매우 행복하다`고 답할 확률은 33%가 더 높았다. 자녀가 없는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 또는 `매우 불행하다`고 답할 확률이 27%나 더 높았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역설적이다. 생활상의 악조건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더 좋은 조건에 있는 사람보다 더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자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일까? 단지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최근에 필자는 그 답에 대한 단서를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딸 바보가 그렸어`라는 이름의 블로그에서 발견한 `육아는 육아다`(http://blog.naver.com/j_bro/220084492491)라는 제목이 달린 일련의 그림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육아(育兒)가 사실은 나 자신을 키우는 육아(育我)라는 뜻의 그림이었다. `너를 재우다가 새벽하늘이 참 예쁘다는 걸 알게 되었고/너를 잘 먹이려다 보니 인내심이 늘게 되었고/너와 걷다 보니 그냥 지나치던 들꽃을 보게 되었고/너를 가르치려다 보니 내가 먼저 조심하게 되었고`라는 글이 그림에 적혀 있었다. 이 그림의 마무리 글은 정말 아름답다. `그렇게 알게 되었어/네가 자랄 때 나도 자란다는 걸/너를 키우는 게 나를 키우는 거라는 걸/육(기를 육)아(아이 아)는 육(기를 육)아(나 아)다`

자녀를 키우는 것은 결국 나를 키우는 과정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가르치며, 누군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배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한 덕목을 배우며, 공동체의 윤리를 깨닫게 된다. 자녀 셋을 키우는 지인이 했던 말도 맥락은 똑 같다. 그의 말인즉 이랬다. " 아이 아버지가 되면, 부하 직원들에게 좀 너그러워져. 통솔하는 법도 배우게 되고. 그걸 어디서 연습하겠니. 말 안 듣는 아이 잘 달래고 하다 보면, 후배들 애 먹여도 어휴 하고 봐주고. 고함 지를 것도 참고. 좀 돌려서 이야기하고. 그런 아량도 늘어나고 한다." 아마도 이는 많은 회사에서 경력직원 채용 때 미혼인 남자보다 결혼한 남자에게 은밀한 가산점을 주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자녀가 있고 없음에 따라 채용시 가산점이나 불이익을 주는 것은 명백하게 불법적인 차별이다. 이는 고쳐져야 할 일이다. 더욱 큰 문제는 경력직 여성을 채용할 때는 자녀가 없는 여성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출산률이 낮은 데에는 기업의 책임이 크다.)

결론적으로, 자녀를 키우면서 인간은 성장하고 성숙해진다. 인간은 자신의 성장을 느낄 때, 성취감과 더불어 행복감을 느낀다.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자녀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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