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http://www.zoglo.net/blog/jindongzhen 블로그홈 | 로그인
<< 4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문학 -> 발표된 작품 -> 수필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기행

[미니수필] 365회 드라마(외 1편)
2014년 01월 13일 14시 25분  조회:430  추천:0  작성자: 김동진

흐르는 세월은 해마다 회수가 똑같은 드라마를 줄기차게 생산하고있다. 더하지도 덜지도 않는 365회 장편드라마, 이 드라마는 섣달그믐날 제야의 종소리로 낡은 해의 막을 내림과 동시에 하늘땅을 진감하는 폭죽소리로 새해의 막을 올린다.

우주공간의 천지만물이 모두 등장하여 흥망성쇠의 이야기를 엮어가는 이 드라마속에 우리들의 인생이야기도 있다.

우리는 이 인생드라마속에서 저마다 배우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인기의 유무는 세간의 평가를 들어보아야 할 일이지만 혹자는 주역으로 혹자는 보조역으로 되기도 한다. 극본이 따로 없고 연출이 따로 없고 련습이 따로 없는 이 드라마속에서 각자는 스스로 자기의 위치를 찾아야 하고 자신의 삶의 높은 질을 위해 아글타글 최선을 다해야 하는것이다.

이처럼 이 드라마는 우리 모두가 웃음과 눈물을 반죽하여 함께 만드는것인만큼 365회의 갈피마다에 우리의 간절한 소망을 새기지 않을수 없다.

나는 올해라는 이 365회 드라마가 평화가 전쟁을 이기고 부유가 가난을 이기고 정의가 사악을 이기고 렴정이 부패를 이겨 근로용감하고 정직선량한 백성들의 얼굴에 행복의 웃음꽃이 활짝 피여나는 그런 드라마로 펼쳐지기를 소망한다.

 

눈치기

 

아빠트에 살면서부터 겨울이면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 은근히 근심스러웠다. 백설로 단장한 은빛설경은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문앞에 가득 쌓인 눈을 빨리 쳐야 하는 일거리때문이다.

만약 눈을 치기전에 사람과 차들이 드나들면서 다져놓거나 밑으로 눈이 녹으며 얼어붙으면 다니기가 여간 힘든것이 아니다. 그리고 혹시나 얼음판에 미끌어 넘어지면 병원신세를 져야 하니 말이다.

그래서 눈이 오는 날이면 나는 눈을 치는 일을 각별히 명심한다. 누구를 기다릴것 없이 남들이 손을 쓰기전에 내가 먼저 나가 길을 내야 마음이 놓인다.

그런데 폭설이 많은 금년겨울의 나의 눈치기는 생각과는 달리 《행차뒤 나발》이 될 때가 많다. 그날도 간밤에 큰눈이 내렸기에 이른새벽에 일어나 눈가래를 들고 나갔는데 그만 허탕을 치고말았다. 누군가 나보다 먼저 나와서 출입문앞을 깨끗하게 쓸고 대문앞까지 다니는 길을 훤하게 열어놓은것이다.

바로 눈치기가 끝난 이 마당에서 나는 가슴으로 느꼈다. 나의 곁에 나보다 훨씬 부지런하고 또 남을 위해 말없이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것을.

그날 새벽날씨는 살을 에이는듯 맵짰으나 나의 온몸은 따스한 봄날처럼 훈훈해났다.

 

/김동진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 비장함의 눈물겨움 그리고 눈부심 2023-08-07 0 69
12 자성의 뜨락에서 2021-08-13 0 176
11 [수필] 가슴을 파고드는 가을의 소리 (김동진) 2017-09-21 0 296
10 [미니수필] 마음밭 다루기(외 2편) 2015-10-29 0 603
9 일력이 주는 느낌 2014-12-12 0 449
8 다시 부르는 고상한 령혼의 노래 2014-04-24 2 677
7 [미니수필] 365회 드라마(외 1편) 2014-01-13 0 430
6 흥부를 닮은 사람들(외1편) 2013-07-11 0 1182
5 찰떡꽃이 피였습니다 (외1편) 2013-05-31 0 673
4 흥부를 닮은 사람들(외1편) 2013-05-28 0 576
3 탈피하는 뱀처럼(외1편) 2013-04-02 0 816
2 눈물겨운 모성애(외1편) 2013-03-27 0 879
1 립춘가절(외1편) 2013-02-05 0 79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