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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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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그 “엘레지”를 불러야만 했나
2018년 10월 31일 10시 41분  조회:1193  추천:12  작성자: 김혁
 
.김혁 신간 장편소설 출간기념회 소감문.

나는 왜 그 “엘레지”를 불러야만 했나


 
 

“춘자의 남경”에 마침표를 찍고 작품의 후기를 쓰면서 그 소제목을 저는 “못다 핀 꽃들을 위한 엘레지”라고 달았습니다. 여기서 엘러지(Elegy)란 슬픔을 노래한 악곡이나 가곡으로 풀이 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 슬픈 엘레지를 여러분 들과 함께 부르고자 합니다. 
 
20여년 리력의 언론인 출신이라 매일이고 어김없이 경청하는 프로가 있습니다. 바로 cctv의 일곱시 뉴스입니다. 하지만 뉴스를 접하며 혹한에 들린듯 부르르 진저리를 쳤던적이 있었습니다. 그 진저리는 나의 엄청 많은 영상물 관람 리력중에서도 자주 경험하지 못했던 혹독한 떨림이였습니다. 
 
길림성 당안국에서 소장한 일본 관동군이 작성한 10만건의 문서중에서 뒤늦게 발견된 기록에 대해 공개하는 뉴스였습니다. 뉴스는 남경대학살 기간 당시 "남경에 조선인 위안부가 36명 있었다”, “한명이 열흘 동안 일본 병사 267명을 상대했다"고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4년 가을, 나는 저 유명한 남경대학살의 현장에 섰습니다. 사비를 팔아 굳이 남경으로 향했던 것은 남경대학살기념관을 찾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남경역에서 지하철을 타니 터미널 표시판과 지하철 도어의 전광판에 그리고 도시 네 거리 곳곳에 “남경대학살기념관”으로 가는 선로가 뚜렷이 표기되여 있었습니다. 
기념관 입구부터 내부 곳곳에서 커다랗게 새겨져있는 “300000”이라는 수자가 나의 동공을 모나게, 강렬하게 찔렀습니다. 그것은 당시 일본군에 의해 죽임을 당한 중국인의 수자였습니다. 
 
남경대학살은 종전 후인 1946년 이 사건을 다룬 남경군사법정에서도 명백하게 확인된 참안입니다. 남경대학살의 전범들은 남경군사법정과 도꾜에서 열린 극동군사법정을 통해 처형됐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일부 량심세력만이 이를 인정할뿐 “학살은 없었다”는 뻔뻔한 부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위안부 강제동원 역시 부인하고 있습니다. 
불과 수십년전에 우리의 할머니 세대들은 일본군의 추악한 만행의 희생자로 전락되였습니다. 수십만의 여린 하얀 꽃들은 누런 제복의 일본군에 끌려가 청춘을 검게 유린당했습니다.
위안부 배상촉구문제는 1992년 부터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여러 나라들에서 시작되였으나 일본 정부는 이후 22년이 넘도록 이를 랭랭하게 외면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남경대학살의 부인에 이은 위안부에 대한 후안무치한 태도와 궤변 그 억지주장을 펴는 사람들 중에 중국과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를 펴낸 유명한 일본녀류작가도 있었습니다. 력사를 왜곡하는 그들의 역주행에 같은 소설가로서 나는 커다란 유감을 느꼈습니다. “력사를 왜곡하며 세계의 도덕적 심판을 벗어나려는 일본인들의 단체기억상실증”이 외려 그 력사를 다시 기억해 내고 기록하게끔 나의 창작충동을 건드렸습니다. 
 
남경에서 돌아와서 서재를 뒤적여 보니 내가 소장한 작품들 중에 위안부소재의 작품은 몇부 안되였습니다. 품을 들여 검색해봐도 뜻밖에 위안부 소재에 관한 작품이 너무나 적었습니다. 관련 보고서나 르포, 론문들은 적지않았으나 예술적으로 재현한 픽션물이 적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는 더러 있었으나 그중 소설작품이 유독 적었습니다. 
거기에서 우리 민족 작가들이 쓴 소설작품은 더구나 적었고 외려 가해자 쪽인 일본에서 쓴 작품들이 몇부 있을뿐, 작품성이 들쭉날쭉해 수작(秀作)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중국문단과 조선족 문단에서 이 소재에 대한 픽션작품은 아예 전무하다싶이 되여 있었다. 
지성화된 기계적 감정에 길들어 있는 우리 작가들과 가련할 정도로 적은 독자군은 이런 제재에 흥미를 가지지 않는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소설, 인물전, 칼럼, 기행수필등을 동원해 우리의 영욕이 엇갈린 력사를 조명하는 나의 작업은 이 십수년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역마살처럼 가고있는 이 외줄타기가 나의 근래의 창작과 생활에서의 성향이요, 소신입니다. 그래서 다섯부의 장편을 펴내고 다음 소재에 대한 선택에 심려와 숙고를 거듭하던 중 여섯번째 장편소설의 소재로 단연 위안부와 남경대학살 소재를 골라 잡았습니다.
 
그렇게 “춘자의 남경”은 2015년 “연변문학”지에 일년간 련재되였고 드디여 오늘 출간에 이르게 되였습니다.
지면을 할애해 작품을 연재해 준 “연변문학”지와 책을 선정, 출간해준 연변인민출판사에 감사를 드립니다.
도꾜 불교대학의 시노무라 리에 박사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윤동주 연구차 연변행차를 했던 박사님은 “춘자의 남경”에서 큰 편폭으로 나오는 일본어 대화들을 까근히 교정해 주었고 일본으로 말하면 “뜨거운 감자”격인 위안부소재의 작품에 사뭇 학술적이면서 심도있는 해설을 달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휴식일, 명절을 할애 해 민족의 력사유적지답사에 동행하며 땀을 휘뿌린 우리네 룡윤회 력사동아리 성원들과 함께 읽고 싶습니다. 
 
 “문학적 다큐멘터리’로 특징지을 수 있는 저널리즘적 글쓰기가 자신의 금후의 모든 창작성향이다”고 저는 저의 창작성향에 대해 천명한적 있습니다. “소설의 본령이 곧 '허구적 사실성'의 설득력을 주요한 미덕으로 삼는 것인데” 매체기자와 소설가로서의 병행된 삶을 수십년간 이어 왔기에 그 와중에 더듬어낸 이 것이 바로 남보다 차별화되는 창작성향이라고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한 민족, 한 인물의 련대기적 사건에 대한 예술적인 재현만으로도 문학의 영원한 주제인 인간 내면을 탐사할 수 있습니다. 민족의 력사에 대한 화두와 메세지를 끈임없이 던지면서 그 안에 “인간이라는 존재의 다면성과 립체성을 규명하는” 방대한 제재들을 성실하고 우직한 작가정신으로 밀고 나가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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