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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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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 -▩ 떠남과 안주의 아이러니 - 김지향의 시세계
2022년 10월 10일 12시 21분  조회:412  추천:0  작성자: 강려
떠남과 안주의 아이러니
- 김지향의 시세계

황정산(문학평론가, 대전대 교수)


24권의 시집을 상재한 김지향 시인은 연륜과 경력에 상관없이 여전히 젊은 시인이다. 그는 이미 구축한 자신의 편안한 시 세계 속에 안주하여 행복한 노년을 구가하지도 않고, 하나의 경향에 자신을 옭아매어 대가의 반열에 오르기를 결단코 거부한다. 그의 시는 세상의 변화를 호흡하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갱신해 나간다. 그래서 그의 시는 항상 새롭고도 젊다.
이러한 이유로 김지향의 시를 두고 “모더니즘의 언어적 참신성”, “멈추지 않은 자기 부인의 치열함”,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쓰기” 등의 평가가 있어왔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모두 흡수하며 현대문명의 속성을 그 깊이에서 바라보는 예리한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최근 김지향 시인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평가들이 틀린 것은 아니다. 모두 김지향 시인의 시가 가진 중요한 특성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들은 김지향의 시가 보여준 언어의 현상적 모습만을 보고 내린 피상적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무엇이 김지향의 시를 계속 새롭게 갱신하도록 하고 있는지 김지향의 시는 무엇을 향해 끊임없이 변해 가는지를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의 시가 계속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참신함을 추구해 가는 것은 떠나기 위해서이다. 아주 오래 전에 쓰인 그의 초기시 한 편을 두고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뜰이 일어앉는다
바람이 눈 뜨는 탱자나무 가지가 가볍게 홰를 친다
어제 가을이 퇴원한 아침뜰에는
다시 먼지들이 부시시 걸어나오고
떨어져 누운 마지막 나뭇잎이
서리를 털고 있다
바람을 깔고 앉아
두 아이는 황금빛 동화를 풀어논
황금빛 그림책에 황금햇살 몇 개를
마저 잡아넣고 있다
우유컵을 들고 망설이는 내 등 뒤로
교과서 같은 아버지의 옆얼굴이 드러난다
아침 신문이 펄럭이는 뜰 밖에는
다시 쓰러질 거짓말들이 꼬리를 치고
어제 저녁 퇴원한 가을의 잔해들을
방금 첫차로 내린 겨울의 손이
쓸고 있다.
- <아침뜰> 전문

아름다운 시다. 이른 겨울 아침의 풍경이 아주 감각적으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 시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아름다운 아침 뜰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시인의 태도이다. “뜰이 일어나앉는다”라는 첫 구절부터 우리는 떠나고자 하는 시인의 심정을 읽을 수 있다. 시인은 동화처럼 아름다운 이 뜰에서 나가고자 한다. 아니 어쩌면 시인에게 이 뜰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떠나고자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인은 우유컵을 들고 망설인다. ‘교과서 같은 아버지’가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 같은 아버지는 편안하고 안정된 현재의 삶이기도 하고 그 삶을 유지하는 지배적인 질서이기도 하다. 시인은 이렇듯 안주와 떠남 사이에서 방황한다.
떠나고자 하는 시인의 갈망은 다음 시에서는 훨씬 강렬하게 나타난다.

하늘에 쌓인 비,
올이 풀렸다
터진 실밥이 날리다가
와르르 치마폭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려
땅 위의 무덤 같은 내 초막을 덮쳤다

집 전체를 차지하고도 배가 고픈
비가
사방으로 갈기를 뻗어
떠내려 오는 비명을 걷어 삼키고도 배가 고픈
비가
등줄기를 치켜들고 바람이 되어 달린다
비켜, 비켜, 소리 지르며 넘어지는
집 기둥을 잡고 버티던 나는
기둥과 함께 나둥그러져
머리에 대못으로 박히는 비의 부리를
두 주먹으로 짓으깼지만
머리칼 하나 남기지 않고
벌초나 하듯 싸악, 쓸어 쥐며
비가 땅 끝으로 가는 중이다

삶의 필름이 말끔히 씻겨
백지가 된 나는
땅 끝의 풍경을 백지에 주워 담아
새 필름으로 땅 끝에서
하늘가는 삶을 새로 시작하려다가

깨고 보니 애석함뿐인
황홀한 봄꿈이었다.
- <봄꿈 1호> 전문

위 시에 나오는 비바람은 현실을 탈출하고 싶은 욕망의 표현이다. 그것은 열정에 몸을 맡기는 파괴적인 사랑이 될 수도 있고 예술혼에 몸을 불태우는 지난한 삶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비바람은 자유롭다.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정주의 삶이 쳐놓은 담장과 울타리를 초월한다. 그러므로 그것은 이제까지의 삶을 백지로 만들고 땅에서 하늘까지 새로운 삶을 만들어내는 혁명적인 변화의 힘이다. 그것은 기존의 삶이 강요하는 억압적인 삶의 모습도 아니고 그저 여기저기 떠돌며 정처 없는 방황을 일삼는 허망한 욕망의 연쇄도 아니다. 새로운 세계를 개진해나가는 창조의 행위이며 바로 문학과 예술의 작업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것은 안정과 평안을 뒤흔드는 위험한 일이기에 시인은 쉽게 거기에 휩쓸리지 못하고 ‘집 기둥’을 잡고 버티고자 한다. 여기에서 집은 당연히 안주의 상징이다. 그 안주의 터전을 벗어나 혼돈 속에 자신을 던지는 행위는 ‘무덤 같은 내 초막’을 벗어나 새롭고도 흥미로운 삶의 시작이다. 하지만 시인은 그것을 ‘봄꿈’으로만 꿀 뿐이다.
시인은 결국 또 다른 욕망의 대체물을 만들어야 한다. 거기에 바로 컴퓨터로 대표되는 디지털의 세계가 있다.

바람도 빗겨간 가슴 넓은 산줄기를 안고
안개가 명주실 치마폭을 말아 올리는 중이다
햇살이 아득히 먼 발아래서 자꾸 바스라진다
새파란 가슴을 드러낸 산줄기들 바람에 쓸린
기러기 한 두름 안아드리고 있다
방금 마악 허공 위의 하늘을 찢으며
치솟은 우주선 한 채
우주선을 타고도 세상을 내다보는 사람들 손엔
손가락만한 디카폰 하나씩 들려있다
디카폰은 잽싸게 구름 살을 헤집고
옆으로 지나가는 세상 풍경을 드르륵
밑줄을 그으며 풍경눈알에다가 새겨 넣은 의미를
몽땅 배껴낸다
우주선이 우주정거장에 발을 내릴 땐
우주에서 발사하는
발통 없이도 시간을 잘 굴리는 비행접시 몇 채
세상 창공으로 떠난다
바람소리만 걸려있는 지상정거장에는
수많은 어린왕자들이 버들가지처럼
가느다란 키를 휘청이며 별을 찾고 있다

(세상에서 하늘 위의 하늘로 오가는 사람들
일찌감치 육체에서 육체 위의 육체로도
들락거리고 있었네)
- <벽허물기>, 전문

2000년 이후 김지향 시인은 현대적인 디지털 문명을 즐겨 소재로 삼고 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은 여기에서 문명비판적 의미를 간취해내고자 한다. 물론 그러한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인이 왜 이러한 디지털 문명에 관심을 가졌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벽허물기’라는 제목이 잘 말해준다. 시인은 디지털 기기들에서 새로운 탈주의 가능성을 본다. 우주선과 디카폰은 그러한 능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명의 생산물들이다. 세상을 벗어나 세상을 한눈에 개관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은 지상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꿈꾸는 해방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것은 세상에서 하늘로, 육체에서 육체로 소통하는 벽허물기의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인은 이러한 현대 문명의 산물들이 절대적인 해방과 소통을 안겨 주리라고 애초에 생각하지 않는다. 우주 시대, 디지털 시대에도 각자의 고립된 별을 찾는 불행한 어린 왕자들이 방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상을 넘나들고, 시공의 벽을 허물어 존재들 간의 소통의 가능성이 점점 무한해짐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모두 안주해야 할 자신의 터전을 찾아나서는 약한 존재임을 시인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누군가 길의 입에 손을 넣어 스위치를 끌어당긴다
길의 두루마리가 책장처럼 좌악 펴진다 소리들이 깔린다
소리들을 올라탄 한 두름의 입, 입들을 싣고
길의 지느러미가 출렁이는 공기를 헤엄쳐나간다
(이젠 길 스스로가 세상을 떠메고 간다)

입들은 길이 구불텅, 고개를 넘을 때마다
와-와-와- 길게 소리를 흘리며
구름 속에 펼쳐진 책 밖의 책을 읽는다
몇 줄의 기러기가 구불구불 써 놓은 가을 편지도 읽는다

길이 출렁거리는 공기에 얹힐 때마다 입들은
꺼내보지 못한 소리도 모두 꺼내어 크게 크게 읽는다
입들은 너무 많은 소리를 먹어 숨을 몰아쉰다
잠시 소리들을 게워놓고는
세상 한 바퀴를 돌아온 지느러미를 품속에 집어넣는다
나는 문득 입들이 안쓰러워져서 휴대폰의 스위치를 꺼버린다
- <유비쿼터스 2> 전문

이 시에서 시인은 휴대폰의 전파에 길이라는 이미지를 부여한다. 그 길은 ‘유비쿼터스’라는 말뜻처럼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 그 길은 우리 몸의 일부분이 되기도 하고 우리들의 욕망이 되기도 하면서 마침내 ‘길 스스로가 세상을 떠메고 간다’. 이렇듯 휴대폰은 현대인의 소통과 해방을 위한 발명품이다. 시공을 넘고 존재를 넘어 떠남과 방랑을 가능하게 하는 아주 효율적인 도구인 셈이다.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말이 바로 이런 맥락에서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구속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디지털 문명이 우리를 이제까지의 일상에서 벗어나 전에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소통을 이루게 해준 것이 사실이지만 그만큼 더 강력한 힘으로 우리를 구속하고 틀 지운다. 벗어나 자유롭게 방랑한다는 것은 단지 디지털이 만들어낸 욕망의 가상적 대체물을 통해서일 뿐, 이 디지털이 만들어낸 울타리와 틀은 훨씬 광범위하고 강력하다. 그래서 시인은 휴대폰의 스위치를 끄는 미미한 저항을 해본다. 그러나 이 저항이 성공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않을 것이다. 시인은 오늘도 디지털을 통해 탈주를 감행하고 다시 그 세계에 붙들리는 아이러니 속에서 수없이 긴장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긴장이 김지향 시들의 근본적인 동력이다.
이러한 시적 동력은 이 지면에 실린 신작시에서도 다시 확인된다.

밤새 길이 혼자 길을 걷는다
길을 신고 가던 수많은 발을 내려놓은 밤엔
불빛만 태우고 길이 혼자 걷는다
한참 걷다보면 옆구리에서 자꾸 찢겨나가는
길이 또 길을 신고 혼자 걷는다

길이 길을 이고 걷는다
길 위의 길로 또 길이 혼자 걷는다
깊은 밤엔 어둠만 태우고
하늘을 신고 길이 걷는다

머리 위엔 어둠을 걷어내는 빛이
꽃 덤불을 이룬 봉화들이
길이 되고 있는
하늘 밖의 길 밖의 길로
길이 혼자 끝도 없이 걷는다
- <불면증> 전문

시인이 불면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안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내려놓고 편하게 쉴 정신적 터전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불면은 떠남의 연속이다. 그 떠남은 떠난다는 사실이 떠나게 만들고 떠나는 행위 자체가 떠나야 할 길이 된다. 안주하지 못하고 떠나야 함은 시인의 운명이고 김지향 시인의 예술적 본질이기도 하다.
인간은 정착을 하며 문명을 만들었다. 한 곳에 머물러 농사를 짓고 울타리를 치고 가축을 기르고 그곳에서 역사를 이루고 제도와 문물을 발전시켜 왔다. 우리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경제적 번영과 현대 문명은 모두 이 정착의 역사가 만들어낸 산물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정착의 삶은 인간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해 준다. 높은 담을 치고 든든한 집을 지어 비바람과 눈보라 그리고 난폭한 들짐승을 막아내고 함께 모여 생활함으로써 노동의 효율성을 증대시켜 비약적인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왔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윤리나 종교 등을 만들어 함께 사는 질서를 세우고 공동체 내 성원들 간의 사랑이 가능하도록 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정착의 삶은 인간에게 억압과 복종을 강요한다. 한곳에서 무리지어 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권력이 생겨나고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구별이 생겨나고 폭력이 일어나고 법과 질서를 통한 통치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편안하고 안전한 삶을 보장 받기 위해서는 누구나 이 권력의 지배를 받아들여만 한다.
그런데 이런 정착의 삶이 아닌 또 다른 삶의 방식이 우리 인간의 삶에서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그것은 유목의 삶이다. 한군데 머물러 영토를 구축하지 않고 끊임없이 떠돌아 다니는 삶의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항상 가혹한 삶의 환경을 감당해야 하지만 하나의 질서와 권력에 편입되지 않는 자유로움이 특징인 삶의 방식이다.
인간의 집단무의식 속에는 이 두 가지 삶의 방식과 지향이 동시에 들어있다. 안정과 평안을 추구하면서도 끝없는 방랑 속에 자신을 내모는 자유를 꿈꾸기도 한다. 그것이 인간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특히 시인은 남아있는 방랑과 자유로 꿈틀대는 유목민의 피를 버리지 못한다.
누구보다도 시인으로서 유목민적인 피를 가진 김지향 시인은 자유를 꿈꾸기 위해 떠남을 준비하는 것으로 시를 쓴다. 그러나 또 한편 완전한 해방을 가져다주는 절대적인 탈주와 방랑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는 오늘도 새로운 길을 찾는다. 그의 시가 젊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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