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시인 대학교

<말(言)> 시모음
2017년 12월 24일 00시 20분  조회:1938  추천:0  작성자: 죽림

<말에 관한 시 모음> 

+ 말의 힘 

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느낌표들을 밟아보자. 
만져보자. 
핥아보자. 
깨물어보자. 
맞아보자. 
터뜨려보자! 
(황인숙·시인, 1958-) 

+ 말은 

말은 
가슴에 와 닿는 
햇빛처럼 
솔직해야 한다 

번드르르한 말들과 
지켜지지 못한 약속들이 
떠오를 때마다 내 가슴은 
찢어지는 듯하다 
세상에는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다 
(코치세·치리카후아족 인디언 추장) 

+ 유일한 재산 

말은 내가 가진 유일한 보석 
말은 내가 입는 유일한 옷 
말은 내 삶을 유지하는 음식 
말은 내가 사람들에게 주는 유일한 재산 
투카람은 말이 신이라고 증언한다 
나는 나의 말로 신을 예배한다 
(투카람·인도의 시인, 1608-1649) 

+ 문답법을 버리다 

산에 와서 문답법을 
버리다 

나무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 
구름을 조용히 쳐다보는 것 

그렇게 길을 가는 것 

이제는 이것뿐 

여기 들면 
말은 똥이다 
(이성선·시인, 1941-2001) 

+ 풀잎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 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박성룡·시인, 1932-2002) 

+ 나무는 말을 삼간다 

나무는  
말을 못 하는 것이 아니다 
말을 삼가는 것이다. 

할 말 있으면 새를 불러 
가지 끝에 앉힌다. 

새가 너무 말을 많이 하면 
이웃 나무의 어깨 위로 
옮겨 앉힌다. 

동네가 시끄러우면 
건너편 산으로 
휘잉 새를 날려 보내기도 한다. 
(강수성·아동문학가) 

+ 귀 

입의 문 
닫을 수 있고 

눈의 문 
닫을 수 있지만 

귀는 
문 없이 
산다 

귀와 귀 사이 
생각이란 
체 하나 
걸어 놓고 
들어오는 말들 걸러 내면서 산다. 
(정현정·아동문학가) 

+ 마음공부 

혼자 있을 때는 
자기 마음의 
흐름을 살피고 

여럿이 있을 때는 
자기 입의 
말을 살펴라 
(작자 미상) 

+ 말하라 

땅 속의 뿌리를 
보지 못하면서 
꽃을 말하지 말라 

뭇 짐승의 소리를 
듣지 못하면서 
산을 말하지 말라 

별이 어둠과 있음을 
알지 못하면서 
우주를 말하지 말라 

그러나 세상 한 티끌도 
모른다 함은 
언제든 순순히 말하라 
(청포 이동윤·시인) 

+ 말의 빛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 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이해인·수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시) 

+ 흰 종이의 숨결 

흔히 한 장의 백지가 
그 위에 쓰여지는 말보다 
더 깊고, 
그 가장자리는 
허공에 닿아 있으므로 가없는 
무슨 소리를 울려 보내고 있는 때가 많다. 
거기 쓰는 말이 
그 흰 종이의 숨결을 손상하지 않는다면, 상품이고 
허공의 숨결로 숨을 쉰다면, 명품이다. 
(정현종·시인, 1939-) 

+ 고요함에 대하여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고요함이다. 
산에 둘러싸인 작은 밭에서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플 때까지 괭이질하며 
가끔 그 허리를 
녹음이 짙은 산을 향해 쭉 편다. 

산 위에는 
작고 흰 구름이 세 조각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고요함이다. 

산은 고요하다. 
밭은 고요하다. 
그래서 나는 고향인 도쿄를 버리고 농부가 되었다. 
이것은 하나의 의견인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고요함이다. 

산은 고요하다. 
흙은 고요하다. 
벌이가 안 되는 것은 괴롭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하고 소중한 것은 
고요함이다. 
(야마오 산세이·일본의 생명운동가) 

+ 신이 내게 묻는다면 

무너진 흙더미 속에서 
풀이 돋는다 

신이 내게 묻는다면 
오늘, 내가 무슨 말을 하리 
저 미물보다 
더 무엇이라고 말을 하리 
다만 부끄러워 
때때로 울었노라 
대답할 수 있을 뿐 

풀은 자라 
푸른 숲을 이루고 
조용히 그늘을 만들 때 
말만 많은 우리 
뼈대도 없이 볼품도 없이 
키만 커간다 

신이 내게 묻는다면 
오늘 내가 무슨 말을 하리 
다만 부끄러워 
때때로 울었노라 
대답할 수 있을 뿐 
(천양희·시인) 

+ 침묵 수행  

눈과 얼음으로 
담벼락을 높이 둘러친 
겨울숲이 안거에 들었다 
봉쇄 수도원처럼 
침묵으로 정진하고 있다 

눈 내리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새 날아가는 소리도 
멋모르고 숲속에 들어왔다가 
얼어붙은 채 허공에 걸려있다 

길도 끊기고 
한 번 발 들이밀면 
결코 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 
무덤 같은 곳이라 
저절로 숨이 턱턱 막히는 곳이다 

겨울숲에서는 
살과 살이 붙어서내는 
화로 같은 말을 잃어버릴 것이다 
뼈와 뼈가 부딪혀내는 
칼날 같은 소리를 잊어버릴 것이다 

겨울숲에 
한참 앉아있으면 
안거 끝내고 나가는 
나무가 하는 말이라든가 
바위의 소리라든가 
눈 깜빡거리며 들을 수 있겠다 
(김종제·시인) 

+ 묵언(默言)  

내 나이 
어느새 쉰 셋 

불혹의 고개 넘은 지 
오래 

이제 침묵으로 
말할 때가 되었다 

입으로 내뱉은 말 
많은 날에는 

마음 한구석이 왠지 
허허롭고 편치 않다 

앞으로 남은 
세월에는 

입은 바위처럼 무겁게 
귀는 대문처럼 활짝 열고 

마음은 깃털같이 가볍게 
하루하루 살아야지 

가슴속 깊이 
푹 익은 얘기 
말없이 눈빛으로 말해야지 
(정연복)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570 사투리는 향토인의 살과 피이자 호흡이다... 2022-06-08 0 1452
1569 나는 어떻게 조선족이 되었나 / 남영전 2021-12-20 0 1085
1568 [문단소식]- 훈춘 김동진시인 "풍경소리" 울리다... 2021-09-07 0 1050
1567 [시공부사전] - 담시(譚詩)? 2021-05-29 0 1367
1566 하이퍼시 명언 21 / 최흔 2021-05-25 0 1362
1565 하이퍼시 명언 20 / 최흔 2021-05-25 0 1332
1564 하이퍼시 명언 19 / 최흔 2021-05-25 0 1341
1563 하이퍼시 명언 18 / 최흔 2021-05-25 0 1340
1562 하이퍼시 명언 17 / 최흔 2021-05-25 0 1254
1561 하이퍼시 명언 16 / 최흔 2021-05-25 0 1232
1560 하이퍼시 명언 15 / 최흔 2021-05-25 0 1290
1559 하이퍼시 명언 14 / 최흔 2021-05-25 0 1201
1558 하이퍼시 명언 13 / 최흔 2021-05-25 0 1284
1557 하이퍼시 명언 12 / 최흔 2021-05-25 0 1372
1556 하이퍼시 명언 11 / 최흔 2021-05-25 0 1264
1555 하이퍼시 명언 10 / 최흔 2021-05-25 0 1328
1554 하이퍼시 명언 9 / 최흔 2021-05-25 0 1409
1553 하이퍼시 명언 8 / 최흔 2021-05-25 0 1297
1552 하이퍼시 명언 7 / 최흔 2021-05-25 0 1189
1551 하이퍼시 명언 6 / 최흔 2021-05-25 0 1284
1550 하이퍼시 명언 5 / 최흔 2021-05-25 0 1314
1549 하이퍼시 명언 4 / 최흔 2021-05-25 0 1273
1548 하이퍼시 명언 3 / 최흔 2021-05-25 0 1351
1547 하이퍼시 명언 2 / 최흔 2021-05-25 0 1412
1546 하이퍼시 명언 1 / 최흔 2021-05-25 0 1384
1545 토템시에 대한 탐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 김룡운 2021-05-24 0 1216
1544 토템과 민족문화 / 현춘산 2021-05-24 0 1199
1543 남영전 토템시의 상징이미지/ 현춘산 2021-05-24 0 1496
154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시인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5-10 0 1477
1541 시인 최기자/ 소설가 허련순 2021-05-03 0 1382
1540 조선족 시단과 시인들...6 2021-03-02 0 1376
1539 조선족 시단과 시인들...5 2021-03-02 0 1503
1538 조선족 시단과 시인들...4 2021-03-02 0 1328
1537 조선족 시단과 시인들...3 2021-03-02 0 1554
1536 조선족 시단과 시인들...2 2021-03-02 0 1648
1535 조선족 시단과 시인들...1 2021-02-19 0 1625
1534 [시공부] - 투르게네프 산문시 2021-01-18 0 1780
1533 [시공부] - 김기림 시인 2021-01-18 0 2036
1532 [타산지석] - 늘 "이기리"... 꼭 "이기리"... 2020-12-28 0 2057
1531 토템시/ 범= 남영전, 해설= 현춘산(8) 2020-10-10 0 1959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