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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산상
2018년 06월 16일 01시 30분  조회:2899  추천:0  작성자: 죽림
산상(山上) 
                           /윤동주 
 
거리가 바둑판처럼 보이고,
강물이 배암의 새끼처럼 기는
산 우에까지 왔다.
아직쯤은 사람들이
바둑돌처럼 버려있으리라.
 
한나절의 태양이
함석 지붕에만 비치고,
굼벙이 걸음을 하든 기차가
정거장에 섰다가 검은 내를 토하고
또 걸음발을 탄다.
 
텐트 같은 하늘이 무너져
이 거리를 덮을가 궁금하면서
좀더 높은 데로 올라가고 싶다.



( 1936. 5. )
  
* 윤동주 (尹東柱 ; 1917-1945) 

시인. 아명 해환(海煥). 북간도 출생. 
연희전문 졸업. 인도 도지샤대학 영문과 수학. 
숭실중학교 때 처음 시작을 발표하였고, 
1939년 연희전문 2학년 재학 중 [소년]에 시를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했다.
일본 유학 후 도지샤대학 재학 중인 1943년, 
독립 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후쿠오카형무소에서 복역중 옥사했다.
그의 시는 식민지 지식인의 고뇌를 맑고 생동하는 언어로 형상화한 것으로
지금도 널리 애송되고 있다.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가 있다 

 




이 시도 그림으로 재구성해 보면서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고.

 

 - 화자

 - 산

 - 기차 + 검은 내

 - 바둑판 같은 거리

 

 이 정도 되겠지. 샘이 그린 그림은 이래

 

 그렇다면 이제 해석을 위한 레이아웃을 보자.

 

 

 윤동주 씨 집안은 대대로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었어그의 할아버지는 교회의 장로셨어. 그래서 그의 시에는 기독교적 요소가 많이 나와. 특히 이 시는 '노아의 방주'와 연결시켜서 해석해 보면 참 재미있어.

 

 

 이 시가 윤동주 씨의 시로서 매우 특이한 점은 세상에 대한 강한 '혐오감'이 드러나고 있다는 거야이건 아마 <거리에서>에 나온 '광풍'과 관련이 있을 거야. 이런 현실에 대한 혐오감이 나중에 '거울 속의 세계'를 만들게 된 이유가 된 것 같애.

 

 윤동주 씨는 한 사람의 시인으로 살고 싶어했지하지만 험난한 시대에 사람들이 어디 그렇게 놔두나그의 아버지만 해도 그가 시인보다는 의사가 되길 요구해서 말다툼을 많이 했었어.

 

 그래서 초창기에는 잘못된 세상이 한 번 멸망해야 된다고 생각한 것 같아성서에 나오는 인류 멸망은 뭐지? '노아의 방주'지.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한 것 같아. 이건 그가 나중에 보여주는 '인류애'와는 너무 다른 모습이라 재미있어.

 

 시 속에서 윤동주 씨는 산을 올라가고 있어산 아래는 '속세', 반대로 산꼭대기는 종교적인 의미를 가진 영적인 장소일 거야성서에 나오는 '산상설교(산상수훈)'를 생각해 보자고.

 

 산을 올라가던 윤동주 씨는 세상을 내려다 보면서 '사람들이 버려져 있다'라고 말하고 있어. 여기서 '버린' 주체는 누구일까아마도 신이겠지그렇다면 왜 그는 신이 사람들을 버렸다고 생각할까당시의 윤동주 씨는 다른 민족의 지배를 받아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 같아.

 

 

 '바둑돌'은 첫 행의 '바둑판'과 짝을 이루는 단어이지만다른 한편으로 바둑돌은 흰돌과 검은돌로 구성되어 있잖아그럼 흰돌은 누구이고 검은 돌은 누구일까?

 

 한나절의 태양이 함석지붕... 상상만 해도 뜨겁지? '소돔과 고모라'가 떠오르지 않아? '배암의 새끼'나 '검은 내를 토하고'에서도 세상에 대한 혐오가 고스란히 드러나지.

 

 

 3연에서 윤동주 씨는 이제 세상에서 시선을 돌려 산꼭대기를 바라 봐그의 시선이 현실에서 종교로 옮겨 갔다고 해석할 수 있겠지.

 

 하늘이 무너진다는 것은 보통 폭우가 쏟아지거나 세상이 멸망할 때 쓰는 말이잖아.

 윤동주 씨는 종교와 세상 사이에 서 있다가 사람들을 외면하고 종교를 선택해. 이것도 참 그답지 않은 모습이지. 특히 '궁금하면서'에는 걱정도 담겨 있지만 기대 역시 담겨 있다고. 마지막 행에서는 자기 혼자라도 도망치고 싶다고 말하지.

 

 

 이렇게 20살 때 윤동주 씨는 우리 민족이 일본의 지배를 받는 현실을 보면서 불합리한 세상에 혐오감을 느끼고, 그것을 신앙심을 통해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애.

 <거리에서>에서는 '놀이'를 통해 외면하려고 했었는데, 거기에 비하면 조금이나마 성숙해졌다고 할 수 있겠지.

 

 
 

====================




 






@@해설** 윤동주의 시는 젊다.
이십대 초반의 고민을 하는 우리에게 윤동주는 그의 육성으로 그도 같은 고민을 했었노라고 들려준다.
그러기에 윤동주의 시는 어리지만 같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시다.

이 시는 윤동주가 세계와 만나는 경험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행 좀더 높은 데로 올라가고 싶다는 아직은 그가 이 세계와 맞닿지는 못했음을 보여준다.
그가 좀더 높은곳으로 올라가는 순간 그는 어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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