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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윤둥주를 사랑한 물리학자
2018년 07월 30일 00시 24분  조회:2778  추천:0  작성자: 죽림
시인 윤동주를 사랑한 물리학자[인터뷰]
음악회 ‘세종에서 음악으로 다시 태어난 윤동주’ 작곡가 안효은
  • 이충건
  •  2018.07.20 
10월 11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초연되는 음악회 '세종에서 음악으로 다시 태어난 윤동주'의 작곡가는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 재직하다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교수를 끝으로 세종시에 정착한 물리학자 안효은 박사다.

[세종포스트 이충건 기자] 시인 윤동주를 사랑한 물리학자 안효은(62). 그는 배재고 재학 시절부터 음악적 영감이 떠오르면 오선지에 음표를 그렸다. 주로 윤동주의 시에 곡을 붙였고, 세종시 금강변 청벽마을에 정착한 지금까지 이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민족시인 윤동주를 ‘세종의 시인’으로 받들 것을 선언하고, 음악회 ‘세종에서 음악으로 다시 태어난 윤동주’를 추진하게 된 것은 순전히 그를 만나면서부터다.

물리학자 안효은. 유씨엘에이(UCLA) 물리학과에 이름이 헌액된 수재다. 역대 수석졸업자들을 기리는 이른바 ‘명예의 전당’이다.

예일대에서 물리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이 ‘맨해튼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추진하기 위해 뉴멕시코주의 생그레 드 크리스토 산중에 세운 로스앨러모스(Los Alamos) 국립연구소에서 일했다. ‘양성자저장 링(Proton Storage Ring)’의 업그레이드 설계를 맡은 3인 중 한 명이었다. 2006년부터 3년여간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교수를 지낸 것을 끝으로 세종시에 정착했다.

천생 물리학자인 그지만 음악가의 디엔에이(DNA)를 함께 가지고 있었던 듯하다. 누나 써니 안(Sunny Ahn)은 미국의 유명한 하프연주자이자 음대 교수였고, 막내아우 재균은 기타 솜씨가 최고였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초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학 간 초등학교 합주부에서 바이올린에 입문한 것. 입시 때문에 중단했지만, 중・고교 때는 독학으로 배운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일이 취미였다.

가족과 함께 도미한 그는 유씨엘에이 물리학과를 수석 졸업할 정도로 학업에 열중하면서도 음악과 연극 등의 활동에도 열심이었다. 1980년부터 대학생 연극단 ‘모임’에서, 이듬해에는 ‘극단 1981’에서 연극 공연에 사용되는 곡을 작곡했다. 1982년 MBC대학가요제 미주 예선에서는 그의 아우 안재균(당시 UCB 4년)과 이희경(당시 UCLA 4년)이 그가 작곡한 ‘사랑의 길’로 대상을 받았다. 한국 본선에서는 은상 곡이었다.

엘에이 한인사회에 청년문화를 심는 활동은 그가 동부 예일대학으로 떠날 때까지 계속됐다. 1984년에는 윌셔연합감리교회에서 작곡발표회를 열었다. 1부 ‘사랑의 길’은 포크송 유형의 노래들로 꾸몄고, 2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와 김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을 소개하는 무대였다.

특히 그는 윤동주에 심취했다. 유학 생활을 하며 고국을 그리워하는 시인과 자신의 처지에서 동병상련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우리 것을 갈망하고 우리 것을 잊지 않고 살려는 몸부림이었다.

안효은 박사가 작곡한 윤동주 동시 악보. 10월 11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리는 음악회 '세종에서 음악으로 다시 태어난 윤동주'에서 6편이 공개된다.

그는 시에 곡을 붙이면서 점점 윤동주에 빠져들었다. 그는 “윤동주 시에 대한 공진현상(共振現象)”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물레방앗간 처녀’처럼 윤동주 연가곡집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2006년 귀국하면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것도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서였다. 이화여대에 재직하면서 음대 대학원생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레슨을 받았다. 그렇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음미하면서 1981년 '별 헤는 밤'을 시작으로 세종시에 정착한 지금까지 한편 한편씩 곡을 완성해갔다.

그렇다고 그가 평생을 작곡에만 몰두한 것은 아니다. 10년 정도는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수행하느라 기타를 놓고 있었다. 그러다 휴스턴대에서 한 학기 동안 프로젝트를 맡았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밴을 끌고 3일을 운전해 휴스턴에 도착했다. 갑자기 자유로운 영혼이 되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작곡에 대한 열정이 불타올랐다. 그때 작곡한 곡이 ‘참회록’이다.

 

윤동주가 일본 도쿄에 있을 때 써서 연희전문학교 동기인 강처중에게 보낸 시들, 가령 ‘사랑스런 추억’ ‘흐르는 거리’ ‘흰 그림자’ 등은 귀국해서 작곡했다. 가장 쓰기 어려웠던 곡은 ‘서시’다. 고교 재학시절 통기타 버전으로 습작했다가 여러 차례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1948년 정음사(正音社)에서 간행한 윤동주 유고시집 초간본에 수록된 31편 중 그가 미처 작곡하지 못한 시가 있다. ‘위로’다. 그는 “시가 너무 비참해서 듣는 사람까지 우울감에 빠질 것 같아 아직 쓰지 못했다. 이 곡을 완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동시(童詩) 30여 편 중 10편은 자녀들이 어릴 때 완성했다.

시인 윤동주를 사랑한 물리학자 안효은은 "윤동주라는 한 사람의 됨됨이, 그것 하나로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된 것"이라며 음악회 개최의 소감을 밝혔다.

- 십자가 -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1941년 5월 31일>

“언젠가는 발표회를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이뤄질 줄 몰랐습니다. 세종시 언론과 문화예술인들의 정열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윤동주라는 한 사람의 됨됨이, 그것 하나로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된 것이 아닐까요.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처럼.’ 윤동주가 아니고서야 어떤 일반인이 감히 이런 표현을 쓸 수 있겠습니까. 스스로가 그 길을 가리라는 것을 짐작했기에 그런 예언을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스스로 제물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지요. 대한민국이 해방된 것이 불과 6개월 전 시인의 희생 때문은 아닌지 하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충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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