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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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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인 - 미요시 다쓰지
2018년 10월 13일 00시 47분  조회:2477  추천:0  작성자: 죽림
 
출생 1900. 8. 23, 일본 오사카[大阪]
사망 1964. 4. 5, 도쿄[東京]
국적 일본

요약 일본의 시인.

 

일본의 시적 전통과 현대시의 통합이라는 과제를 의욕적으로 수행한 쇼와 시대[昭和時代]의 대표적 시인이다.

육군사관학교 중퇴(1921) 후, 제3고등학교를 거쳐 1928년 도쿄대학 불문과를 졸업했다. 〈아오조라 靑空〉·〈시이노키 椎の木〉·〈아 亞〉 등의 잡지에 시작을 발표하여 주목을 받았고, 1930년 제1시집 〈측량선 測量船〉을 발표하여 획기적인 쇼와[昭和] 신시(新詩)라는 평가를 얻었다.

프랑스의 시인 프랑수아 자크의 4행시의 발상에서 영향받아 〈남총집 南窓集〉(1932)·〈한화집 閒花集〉(1934)·〈산과집 山果集〉(1935) 등을 간행했으며, 호리 다쓰오[堀辰雄] 등과 잡지 〈시키 四季〉를 창간하여 시키파(派)의 주류를 형성했다. 이윽고 시집 〈초천리 艸千里〉(1939)·〈일점종 一點鍾〉(1941) 등에서 영탄적 문어조의 시풍(詩風)을 강하게 보였으며, 〈낙타 등에 올라타고 駱駝の瘤にまたがって〉(1952)에서는 만년의 고전적 풍격과 완성도를 보이는 경지에 올라섰다.

존경하는 스승을 논한 〈하기와라 사쿠타로 萩原朔太郞〉(1963)도 높이 평가받았다. 1953년 일본예술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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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요시 다쓰지 시(詩)에 나타난

'까마귀' 이미지의 의미 고찰

오석윤

 

 

 

목 차

서론

본론

제1장. 존재의 비극

제2장. 존재의 차별

결론

 

 

 

 

 

서론

이 논문은 일본의 근․현대시인을 대표하는 한 사람인 미요시 다쓰지(三好達治, 1900-1964, 이하 다쓰지라 함)의 시에 나타난 ‘까마귀’ 이미지에 주목하여, 그 의미의 변주 양상을 살피는 것이 목적이다.

다쓰지는 생애에 750편이 넘는 많은 시를 남겼다. 우리가 주지하는 것처럼, 그의 작품 하나하나는 뚜렷한 우열 없이 고른 시적 성숙도를 보여 준다. 이러한 점은 그가 일본의 근․현대시인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자리 매김 되어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가 시인으로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이미지는 주지시인과 함께 일본 고유의 전통미를 노래하는 서정시인으로서의 이미지다. 시인의 이 양자 공유 이미지가 본고에서 논하고자 하는 그의 까마귀 관련 시를 둘러싼 의미 변주와는 어떤 연관성을 맺고 있는 지도 관심거리다. 그의 첫 시집인 『측량선(測量船)』(1930)과『남창집(南窗集)』(1932)에 수록된 「까마귀(鴉)」의 이미지를 연구한 사례는 있으나, 초기 시와 후기 시에 나타난 ‘까마귀’ 이미지를 동시에 살피며 비교 분석한 논문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본고가 그의 시에 나타난 '까마귀'이미지를 시어 중심으로 분석하는데 일조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연구는 다쓰지 시 연구자들에게 까마귀 이미지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이나 조류 중심의 이미지를 통해 본 시 연구에도 향후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다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나아가 동물 혹은 조류나 사물에 의탁하여 시를 쓴 일본 근․현대시인들의 시적 특성 연구에도 본고가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고에서는 그의 시에 나타난 시어를 중심으로 작품을 면밀히 분석할 것이지만, '까마귀' 관련 시들의 이미지에 담긴 이면을 살피는 과정에서 그 이미지가 상당부분 시인의 삶과도 연관성을 맺고 있다는 점을 밝힐 것이다. 이는 그가 생전에 자신의 시작(詩作)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텍스트에 나타난 시어(詩語)와 이미지를 중심으로 시 분석을 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시어와 시인의 삶을 소통관계로 놓고 기존 연구자들의 전기적 접근 방식에서 규명했던 성과도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연구의 성격과 의의를 바탕으로, 본고는 다음과 같은 점에 주안점을 두고 시를 분석하고자 한다. 첫째, 시의 화자가 까마귀가 되어 있는 시와 피 관찰자로서의 까마귀 이미지는 어떤 것인가. 둘째, 그러한 까마귀 이미지가 존재의 비극과 존재의 차별화를 어떻게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가. 이 두 가지를 주된 분석의 틀로 삼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까마귀 시에 나타난 이미지 연구를 위해 분석 대상이 되는 작품을 초기 시집인 『측량선』의 「까마귀」와 「정원(庭)」 『남창집』의 「까마귀(鴉)」 그리고 후기 시집인 『낙타의 혹에 올라타고(駱駝の瘤にまたがって)』(1952)의 「까마귀(鴉)」 등 모두 4편으로 택하였다.

다쓰지의 시(詩)에서 ‘까마귀’가 등장하는 것은 모두 7편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중 ‘까마귀’를 제목으로 하는 시는 『측량선』에 1편, 『남창집』에 1편, 『황사(霾)』에 1편, 『낙타의 혹에 올라타고』에 1편으로 모두 4편이다. 그밖에 시어로 까마귀가 등장하는 것은 『측량선』의 「정원」, 『일점종』의 「한아한 오전(閒雅な午前)」 『낙타의 혹에 올라타고』의 「늦여름(晩夏)」이다. 이들 중 앞에서 거론한 4편의 시에 한정해서 본고를 꾸리고, 나머지 3편을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시에서 까마귀가 차지하는 비중의 정도가 시의 중심 이미지에서 파악했을 때 커다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까마귀’라는 조류 이상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또 하나는 본고의 분석의 큰 틀인 ‘존재의 비극’ 과 ‘존재의 차별화’라는 두 가지 관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본론

제1장. 존재의 비극

다쓰지 시의 대표성을 갖는 여러 작품 중에서 『측량선』의 「까마귀」는 극명하게 존재의 비극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꼽을 만하다.

 

 

바람이 세찬 흐린 하늘에 태양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날의, 인기척 없는 한 줄기 길 위에 나는 끝없는 들판을 헤매고 있었다. 바람은 사방 지평에서 나를 부르고, 내 소매를 잡고 옷깃을 에워싸며, 그리고 또 그 거친 외침의 소리는 어딘 가로 사라져 버린다. 그 때 나는 문득 마른 풀 위에 버려진 어떤 검은 윗옷 하나를 보았다. 나는 또 어디에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멈춰라!//나는 멈춰 서서 주위에 소리가 난 곳을 찾았다. 나는 공포를 느꼈다.//---너의 옷을 벗어라! //공포 속에 나는 수치와 작은 분노를 느끼면서, 어쩔 수 없이 그 명령의 말에 따랐다. 그러자 그 목소리는 더욱 싸늘하게,//---발가벗어라! 그 옷을 주워 입어라!//하고, 이제는 저항하기 어려운 위엄을 띠고, 풀 사이에서 나에게 명령했다. 나는 비참한 모습으로 윗옷을 입고서 바람 속에 내버려져 있었다. 내 마음은 패배 준비를 했다.//---날아라!//그러나 왠지 기이한 뜻밖의 말이리라. 나는 자신의 손발을 돌아보았다. 손은 긴 날개가 되어 양 겨드랑이에 접고, 비늘을 나란히 세운 발은 세 발가락으로 돌을 딛고 있었다. 내 마음은 또 복종 준비를 했다.//---날아라!//나는 재촉되어 땅을 박찼다. 내 마음은 갑자기 노여움에 가득 차, 날카로운 비애로 일관된 채, 단지 이 굴욕의 땅을 뒤로, 정처 없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감정이 감정에 채찍질하고 의지가 의지에 채찍질하면서-. 나는 오랜 시간을 날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지금, 저 비참한 패배로부터는 멀리 날아가, 날개에는 피로를 느끼고, 내 패배의 축복이 될 희망찬 하늘을 꿈꾸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아! 또 그 때 내 귀 가까이 들린 것은, 저 집요한 명령의 소리가 아니었던가.//---울어라!//오오, 지금이야말로 나는 울리라. //---울어라!/---좋아 나는 울겠어.//그리고 울면서 나는 날고 있었다. 날면서 나는 울고 있었다. //---아아, 아아, 아아, 아아/---아아, 아아, 아아, 아아//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 바람에 가을이 나뭇잎을 뿌리듯이 나는 말(言)을 뿌리고 있었다. 차가운 것이 자꾸만 뺨을 흘러내리고 있었다.

 

「까마귀」 전문

 

 

인용 작품은 『측량선』에 수록된 「까마귀(鴉)」 전문이다. 시에서는 화자가 가냘픈 희망을 꿈꾸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이미지는 어둡다. 산문시의 양이 말해 주듯이 인생을 압축한 것 같다. 그러한 압축 감은 읽는 이에게 긴장으로 다가오면서 이 시의 우수성에 기여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시 전체에서 존재의 비극이 그려지고 있다. 그 존재의 비극의 바탕에는 살아온 삶에 대한 짙은 회한(悔恨)이 서려 있음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무엇보다도 이미 까마귀가 되어서 자신이 살아온 삶을 연속적으로 늘어놓는 듯한 화자의 표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1연에서는 까마귀가 살고 있는 공간의 환경이 제시된다. ‘세찬 바람’ ‘흐린 하늘’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는 태양’ ‘사람의 기운이 없는 외길’은 참담한 환경을 제시하기 위한 화자의 의도다. 이 환상(幻想)에 존재하는 여러 악조건을 끼고 까마귀는 메마른 풀이 있는 들판에 살고 있다. 까마귀의 상징은 까마귀의 외형이 검은 것에 착안한 ‘검은 윗옷 하나’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러한 물리적 환경에 덧붙여지고 있는 것은 그런 화자를 부르는 사람의 소리다. 그래서일까. 시 곳곳에서 나타나는 ‘수치’ ‘작은 분노’ ‘패배 준비’ ‘복종 준비’ ‘노여움’ ‘비애’ ‘비참한 패배‘ ‘피로’ ‘집요한 명령의 소리’ 등은 시의 분위기에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한다. 분명히 슬픈 기억을 드러내는 시어다. “나는 자신의 손발을 뒤돌아보았다. 손은 긴 날개가 되어 양 겨드랑이에 접고, 비늘을 나란히 세운 발은 세 발가락으로 돌을 딛고 있었다.”는 까마귀가 된 화자의 구체적인 몸의 형상이다. “내 마음은 또 복종 준비를 했다”와 “집요한 명령의 소리”는 슬픈 기억을 가진 까마귀가 이미 명령에 익숙해져 있음을 강조하는 대목으로 파악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어느새 지금, 저 비참한 패배로부터는 멀리 날아가, 날개에는 피로를 느끼고, 내 패배의 축복이 될 희망찬 하늘을 꿈꾸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아! 또 그 때 내 귀 가까이 들린 것은, 저 집요한 명령의 소리가 아니었던가(11연).” 는 고통스러운 환경으로부터 탈출하려는 강한 의지의 함의가 있으나, 쉽게 굴욕의 땅을 벗어나지 못하는 화자의 안타까움도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그리하여 “울면서 나는 날고 있었다. 날면서 나는 울고 있었다.”에 이르러서는 존재의 비극이 증폭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간직하고 있던 슬픔에 대한 생각이 울음으로 구체성을 띠는 것은,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이다. ‘아아‘의 반복이 깊은 울음의 상징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이 간다. 그것은 다음 연에서 이어지는 “차가운 것이 자꾸만 뺨을 흘러내리고 있었다.”에서 차가운 것이 눈물을 나타낸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석에 기대어 보면 의문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 시의 심리적 모티브다. 분명 화자를 둘러싼 외부적인 환경이 화자를 정신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그러한 압박에 대해서 강한 폐쇄감을 느끼는 화자다. 여기에서 화자를 작자 자신으로 환원해서 본다면, 시에서 표현되는 까마귀는 시인 미요시 다쓰지라고 파악하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게 도달된다.

이 시의 심리적 모티브와 관련하여, 과연 이 시에 등장하는 암울한 시어들과 이미지들을 시인 다쓰지가 겪어온 청년 시절의 삶과 연관성을 부여해도 괜찮은가의 문제다. 이 시에 대한 기존 연구자들이나 동시대 시인들의 평석은 그러한 연관성을 대체적으로 긍정하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의 세 가지를 통해 그러한 연관성을 제기한다. 첫째는, 일본의 파시즘化에 대한 불안을 예감하는 젊은이의 의식을 그리고 있다는 견해다. 이 시가 발표된 연도가 1929년이라는 시기를 감안하면, 당시 일본의 정치상황에서 파시즘의 압력은 시인 다쓰지에게 좋지 못한 예감으로 작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시인 개인의 문제를 떠나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일본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고가 담겨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둘째는, 어린 시절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진학한 오사카육군유년학교(大阪陸軍幼年學校)와 육군사관학교 입학 등 군국주의적인 군대의 명령에 따라서 살아야 했던 약 7년 간에 걸친 군인 교육으로 인한 다쓰지의 젊은 날의 방황을 그리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것은 온전히 시인 개인의 삶과 연관시켜 파악한 견해다. 셋째는, 시 「까마귀」를 통해서 젊은 시절 이모의 지배 하에 놓였던 그의 굴욕의 슬픔을 엿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것도 극단적인 생활을 연상시키는 시인의 회고에 바탕을 둔 해석이다. 이 세 가지 중 그 어느 의견을 취하더라도, 공통된 것은 암울한 과거의 기억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상황에 대해 낙관적인 추측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는 의견에 접근할 수 있다. 이처럼 시는 어두운 과거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시로서의 우수성은 상황설정에 대해 펼쳐지는 치밀한 구성 능력과 시의 마지막 부분까지 이어지는 시적 긴장이다. 다음에 인용하는 시 또한 이 작품과 관련한 시인의 심리적 모티브를 찾는데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태양은 아직 창고에 가려져, 서리(霜)가 놓은 정원은 보랏빛으로 널찍하고도 차가운 그림자의 바닥에 있었다. 그 날 아침 내가 주운 것은 얼어죽은 한 마리 까마귀였다. 딱딱한 날개를 방추형(紡錘形)으로 접고서, 회색 빛 눈꺼풀을 감고 있었다. 그것을 던져 보니, 말라 버린 잔디에 떨어져 어이없는 소리를 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조용히 피를 흘리고 있었다./날이 맑아지는 하늘 어딘가 에서, 또 까마귀 우는소리가 들렸다.

 

「정원」 전문

 

 

역시 『측량선』에 수록된 「정원」이다. 이 시에서의 까마귀 이미지는 앞의 시 「까마귀」이미지와 유사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존재의 비극이 그려지며 차가운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것은 얼어죽은 까마귀가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시도 앞의 시 까마귀처럼 전반부에서 까마귀가 놓여진 환경의 설정으로 시작된다. 도입부는 차가운 이미지를 전해 주고는 있으나 기교가 돋보인다. 태양이 뜨지 않았다는 사실을 ‘창고에 가려져’라는 기교로 풀어낸다. 그와 함께 계절을 나타내는 시어 ‘서리(霜)’를 정원에 내려앉은 주체로 묘사함으로써 시적 자질을 발휘한다. 태양 빛이 비치지 않는 곳의 서리는 차가운 이미지를 환기시킨다. 거기에 화자의 행위로 묘사되고 있는 이미 죽어버린 까마귀를 줍는 행위와 까마귀를 내던지는 행위에 주목해 보자. 화자가 주운 까마귀는 날개를 방추형으로 접은 채 죽어 있다. 방추형은 물렛가락처럼 생긴 모양으로 원기둥꼴의 양끝이 뾰족한 모양을 연상케 한다. 그런 까마귀를 집어 던지고 피가 흐르는 모습을 보는 화자는 앞의 시 「까마귀」와 마찬가지로 존재의 비극이 그 극한에 달해 있는 느낌이다. 날이 맑아지는 하늘에서 또 까마귀 소리를 듣는 화자가 까마귀 울음소리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일 지를 상상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겠지만,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는 유추는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앞의 시와 공통적 주제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가 앞의 시 「까마귀」와의 차이점을 보이는 것은, 화자와 까마귀를 분리해서 등장시켰다는 점이다. 물론 화자나 까마귀는 그 이미지 면에서 상호 분리의 개념이 아니라, 동일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그것은 시 전체에서 느껴지는 존재의 비극이 그 중심 축에 있기 때문이다. 관찰자로서의 이미지와 피관찰자로서의 이미지를 다쓰지 자신의 모습이 중첩된 것으로 파악한다면, 이 시의 심리적 모티브도 시인 자신의 암울하고 고통스런 청춘의 기억이 될 것이다.

이처럼 이 시를 앞의 시 「까마귀」와 유사한 이미지로 파악하게 될 때, 앞에서 제기했던 시의 심리적 모티브는 군국주의적인 군대의 명령에 따라서 살아야 했던 짧지 않은 기간의 군인 교육과 그로 인해 받게 된 엄청난 심리적 고충과 슬픔이며, 또한 그러한 시절의 다쓰지의 방황이다. 시인의 자전적인 모습이 까마귀에 투영된 것은 두 작품이 갖는 공통점이다. 「까마귀」와 「정원」에는 까마귀를 통해 존재의 비애감이 자전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또 한 편의 「까마귀」를 제목으로 하는 시에는 시인의 자전적 모습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조용한 마을길에 대나무 홈통이 가로로 걸쳐 있다/거기에 한 마리 까마귀가 앉아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볕 속에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바라보고 내가 그 아래를 지나갈 때/어떤 미묘한 균형 위에 날개를 움츠리고 천평칭(天平秤)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까마귀」 전문

 

 

인용 시는 잡지 『문과(文科)』(1932년 3월호)에 「주전자(湯沸かし)」 「조용한 밤(靜夜)」과 함께 발표된 작품 「까마귀(鴉)」의 전문이다. 다쓰지의 개인 시집으로 보면 『남창집』에 실려 있다. 시에 나타난 까마귀 이미지는 한가로운 마을 풍경을 바탕으로 한 평화로움과 불안함이 혼재해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나 후반부로 갈수록 불안한 심리 상태가 지배적이다.

시에 그려진 심상을 풀어헤쳐 보면, 화자는 시골길을 가다가 보게 된 풍경에서 까마귀의 존재를 포착했을 것이다. 그 까마귀는 전체 4행에서 마지막 행을 제외한 1행과 2행, 3행에서는 특별한 불안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조용한 마을의 평화로움에 일조하는 구체적인 조류의 모습으로 존재한다. 시의 공간적 배경은 조용한 마을길이다. 까마귀란 존재를 드러내고 싶은 장소에는 가로로 걸쳐져 있는 대나무 홈통이 있다. 물론 시에 제공된 환경에는 대나무 홈통을 중심으로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볕”도 있다. 당연히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바라보는” 주체는 ‘까마귀’다. 이 3행까지의 까마귀를 둘러싼 환경은 그렇게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평화로운 경치가 제공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첫 행의 “대나무 홈통”에 무엇이 들어 있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이 없다 하더라도 까마귀의 착지 장소 혹은 휴식 공간으로서는 그리 불안정하게 파악되지 않는다. 만일, 대나무 홈통에 물이나 까마귀의 먹이가 될 만한 것이 들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 본다면 그것은 까마귀에게는 목을 축일 수 있고, 약간의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으로 설정하고 싶어했을 거라는 배려의 흔적도 느껴진다.

그러나 마지막 행에서는 까마귀가 대나무 홈통에서 천평칭처럼 흔들리는 존재로 묘사된다. 천평칭(天平秤)은 가운데에 세운 줏대의 가로장 양끝에 저울판이 달려있는 저울의 한 종류다. 이 저울이 미묘한 균형을 보이며 흔들린다는 것은 3행까지의 조용한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조금씩 무너지는 듯한 느낌으로 작용한다. 그것은 역시 까마귀에 대한 불안한 시각으로 연결된다. 그렇게 볼 때, 읽는 이에게 까마귀가 언제 한 쪽으로 치우칠지 모르는 불안한 긴장을 제공하는 것이 사실이다. 역시 이 작품도 화자와 까마귀를 동시에 등장시키고 있으나, 피 관찰자인 까마귀는 관찰자인 화자에 의해서 보다 근거리에서 관찰된다. 불안한 긴장이란 화자가 원거리 혹은 조금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있을 때의 까마귀보다 좀 더 자세히 봤을 때의 이미지라고 보아도 그리 틀리지 않는다. 이 시를 “시인의 지성과 감성의 훌륭한 평형 감각의 구상화(具象化)”라는 관점에서의 시각은 나름대로 좋은 해석이다. 그러나 첫 행의 인기척이 없는 조용한 마을길은 마지막 행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안정된 균형을 무너뜨리는 분위기에 동조하는 이미지로 그 모습이 바뀐 듯하다. 미묘한 균형은 까마귀가 날개를 움츠리면서 그 불안감이 더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불안한 까마귀 역시 시인 다쓰지의 모습과는 상당부분 거리를 좁힌 듯한 인상을 준다. 이 까마귀에는 시인 다쓰지의 심경이 투영된 듯한 것으로 그 이미지가 접근되어 있다.

이 시를 그렇게 보는 것은 앞에서의 분석처럼 시어에 나타나는 이미지 때문이며, 또 하나는 『남창집』에 수록된 시가 모두 시인 다쓰지의 병상에서의 작품이라는 2차 텍스트의 기록을 근거로 하기 때문이다. 물론 1차 텍스트를 벗어나 2차 자료에 의존하여 시를 재단하는 방법이 시 분석에 있어서 반드시 좋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시집에 실린 시가 모두 사행시라는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더라도, 이 시를 썼을 때의 시인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 것은 시의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정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진다. 무엇보다도 다쓰지가 생전에 자신의 시작(詩作)에 대해서 얼마간의 자료를 남겼다는 사실에 근거해서 보면 그것은 분명 무게중심의 한 축이 된다.

이 시는 『측량선』의 앞의 두 편의 ‘까마귀‘ 등장 시만큼은 존재의 비극 혹은 존재의 비애의 정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생에 대한 불안감은 역시 앞의 두 작품의 이미지와 유사성을 가진다. 『남창집』에 수록된 시 「까마귀」는 건강이 좋지 않아 요양생활을 해야 했던 천평칭 같이 흔들리는 다쓰지의 내재적 심리상태가 형상화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다쓰지의 초기 시집인 『측량선』과 『남창집』에 나타난 까마귀의 이미지는 존재의 비극 혹은 자신의 생에 대한 불안으로 귀결된다. 이러한 경향의 작품은 다쓰지로 하여금 주지시인의 이미지 형성에 적잖은 기여를 한다고 할 수 있다.

 

 

제2장. 존재의 차별화

 

 

앞에서 인용한 두 편의 「까마귀」와 ‘까마귀’가 시어로 등장하는 「정원」등 3편의 시를 살펴보았다. 시를 통해 확인한 다쓰지의 존재에 대한 사색은 그리 밝지 못하고, 비극이나 불안정한 색채를 띄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후 다쓰지는 자신의 후기 시집이라고 할 수 있는 『낙타의 혹에 올라타고』에 또 한 편의 「까마귀」를 제목으로 하는 시를 수록한다. 20년이라는 시간차가 존재에 대한 사유를 어떻게 변이 시키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먼 지방의 선착장에서 나는 5년이나 살아 왔다/나는 언제나 외톨이로 쓸쓸한 창에 멍하니 기대고 살고 있었던 것이다/아아 그 오랜 동안 나는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까마귀 까마귀 까마귀 저 음침한 음울한 패거리들/오늘도 생각나는 것은 놈들에 관한 것들이다/저 걸신들린 놈들이 자나깨나 아주 외진 하늘에 흐트려져/고깃배가 뜬 바다 위까지 저 놈들이 바다를 마구 휘저었다/아침놀에도 저녁놀에도/모처럼 그림물감으로 곱게 칠한/그 근처 온갖 풍경을 엉망진창으로 하고/저 녀석들은 불난 집의 도둑처럼 이리저리 소란을 피웠다/참 얼마나 포악스럽고 천박한 놈들이냐/이른 아침의 동틀 녘부터/놈들은 부지런히 먼 곳까지 나갔다/그렇게 거기 그 모래사장에서 왠지 어수선하게 썩은 머리 같은 것을/볼이 미어지게 입에 넣기도 하고 주워 담기도 하고/하품을 하거나 싸움을 하는 거야/그리고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하고/그렇게 도시의 어린애들이 해 질 무렵 자전거를 밟듯이/녀석들은 불안하게 날개를 퍼덕이며/뒤에서 뒤에서 뒤에서 바다를 건너 돌아온 것이다/그렇지만 어떻게 될까?/앞으로 5백 만년이나 분명 녀석들은 멸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그런 쓰라린 생각에서/나는 언제나 혼자서 결국 몹시도 우울해지고 만 것이다/게다가 오늘은 도쿄 긴자(銀座)의 네거리에서/다른 사람도 아닌 나는 또 저 녀석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어쩌면 쓸쓸한 회고 일 것이다/웃어 주라!/여기에서는 멋진 핸드백이 왠지 저 녀석들 흉내를 내고/이 해질 무렵의 조금 흐릿해진 바다 위를 불안하게 날개를 퍼덕이기 때문일 것이다.

「까마귀」 전문

 

 

작품이 실린 시집 『낙타의 혹에 올라타고』는 그 구성면에서 크게 3부로 구성된다. 3부중의 하나인 「수광미망(水光微茫)」에서 인용 시를 찾을 수 있다. 「수광미망」은 다쓰지가 패전 후의 도쿄로 돌아와서 쓴 작품 23편을 담고 있다. 이들 작품들은 전후의 모습에 대한 화자의 분노와 풍자를 그 특징으로 한다.

이 시도 그러한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시의 이미지를 파악하기 위해, 먼저 이 시에서 해(年)를 표시하는 숫자로 나와 있는 “5년”과 “5백만 년”에 주목해 보자. 앞의 5년은 화자가 시의 공간적 배경에서 살아온 세월을 가리킨다. 5년 동안 화자는 까마귀로 비유되는 사람들의 생활을 보며 살아왔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뒤의 “5백만 년”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야 할 무리들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나타낸 숫자다. 5년과 5백년이라는 극단의 대립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화자는 이 두 개의 숫자를 통해 부정적인 인간들에 대한 혐오를 강하게 드러냈다.

“모처럼 그림물감으로 곱게 칠한”을 화자의 생활에 대한 비유라고 파악하고 보면, 그와 대립되는 존재의 행동양식은 바로 “그 근처 온갖 풍경을 엉망진창으로 하고/ 불난 집의 도둑처럼 이리저리 소란을 피우는” 존재로 묘사된다. “거기 그 모래사장에서 왠지 어수선하게 썩은 머리 같은 것을/ 볼이 미어지게 입에 넣기도 하고 주워 담기도 하고/ 하품을 하거나 싸움을 하는 거야”에 이르러서는 까마귀의 행동양식과 까마귀가 살고 있는 공간 묘사가 보다 구체성을 띤다. 까마귀들에 대한 정의는 “까마귀 까마귀 까마귀(4행)”라는 반복의 효과를 통해서도 확실해진다. “음울한 패거리” “걸신들린 놈들”“포악스럽고 천박한 놈들”과 같은 극단적인 표현도 동일한 시각이다. 경멸의 정도를 말해준다. 그런 까마귀의 존재에 대해서 1행에서 3행까지는 화자의 생활을 암시하는 것이다. “먼 나라의 선착장에서 나는 5년이나 살아 왔다/ 언제나 외톨이로 /아아 그 오랜 동안 나는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의 화자는 독백의 형태로 까마귀와 차별된 존재라는 것을 전제한다. 이 독백은 화자 자신과 시인의 감정적 거리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발견되는 특징은 시적 화자의 비판 대상인 까마귀가 비록 의인화되었지만 부정적인 세태에 대한 통렬한 비판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까마귀는 “불난 집의 도둑처럼 이리저리 소란을 피”(11행)우는, 패전 후 사회의 혼란에 편승한 사기꾼과 모리배들을 비유한다. 이것은 다쓰지의 시가 사회의 비판과 풍자라는 성향을 마련한 결과로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대상에 담긴 의미의 이중성에 착안한 세태 비판이다.

그럼, 까마귀가 날개 치는 소리를 “도시의 어린애들이 해 질 무렵 자전거를 밟”(19행)는 소리로 비유한 것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상식에 기대어 보면 해질 무렵까지 자전거를 타면서 놀던 어린애들은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가는 길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러한 불안한 심리 상태를, 까마귀의 날개 치는 소리로 비유했다. 시인의 기교와 동시에 까마귀의 심리상태가 생생하게 전해져 온다. 그러한 기교는 시의 후반부에서 또 한번 나타난다. 일본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로 자리 잡은 도쿄 긴자(銀座). 그곳의 네 거리에서 발견한 핸드백을 통해 화자는 까마귀의 색깔을 떠올리고 까마귀의 행동을 떠올린다. 핸드백이 까마귀 흉내를 낸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핸드백이라는 대상을 통해 패전 후 날로 변해 가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통렬하게 고발한다. 대상에 담긴 의미의 이중성이 새삼 확인되는 셈이다. 즉, 까마귀 본래의 이미지는 드러내지 않고, 묘사 속에 본 뜻을 내포하는 의미의 이중성이다. 알레고리의 수법이 농후한 시다. 이 시가 수작으로 평가받게 되는 이유도 알레고리와 풍자, 해학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이 속에 담겨 있는, 시작 수법의 우수성이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시집 『낙타의 혹에 올라타고』의 「까마귀」에는 화자와 대립되는 개념의 존재로 ‘까마귀’를 설정하고, 그 까마귀를 혼란한 사회 현실을 틈타 부정한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는 무리들로 규정하고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화자는 이러한 까마귀들과 같이 살 수 밖에 없는 사회 현실을 고발하는 입장을 그려냈다. 이 작품도 다쓰지로 하여금 주지시인으로서의 이미지 형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결론

이상으로 미요시 다쓰지의 작품에서 「까마귀」 관련 시 4편에 나타난 ‘까마귀’ 이미지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이들 시에 나타난 까마귀 이미지는 크게 ‘존재의 비극’과 ‘존재의 차별’이라는 이분법으로 정리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먼저 본론 1장에서 다루었던 3편의 까마귀 관련 작품인 「까마귀」 「정원」 「까마귀」에 나타난 이미지는 다쓰지가 청년시절 겪어야 했던 암울한 기억과 병으로 인한 생에 대한 불안정한 모습이 까마귀를 통해 형상화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측량선』의 「까마귀」는 사람에 비겨 사람과 같이 행동하는 것으로 의인화했다는 큰 특징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까마귀 자체가 곧 시인 자신의 이미지 화였다. 또한 「정원」에 나타난 까마귀도, 시인이 살아온 삶을 돌이켜 볼 때, 분명 자신에게 닥쳐온 존재의 비극 혹은 존재의 비애는 참으로 커다란 것이었다. 그런 슬픔의 정도가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생에 대한 불안감은『남창집』의 까마귀도 동일한 선상에 자리 잡고 있었다. 조류에 자신의 심경을 의탁해서 표현했던 것이다. 그것은 싸늘한 공기를 동반한 존재의 비극이었다. 앞으로 펼쳐질 자신의 생에 대한 불안이 지배적인 양상을 보이기는 했지만, 시어의 전개과정에서 나타난 긴장의 효과와 기교는 이들 시가 왜 우수한 것인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본론 2장에서 다루었던 후기에 쓰여진 『낙타의 혹에 올라타고』에서의 「까마귀」는, 시인 자신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행동양식을 보이는, 패전 후의 사회 혼란과 무질서에 편승해 갖가지 나쁜 일을 저지르는 불건전한 무리로서의 까마귀를 표현했다. 그것은 존재의 차별이었다. 따라서 이들 4편의 작품에 나타난 까마귀는 존재의 비극과 존재의 차별이라는 상이한 함의를 나타내고 있었다.

즉, 초기 시에 나타난 까마귀는 자신의 모습이었고, 후기 시에 나타난 까마귀는 자신과는 전혀 다른 대립 개념으로서의 까마귀를 그 이미지로 이끌어냈다. 따라서 이들 시편에 나타난 까마귀 이미지는 결과적으로 시인 다쓰지가 갖고 있는 주지시인과 서정시인이라는 양자 공유의 이미지에서 보면 주지시인으로의 이미지 형성과 연관성을 맺는 쪽으로 작용했다. 그것은 곧『측량선』(주지시+서정시) 『남창집』(주지시) 『낙타의 혹에 올라타고』(주지시)등의 세 시집의 성격과도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다쓰지의 시 쓰기가 자신과 같이 동물과 조류 등에 의탁해서 시를 쓴 동년배 시인이나 후배 시인들에게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었는지는 앞으로 시간을 갖고 연구자들의 연구를 살펴볼 일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 그가 프랑스 상징시의 영향을 받아 냉철한 이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심정을 조류를 차용해 표현하며 서정시인의 이미지 외에 주지시인의 이미지 형성을 고착화했다는 것은 근대 일본의 시문학사에서 보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요소다.

 

 

 

 

■參考文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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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日語日文學會, 2003.

安西均 編 『日本の詩 三好達治』ほるぷ 出版, 1975.

安藤靖彦 編 「三好達治․立原道造」『鑑賞日本現代文學 19』 角川書店, 1982.

伊藤信吉 外 4人 『現代の抒情 現代詩篇Ⅳ』「現代詩鑑賞講座」第10卷, 角川書店, 1969.

大塚久子 「達治 詩集 『測量船』の抒情の特質」『東京女子大學 日本文學』

第29号, 1967.

小川和佑 『三好達治硏究』 敎育出版センター, 1976.

澁谷孝 「三好達治の『測量船』における鴉の位置」『文芸硏究』第74集, 日本文芸硏究會,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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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代詩讀本 三好達治』思潮社, 1985.

村上菊一郞編 『近代文學鑑賞講座 三好達治․草野心平』第20卷, 角川書店, 1959.

 

 

 

 

 

 

 

 

 

 

 

 

 

 

 

 

 

 

 

 

 

 

 

キーワード : 存在の悲劇, 存在の差別, 鴉, 主知詩人, 生に対する不安定な姿, 敗戦後の社会混乱

tragedy of being, distinction of being, crow, an intellectual poet, unstable feature on the life,

social chaos after the defeat

三好達治の詩に現れた鴉のイメージの意味考察

吳錫崙

 

この論文は日本の近․現代詩人を代表する一人である三好達治(1900-1964)の詩に現れた鴉のイメージに注目し, その意味の変奏の樣相を考察したものである.

詩に現れた鴉のイメージは大きく存在の悲劇と存在の差別という二分法として分類することができた. 先ず「鴉」「庭」「鴉」に現れたイメージは達治が靑年期に経驗した暗鬱した記憶と病によった生に對する不安定な姿が鴉を通して形象化されていく過程を見せた. そのことは冷え冷えした空氣を伴った存在の悲劇であった。自分の生に對する不安さが支配していたが,詩語の展開過程で現れた緊張の效果と技巧はこれらの詩がどうして優れているか見せた. しかし『駱駝の瘤にまたがって』における「鴉」では,詩人自分のイメージとは合わない行動樣式を見せた. 敗戰後の社會混亂に乘じて種々の惡いことをする群れとしての鴉を表現した。それは存在の差別であった。 從ってこれらの4篇の作品に現れた鴉は存在の悲劇と存在の差別という二つの意味を持つ鳥類であった。

一方,これらの詩に現れた鴉のイメージは結果的に詩人達治が持っている主知詩人と抒情詩人という兩者共有のイメージから見たら主知詩人としてのイメージの形成と關連性を結んだ方に働いたと言える. この時期に彼がフランス象徵詩の影響をうけて冷徹な理性をもとにして,自分の心を鳥類を借りて表して主知詩人としてのイメージにも大きく寄与をしたというのは日本の詩文學史で明らかに記憶すべき一つの試みで實驗と評価しなければならな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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