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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그 세계] - 뻣속까지 악기인...
2019년 11월 19일 22시 12분  조회:2709  추천:0  작성자: 죽림
이탈리아 명품 古악기 복원 전문가 플로리안 레온하드


바이올린은 흔히 300~400년 전에 이탈리아 북부의 크레모나 지역에서 제작된 장인들의 악기를 최고로 꼽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 델 제수는 명품 악기의 대명사로 통한다. 

이탈리아 명품 고(古)악기 복원 및 제작, 감정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플로리안 레온하드(56)가 14일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영국 왕실이 소유했던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에든버러 공작’(The Duke of Edinburgh)과 1727년산 과르네리 델 제수 등 4대의 고악기도 함께 들고 왔다. 개당 최소 1000만 달러(약 116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명품이다. 

영국 런던에 있는 고악기 복원 및 제조공방인 ‘W.E Hill & Sons’에서 30년 넘게 일해 온 그는 고악기 전문 딜러이자 감정분야 권위자다. 그는 막심 벵게로프, 레오니다드 카바코스, 니콜라 베네데티와 같은 유명 바이올리니스트는 물론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베를린 필하모닉, 금호문화재단 등 음악관련 단체의 악기 구입을 자문해왔다. 그는 이번에도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의 컬렉터들에게 자문해주기 위해 아시아를 방문했다. 

―‘에딘버러 공작’은 어떤 악기인가. 

“스트라디바리가 1724년에 독일의 한 백작의 주문으로 만든 바이올린이다. 이후 영국 왕실에 팔렸고, 1880년대 즈음 빅토리아 여왕이 앨버트 왕자(에든버러 공작)에게 주었다. ‘로열 피들러’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앨버트 왕자는 영국 해군 제독으로 근무할 때 선상이나 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이 신문에 자주 실렸다.”

이후 이 바이올린은 미국으로 팔려나가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기증됐다. 그런데 프리츠 크라이슬러, 외젠느 이자이, 미샤 엘만, 야샤 하이페츠 등 당시 유명 연주자들이 반기를 들었다. “위대한 악기가 있어야 할 곳은 박물관이 아니라 콘서트장”이라는 주장이었다. 결국 법적 소송 끝에 박물관은 소유권을 포기하게 됐고, 이후 이 바이올린은 연주악기로 활용돼왔다. 

―왜 명품 고악기는 박물관에 있어선 안 되는가. 

“지난 200~300년 동안 세계 최고의 연주자들이 사운드를 체크하면서 최고가 될 때까지 수정하고, 튜닝해온 악기는 소리가 좋을 수밖에 없다. 바이올린은 더 많이 사용될수록 나무의 떨림을 통한 파동의 진폭이 좋아진다. 연주자가 모든 부분을 만져주고, 눌러주고, 마사지해줄 때 바이올린은 좋은 바이브레이션에 대한 메모리를 만들어낸다.”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리 델 제수의 소리는 어떻게 다른가. 

“스트라디바리는 아름답고 화려한 외형에, 따뜻하고 깊이 있고 다채로운 컬러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과르네리 델 제수는 마치 사자가 포효하듯이 강력한 파워를 뿜어내기 때문에 개성있는 연주자들이 선호한다. 반면 스트라디바리는 훨씬 더 예민하기 때문에 살살 달래가며 조심스럽게 연주해야 한다. F1 레이싱 카를 운전하는 드라이버처럼 최상의 숙련도가 필요하다. 만일 재능 없는 운전자가 F1 카를 몬다면 빙글 돌다가 벽에 충돌하고 말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들은 개성이 각기 다른 두 악기를 비교한 평을 많이 남기기도 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노래를 부르고, 과르네리는 말을 한다”(바딤 레핀)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아무리 슬퍼도 너무 고고해서 차마 눈물을 보이지 못하는 귀족이라면, 과르네리는 울고 싶을 때 땅바닥에 탁 퍼져 앉아서 통곡할 수 있는 솔직하고 겸손한 농부와 같아 인생의 맛이 묻어 있다.”(정경화)

―세계적으로 고악기 거래 시장의 규모는 얼마인가. 

“연간 약 4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현재 100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고악기는 약 3000개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다. 희소성 때문에 가치는 계속 오른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주식시장은 폭락해도 스트라디바리우스의 가격은 10% 이상 올랐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제작한 바이올린 중 1721년산 ‘레이디 블런트(Lady Blunt)’라는 별명이 붙은 작품은 2011년 경매 당시 980만 8000파운드(당시 한화로 약 172억 원)에 팔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또한 1741년산 과르네리 델 제수 ‘비외탕(Vieuxtemps)’은 옥션에서 1600만 달러(약 179억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아버지는 화가였고, 어머니는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레온하드는 22살 때부터 런던에서 바이올린 복원 공방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이후 30여 년 간 이탈리아 고악기를 복원하고, 제작하고, 책도 펴냈다. 세계적인 고악기 감정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에게는 ‘셜록 홈즈’라는 별명도 따라다닌다. 그는 “악기 시장에서 100만 달러 이상의 바이올린 중 10분의 1은 가짜로 봐야 한다”며 주의를 상기시켰다. 

“가짜 바이올린을 밝혀내는 일은 셜록 홈즈가 범죄현장에서 수사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돋보기를 들여다보면서 핏자국을 조사하고, 알리바이를 검증하듯이 나도 바이올린을 보면서 증거를 찾죠. 바이올린을 CT촬영으로 스캔 해서 목재의 세포까지 검사하고, 접착제와 안료까지 정밀 조사합니다. 이러한 흔적과 디테일을 조사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탐색하고, 배제해나갑니다. 결국 마침내 하나의 결론에 이르죠. 진짜냐, 가짜냐.” 

―새로운 악기를 제작할 때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 

“런던에 있는 나의 작업장은 복원 전문가들에게 파라다이스다. 전 세계의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가 모든 이 워크숍을 거쳐 수리되기 때문이다. 30여 년간 고악기들을 복원하면서 뚜껑을 열어보고, 틈을 메우고, 목재를 분석하면서 모든 것을 조사하고, 터치하고, 느끼고, 기록해왔다. 이렇게 최고의 악기를 이해하기 위한 수많은 경험이 내 손과 머리에 쌓여 있다. 이러한 데이터베이스가 고악기 복원과 새로운 악기 제작에도 적용된다. 악기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그러한 장점을 종합하고 단점을 보완한 악기를 만들어낸다. 우리 공방에서 만들어낸 현대 악기의 경우 가격이 6만 달러 정도 한다.”

2003년 이후 한국을 자주 찾아 온 그는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바이올린 전시회에서 15살짜리 연주자가 명품 악기를 얼마나 능숙하게 연주하던지 깜짝 놀랐다”며 “글로벌 음악재단에서 악기를 구입해 젊은 연주자들에게 대여해주는 사업이 더욱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훈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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