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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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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사람들과 돌아오는 사람들
2013년 04월 16일 13시 20분  조회:986  추천:3  작성자: 리광학
 떠나는 사람들과 돌아오는 사람들

리광학


추석과 국경절이 겹치면서 8일간의 련일 휴가가 주어졌다. 련휴에 먼 려행을 떠나볼가? 몇년전까지만해도 국경절 련일휴가일이면 무작정 려행을 떠났었다. 그런데 지금은 주머니사정도 있지만 웬지 나이를 먹어가면서 드바삐 시간에 매우고 쫓기우는게 싫었다. 그리고 려행사 가이드의 꼬리를 잡고 북쩍이는 인파속을 헤집으며 오리처럼 졸졸 따라 다니는 행차가 정말 짜증이 났다. 그러면… 이런저런 고민을 거듭하다 이번 련휴는 집에 눌러앉아 조용히 책을 보며 즐기기로 마음을 굳혔다.

10월에 접어 들어서인지 책을 읽는동안 바깥 기온이 차지며 온몸의 깊은 곳까지 싸늘한 기온이 스며들기 시작하였다. 다행이 점심때가 다가오자 유리창문을 꿰뚫고 가을 해볕이 사선으로 비껴들어와 몸을 따스하게 덮혀주어 울적한 기분에서 풀려나울수 있었다. 널직한 창문가의 책상에 마주앉아 산란한 마음을 정리하고 외부의 간섭없이 고요한 침묵속에서 책을 읽는다는것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수 없는 즐거움과 향수였다.

한참 책속에 빠져들었는데 별안간 작은 물체 하나가 하얀 책우에 똑 떨어졌다. 호기심에 끌려 자세히 눈여게 살펴보니 떨어진 물체는 바로 붉으스레한 바탕에 동그란 검은 점들이 박힌 한마리의 예쁜 무당벌레였다. 가을날씨 때문에 창문을 꽁꽁 잠깄는데 웬 무당벌레란 말인가? 놈이 창문가의 어느 틈을 찾아 용케도 방안으로 비집고 들어온것이 분명 하였다.( 깜직한 놈!) 나는 손끝으로 무당벌레를 살짝 밀쳐 놓았다. 그러자 무당벌레는 갑자기 작은 날개를 살짝 펴고는 포르르 날아 유리창문에 찰싹 들어붙었다. 나는 몸을 돌려 무당벌레의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유리 창문쪽을 향해 마주섰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바깥쪽 유리창문벽쪽에서도 몇마리의 무당벌레가 부지런히 기여다니고있다.

방안쪽의 무당벌레는 반듯하고 매끄러운 유리창문벽의 여기저기를 무작정 방향없이 자유롭게 한참 기여다니다 이번에는 방향을 유리창문 모서리쪽을 향하여 기여갔다. 그리고는 모서리에 있는 비닐로 만들어진 유리고정띠를 따라 헤맸다. 놈이 분명 유리창문 그 어딘가에 있을 탈출구를 찾아 헤매는것이 틀림없었다.

(쳇, 그럴거면 애당초 방안으로 들어 오지나 말거지)

점심때가 지나고 오후가 가까워서인지 가을 태양은 유리창문을 더 뜨겁게 달구었다. 어제밤과 오전 내내 아빠트단지정원의 잔디밭과 과일나무의 그 어디에선가 숨어 잠자고있던 무당벌레들이 기온이 오르면서 하나 둘 창문가에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유리창문벽을 덮치고 마구 기여다녔다. 그놈들도 창문가의 그 어디 인가의 틈서리를 찾는것이 틀림 없었다. 조금 지나자 한놈이 성공적으로 틈서리를 찾고 방안쪽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이윽고 또 한놈이 들어왔다. 유리창문 안쪽벽에서 기여다니는 무당벌레의 수가 늘어났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이상한것은 방금 들어온 무당벌레들도 맨 처음 들어온 무당벌레처럼 다시 창밖으로 기여나가려고 허둥댔다. 투명한 유리창문벽을 사이두고 들어 오려는자와 나가려는 자들의 움직임이 한창 바삐 진행 되고있었다.

한참 흥미진지하게 무당벌레들의 거동을 지켜보다가 어쩌면 개혁개방으로 국문이 열리며 우리 민족들이 꿈과 희망을 찾아 지구촌 그 어느곳이 든 두려움없이 드나드는 정경이 눈앞에 또렷이 안겨온다.

연길공항이다. 매알마다 떠나는 사람들과 돌아오는 사람들로 시끌벅적 이였다. 검문대남쪽에 선 사람들은 다시는 기시받고 고달프고 힘든 그 곳으로는 발길조차 돌리지 않겠다고 열백번 속다짐을 하며 애끓는 마음을 달래면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다. 돈을 벌고 고향으로 돌아왔으면 종자돈으로 다른 삶의 타산이라도 있어야겠지만 열에 아홉은 속수무책으로 그럭저럭 허송세월을 보내다 또 다시 마음을 바꾸고 이국 타향으로 향하는데 검문대북쪽에 선 사람들이 바로 이런 부류들이다.

무당벌레는 결코 둔하지않은 곤충이다. 무당벌레가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올 때에는 투명한 유리창문을 통해 바깥세계와는 완연히 다른 방안의 세계를 보고 방안이야 말로 자신들이 있을만한 좋은 안신처라 착각하고 필사적으로 틈서리를 비집고 방안으로 들어 왔을지도 모른다. 허나 조금 지나 방안의 여기저기를 직접 보고는 이게 아니구나 하고 또 다시 유리창밖으로 나가는 탈출구를 찾는다. 아마 자연의 섭리에 의해서일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정이 푹 절었던 고향을 떠나 살다보면 고향도 아리숭해 질수도 있고 타향도 정이들면서 마음을 붙일수 있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 이국 타향에서 시간이 얼마를 흐를 지라도 거이 모든 사람들이 이방인이라는 딱지만은 벗지못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야 하고 가꾸어야 하고 지켜야 할 삶의 터전은 이국 타향이 아니라 태를 묻고 뼈를 굳힌 고향땅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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