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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굽는 매장
2014년 10월 23일 10시 28분  조회:1613  추천:0  작성자: suseonjae





행복을 굽는 매장
 
 
 
 
 
“맛있는 냄새가 나네요~" 
은행에 업무상 잔돈을 바꾸러 갔을 때 여직원의 첫 인사였다. 

 
"번 냄새가 나요."
번이라 함은 로티 번을 말하는데,
커피와 함께 먹는 둥글납작한 빵의 일종이다. 
그렇다. 나의 직업은 바리스타이며 커피전문점에서 일을 하고 있다.^^ 
커피뿐 아니라 음료와 차, 그리고 맛있는 빵도 파는 작고 아담한 곳이다.


사실 직장을 구하기 전, 나는 열심히 기도를 드렸었다.
가라앉을 때나 들떠 있을 때나 맑을 때나 탁할 때나….
나의 바람이 하늘로 퐁퐁퐁 전달이 되도록~^^ 
그래서일까? 하늘은 나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사실 서비스직 치고 소위 사무실 시간대인
9시~6시 근무에 일요일 휴무인 곳이 많지 않은데
그러한 곳에 세 군데나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내가 일을 하고 있는 곳이다.
부부가 운영을 하시는데 나이가 어머니 아버지 나이랑 비슷하시다. 
'헉! 두 사장님을 모시고 일을 해야 하다니!!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처음의 염려하는 마음과는 다르게 두 분은
투박하신 말투와는 달리 비둘기가 오는 시간에 맞춰 빵가루를 뿌려 주시는,
마음은 아주 따뜻하신 분이셨다.
감사하게도 나는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첫 번째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다.
이곳 사장님, 사모님은 말투가 투박한 편인데도
오픈한 지 7개월밖에 안 된 매장치곤 단골손님이 많았다.
바로 고객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까닭이다.
손님들도 말투 너머로 따뜻한 온정이 있는 마음을 보았나보다.
내가 느낀 것처럼.

 
사장님께선 손님들이 언제 자주 오는지,
무엇을 잘 드시는지를 대부분 기억하고 계셨다.
때론 직업까지도. 
'저 손님은 토요일마다 호박 라떼를 드시러 오셔' 
'저 손님은 헬스 강사인데 체대를 나왔어’
'저 손님은 이틀에 한 번씩 오는데 시럽을 안 넣으셔' 

 
평소 사람들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나.
열렬히 마음이 맞는 친구를 원하면서도 방어벽을 치며 혼자 있던 나.
때론 사람들이 두렵고 무서워 피하고 싶던 나.
이런 나는 사라져야 했다.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미소를 지으며 따뜻하게 맞아줄 수 있는 나여야 한다.
사람들에게 애정 어린 관심을 갖고 즐겁게 웃으며 반기는,
그런 행복한 공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도 사장님한테 '서비스'에 대한 강의를 15분가량은 들은 것 같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특별한 존재로 인식되길 원하며
그러기에 최상의 서비스는 관심이라고 하셨다. 

 
점심시간에 손님들이 와르르 몰려오는 바람에
정신없이 바쁠 때는 잘 웃어지지가 않고
표정 관리가 안 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웃으며 친절하도록 노력 중이다.
매일매일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환한 웃음이 자연스러운 내가 되지 않을까?
따뜻한 마음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나이고 싶다. 더 따뜻해지고 싶다.

 
 
두 번째는, '책임감'이다.
우연인진 모르겠지만 7개월 동안 이곳에 직원이 몇 있었는데
거의 다 안 좋게 그만두었다.


첫 번째 남자직원은 툭하면 술 마시고 안 나오고,
두 번째 여자직원은 일도 잘하고 손님들한테도 잘했는데,
매일 5분, 10분, 30분 지각하고 무단결석 두 번에 일주일 동안 잠수.
사장님들께서 많이 애를 태우신 모양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왜 그러냐고 하시면서…. 

 
허나 그들의 모습이 불과 얼마 전까지의 내 모습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내게 있어 책임감이란 친구는 한동안 가출을 했다가
1년 전부터 슬슬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한 피해를 입으시며 사람이 아무리 일을 잘해도
'기본'이 중요함을 강조하시는 모습에
책임감 있게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기본적인 예의와 배려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배우고 있다. 

 
 
세 번째는 '일관성'이다. 왔다 갔다 하지 않는 것.^^ 
실은 수년 전 내가 마음이 하루에도 열두 번 이상 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왜 그랬는지, 고치려고 많은 노력을 했고
많이 개선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뿌리 뽑히지가 않았는지….
그러한 부분에 대한 터치가 있었다.


여러 일들이 있지만,
주문을 받을 때의 예를 한두 가지 들자면,
간혹 고객 분께서 주문하신 메뉴를 계속 바꿀 때가 있다. 

 
“아메리카노 하나, 카라멜 마끼아또 하나요.”
보통 주문을 받음과 동시에 마음속으론 음료 만들 준비도 진행된다.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하려 하니, 
“아니, 그냥 카라멜 마끼아또 두 개 주세요.”
그래서 포스에 주문 받은 음료를 수정하고 다시 계산하려 하면,
“잠시만요. 저, 근데 녹차라떼는 맛있나요?” 
“….”
결국 그분은 녹차라떼와 캬라멜 마끼아또를 사 가셨다는….


한번은 이런 경우도 있었다.
아이스커피가 들어와서 신속하게 음료를 만드니, 
“어! 벌써 다 만드셨나요?
카페라떼가 더 먹고 싶은데….” 
허걱! 음료를 만드는 고새 마음이 바뀌신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은 가끔 있는 일이긴 하지만
그럴 때면 하늘이 나에게 고쳐지지 않는 부분을 다듬어 주시려고
이렇게 당하게(?) 하시며 ‘사람이 일관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시는구나!’ 하고 생각한다.


나의 예전의 갈대 같던 마음에 비하면 양호한 지라 그저 묵묵히 받을 뿐.^^; 
아직 일을 시작한 지 2주가 채 안 되었는데 적응하는 단계라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점점 이곳이 좋아지고 있다.


요 며칠 크림을 돌돌 말아 올려서 직접 빵도 구워 봤는데
오븐에 구워지는 빵을 보면 빵들이
하나의 생명체가 되어 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의 손길을 거치며 태어나는 빵은 어쩐지 더 사랑스럽고 애정이 간다. 

 
미친 듯이(?) 일을 하던 전 매장에서 벗어나 옮긴
이곳 매장은 사람답게 일한다는 생각이 든다.
바쁠 땐 바쁘지만 한가할 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여유도 있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동영상으로 '라떼아트'를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진다.


아마 이곳에서 일을 하며 나는 점점 더 사람다운 사람이 될 것 같다. 
그 외에도 알뜰함, 꼼꼼함 등 배우고 있는 부분이 많지만
아직 많이 모자라기에 이 모든 배움이 온전히 내 것이 되기까지는
분명 일정 기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삶의 여정에서 어떤 상황에서건,
환한 웃음과 여유를 지니는 따뜻한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나의 웃음이, 나의 맑음이, 나의 밝음이, 나의 따뜻함이 사람들을 적시고
주변을 적셔서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삶의 향기를 전하는 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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