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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했던 일/ 렴세진(가야하문학상)
2017년 09월 08일 15시 25분  조회:1033  추천:0  작성자: 명동

난처했던 일

연길시 연신소학교 4학년 4반 렴세진

 

 

나의 녀동생은 렴세경이라 부르는데 올해 네살이다. 나이가 어려서인지 호기심이 엄청 많다. 그때문에 어이없는 일까지 벌려가지고 나를 난처하게 한 적이 있다.

어느 휴일날 점심무렵이였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남새 사러 시장으로 나갔다. 집에는 나와 세경이만 남게 되였다. 나는 숙제를 하는 한편 내 주위에서 칭얼거리는 동생을 돌봐야 했다. 한동안 쪼그리고 앉아 숙제를 하다 보니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났다. 그래서 바삐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때 녀동생도 쪼르르 내 뒤를 쫓아왔다. 동생은 화장실밖에서 내가 소변을 보는 것을 훔쳐보더니 자기도 소변을 보겠다는 것이였다.

“그럼 구들에 있는 네 요강에다 봐.”

녀동생한테는 비닐로 만든 유아용 전문요강이 따로 있던 터라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마디 던졌다. 그리고는 계속 내 볼일을 봤다. 이윽고 화장실에서 나온 나는 그만 두눈이 휘둥그래지고 말았다.

녀동생이 요강에 앉아서 소변을 본것이 아니라 남자애들처럼 서서 본것이였다. 그바람에 바지도 다 젖고 바닥에도 오줌물이 질벅했다. 그것을 본 나는 그만 화가 치밀어 한바탕 녀동생을 꾸중했다.

“야, 누가 너보고 서서 누라 했어. 너는 남자애가 아니고 녀자애란 말이다, 녀자애!”

내가 땅땅 을러메자 녀동생은 “와!” 울음보를 터뜨리더니 자기도 이제부터는 오빠처럼 서서 오줌을 누겠다며 생떼질을 쓰는 것이였다.

“뭐? 서서 누겠다고!”

나는 그만 억이 막히고 말았다. 녀동생의 어이없는 호기심을 근본 만족시켜줄수가 없었기때문이였다. 내가 어쩔바를 몰라 입을 딱 벌리고 있는데 마침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돌아오셨다. 나는 부모님께 차조지종을 설명해 드렸다. 그러자 아버지가 “우리 세진이 참 난처했겠구나.” 하면서 어머니를 보고 “껄껄!” 웃으시는것이였다. 뭐가 우스운지 어머니도 방글방글 따라웃는 것이였다. 순간 나는 뭔가 알 것 같아 저도 몰래 얼굴이 빨개지고 말았다.

 

연락처: 131 7915 9355 (글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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