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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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덜기의 철학 (외 4수)
2016년 12월 13일 10시 19분  조회:2250  추천:1  작성자: 박문희
덜기의 철학 (외 4수)

문희
 
등짝의 지게에
텅빈 동굴 하나 비끌어매고
괴춤에는 헌 메투리
헌 보선 헌바지 잡동사니
허덕간 하나 둘둘 말아 차고
겨드랑이에는 부러진 날개와
무슨 젝트라고 하는 개인의
미래비젼을 고전명작인양 끼고
먼길을 떠난다.
 
가물가물한 빨간 꿈속에서
새파란 병아리가 한창 샛노란
고래를 낳고있다.
 
개화장을 짚고
일어서다가 눈을 뜨니
등짝은 무지 버겁고
거시기는 여섯시 반이다.
처분권장 신호가 가끔 뜨지만
당신이 전당포로 직행을 할지언정
문물급의 보선은 버릴수 없어.
 
봉황 깃털의 화석같은 침묵이
약 삼년간 흘렀다.
별안간 조막손이 앙가슴을
호쾌하게 탕탕 쳤다.
훌러덩 벗었다 동굴도 허덕간도!
온 몸이 구름 되여 둥둥 뜬다.
 
 
핸드폰 
 
우리 동네에 호수가 숱해 생겼다
호수에는 잉어 붕어 초어와
정의의 비수, 간교한 사기술
그리고 우주의 게임과 재밌는 현대신화들이
홀딱 벗고 자맥질한다
미니드론 타고 바다의 자궁도 구경하고
은하수에 가서 별낚시도 한다
 
그만 호수에 풍덩 빠졌다
돌고래와 함께 헤엄을 쳤다
은하수에서 별도 줍고 삼족오하고
숨바꼭질도 했다
 
상냥한 상어를 데리고 놀았다
코와 귀와 고추를 먹혔다
도망을 치다가 발가락을 뜯겼다
엉덩이 반쪽을 상납했다
젖먹던 힘까지 다해
구명대 하나 사가지고 야반도주했다
쑤욱 시원히 빠져나왔다
 
 
수상한 그림자 
 
해를 등지고 걷는 님의 앞에는
그림자가 항상 딱 붙어다녔다
그러던 그림자가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졌다.
 
저 먼 발치에서
뒤태 어여쁜 여우 한 마리가
엉덩이를 심하게 흔들며
꼬랭이를 깃발처럼 나부끼며
섹시하게 걸어가고있다.
그 곁에 찰떡처럼 붙어가는
님을 딱 빼닮은 그림자가 길쭉하다
 
토성밖의 삼일장에
여우의 그림자를 둘둘말아
헐값에 팔아먹는 상인들이
두루 생겨났다
 
 
섹스 
 
바이올린과 얼후가
쓰나미 춤추는 고공에서
얼싸안고 돌며
저공 행진을 한다.
 
무성한 수풀 속에
입을 꾹 다문 호랑이
누에가 뒷골목으로 빠지자
하얀 잠태(蚕蛻) 풀잎을 타고
까맣게 타버린 햇빛 속으로
숨어버린다. 
 
물독에 쏟아 부은 아침
해가 벼린 깊은 뿌리에
꿈에 익은 저녁달
살진 줄기를 참빗질하고
 
휘파람 휙 불자
추억이 가득 묻은 구운 감자
참나무 옹이 숯 빨간 불속에서
화려하게 작열한다.
 
 
인간세상(2) 
 
인터넷이 지구를 거미줄로 칭칭 동여맨다. 만리를 비행한 대형유도탄의 착지오차는 반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잔디밭 풀밑을 살금살금 기어가는 불개미간첩의 수염을 사정거리 팔만리의 유도탄으로 노랗게 구워버린다.
 
고로 전쟁발발의 위험은 사라지는 중이나 전쟁은 오늘밤 12시 정각에 터질수도 있다. 평화는 영원히 태양의 발톱에다 둥지를 틀고있다. 그래도 석양이 꼴깍 질 무렵이면 간드러진 악마의 시커먼 웃음이 간담을 찢을 때가 가끔 있다.
 
동두성에 따르면 방금 전 원자탄 수소탄 증폭핵분열탄은 물론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질자탄까지 제3차 세계대전 차비에 동원됐다고 한다. 천만다행으로 그것을 용케 제지한 이가 있었으니 기이하게도 유엔사무실에 잠복해있던 파리였다고. 해당문서에 똥을 한무더기 싸놓는 바람에 인터넷문서의 집행에 기묘한 오차가 생겼다는 것.
 
토성지방 조간신문의 톱자리에는 사흘이 멀다하게 “민주 자유”라는 글자가 대문짝만하게 실려나간다. 노란 좀벌레 만여마리가 새까만 백성 “민”자 하나를 갉아먹는데 이미 반년이란 시간을 허비했고 나머지 글자 몇개를 씹어먹는데도 십년이상 걸릴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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