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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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외 4수)
2018년 11월 29일 20시 56분  조회:1301  추천:0  작성자: 박문희
자화상(외 4수)
 

□박문희
 

귀염 물고 덮쳐오는 물결
하얀 줄낚시에 촘촘히 걸렸다
달빛에 살짝 터진 방울꽃
구름 우로 날아오른다
 
심심산천에 곱게 찢긴
청초한 바람 주어 담는다
흰구름 발치에서 재롱부리는
살인 애교 발버둥질 어르고 달래며
 
물밑으로 질정 없이 흔들리는
조각달 잔가지에 마파람 무성한데
저기 무지개다리 아래 령롱한 꿈만
턱없이 웃자라 있구나
 
 

 
구겨진 발자국에도
바위의 신뢰 쌓으며 
돌내음의 속살
조심스레 펼쳐본다
 
천년 묵은 소나무
갈지자로 비뚤어도 룡의 상
곧은 대 속은 비여도
우주의 소리 퉁기노라
 
 
외로운
 
밤별 비늘에 간신히 걸린  
그리움의 작은 모서리
재가 된 발자국 소리 한웅큼 모아
마가을 여는 바람초리에 바른다
 
먼 산 긴 그림자 홀로 놀던 자리
발등 찍는 외로움 덮어버리고
가랑잎에 매달린 앞내의 긴 팔
얇다란 바위숨결에도 허우적거린다
 
석간수 비낀 부엉이 매서운 눈길
수풀 속에 불청객으로 잠깐 머물고
늙은 자갈밭 잠 못 드는 시절
괜시리 갈대숲만 지꿎게 설레인다
 
 
용우물
 
풀피리 소리 한무더기 잘라
초모자댕기에 삐뚜름히 꽂고
코노래 징겅징겅 밟으며
륙도하 여울 세벌 네벌 벗긴다
 
뿔비녀 새김질에 감질난
새벽녁 이슬밭 구슬 한되박
선바위 때린 고즈넉한 메아리
하얀 룡비늘 눈보라 날린다
 
청징한 거울에 얼굴 잠그고
샘줄기 밑굽으로 들어간다
까만 동자 눈 낚시 덥석 물고
아리숭한 옛말 속으로
 
 
우수(憂愁)
 
쥐여짜는 꿈자리
기름 없는 초롱불
털갈이하는 구름 우에
이른봄 꽃집 차린다
 
애환에 멍든 부나비
불타는 조약돌 감싸안으며
가슴벽에 문양 새긴다
날개에 잔물결 피워올린다
 
깊이 박힌 모기가시에
피맺힌 통증 흘리며
눈뜬 호수 십리바닥에
잔잔한 주름살 감춘다

 
(《연변문학》20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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