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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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달빛의 내음(외 1수)
2019년 10월 20일 22시 25분  조회:2374  추천:0  작성자: 박문희

야생달빛의 내음(외 1수)


□박문희

 

샛눈 뜬 퉁소소리

바지랑대 타고 쥐굴로 스며들어

하얀 벽에 얼어붙은

까만 어둠 추방한다

 

등굽은 능선아래

모로 누운 착한 촛불

치맛폭에 쓸어담은

부스럭 바람에 휘청인다

앞버덕 찬 빗소리 불러

뒷동산 따가운 별빛에 요리한다

 

눈물 아롱진 현악기 등줄기

기별쪽지 한 되박 쏟을 때

봄 캐는 아지랑이 가슴에

뭉클한 안부 흥건하다

 

 

로 봇

 

방울새 만발한 버들가지

맨발로 달려와 칭칭 감기고

영롱한 베아링 껌으로 씹어

시들지 않는 나팔꽃 피운다

 

고양이 혀 내두른 날씬한 허리

다람쥐 보조개 닮은 해쭉 미소

 

가공의 불구름

소나기로 튀던 밤

봉황치마 뒤집어쓰고

눈부신 발레댄스 추며

설설 쇳물 끓는 함정속에

불사조로 뛰어들던

꽃다운 갸륵 천사!

 

나팔꽃이 웃자

소나기 멎었다



(《도라지》잡지 2019년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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